언제나 삶은 치열하다,
오늘 하루 끝에 나는 지쳐 갔지만 자고 나면 더 치열하게
내일을 살 것이다,
매일 같이 정든 오늘과 이별하고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내일과 뜨겁게 연애하고 사랑도 할 테지만 그 일은
하직하기 전까지는 매일 해야 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
설사 헐렁하게 스캔들이 난다 할지라도 난 좋으니까,
나를 차갑게 대하는 날이 없으면 따뜻함도 없다,
담낭 안에 쓰디쓴 쓸개 즙처럼 장작더미에서 잠을 청하고
해이해진 나를 상기시키기에는 어쩔 수 없는 하나의 방편이다,
그리고 고요한 시간 내면에 나를 불러 세울 것이다,
그리고 깍듯한 어조로 주문할 것이다,
대인춘풍 자기추상 (對人春風 自己秋霜) 하자고,
말 그대로 사람을 대할 때는 따뜻하게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날 서릿발처럼 엄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너그러운 사람은 매사 끊고 맺는 것에 서툴다,
난 그게 싫다 싫으니까,
나그네의 무거운 외투를 벗긴 건 사나운 바람이 아니라
따듯한 볕이었던 것처럼
강한 것이 결코 유한 것을 이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면에 나를 부드럽게 하는 건
그 무엇도 아닌 사랑이니까,
삶은 어떤 사항에서도 살아남아야 다음 일을 할 수가 있다,
그것이 우리의 내일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산다,
온실 속 화초처럼 살기에는 가지고 있는 예산이 없다,
한마디로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빈손 들이다,
꽃향기는 와인 향기는 언감생심
어시장 바닥에 비릿한 냄새가 사람 살아가는 향기라고
진심을 감추고 속으로 눈물 삼킬 때 창피해서가 아니라
더 단단해 지자고 손 걸고 맹세하는 순간이었는지 모른다,
쉬운 것만 찾아 떠나는 삶은 길에서 호랑이를 만나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 것이다,
그러나 단련된 삶은 호랑이를 만나더라도 단호하게
호통치며 쉽게 무릎 끌지 않을 것이다,
삶은 강단이 있어야 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단단한
호두 알처럼 모질 수 있어야 강한 것에 맞설 수가 있다,
사람끼리 부대끼며 산다는 게 얼마나 얼마나 치열한가,
전장의 화약 냄새처럼 연막탄처럼 얼마나 매케 한가,
정글의 법칙 적자생존 냉정 하면도 강해져야 하는 주문이다,
너무 밋밋하면 삶이 시들한 것 같아서 어떤 순간은
자극적인 것이 책 칙어 될 수도 있으니까,
쓴맛을 모르는 사람이 쓴맛을 처음 보면 첫 반응이
그것에 고유명사가 된다,
달다면 단것이 되고 시다면 신 것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고유명사들이 어쩌면 그렇게 탄생
했는지 모른다,
세상에 나를 닮은 그림자는 내가 만든다,
나를 따라 하는 그를 참아 밝지 못한다,
아니 절대로 발을 수가 없어서다,
감춰진 것은 꺼내 보기 전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정면으로 맞짱 뜨는 사람들은 긴장 속에 산다,
서로를 잔뜩 노려본다,
바늘 끝처럼 아주 날카롭게,
잔뜩 긴장하고 투수의 공을 받아칠 때 그 통렬함
설령 헛 방망이 질을 한다 해도 그 순간은 최선을 다
했으니 후회는 없을 것이다,
삶은 그렇게 살아야 후회가 없다,
알을 품는다고 다 새끼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낚시꾼이 낚시를 물속에 던질 때마다 고기를
다 잡아내지 못한다,
수도 없이 담근 질 끝에 눈먼 고기를 잡아내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만 세상을 보면 이해가 부족해지고
편견이 생기고 불평이 생기고 무관심이 생긴다,
같은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도 같은 춤을 추지 않는다,
봉황은 한번 날면 천리를 날되 오동나무가 아니면
쉬어 가지 않는다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로 그런 곳이다,
한편으로 따듯하고 한편으로 시린 세상이다,
오늘 그 속에 내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