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 갈 곳을 찾다가,,
청도 운문면 신원리의 수리덤 계곡에 위치한 수리덤 캠핑장을 가 보기로 했다..
아주 괜찮은 수리덤 계곡의 양쪽에 위치하여 수리덤 캠핑장이라고 한단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텐트는 치지 않고 뭔 싱글하우스인가 ? 를 한 칸 빌렸다.
다 왔다 ... 수리덤 계곡입구에 도착했다..
여기 부터는 비포장길이다.. 아주 오랬만에 비포장길을 갔다
여기가 오늘 하루 빌린 싱글하우스 ..
사람 두사람 누우면 딱 맞을 크기 .. 있는 문명의 이기는 에어콘과 형광등 뿐이다.
숲 속이지만 축축하고 무척 덥다... 에어콘을 켜자...
내가 15년이나 갖고 다닌 아주 아끼고 또 좋아하는 주전자 ..
장박불이든, 가스불이든 , 숯불이든 아무데나 올려도 잘 끓고 아무 탈도 없지만
검댕이 묻어서 지워지지 않아서 얼룩덜룩한 무늬가 되어버렸다...
가스 버너는 코베아의 큐브.. 근데 이것 보다는 풍뎅이 버너가 나은 것 같다.. 값도 더 싸고.
이런 숲 속에 오면 티비는 어울리지 않는다.
라디오가 좋다.. 틀어두고 들리면 듣고, 안 들리면 그만이고 ...
티비는 시선을 뺏기기에 아무 일도 못 한다... 야외에서는 라디오가 좋다.
저녁은 고봉민 김밥 한 줄, 삶은 달걀 1개 그리고 토마토 2개 ...
나중에 커피나 한 잔 마시고 ... 무우나 한조각 먹고 자야겠다..
문명의 이기, 에어콘 덕분에 아주 쾌적한 환경이 되었다.
온도, 습도 모두 쾌적함 의 범위에 들어갔다..
텐트 쳤으면 땀 많이 흘리고 있을 상황인데 ...
인간은 한 번 문명에 물들면 ,,
평생 문명의 덕을 보다보면 그걸 거부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특히 이런 덥고 습도 높은 날씨에 야외에 나올려니 ... 특히 더 그러하다....
나약해졌다고 해야 하나 ... 뭐라고 설명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이다..
오늘, 내가 사용한 도구들만 해도 그렇다.
여기올 때 타고 온 자동차,부탄가스, 가스버너, 주전자, 라디오, 입고 있는 옷, 기타 등등 ...
생각해 보면,
이런 야외에서 나는 과연 벌레 한 마리의 생존능력 보다 못 한 능력을 지닌 것이 확실하니
인간이 가졌던 모든 야생의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 아쉽기도 하고 ... 안타깝기도 하고 ....
복잡한 심정이다.
저녁 먹고 나니 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스 램프를 켠다...가능한 문명의 덕을 덜 보려고 ...
하기사 이 가스 램프도 문명의 산물이기는 하다만 .... 어쩔 재간이 없다.
그래도 가스램프로 만족하는 이유는 ..
환하게 밝은 형광등의 빛은 ... 숲속에서는 삼가함이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
젠장 ... 더 어두워지니까 가로등이 저절로 켜진다......................
마음이 좀 .... 어두워진다.........
여기서 까지 이렇게 밝은 조명을 비춰야할까 ?
아침 6시 ... 비가 왔다.. 진짜로 비가 왔다...
텐트 쳤으면 ,, 비에 젖은 텐트를 보면서 난감해 하는 나를 발견했을 것이다..
문명의 이기는 편안하기는 확실히 편안하다.. 그래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젠장 ....
갑자가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배짱이가 도망도 못 치고 얼어있다..
몸 색깔도 까맣게 변해있다.. 이쁜 녹색이었을건데 ...
아침에 ,, 평일이라 아무도 없는 캠핑장을 돌아 보고 있는데....
관리사무소 창고 근처에서 ...길고양이 한 놈이 나를 빤히 보고 있길래 먹이를 갖고 와서 주었다..
어디선가 보고있었는지 2마리가 더 나타나서 잘도 먹는다..
여기 캠핑 온 사람들이 먹이를 잘 주었는지 ... 나를 보고도 전혀 경계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보슈, 인간양반, 뭐 먹을 것 쫌 없쑤 ? 하는 눈치였다...
앞으로 여기 갈 때는 좀 더 맛있는 고양이 먹이를 갖고 와야겠다
근데 애들아 ... 문명에 물들면 나중에 빼도 박도 못한다는 것 알기는 하고 먹어라..
집으로 가는 길 ....
운문터널이 개통되어 40분을 앞당길 수 있지만, 터널로 가지 않고 운문고개를 넘는 길을 선택...
어두운 밤에 꼬불꼬불한 산길을 유유히 운전하면 참 기분이 좋다..
다 들 터널로 가는 바람에 고갯길은 아무도 없다.
다음 차례는 어디로 갈까?
온천 근처로 갈까 ?? 고적답사를 갈까 ??
또 지도책을 뒤져봐야겠지 ?
첫댓글 왠지 고즈넉한것 같아요. 잘 봤습니다.
저도 예전에 캠핑을 다녀보았는데 역시 좋네요.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쉴수있는곳 잘보았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잘 보고 힐링했습니다^^
저번엔 사모님과 같이 가시더니 이번엔 홀로 가셨나보군요 남자는 자기만의 동굴이꼭 필요하죠 ㅎ 운치있고 멋져보입니다
잘 봤습니다ㅎㅎ
부럽습니다요~~
글에서 낭만과 함께 문명과 최대한 거리를 두려는 단촐함이 느껴집니다. 부럽습니다.^^
비오는 날 텐트안에서들리는 빗소리도괜찮죠 ㅎ ㅎ 잘 봣읍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으음.. 섭씨 23 도면, 엄청난 문명의 이기를 누리다가 오신 게 맞다고 생각되네요..^^; 재작년 여름에, 울 이종 사촌 오빠네 집에 가서 신셀 져 보니, 사시는 곳은 강남인데 안방 에어컨은, 교체해야할 부품을 구할 수가 없데서 그냥 망가진 채로였었었고, 거실 에어컨은 보통, 27 나 28 도에 맞춰져 있었어서, 하드바들을 거의 주식으로 먹고 살아야 할 정도던디요, 23 도면, 엄청 시원하셨겄네요..^^
좋은곳에서 힐링하셨네요
글도 잘 읽었습니다^^
으메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
운문사에서 남쪽으로 사리암 가는길도 좋더군요.
전체적으로 멋집니다
얼어있는 베짱이 ㅜ 죽으면 안돼~
고양이 털이 윤기가 있어보이는게 잘 먹는가 봅니다 ㅋ
좋은시간을 가지셨군요,
부럽습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형편이네요.
고양이가 더 눈에 띄네요.ㅋㅋ
도란도란하게 들리는 캠핑이야기 ㅡ 지금 즐기실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닭백숙도 하나 포장해서 데워드세요 ㅋㅋ
다음 이야기도 꼭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낭만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