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썼던...묵혀뒀던 소설입니다. ;ㅂ;
요근래 슬럼프가 길어져서.. 대신이랄까; 그냥 말 그대로 심심풀이 소설입니다.
미완결에 - 그리고 BL이라는거 염두해 두고 읽어주세요.
업뎃은 하루에 한편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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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성 쌍둥이(쌍생아)
1개의 난자와 1개의 정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되며, 이 수정란은 분열, 증식하는 발생 과정을 거쳐 태아가 된다.
이 과정에서 1개였던 수정란이 2개로 나누어진 뒤 따로 분열하여 발육하게 되면 2명의 태아가 생기게 되는
데, 이렇게 생긴 쌍생아를 일란성쌍생아라고 한다.
이 경우 수정란은 1개의 난자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에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일란성쌍생아
는 반드시 같은 성(性)을 가지고 태어나며, 생김새와 성격도 유사하다.
# PART 1, 쌍둥이 형.
성학고교,
그곳은 소위 양아치소굴이라 불릴정도로 이 지역내에 악명을 떨치고 있는 남학교(男學校)였다.
중학교때 부터 날라리나 문제아로 날리던 놈들이 대다수의 학생이었으니 유명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그런 막나가는 학교에서도 위계질서는 뚜렸했는데, 그 중 ‘미친개’로 불리는 신하루는
동급생은 물론 1년위의 선배들조차도 슬금슬금 피해갈 정도로 위명이 자자했다.
그가 유명한 이유에는 외모탓도(여고에선 신이 내린 예술품이란 소문까지 있다.)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지랄맞은 성격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얼마나 지랄맞으면 타학교 사이에선 ‘신하루와 눈이 마주치면 인생 종 치는 날이다.’라는 불문율까지 생겨났을까.
(하지만 딱히 틀린말은 아니다.)
성학고후관과 체육관 사이에는 굉장히 좁은 골목이 하나 있다.
비좁기는 했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장소는 아닌지라 학생들이 담배나 혹은 땡땡이를 치기엔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그렇기 때문에 성학고 학생들에겐 가장 좋은 ‘명당’으로 알려져있다.
그런 좋은장소이다 보니 사람이 끊이지 않는것은 당연한 법었으며, 1교시가 채 시작하기 전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킬킬- 야 몇 분 흘렀냐?”
“4분.”
“헤에- 이번에도 끝났네 끝났어. 킬킬”
머리를 빳빳히 올려세우고, 교복을 짧게 줄인 불량스런 남자들이 골목에 기대어 앉아
핸드폰 시계를 보며 장난스레 떠들었다.
그들중 유난히 튀는건 붉은머리카락을 한 남자였는데, 그는 뭐가 그리 마음에 안 드는지 오만가지 인상을 쓰고 있었다.
-탁탁
“오! 5분이다. 5분.”
얼마지나지 않아 급히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꽤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윽고 빛바랜 머리카락을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오면서 한바탕 굴렀는지 흙이 덕지덕지 뭍어있었다.
그는 작고 여리여리한 목소리만큼이나 외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키는 컸지만. 몸은 비리비리했다.)
“허억- 헉 여,여기.”
숨을 허덕이며, 붉은머리카락의 남자에게 하얀곽 하나를 조심스레 내밀었다.
얼마나 꽉 쥐고 달려왔는지 그의 손엔 땀이 흥건했다.
붉은머리카락의 남자는 물끄러미 담배곽을 바라보더니만 곧 욕을 읊조렸다.
"아 씨발."
듣기좋은 목소리와 달리, 말투는 굉장히 거칠었다.
-퍼억
"쿨럭-"
붉은머리의 과격한 발길질에 남자는 시멘트 바닦을 굴렀다.
바닦에 긁혔는지 팔과 얼굴에 생채기가 났지만, 확인할 겨를도 없이 다시금 발길질 날아왔다.
