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인가 늦은 밤 한 남자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무엇이 그를 눈물짓게 했을까?
흐느끼며 우는 남자의 애닮은 울음소리.
나는 알았다.
남자의 울음은 묘한 슬픔을 지닌다는 것을.
불혹의 내게 눈물이 과연 남아있을까?
다만 이 노래를 부를때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Abide With Me', 개신교 찬송가 481장 '때 저물어 날 이미 저무니'
어린시절 믿음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사랑했던 곡이다.
이 곡은 1847년 성공회 신부인 헨리 라이트가 세상을 떠나기 3주전에 쓰여진 기도시였다.
그는 'Lower Brixham'이란 가난한 어촌마을에서 24년간 목회를 하고 결핵으로 쓰러졌다.
후에 윌리엄 뭉크가 곡을 붙였고 오늘날 전세계에서 불려지게 된 곡이다.
몇 해 전 런던올림픽 개막식때 이곡이 연주되었다.
나는 성공회에 와서 이 곡이 정통 성공회 성가의 곡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곡도 아름답지만 가사가 애절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Abide with me fast falls the eventide
황혼이 드리워질 때 저와 함께 하소서.
The darkness deepens Lord with me abide.
어둠에 의존하게 될 때 주님이시여, 저와 함께 하소서.
When other helpers fail and comforts flee,
아무도 저를 도와 줄 사람이 없고, 아무런 위로도 제게 없을 때,
Help of the helpless, O abide with me.
저의 무력함을 도우소서. 오, 주여 저와 함께 하소서.
I fear no foe, with Thee at hand to bless
당신의 축복으로 나를 대적할 적수가 없으며,
Ills have no weight, and tears no bitterness.
병은 아무런 힘이 없고, 눈물은 전혀 비통하지 않습니다.
Where is death"s sting Where, grave, thy victory
그 어느 곳에 죽음의 고통이, 당신의 위엄이, 당신의 승리가 있습니까?
I triumph still, if Thou abide with me.
제가 승리를 거두기 이전에 당신이 저와 함께 계실 것입니다.
Hold Thou Thy cross before my closing eyes
제가 눈을 감기 전에 주님의 십자가를 붙잡게 하소서.
Shine through the gloom and point me to the skies.
빛이 어둠을 지나 저에게 창공을 가리킵니다.
Heaven"s morning breaks, and earth"s vain shadows flee
천상은 새벽이 밝아오고 있고, 땅에는 자만심의 그늘이 사라졌습니다.
In life, in death, O Lord, abide with me.
주님이시여, 삶과 죽음에서 저와 함께 하소서.
In life, in death, O Lord, abide with me.
주님이시여, 삶과 죽음에서 저와 함께 하소서.
남자의 눈물은 나약하고 부끄러운 것일까?
나는 안다.
눈물은 부끄럽지도 약하지도 않은 법
눈물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요,
그 마음의 성정이 아직은 따뜻한 온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리라.
'Abide With Me'의 여러버전이 있지만
배경음악으로 쓰인 노래는 이런 애절함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라 생각한다.
중간 간주로 영국의 전통민요인 'Green Sleeves'를 삽입하여 편곡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아래 유투브 영상중 첫 곡은 헨리라이트의 간단한 설명과 아름다운 회중찬양인데 무척 감동적이다.
떠나간 이들을 생각해볼때, 그의 기도시를 다시 음미해본다.
'주님, 삶과 죽음에서 저와 함께 하소서.'
영상을 보실려면 위의 배경음악창 정지버튼을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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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X1GNZBIXC60
영국 세인트 폴 대성당 성가대
2012년 영국 FA컵 결승전
첫댓글 오늘 병원에 일이 있어 다녀 오다가 ...
병원 마당에서 잠시 -- 핑돌아 --어쩌지 못했습니다.
돌아서 들어가 링거를 꼽나 별별 생각을 다하며 차에 오른 후 짧은 기도와 주님께
투정을 부렸더니 ...
심통이 오늘 나의 흑기사되어 ...
이렇게 아름다운 성가를 들을 수 있게 해주님 넘 감사...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그 분을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그런 믿음을 제게 허락하소서...
주님 제 삶과 죽음에서 늘 함께 하소서 ...
울 교회 성가대와 전교인이 연습해서 어느날 교구 행사 때 특송으로 부르자..
저의 유일한 독자 사모님, 항상 건강하세요.
이 곡을 수동성당 한옥 성전에서 국악기, 오르간,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져 합창을 하고
영상으로 아름답게 편집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관구차원에서 성공회 홍보영상을 한국적 요소를 가미한 성가영상으로 제작하면 좋을텐데...
늘 머리만 앞서갑니다. ㅎ
이곡은 장례미사에도 아주 적절한 곡인것 같습니다.
이 노래의 합창 편곡곡을 찾으면 수산나님께 건의해볼께요.
유일헌건 아니구 --- 전무후무한 독자-- 쥐
지극히 성공회스러운 이곡이 개신교 찬송가에만 있는 것이 아쉬워서 이번 성가개편때 수록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곡은 우리성가에도 있습니다. 아니 우리 성가에 있는 곡입니다. 309장 < 하루해 지나 어둔 밤되니>가 바로 Saint Paul 대성당 성가대가 부른 곡이고요. 같은 가사에 다른 곡조가 붙은 471장은 1551년 L. Bourgeois가 작곡한 곡조입니다. 둘다 헨리 라이트의 가사 Abide with Me(1847) 입니다.
감사합니다. 찾았습니다. 역시나 성공회 성가에도 수록이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