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회사 팀장 김모(47)씨는 요즘 아침에 샤워할 때마다 휘파람이 절로 난다. 휑하게 비었던 머리 숱이 촘촘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1년 전 부쩍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웅큼씩 빠졌다. 고민하던 그는 문득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괜찮았지만 조부는 머리 숱이 거의 없었다. '탈모는 유전'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를 찾았고, 탈모 초기로 진단받았다. 김씨는 먹는 탈모약 처방을 받은 뒤 빠지는 머리카락이 줄어드는 동시에 새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 지금은 몰라볼 정도로 머리숱이 많아졌다.
김씨의 사례와 같은 '남성형 탈모'는 우리 몸 속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대사를 통해 DHT이라는 남성호르몬으로 변화하면서 생긴다. DHT가 모낭에 침범하면 모낭은 축소되고 축소된 모낭에서 자란 머리카락은 점점 가늘어지며 결국에는 머리카락이 더이상 나지 않는다. 남성형 탈모의 70~80%가 DHT때문이며 나머지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이 호르몬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데, 현재까지는 유전적 요인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유전성 탈모는 김씨처럼 조부모 대에서 부모를 건너뛰고 손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탈모의 치료는 이런 원리를 역이용한다.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는 것을 막는 약물을 초기부터 복용하면 90%정도는 탈모를 거의 막을 수 있다. 어느정도 진행된 뒤 복용한다 해도 70~80%에 이르는 사람은 효과를 본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탈모는 언제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느냐가 관건이다. 일찍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활동이 더뎌지는 모낭을 다시 활발히 일하게 할 수 있지만 완전한 휴식기에 접어든 모낭은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는 이와 같은 약물 요법과 함께 모발이식술, 탈모 관련 의약·비의약품의 개발 등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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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약물 치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안정청(FDA)에서 인정한 탈모치료제는 '미녹시딜' 성분 제제와 '프로페시아'뿐이다. 시판 후 조사 단계(일단 약을 쓰면서 장기 투여할 때 나타나는 희귀한 부작용 등을 검토하는 것)인 '아보다트'까지 합치면 의학적으로 증명된 탈모치료제는 3가지 종류이다. 탈모 원인에 따라 쓰는 약이 다르다. 남성형 탈모는 프로페시아나 아보다트를 복용하면서 미녹시딜을 바른다. 이 외의 탈모는 대부분 미녹시딜 제제와 영양제 등 치료보조제를 함께 쓴다. 탈모의 약물 치료법을 총정리했다.
원리: 죽어가는 모낭 재활동 자극탈모치료제는 죽어가는 모낭을 자극해 다시 활동하도록 함으로써 탈모의 진행을 막고 가늘어진 모발을 두껍게 해준다. 이주희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초기 남성은 앞머리가 가늘어지면서 M자형 탈모가 시작되는 데 이때 약물치료를 하면 70~80%가 회복이 가능하다"며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얇아지면서 앞가르마를 타면 휑한 느낌이 있는 탈모 초기 여성은 40~50%가 완치된다"고 말했다. 90%까지 좋아진다는 전문의들도 있다. 치료를 늦게 시작할수록 회복되는 비율이 크게 낮아진다. 이주희 교수는 "머리 전체적으로 두발이 듬성듬성해지는 탈모 중기에 약을 쓰기 시작하면 남성은 30~40%만 회복되고, 여성은 간신히 현상유지를 하는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정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진행을 막기 위해선 평생 약을 사용해야 한다"며 "약을 끊으면 언제든지 원상태로 돌아가거나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모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을 전액 본인이 내야 한다. 보통 초기에 치료 효과가 없다며 약을 끊는 경우가 많은데, 탈모치료제는 적어도 3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3~6개월 정도는 써 봐야 한다.
바르는 일반약: 미녹시딜 제제미녹시딜 제제는 두피의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모발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돕는다. 노병인 관동대명지병원 모발클리닉 교수는 "바르기 시작한 지 6~12개월 이후에 최대 효과가 나타나며 약을 끊으면 바로 탈모가 진행된다"며 "초기 탈모는 미녹시딜만 써서 완치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수리까지 탈모가 진행됐을 때도 먹는 약과 함께 쓰면 30~40%까지 회복된다"고 말했다. 가려움, 홍반 등 약물이 두피를 자극해서 나타나는 염증성 부작용이 흔하다. 이 교수는 "약을 쓰는 환자 중 20%는 자극성피부염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더 빠지기 때문에 사용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미녹시딜 성분에 모발을 굵게 자라게 도와주는 비타민A와 각질용해 성분을 더한 '스칼프메드'라는 약도 있다. 노병인 교수는 "각질용해 성분이 머리카락에 생긴 각질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미녹시딜이 두피에 더 잘 침투한다"고 말했다. 약값은 미녹시딜 단독 제제보다 2배 정도 비싸다. 이외에 로게인 등도 미녹시딜 제제로 같은 방법으로 사용한다.