-퍼억
"내가 언제 국산을 사오랬냐. 병신아…."
‘아 진짜 가지가지한다.’- 라고 말을 이으며 붉은머리의 남자는 다시 한번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바로 이 학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신하루’였다.
소문이 거짓은 아닌지 그의 외모는 눈이 부실정도였다. (물론 ‘개’같은 성격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눈썹을 살짝 덮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이라던가, 오똑하게 솟은 콧날 그리고 날카로운 턱선은 정말 신이
만들었다 해도 믿을만큼 완벽했다.
특히 트러블하나 없는 뽀얀피부나 키스하고 싶을만큼 붉은빛이 도는 입술은 왠만한 여성들도
부러워할 정도였다.
“이봐 유졍민. 그보다 약속시간인 5분이 지난모양인데-”
“아….”
신하루가 한발자국 한발자국 다가올 때마다, 유정민은 안쓰러울 정도로 몸을 떨었다.
입술은 파리한게 꼭 환자를 보는 듯 했다.
유정민은 180의 건장한 키를 가지고 있는 신하루와 대조되게 굉장히 외소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키는 컸지만 그의 분위기상 작게만 보였다.
외모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목구비가 뚜렷해, 잘생긴 편이었다.
그러나 그는 약하고, 어두운 성격탓에 곧잘 따돌림을 당하곤 했다.
따돌림이 아니라면 이런식으로 불량배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주었다.
더구나 공학이 아닌 남학교여서 폭력의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이들에게 벗어나기위해 전학을 가려고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이젠 그럴수도 없게 되었다.
“내 말이 그렇게 우스웠나 보지?”
입꼬리를 말며, 신하루가 정민의 턱을 치켜들었다.
남들은 천상의 미소라고 칭하지만, 정민에겐 그 모습이 그렇게 소름끼칠 수가 없었다.
곧이어 정민은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에겐 신하루란 인물은 공포 그 자체였다.
*
# PART 2, 쌍둥이 동생.
“썅. 좆도 안되는게 개기고 있어.”
빛바랜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흩날렸다.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투명하다 싶은 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오똑하니 솟아오른 코와, 분홍빛 입술은 그의 외모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만큼 굉장히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유은성으로, 인근고등학교 사이에선 꽤나 이름을 떨치고 있는 싸움꾼이었다.
그가 유명한 데에는 이 외모도 많은 작용을 했지만, 성격이 가장 큰 몫을 해냈다.
얼마나 끈질겼으면 '피에 환장한 거머리' 였겠는가.
“거참 마지막 한번 거창하군.”
“칭찬이지?”
“악! 왜 남의 교복에 묻히는 거야! 네 교복에 닦아!”
유은성은 자신의 손등에 뭍은 피를 친구의 교복에 닦아내며, 장난스레 씨익 웃어보였다.
그는 돌아버리지만(=빡친다고도 표현한다.) 않으면 굉장히 낙천적인 성격으로 친구도 많았다.
더불어 키도 크고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었기에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외모가 가장 큰 빛을 발휘했다.
“근데 너 없으면 진짜 심심할텐데. 꼭 가야겠냐?”
“그럼 어쩌냐. 우리 김여사께서 형님걱정에 잠까지 설친대는데.”
“헤에~ 그러고 보니 너 쌍둥이랬지? 형은 어때? 너처럼 성격이 더럽냐? 일반적으로 쌍둥이들은 성격도 닮았다던데.”
“아아.”
그는 ‘성격 말이지.’하고 말을 끌면서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친구가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자 그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우린 일반적인 축에 못 끼는거 같아.”
*
광주에서 살던 그는 부모님의 간절한 부탁으로 인해, 형이 살고 있는 안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정확히는 몸만 옮기는 거지만.)
그들은 늘 외국에 나가계시는 부모님 때문에 각자의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부모님은 지금도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독립심이 투절했던 유은성은, 형과 함께 살기를 거부하고 고향인 광주에 남았다.
