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곰이 겨울잠을 자듯이 요즈음 나도 겨울잠을 자고 있는 듯하다. 여름이 더워서 엄청 추울 거란 예보가 있었지만 올겨울은 생각보다 춥지는 않다. 그래도 추운 탓에 어느 날은 한 번도 집 밖에 나간 적이 없을 때도 있다.
6개월 정도 집에서 쉬다 보니 지낼만하다. 좀 게을러지고 시간을 좀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점이다. 그런데 집에 있으면 살림살이를 더 잘 할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오히려 게을러져 더 엉망인 부분도 있다. 구정이 다가 오는데 어떤 먹거리를 해서 식구들을 즐겁게 해 줄까 고민하고 있다.
그런 걸 왜 고민하느냐면서 친구가 카톡으로 푸드 샵 웹을 깔아 이용하라고 해서 그걸 하다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젠 이런 웹 하나 설치하는 것도 서툴다. 아무래도 일요일 아들 만나면 해 달라고 해야겠다.
긴 게으름을 피우다가 1월 10일부터 19일까지 말레이시아에 다녀왔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또 골프여행이었다. 작년엔 킨라라 리조트 였는데 이번엔 쿠알라룸푸르 근교 몬테라즈 CC였다. 숙소와 클럽이 떨어져 있어 15분 정도 셔틀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었다. 숙소는 blue wave hotel이었다.
있는 동안 날씨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첫날은 룸메이트와 옆방 룸메이트랑 4명이서 라운딩을 했다. 이 날 우리는 운이 안 좋았다. 내 룸메이트가 동반자의 공에 등을 맞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16홀에서 그런 일이 있어서 경기엔 지장이 없었지만 나머지 두 홀을 어떻게 경기했는지 모르겠다. 공에 맞는 광경을 이번까지 두 번이나 목격을 하고 나니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공보다 절대 앞에 나가지 말라
는 건 철칙이다. 그런데도 경기하다보면 순간 방심하여 이런 불상사가 벌어진다.
7일간 매일 일행을 바꾸어서 경기를 하다 보니 즐겁고 재미가 있었다. 내 룸메이트는 공을 그냥 치는 게 아니고 치밀하게 작전을 짜서 정교하게 치고 있었다. 그저 멀리 치려고 욕심만 내는 나는 배울 점이다.
1월 20일 오후엔 그림 모임에 참가했다. 반년 만에 보는 사람들이다. 반갑다. 그림이야기 뿐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 건강이야기 재미난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다음 날은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바라보는 곳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니 이런 점이 좋다.
케냐 전, 남프랑스 전이 마침 열리고 있었다. 점심을 명태 내장탕으로 맛있게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좋은 만남이다.
바빴던 일정이 끝나고 23일엔 숙제처럼 남겨 놓은 치과 정기점진을 갔다. 문자가 오고 나서야 아참 정기검진이구나 알게 된다. 구강 청소하고 잇몸 치료까지 하니 두 시간이 훌쩍 간다. 정말 치과 치료는 괴롭다. 평소에 관리를 잘 할 걸 엄청 후회한다.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엄마 치과 갔다 돌아간다. 치아 관리 정말 중요하다. 평소에 잘 관리하고 꼭 정기 검진 받도록 해라」
정말 유언처럼 말 해주고 싶다. 이런 괴로움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면야... ...
끝이 아니다.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한다.
집에 돌아와 치과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고 완전 고생했다. 임신한 사람같이 구역질나고 토하고 난리도 아니다. 항생재가 내겐 맞지 않나 보다. 전에도 이런 경험이 한 번 있었는데 또 당했다. 항생제 조심!
1월 26일 토요일엔 점심엔 수원에서 부부 동반 모임이다. 남편 초등학교 동창 모임인데 상당히 오래 만난 사이다. 젊은 모습 때부터 보았는데 이제 모두 칠십이 넘어 머리 허연 노인들이다. 이미 부인들과도 익숙해진 사이이고 친해졌다. 또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눈이 나빠졌네. 귀가 나빠졌네 건강이야기부터 서로의 건강 대처방법도 풀어 놓는다.
회비는 쌓이는데 어디로 놀러갈지 맛있는 거 사 먹고 말건지 또 한참 동안 의논이다.
웬만한 곳은 대충 다 가 보았고 먼 곳은 힘 빠져 못 갈 것 같다고 한다. 금새 이렇게 되는 구나. 나이 80 가까이 되면 돈 있어도 돈 쓸 곳이 없다고 누군가가 그랬다.
내일 일요일엔 식구들 만나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 오랜만이다. 서로 바쁘니 시간이 안 맞아 점심을 두 주일이나 미루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만큼 좋은 이야기만 해야겠다.
말레이시아 몬테레즈 CC
Grand Blue Wave Hotel
3.1 운동 100주년 기념 -위대한 시간을 찾아서 전시회- 간송이 일제로 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구입 보관 한 문화재
3D 프린트 결과물
간송 특별전에서 만난 낚시하는 소년
3D를 위한 입체 촬영 모습
인사동 갤러리서 만난 아름다운 색채
첫댓글 무엇이 진정한 애국인가.
전형필 선생 만세!!
수련 씨도 만세?
수련이는 부지런한 청춘이구나.
정말 건강했던 치아도 나이들어가며 힘이 빠지는 둣. 아상이 없다는데 아프니 큰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겠어.
난 백수도전 4년차로 진입했는데 하는 일 없이 3년이 후딱 지나갔네.
나도 올해 정기 건강진단 받는 해야. 가야 되는데 엄두가 안나. 아직도 노후 플랜이 서지 않아서 지금은 일단 푹 쉬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