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 다녀와 블로그에 적은 글을 옮겨 싣습니다. 게으러너인 관계로 원문 그대로 입니다.
읽으실 때 참고 부탁드립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열린 대회가 끝났다. 2020년 대회를 준비하며 3개월간 1,088km로 정말 많은 마일리지(대회전까지 12월 361km, 1월 363km, 2월 364km)를 쌓았는데 코로나로 대회가 취소되며 한동안 달리기를 쉬기도 한 기억이 새롭다. 그 때 대회가 열렸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어제 대회를 마치고 하룻밤 지나고 나니 드는 생각은 용케 운이 좋아 결과가 좋으니 망정이지 정말 다시 시험을 치뤘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생각이 든다. 훈련과 대회운영을 뒤돌아보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데 참고한다는 생각으로 글로 정리해본다. 몸에 느껴지는 근육통, 장기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리커버리 까지가 온전한 대회의 끝이겠지만 말이다.
대회를 준비하며 상복, 성효, 양섭, 정길이와 함께 동반주를 하자고 했지만 대회 당일엔 수많은 참가자들로 인하여 같은 B그룹임에도 불구하고 떨어져서 출발한다. 레이스 출발과 함께 천천히 서두르자는 생각으로 처음 1km를 4’23”로 계획하고 실제 4’21”로 통과, 3km 지점에서 4’04”로 페이스가 올라 다시 계획한 페이스로 돌아간다. 중간에 성효와 상복이를 만났으나 나보다 페이스가 빨라 금새 시야에서 사라진다. 편안한 페이스로 달리다 보니 페이스가 5” 남짓 떨어지고 어느덧 양섭이가 곁에서 뛴다. 다시 원래 페이스를 회복하고 계획했던 페이스 변화없이 리듬감을 가지고 편안한 페이스로 달리는데 18km지점에서 정 석근 씨가 ‘아직까지 서브3 여유 있다’고 말하는데 후반페이스 저하를 감안하면 정말 빠듯한 페이스로 달리고 있다. 조금만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해서 페이스를 조금 올려 하프를 1h29’54”로 통과한다. (사실 대회 중에는 가민 시계 거리가 튀어 대회 하프를 30-40초 정도 여유 있게 통과한 줄 알았다)
30km까지 목동마라톤 여자 선수와 청주광마라톤 남자 선수 곁에서 편안하게 달린다. 30km가 지나면서 페이스가 다소 떨어져 첫번째 고비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이 큰 어려움은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조금 더 지나니 준수와 성효가 조금 앞에서 달리다 갑자기 멈춘다. 고비가 온 듯싶어 곁을 지나며 ‘떨어지지 말고 붙어 ’라는 얘기를 하며 계속 간다. 사실 나도 커다란 어려움은 없었으나 붙었는지 돌아볼 여유는 없다. 꾸준한 페이스 37km지점을 지나고 잠실대교로 향하면서 상복이를 다시 만나 함께 가자는 말을 하고 잠깐 사이에 상복이가 다시 힘을 내서 먼저 달려나간다. 잠실롯데타워가 보이고 잠실역 지나 달리다 보니 서브3의 9부 능선은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40km미터 지점을 보니 1분 가까이 여유가 있다. 조금 더 힘을 낸다고 생각했지만 대회 후 페이스를 보니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역시 장거리 훈련이 부족한 탓이다. 운동장에 들어서며 즐거운 마음으로 피니쉬 라인을 지난다. 가민 시계를 보니 2h 59' 01"다(공식기록은 2h 58' 59"). 뭔가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숙제를 마친기분이 든다.
달리는 내내 페이스를 체크하고 남은 거리와 여유 시간을 계산하면서도 이렇듯 좋은 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사람들을 살피며 불현듯 드는 ‘아 행복하다 ’라는 느낌과 피니쉬 라인에서 아들녀석과 포옹을 하며 ‘참 좋다 ’라는 느낌이 든다. 이게 원했던 것을 이룬 탓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대회를 달리는 내내 드는 생각이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 조금 성숙해지는 느낌일지 아니면 일시적인 느낌일지는 좀 더 생각해볼 일이다. 함께 훈련하고 함께 달리고 함께 해준 회원들께 감사한다.
[대회 구간 페이스]
- 5km : 21’19” 4’16”/km - 10km : 21’20” 4’16”/km
- 15km : 21’14” 4’15”/km - 20km : 21’26” 4’17”/km
- 25km : 20’56” 4’12”/km - 30km : 21’10” 4’14”/km
- 35km : 21’13” 4’15”/km - 40km : 21’10” 4’14”/km
- 42.2km : 09’11” 4’10”/km
[16주 훈련 내용]
작년 11월말 춘향마라톤대회가 끝나고 바로 겨울 동안 풀 코스 대회를 준비한다 생각으로 16주 훈련 계획을 세웠다. 흔히 서브3의 기본이라는 월 300km & 3개월 1,000km에는 미치지 못하나 당초 월 250km & 3개월간 900 km를 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몸 관리 실패와 부상으로 결국 아래와 같이 턱없는 1개월 180km & 3개월 670km만 겨우 소화해냈다.
[월별 훈련량]
2022.12월 194km / 17h
2023.01월 296km / 26h
2023.02월 177km / 16h
2023.03월 139km / 12h
누계 806km / 71h (1개월평균 220km)
16주 동안 원래 주간50/60/75/90Km 4주 사이클로 운동을 계획했으나 12월 시작과 함께 장염으로 인한 1주일 휴식, 종아리근육 파열로 인한 2주간 개점휴업 상태 등 3주 정도는 휴식을 취했다. 이에 장거리 및 포인트 훈련 건너뛰기 등으로 훈련의 양과 질이 모두 떨어졌다. 특히 마라톤의 근간이라 생각되는 25km이상의 장거리 훈련 4회(12월 3회중 1회 / 1월 3회중 2회 / 2월 2회중 1회)로 원래 계획했던 8회에 절반만 했다. 다만 원래 계획을 고집하기보다는 그 다움 주차의 운동을 변경하여 무리를 피했다.