아니 일부러 형과 동 떨어지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유독 쌍둥이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었으니까.
“젠장, 김여사가 겁만 안 줬어도 모르는 척 했을 텐데.”
은성은 창밖을 바라보며 연신 투덜투덜 거리며, 얼마 전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떠올렸다.
[은성아-아! 니 형 니 형이!!]
“나한테 왜 형을 찾아요.”
[허엉- 아무래도 니 형이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
“엥? 뭔 증?”
[우울증!
니 형이 요새들어 전화도 통 안 받고, 받는다고 해도 몇 마디 대화만 하면 전화를 끊어버려.
허엉 예전에는 나랑 통화하면 그렇게나 밝은 목소리로 재잘거렸는데.
우울증에 접어들면 자살도 할 수 있다던데 - 큰일이야 큰일! 정말 걱정돼 죽겠어.]
“근데 나보고 어쩌라구요.”
[어쩌긴 뭘 어째에! 동생의 의무로써 형을 위로해 줘야지!
만약에 학교 때문에 그런거라면, 니가 처리해주고. 이럴 때 아니면 네 거지같은 성격을 언제 써먹니.]
‘거지’ ..라는 대목에서 그의 매끈한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귀찮아요. 형이 애도 아니고 왜 내가 처리를.. 게다가 우울증 이라는 건 엄마의 추측일 뿐이잖아요.”
[우리 아들. 이제 혼자 살기 싫어?]
핸드폰을 쥐고 있던 그의 오른손이 움찔거렸다.
저 말인 즉, 지금까지 대주던 용돈을 끊어버리겠다는 소리.
“아하하하. 잘 살고 있는지 확인만 해주면 되는거죠?”
아무리 성격이 더러워도 그도 돈 앞엔 한 없이 약자였다.
[아니. 이 엄마가 한국에 갈 때까지. 아마 2-3개월이면 충분할 거야.]
“그럼 나보고 전학을 가라구요?”
[그건 마음대로 해. 2-3개월이라면 학교를 쉬어도 좋으니까.]
“그건 좋네요.”
[흑 이 매정한 놈. 그런데 에서만 번쩍이고 넌 형이 걱정도 안 되니?]
-걱정이 안 될 리가 없다.
아무리 껄끄러워도 그는 자신의 형제였으니까.
(->그러면서도 2년동안 단 한번도 형에게 먼저 전화한 적은 없었다.)
“알았어요. 빠른 시일내에 갈테니까.”
그 뒤의 이어지는 어머니의 닭살 멘트들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하긴 그 성격이면 따돌림 당할만하지.”
회상이 끝났을 쯔음, 그는 차에서 내려 길을 걷고 있었다.
굉장히 낯익은 풍경이었다.
그래도 반년 가까이 살았던 곳인데.
2년동안 많이 바뀌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론 똑같았다.
-툭
“씨발.”
“아 썅.”
길을 걷다 누군가와 어깨를 부딫쳤다.
상대편도 그렇지만, 유은성역시 반사적으로 욕부터 내뱉었다.
은성은 날카로운 눈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
검은 교복을 입고있는걸 봐선, 이 근처에 있는 성학고 학생인 것 같았다.
그가 이 곳에 잠시 형과 살 때에도 검은교복은 성학고 하나 밖에 없었으니까.
주위엔 친구들인지 4명이 더덕더덕 붙어있었다.
도합 다섯이었다.
“부딫쳤으면 사과를 해야지. 어디서 욕지거리야.”
“내가 왜? 오히려 내 옷에 먼지를 묻혔으니 니들이 해야지. 그리고 욕은 네가 먼저 하지 않았냐?”
자신이 살던 곳에선 절대 이런 일을 겪을 수 없었다.
보통은 눈만 마주쳐도 설설 기었으니.
“뭐?”
“아 진짜, 더러워죽겠네.”