처방이 필요한 먹는 약: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프로페시아는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변형시키는 효소를 억제한다. 테스토스테론과 모낭에 있는 효소의 상호 작용 때문에 발생하는 ‘남성형 탈모’에만 처방되며, 남성의 성적 성숙(생식기 주변의 털, 목소리 굵어짐, 어깨 벌어짐 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프로페시아는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한 피나스테리드성분에서 머리털이 나는 ‘부작용’이 발견돼 탈모치료제로 전환한 약이다. 같은 성분으로 한 알당 용량이 5배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를 구입해 조각내 먹는 탈모 환자가 있는데, 탈모치료제는 정확한 성분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 부인이 임신을 계획하거나 아기를 가진 남성은 절대로 프로스카를 복용하면 안된다. 알약을 조각낼 때 떨어져 나온 가루가 극미량이라도 임신부의 체내에 들어갈 경우 태아에게 성기 기형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아보다트는 원래 영국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한 약으로, 최근 탈모치료제로 인정됐다. 아직 미국에서는 승인이 나오지 않았으나, 국내에서는 시판 후 시장조사 단계로 처방되고 있다. 이 교수는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는 성분은 약간 다르나 적응증, 복용법, 효과 등은 똑같다”며 “둘 중 하나를 1년 복용한 사람의 48%, 2년 복용한 사람의 66%가 모발이 성장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여성의 탈모: 탈모치료 보조제
아직까지 남성형 탈모를 제외하고 뚜렷한 약물치료법이 없다. 여성은 출산이나 빈혈 다이어트 퍼머·염색 등의 영향으로 탈모가 잘 생긴다. 이런 경우에는 머리카락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성분을 함유한 판토가, 케라민 등의 먹는 약을 많이 쓴다. 그러나 이런 약은 치료제라기보다 모발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보조제일 뿐이다. 임신부도 복용할 수 있으며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이 교수는 “이런 약은 미녹시딜과 함께 쓰게 되며, 탈모 초기부터 사용할수록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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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탈모 인구가 1000만명이라는 추산이 있을 만큼 탈모는 흔한 질병이다. 그만큼 속설과 궁금증도 많다. 또 민간 요법등과 관련된 속설도 많다. 탈모에 관해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을 김정철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교수와 김문범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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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푸드'가 발모를 촉진하나
검은콩·검은깨 등 '검은색' 음식이 머리카락을 나게 한다는 속설은 잘못이다. 하지만 검은색과 상관없이 콩과 깨를 먹으면 두발 보호에 도움된다. 콩과 깨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체내의 활성산소는 두피의 세포성장을 방해해 머리카락을 잘 자라지 못하게 하는데, 항산화 물질을 섭취하면 활성산소의 작용이 억제돼 탈모의 진행을 막는다. 콩·깨 뿐 아니라 고구마 포도 사과 블루베리 등도 폴리페놀이 많아 탈모를 늦추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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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가 탈모를 악화시키나
그렇지 않다. 음주와 흡연은 일반적으로 건강에 나쁘지만, 탈모와는 상관없다. 탈모는 남성호르몬 모낭에 있는 효소의 상호작용 때문에 생기는데, 음주와 흡연은 이 작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머리 자주 감으면 머리가 많이 빠지나
아니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어차피 빠질 머리카락이다. 머리를 매일 감든 2~3일에 한번 감든 전체적으로 빠지는 머리카락의 양은 큰 차이가 없다. 위생을 위해서는 머리를 매일 감아야 하겠지만, 머리감을 때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극도의 스트레스인 탈모 환자는 깨끗한 환경에서 지낸다면 이틀에 한 번씩 감아도 된다.
>>린스를 하면 탈모를 완화할 수 있나
린스는 기본적으로는 탈모를 악화시키지도 완화시키지도 않는다. 다만 린스의 지질 성분(라놀린·스쿠알렌 등)은 모발을 코팅해 정전기를 줄여주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엉키거나 빠지는 것을 약간 막아줄 수는 있다. 그러나 린스는 사용한 후 잘 헹궈내야 한다.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린스와 머리카락의 이물질이 섞여 모낭을 막아서 오히려 두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잦은 염색이나 파마가 탈모를 일으키나
염색이나 파마가 영구적인 탈모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발에 미세한 손상을 입히거나 두피에 염증을 일으켜 일시적인 탈모를 일으킬 수는 있다. 파마약 성분은 머리카락을 잘 빠지게 하기 때문에, 파마할 때 미용실에서 이 성분을 중화하는 약품을 제대로 쓰지 않으면 탈모가 일시적으로 심해진다. 그러나 파마 때문에 빠진 머리카락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난다.
>>스트레스가 영구적인 탈모를 가져오나
아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피·모낭 조직의 세포분열이 멈추며 두피에서 탈락하는 '휴지기 모발'이 증가한다. 정상적으로 휴지기 모발은 전체 모발의 10%를 차지하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20~40%로 증가한다. 이런 휴지기 탈모는 스트레스 상황이 완화되고 정상적인 식사를 통해 모발에 원활한 영양공급을 하면 해결된다.
