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ROBERT DWYER JOYCE (1830-1883)의 시 中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JOYCE 시인의 작품 제목입니다.
그녀를 향한 오래된 사랑
나의 새로운 사랑은 아일랜드를 생각하네
산골짜기의 미풍이 금빛 보리를 흔들 때
분노에 찬 말들로 우리를 묶은 인연을 끊기는 힘들었지
그러나 우리를 묶은 침략의 족쇄는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네 그래서 난 말했지
이른 새벽 내가 찾은 산골짜기 그곳으로 부드러운
미풍이 불어와 황금빛 보리를 흔들어 놓았네
<줄거리>
운명의 바람 앞에 흔들리는
두 형제의 사랑과 선택!
1920년 아일랜드, 젊은 의사 데이미언은 런던의 병원에 일자리를 얻지만, 영국군의 횡포에 친구 미하일이 목숨을 잃는 사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결국 데이미언(킬리언머피분)은 자신의 꿈인 의사를 포기하고, 형 테디가 이끄는 IRA (Irish Republican Army 아일랜드공화군)에 가담,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다. 영국군의 무기를 빼앗는데 성공한 그들은 어느날 내부의 밀고로 잡히게 되고, 형 테디는 호된 고문을 받는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아일랜드계의 보초병이 이들을 풀어주면서 그들은 한번의 위험을 넘긴다. 그리고 자신들을 밀고한 자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막내 동생 같은 크리스임을 알게 된 데이미언은 밀고자를 처형하라는 명령에 따라 크리스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어…”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 데이미언은 연인 시네이드와 함께 더욱 투쟁에 몰입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염원하던 영국과의 평화조약이 체결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 조약이 아일랜드의 반쪽만 자치를 허용한다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아일랜드의 독립운동단체들은 혼란에 휩싸인다. 우선 조약을 받아들이고,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자고 주장하는 형 테디와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다시 투쟁을 시작하자고 하는 데이미언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기에 이르는데…
【 About Movie 】
운명의 갈림길에 마주 선 형과 동생의 사랑 이야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1920년대 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단순히 전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아일랜드가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함께 싸웠던 IRA가 평화조약의 내용을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그들은 새로운 갈등을 겪게 되고, 혼란을 겪는다. 그리고 그 속에 켄 로치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숨겨져 있다.
형 테디는 현실적이다. 실용적인 결정을 중요시하는 그에게 영국과의 평화조약은 간신히 얻어 낸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아일랜드는 영원히 영국의 속국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는 평화조약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에게 큰 힘이 됐던 사랑하는 동생 데이미언이 그에게 반대하고 나섰다.
동생 데이미언은 이상적이다. 그에게 있어 조국의 완전한 자유와 독립은 타협될 수 없는 단 하나의 목표이다. 영국이 제시한 평화조약은 아일랜드를 분열시키려는 비열한 술수일 뿐이다. 그는 더 나은 아일랜드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었다. 그는 영국과의 평화조약을 받아들이자는 형 테디를 이해하지만, 그에게 동의할 수는 없다.
서로를 의지해서 살아 온 두 형제, 그러나 이제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서로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슬픈 운명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켄 로치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데이미언의 동료인 댄은 ‘무엇에 반대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어렵다’ 라는 말을 한다. 독립운동을 위해 싸워온 데이미언과 테디는 영국이라는 목표물에만 전념해 왔다. 그들은 정작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것이 그들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켄 로치 감독은 두 형제 중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는다. 그저 조용한 관찰자적 시점에서 그들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중립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는 전작 <랜드 앤 프리덤>에서와 같이 전쟁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정한 투쟁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이야기하는데 주력한다. 이러한 그의 주제 의식은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
【 About ‘IRELAND’ 】
아일랜드, 그 슬픈 역사의 땅
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4월 부활절 기간 동안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난다. IRB(Irish Republican Brotherhood)와 IV(Irish Volunteers), ICA(Irish Citizen Army)가 주축이 되어 일어난 이 사건은 곧 영국에 진압당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주도했던 사회주의자 제임스 코널리(James Connolly)가 처형당했다.