“이게 겁을 상실했나. 가만 너 그러고 보니까 굉장히 낯익다?”
“지랄하네. 까지말고 비켜.”
“억, 이 새끼가!”
툭하고 어깨를 밀어버리자, 검은교복을 입은 남자가 발끈하며 주먹을 날렸다.
유은성은 때마침 걸려온 싸움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발을 내뻗었다.
-퍼억!
경쾌한 소리에 한 남자가 나자빠졌다.
은성은 그걸로 멈추지 않고, 그의 턱을 걷어차 버렸다.
처음부터 반항을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뭐야 이 십새끼-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야 경민아 괜찮냐!?”
뒤이어 4명의 남자들이 포위하듯 간격을 좁혀왔다.
그들을 보며 은성은 좀 전보다 진한 미소를 머금었다.
*
바닦에 떨어진 이들을 발로 툭 차며, 은성은 쓰러진 이들의 주위에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상대를 보고 덤벼야지.”
“크윽- 너 어디서 굴러 온 놈이야.”
“그 주둥아리 제대로 관리 안 하면, 이걸로 지져줄 수도 있는데.”
살벌하기 짝이 없는 그의 음성에, 그들은 분하지만 입을 다물었다.
은성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잠자코 담배를 피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뿌연 연기만이 흐리게 피어올랐다.
쓰러진 이들은 유유히 사라지는 은성의 뒷 모습을 바라보다 곧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저 빛바랜 머리카락과, 옅은 갈색눈동자는..
“설마, 유정민?”
.........
우뚝.
낯익은 이름에 은성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뭐야 너. 유정민을 알아?”
이윽고 그의 시선이 정민의 이름을 내뱉는 남자에게로 향했다.
# PART 3, 거머리vs미친개.
은성은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고, 쇼파에 앉았다.
“것 참- 어떻게 살았길래 그 모양이냐. 바보 형.”
그는 조금 전 자신의 형에 관한 소식을 듣고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는 있다지만, 형제인지라 굉장히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
어쩌면 우울증이란 말도 거짓말은 아닐 것 같았다.
=그런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히-..=
-띠리리리리
순간 거실에 놓여있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귀찮음에 받지 않으려 했지만 이놈의 전화벨소리는 무진장 끈질겼다.
-띠리리리리리
“아 짜증나네!! 도대체 어떤 새끼가-”
쿵쾅쿵쾅
성난 발걸음으로 탁자까지 걸어간 그는, 냉큼 수화기를 들었다.
[유정민. 튀어나와.]
상대는 남자였다.
그것도 굉장히 듣기좋은 목소리를 가지고있는.
하지만 말투는 그렇지 못한 듯, 굉장히 까칠하기만 했다.
“뭐?”
[병신아 이젠 귀 까지 먹었냐? 나 지금 너희 집 앞이니까 돈 들고 10초안에 나오라고.]
“이-”
-뚜욱!
전화는 거침없이 끊겼다.
-뚜뚜뚜뚜..
“..뭐냐 이 미친건.”
은성은 이 순식간에 지나간 일에, 어이가 없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야.
아직 말도 안 끝났는데.
“이것도 형을 괴롭히는 주범중에 하나려나.”
그는 아직 덜 풀린 목을 움직이며, 전화기를 거칠게 내려놓았다.
-오랜만에 착한일이나 해볼까나.- 라기 보단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움직이는게 아닐까 싶다.
“정말 굼떴다니까.”
주홍빛 노을아래, 붉은머리의 남자가 불만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가 이 곳까지 온 이유는 정민에게 약간의 돈을 뜯기 위해서였다,
정밀은 샌드백 말고도 여러모로 유용했으니까.
약 10분이 지나자, 그의 고운 미간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자신이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걸 알면서, 늦게나온다는 것은 ‘일부러’ 하는 행동이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았다.
나오기만 하면 한 대 먹여줘야겠다 라고 생각했을 때, 마침 문이 열렸다.