[주별 운동 요약]
12월1주차 0회 0km(계획 60km) : 장염으로 휴식
2주차 4회 55km(계획 50km) : 조깅2회 / 언덕훈련1회 / LSD 1회
3주차 4회 45km(계획 60km) : 조깅3회 / LT 1회
4주차 5회 63km(계획 75km) : 조깅4회 / 빌드업 1회
5주차 5회 76km(계획 90km) : 조깅2회 / 10km 마라톤페이스 1회 / LT1회 / LSD 1회
1월1주차 4회 52km(계획 50km) : 조깅3회 / 여수마라톤대회 하프 참가
2주차 4회 60km(계획 60km) : 조깅3회 / LSD 1회
3주차 5회 73km(계획 75km) : 조깅3회 / LSD 2회
4주차 5회 96km(계획 90km) : 조깅3회 / 10km 마라톤페이스 1회 / 빌드업LSD 1회
(종아리 파열 / 4주 휴식 권유받음)
2월1주차 2회 12km(계획 50km) : 리커버리 시에도 통증으로 주로 휴식
2주차 3회 25km(계획 60km) : 리커버리 2회 / 조깅1회
3주차 6회 73km(계획 75km) : 조깅4회 / 빌드업 1회 / 무심천마라톤대회 하프 참가
4주차 5회 67km(계획 90km) : 조깅4회 / 32k 마라톤페이스주
(2k남기고 통증으로 중단)
3월1주차 5회 57km(계획 60km) : 조깅3회 / 6 x 800m@3’45”인터벌 / 7km(계획 10km였으나 중단) @3’59”
2주차 5회 58km(계획 50km) : 조깅3회 / 6 x 800m@3’45”인터벌 / 5km @4’05”
3주차 4회 24km(계획 25km) : 조깅2회 / 3,200m@4’05” 글리코겐 소진 /
대회전날 숨 틔우기 1,200m @ 4’05”
매주 2회(40분)의 근력운동 : 발목/종아리/허벅지 및 둔근 위주
포인트훈련 실시전에는 플라이오메트릭 운동 및 꼼꼼한 동적 스트레칭 실시
[잘한 점]
- 몸상태에 따라 계획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
- 훈련이 부족했음을 알고 경기 외 사항에 대한 철저한 준비
- 레이스 당일 기상부터 골인 시까지 모든 행동에 대해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대회당일 계획한 대로 레이스 운영
- 레이스 복장을 2개 준비하여 대회장에서 최종 결정 및 착장
- 장염에서 회복된 후 대회전까지 약 70일 금주
[개선해야 할 점]
- 1월 4주차 장거리훈련 중에 근육 경직을 느꼈을 때 욕심을 버리고 중단할 필요가 있었음.
- 계획대로 운동하기위해 평소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함.
- 절대적인 훈련량을 늘리기
[대회 운영] (급수대 지나치지 않기)
- 5k 페이스를 심박수에 맞춰 완만하게 올리도록 노력, 이온음료 보급
- 10k 리듬으로 달리기에 집중, 젤1 섭취 후 급수
- 20k 자제하며 안정적인 페이스로 달리기, 젤2 섭취 후 급수
- 30k 젤3, 액상 마그네슘1 섭취 후 급수
- 35k 젤4섭취, 이미지로 인터벌 훈련과 LT훈련 꺼내 먹기
- 40k 마지막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긴장감 유지
- Finish
재미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운명속에서 뜻을 이루고져 갈망하고 몸부림치는 이들을위한 신의선물 ~~
축하 ~~~~~~~~~
축하 ~~~~~~~~~
축하 ~~~~~~~~~
준비잘해서 좋은결과 축하합니다^👍👍
준비된 사람만 느낄 수 있는감동과 성취감 대단히 수고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마라톤은 과학이라 썼는데 역시 과학적으로 훈련했고 분석도 과학적으로~~
앞으로도 쭈욱 부상없이 전마클 대표주자로 거듭나길 바라네.
훈련도 건강관리도 정말 철저하게 준비하셨네요~ 본받을점도 많고 반성할것도 많네요^^;;
서브3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으면서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귀 기울이지 않고,
이정도는 괜찮겠지 안일한 생각과
쉼없이 하다보니 몸이 스톱을 했나봅니다.
뜬 구름잡듯 하고싶다ㆍ할수있다로
그냥 앞만보고 달려서 지금 이곳에 있는것이 아닌지...
이렇게 준비부터 끝날때까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계획과ㆍ실행ㆍ마무리
이 순간에도 배워봅니다.
다시 주로에 나가는 날 오늘 배운것을
실행하도록 다시한번 읽어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멋지십니다~
역쉬 모범생~~~ 계획하고 실천하는 의지가 절대 쉬운일이 아닌것을 몸소 실천하여 보여주심에 감사를 드리고 이뤄내심을 축하드려요~
짝짝짝 엄지척
볼때마다 대단하세요~👍
저는 준비를 잘 못해서 리커버리도 오래 걸릴거 같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거리가 중요한게 아닌거같네요
이점에 저도 찬성요~~ㅎ
생생한 준비과정 잘 보고 갑니다~~
이미 많은 것이 준비된 몸이셨던거 같아요.
훈련량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도전들도 응원합니다 형님.
그동안 많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서브3 축하드립니다.
디테일한 준비 과정 감사합니다. 훈련시 꼭 참고해서 가울에 동마보다 좀 더 기록 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