>>사우나·찜질방에 자주 가면 머리가 빠지나
장기적으로 보면 탈모를 악화시키지만 가끔 가는 것은 문제 없다. 뜨거운 열은 피부를 노화시키는데, 두피·모낭은 피부조직이라 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 세포가 노화돼 발모가 억제되기도 한다. 또 머리카락의 95%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뜨거운 열기는 단백질을 변성시켜 머리카락이 쉽게 부러지게 한다.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면 머리카락이 나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탈모를 촉진한다.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면 혈액순환이 잘 돼 머리카락이 난다는 속설은 잘못이다. 혈액순환과 발모는 무관하다. 오히려 빗으로 머리를 너무 자주 두드리면 두피가 충격으로부터 모낭을 보호하기 위해 두피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또 상처가 생기면서 두피에 염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면 머리카락이 오히려 더 잘 빠진다.
'모발관리' 효과 있나_두피케어만으론 탈모 치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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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에 시달리는 사람 중 의료기관이 아닌 모발관리센터 등에서 두피 관리를 받는 경우가 많다.
'~클리닉' 등의 명칭을 쓰는 곳 중에는 의사가 상주하는 '의료기관'이 아닌, 두피모발관리사 등 민간자격증 소지자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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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나 모발관리만으로 탈모 개선 불가능
두피·모발 관리를 해 주는 '피부관리실'은 남성탈모, 여성탈모, 20대 조기탈모, 산후탈모 등 유형별로 나눠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부분 두피를 세척해주는 스케일링, 두피를 누르는 마사지를 공통으로 하고 탈모 유형에 따라 허브 추출물 등으로 제제를 만들어 두피에 바른다. 제제의 흡수를 돕는 고주파 기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들은 탈모는 "두피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90% 이상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과 모낭에 있는 효소의 상호 작용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스킨케어 수준의 두피나 모발 관리를 받는다고 해서 탈모가 치료되거나 빠진 머리카락이 다시 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은 "두피를 깨끗하게 하는 스케일링이나 두피 마사지 등은 일시적인 혈액순환 증가나 기분 전환을 시켜줄 뿐 발모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병의원에서 의사가 시행하는 탈모관리 시술 중 모낭을 자극한다는 레이저 시술이 있다. 임 원장은 "레이저 시술은 혈액순환 증가 등 보조적인 효과는 있지만 탈모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두피 영양공급으로 발모 촉진" 주장 검증 안돼
일부 모발관리센터는 "두피에 영양 공급을 해 발모를 돕는다"고 주장하지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대부분 라벤더 로즈마리등 허브 추출물이나 인삼 당귀 등 한약재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제제를 두피에 발라준다. 심우영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치료에 효과가 인정된 약물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제제와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뿐"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인한의원 원장은 "한약재 성분의 약물을 두피에 발라서 발모를 촉진한다는 주장은 한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곳에서 두피 관리를 받다가 탈모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심 교수는 "남성형 탈모는 수년에 걸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짧아지며 색이 옅어지면서 서서히 탈모로 진행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말고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바로 의학적인 관리를 받기 시작해야 탈모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 탈모 개선법_신장 기능 약화가 원인… 陰血(음혈) 보하는 약재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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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는 것처럼 기(氣)도 함께 흐른다고 본다. 피는 혈관을 통해 흐르고 기운은 경락을 통해 흐른다. 따라서 기혈(氣血)의 순환이 조화로우면 건강한 상태이다. 모발에도 같은 이론을 적용한다. 기혈이 왕성하면 모발이 윤택해지고, 기혈이 부족하면 모발이 약해지고 누렇게 된다가 기혈이 아주 노쇠하면 백발이 된다. 탈모는 이러한 기혈의 공급원인 신장(腎臟)의 문제에서 발생한다. 신장 허약증인 신허(腎虛), 혈허(血虛) 때문에 머리카락이 영양을 받지 못해 생기는 것이다. 중병을 앓은 뒤나 출산뒤, 혹은 영양 공급이 부족한 사람에게 탈모가 흔히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업·업무 등으로 두뇌를 과도하게 쓰거나 스트레스, 과로가 쌓이면 신허, 혈허가 나타나 두발탈락의 원인이 된다. 원형탈모증은 한의학에서는 유풍증(油風症)으로 설명한다. 체내에서 발생한 노폐물의 일종인 풍습(風濕·외부적인 충격을 체내에서 소화해내지 못함)이나 습열(濕熱·몸안 습기)이 피부에 축적되어 모발로 가는 정상적인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모발이 갑자기 빠지는 것이다.
신허, 혈허로 오는 탈모는 음혈(陰血)을 보하는 방법(체내의 왕성한 기운에 물을 공급함)을 쓴다. 사물탕, 육미지황탕, 수오연수단등을 처방한다. 풍습이나 습열이 원인인 원형탈모증은 방풍통성산을 주로 쓴다.
일상생활에서 간단하게 차(茶)처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약재로는 머리카락을 검게하고 모근을 굵게하는 작용을 하는 하수오(何首烏), 머리에 열이 뻗쳐 생긴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측백엽(側柏葉)·향부자(香附子) 등이 있다. 한의원에서는 약재 처방 외에 머리카락이 빠진 부위에 침을 놓아 출혈시키는 방법
<사진>, 약물이나 벌독을 주입해 모발에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 등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