그곳엔 언제나 처럼, 짜증을 치밀어 오르게 하는 정민의(정확히는 은성의) 모습이 보였다.
분위기는 조금 다른 것 같았지만, 그런 것 보단 꽤나 비싸 보이는 사복이 눈에 들어왔다.
=어라, 저 자식 사복 입으니까 의외로 멋들어지잖아.=
신하루의 눈이 번뜩였다.
어쩌면, 다음부턴 정민의 사복까지도 노릴지 모른다.
“야 유정민! 너 그 옷 존나 안 어울리는데, 나한테 상납하는게 어떠냐?”
-_-
짐작이 틀리지 않았는지, 그는 옷 부터 탐했다.
어느샌가 다가온 은성은 그를 슬쩍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거?”
“엉.”
“물론-”
은성이 씩 하고 웃어보였다.
-두근
처음보다 싶이 하는 그의 미소에, 하루는 순간적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몰랐는데, 웃으니까 굉장히 예쁜 얼굴이었다.
=어? 근데 왜 주먹을 ..=
-뻐억!!!
방어할 새도 없이 강펀치를 맞는 바람에, 하루는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볼이 다 얼얼할 정도였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에 입만 쩍하고 벌리고 있는데, 이젠 차마 상상도 못 했던 말들이 그에게 흘러나왔다.
“이걸 너한테 왜 주냐? 내가 머리에 총 맞았냐?”
은성은 냉소적인 비웃음을 걸치며, 하루의 머리를 냅다 발로 걷어차 버렸다.
-빠악..
상황을 정리하기도 전에 머리를 얻어맞는 바람에, 그는 그대로 바닥에 뻗어버렸다.
“별 것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
은성은 가볍게 손을 툭툭 털면서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아 근데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네. -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그 날 저녁.
은성은 가까운 마켓에서 사가지고 온 라면을 끓여먹으며 컴퓨터 게임을 즐겼다.
자신이 쓰던것과 다르게, 용량이 넘치고 넘쳤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게임을 마음껏 깔 수 있었다.
이윽고, 오후 10시가 되었을 때 현관문이 덜컥 열렸다.
드디어 형인 정민이 온 것이었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탓에 꺼려지기도 했었지만, 거의 2년 만에 보는 형인지라 굉장히 반갑기도 했다.
“어? 왠 신발이- 게다가 불도- 서,설마 도둑!?”
“어이 유정민.”
“으-악! 나,나랑 똑같은 얼굴이-!!!!”
정민은 은성의 얼굴을 보자마자, 졸도할 듯 뒤로 넘어져 버렸다.
“도둑취급에 이어서 이젠 귀신취급이냐.”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은성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벌써 내 얼굴도 까먹냐.”라며 넘어진 정민을 일으켜주었다.
그러다 문득 정민의 얼굴과 팔에 있는 상처를 보고는, 눈썹을 찡그렸다.
=보이는 곳이 이 지경이면..=
끔찍한 생각은 잠시 접는게 좋을 것 같았다.
“에, 설마 은성이...?”
“맞아.”
“거짓말.”
“……”
너무나도 단호한 말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네 얼굴이잖아! 네 얼굴!!”
“그,그렇긴 하지만! 은성이는 지금 광주에 있는데-에.”
“그러니까 그 광주에서 올라온 유은성이 나라고.”
“…정말?”
고개를 끄덕여도 정민은 영 믿기지 않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기사 그럴법도 한 것이 지난 2년동안 은성은 안양까지 찾아오기는 커녕, 연락도 한번 하지 않던 못된 동생(?)이었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봤을 때도, 자신이 직접 광주까지 가지 않았던가.
“정말 은성이?”
“그렇다니…”
채 말을 잇기도 전에, 정민은 은성에게 와락 안겨들었다.
키는 비슷했지만 은성의 몸집이 다부졌기에 가볍게 안아줄 수 있었다.