1918년 11월 총선거에서 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하는 보수당이 우세한 북동지역을 제외하고 신페인(‘우리 자신’이라는 뜻)당이 다수의 의석을 얻었다. 그리고 신페인당은 아일랜드 의회를 설립, 아일랜드가 독립국임을 세계에 선언했다. 그러나 세계는 그들을 인정하지 않았고, 영국은 그들을 더욱 가혹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영국에 대항하기 위해서 IV는 IRA(Irish Republican Army)로 명칭을 바꾸고, 대대적인 투쟁에 들어간다. IRA는 주로 18세에서 30세의 젊은 청년들로 구성되었는데, 공장 노동자나 농부, 상점 직원 출신이 많았다. 몇몇은 1차대전에 참가했던 베테랑들로, 그들의 군사 기술은 IRA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여자들은 Cumann na mBann를 조직, IRA간의 연결을 담당하고, 아일랜드 의회를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1920년, 아일랜드 남부 지역에서 게릴라 투쟁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아일랜드의 거센 항쟁에 영국은 아일랜드와 휴전 협정을 맺고, 그들의 자치를 허용한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지역을 제외한다는 내용에 IRA는 반발하고, 결국 조약에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로 분열하고 만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1922년 12월 아일랜드 자유국이 탄생한다.
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은 1920년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특수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과거를 넘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켄 로치 감독은 역사는 언제나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테마라고 말하며, 이 영화가 현재의 이라크전과 같은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Character 소개 】
동생 데이미언 役 _ 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


Breakfast on Pluto의 킬리언 머피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어…”
킬리언 머피가 말하는 데이미언
데이미언은 촉망 받는 의사였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IRA에 참여하기까지, 그 선택의 과정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전부를 건 선택인 만큼 그에게 있어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은 절대절명의 목표나 마찬가지였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에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의무를 가진 게릴라가 된다는 것, 데이미언이 가지는 특별한 운명이 나에게는 너무도 극적으로 느껴졌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그와 동화되는 순간, 데이미언이 느꼈을 법한 여러 고민들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형 테디 役 – 패드레익 딜레이니 Padraic Delaney
“넌 이상주의자일 뿐이야!”
패드레익 딜레이니가 말하는 테디
나는 켄 로치 감독이 우리들을 캐스팅한 것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 안에서 각각의 인물을 보았기 때문일 거라 믿는다. 나는 테디처럼 한 가지에 전념하는 스타일인데다 고집도 세다. 사례를 통해 사람들을 이끄는 스타일인 테디는 말이 적은 편이었지만,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어떻게 말하는지를 배워간다. 침묵 속의 강함, 그것이 사람들을 이끄는 테디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시네이드 役 _ 올라 피츠제럴드 Orla Fitzgerald
“난 너만 있으면 돼…”
피츠제럴드가 말하는 시네이드
시네이드는 IRA 무리에 속한 유일한 여자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들 속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그리고 그녀는 남자들이 보지 못한 것까지 생각하는 현명함까지 지녔다. 남자들이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을 얻어내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을 때 그녀는 그 이후의 상황, 즉 아일랜드가 자유와 독립을 얻은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이 민주적인 환경 속에서 평등하게 살아가는 곳을 꿈꿨고, 그러한 아일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댄 役 _ 리암 커닝햄 Liam Cunningham
“반대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건 어렵지…”
리암 커닝햄이 말하는 댄
댄은 더블린 빈민가 출신의 일자무식이었다. 그러던 중 시민군에 합류하면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고, 새로운 세상을 접한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댄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 강력한 동기였다. 나 역시 그와 비슷한 면이 많다. 우리 아버지는 험한 일을 하는 부두 노동자였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과거 때문에 나는 댄이라는 인물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첫댓글 이 작품과 이 작품에 나왔던 킬리언 머피가 주연한 '플루토에서 아침을(윗 사진)'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