정민은 서러움이라도 밀려드는지 한 참을 은성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트렸다.
그간 의지할 사람도, 말동무가 되어줄 사람도 없어 그가 얼마나 외로웠던가.
“허엉- 매정한 놈. 지금까지 연락도 한번 안 하더니. 여기까진 무슨 일로 왔어.”
“와줘도 난리야. 그럼 도로 가?”
“가지마!! 방금보고 가긴 또 어딜 가아!!”
“뭐 어쩌라고;;;”
정민에게 있어 은성이란 자신의 반쪽이나 다름없었다. (은성은 그리 생각지 않는 모양이지만.)
특히나 자신과 다른 상반되다 싶을 정도로 달랐기에, 굉장히 많은 위안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세상에 이보다 더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은 상상 한 적도 없었다.
“아무튼 어릴 때 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니까. 자 초콜릿 줄테니까 뚝해!”
“훌쩍, 내가 어린앤가.”
“초콜릿 먹고 그치는걸 보니, 아직도 어리구만 뭘.”
은성은 어렴풋 어릴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라면을 사올 때 같이 사왔던 초콜렛을 꺼내들었다.
초콜렛을 좋아하는걸 보니, 자신의 형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다.
“근데 진짜 무슨 일이야?”
“아아, 여기서 몇 달간 눌러 살라고.”
“어? 정말!? 우와 그럼 전처럼 같이...”
“왜? 좋아할 줄 알았는데 석연치 않은 표정이다?”
“아,아냐. 좋지. 좋아~”
점점 시무룩해지는 정민의 표정을 조며, 은성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뭐 때문에 그런지 알 것 같기는 하다만, 구지 캐물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럼 짐은?”
“옷은 네 꺼 같이 입으면 될 거고, 나머지는 차차 사지 뭐.”
슬쩍 은성의 눈길이 정민의 얼굴에 머물자, 정민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더 얘기 나누고 싶지만 오느라 히,힘들었을 텐데 들어가서 쉬어.”
“응.”
은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등을 돌렸다.
그는 방에 들어가기 전, 주먹을 꽉 쥔 채로 정민을 향해 말했다.
“유정민.”
“으,응?”
“힘든게 있다면 어릴 때처럼 기대도 좋아. 우린 쌍둥이잖아.”
정민이 그 말을 머릿속에 채 입력하기도 전에, 은성은 방문을 콰앙 하고 닫아버렸다.
=아, 쪽팔려.=
거실에 남아있는 정민의 표정이 상상되자, 은성은 얼굴을 화악 붉혀버렸다.
자신이 이렇게 닭살 돋는 짓거리를 할 줄이야.
카페 게시글
· 연재소설1 ·
시작
*일란성 쌍둥이* 1편
다음검색
우월한 유전자 가족이네요~!ㅎ
하루가 형이 아니엿어..?이런 반전이..?
처음에 하루가 형인줄알았는데 아니네요ㅎㅎㅎ
우옹 재밋다ㅋㅋㅋㅋㅋBL 좀 그랫는데.. 의외로 재밋네요ㅎㅎ
정민이 순수햐....♥ 귀여브..ㅠㅠ
신하루가 쌍둥이인줄 알앗는데....ㅋㅋㅋㅋ
잘생긴캐릭터들 좋아좋아ㅋㅋㅋ
하루가 상둥이가 아니었군요!
근데 은성이도 정민이도 귀엽네요!
난 하루가 쌍둥인 줄 알았는데
왠지 하루랑 은성이랑 친해질 것 가타요
하루가 쌍둥이형인줄알았는데ㅋㅋㅋ
반전이네요ㅋㅋㅋ
하루기 형인줄 알았어요 좀 반전이 재밌어요!
올ㅋ
맨처음엔 쌍둥이 동생인 하루인줄 ㄷㄷ;;;
두큰두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