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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01 - 적
씬1. 프롤로그
1, 지오의 촬영현장(도심), 낮. 자막 < 12 : 20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는)>
2∼3층 정도의 건물 안에 소유가 테이블에 걸터앉아 분장의 도움을 받아가며 화장을 고치고 있고,
조명 스탶들 조명을 준비하고 있다,
카메라 창가로 빠져 건물 바깥을 보여주면, 촬영 스탶들 분주하게 레일을 깔고, 킹크레인과 살수차를 준비하거나 설치하고
몇몇 지시하는 게 보이고, 다른 한쪽에 서서 지오와 호식, 용성(조명감독)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오 : (긴장되고, 빠르게) 내가 필요하면 잘라서 쓸 거니까, 옥상 위부터 잡아서, 아래로 죽 틸다운해서 내려오자구요,
틸다운해서 내려올 땐 주춤거리지 말자고, 편집점은 내가 그림보고 결정할거니까,
호식 : 그래, (하고, 팀들에게) 사다리 좀 더 올리자!
지오 : (진행에게) 니들 뭐하냐? 안 서둘러?!
* 점프컷 >>
살수차 뿌려지고, 소유, 창가에서 생각 많은 얼굴로 있으면, 크레인에 올라간 호식이 촬영을 하는 게 보이고,
모니터 보는 지오와 용성, 그리고 스탶들 보이는데,
지오 : (살수차 쪽에 대고 소리치는, 빠르게) 비가 너무 많다, 소나기가 아니라, 폭우다, 폭우!
(급하게, 박수를 두어 번 치고, 힘차게) 물살 줄이고, 다시 한 번 갑니다, 한 번 더!
2, 준영 집의 거실, 낮. 자막 <12 : 10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는)>
준영, 민희와 영미과 남자친구들1, 2가 준기의 생일 준비로 한창이다.
남자친구들은 풍선을 불면서 서로 웃으며 장난을 치며 준영에게 ‘야, 넌 무슨 쪽 팔리게 재회파티냐?’, ‘쟤 취미잖어’
‘쟤 준기씨랑 전화하느라 안들려’ 하고, 민희와 영미 음식을 준비하는,
영미 ‘전생에 쌈하다 죽은 귀신이 붙었나, 뻑하면 싸워서, 헤어지고 이번엔 며칠이나 갈라고..’ 하면,
풍선 불다 힘이 든 옆의 친구 화를 내며 ‘조용히 해, 정신 없게’, ‘넌 원래 정신 없잖어’ 하며 장난치고,
그때 민희, 준영에게로 와서 ‘이거 간 좀 봐 주십쇼’ 하며 입에 잡챌 넣는,
준영(얼굴에 밀가루를 묻히고, 소매를 둥둥 걷었는데, 지저분한 느낌이다), 음식 받아먹고 맛좋다고 고갤 끄덕이고,
생크림을 휘저어 크림을 만들며 준기의 전화를 받고 있는,
준영 : (목에 핸드폰을 끼고, 일을 하며, 기분 좋은, 웃으며) 내가 왜 음식을 못해? 그건 삼개월 전 얘기죠, 아저씨.
나에 대해 늘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하는 그 못된 버릇, 아직도 못 고쳤네, 고치라고 신신당부했던 거 같은데.
3, 준기의 병원 복도, 낮.
준기, 편안한, 그러나 웃진 않는, 걸어가며 전화하는,
준기 : 니가 음식을 어디서 배워?
4, 준영의 집 거실, 낮
준영 : (당연하단 듯) 인터넷은 놔뒀다 국 끓여드시나, 이럴 때 쓰지? (일하며, 담백하게,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 보며)
둘만 있고 싶다. 친구들 가라 그럴까? (작게 웃으며, 친구들 보며)
친구들, 그런 준영 어이없이 보며 ‘쟨 왜 인생을 저렇게 사니’ ‘저러다 죽게 냅둬’ 하는,
준영 : (그때, 오븐을 보며, 버럭) 야, 저거 저거...(하고, 전화기 떨어뜨리고, 오븐에 가서, 문 열고, 옆의 행주로
케이크(조금 타서 냄새가 나는) 판을 꺼내다) ‘앗 뜨거!’ 하며, 호들갑스럽게 간신히 케이크 판을 잡고, 친구들에게 주려하면
‘저리 가, 미쳤어, 기집애’ 하며 친구들 피하고, 준영, 그 케이크 판을 크림그릇 옆 한쪽 테이블에 내려놓다가,
그 바람에 크림그릇 엎어지고, 집 전화 울리는, 준영, 손가락을 데었는지, ‘앗 뜨거뜨거’ 하며 손을 입안에 넣고, 빨며,
집전화 온 쪽 보는)
5, 준기의 병원 응급실, 낮. 자막 < 11 : 12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는)>
인턴들, 머리가 다쳐 피가 흐르는 환자(젊은 여자)를 지혈하고, 티셔츠를 가위로 가르는,
그때, 준기 달려와 ‘나와, 나와’ 하며 인턴들을 밀치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순간적으로 땀이 범벅이 되는,
그러다, 환자 의식을 확인하고, 준기, ‘수술 준비해’ 소리치는, (의사용어, 확인 요)
6, 편집실 계단+ 편집실 안, 낮. 자막 < 11 : 02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는)>
민철, 화가 나 빠른 걸음으로 계단 내려와, 편집실로 가는,
*점프컷>>
클로즈업된 편집기, 스크래치가 심하게 간 촬영 테입 보이는,
민철, 화가 나 눈은 화면을 보며 넥타이를 풀며, 앞으로 뒤로 테입을 돌려보면, 모두가 심하게 스크래치가 간 상태다.
민철, 화면을 보고 있는데, 혜옥(편집자) 뒤에서 땀을 흘리며 주절주절 얘기하고 있는,
혜옥 : (긴장해, 버버대는) 카, 카메라 이상은 아닌 거 같고, 경희씨가 촬영 직후에 확인할 때도 .. 별 문제 없었..,
오늘 철이씨가 CG 손볼려고 확인할라고...편집기에 넣는데,
그때, 민철, 갑자기 벌떡 일어나고, 그 바람에 혜옥, 놀라고,
민철 : (버럭) 오늘 방송 나갈 테입을 이따위로, 이 개새끼들이! 밥 쳐먹고 대체 일을 어떻게 이따위로..
(하며, 테입을 뽑아 신경질적으로 죽죽 잡아 다 빼버리고, 화를 내는)
혜옥, 잔뜩 겁먹고, 속상해 서있는,
7, 지오의 촬영 현장, 낮. 자막 < 10 : 21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는)>
팀들, 철수준비가 한창이고 지오 한쪽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지오 : (화난걸 참느라, 한손으론 전화, 한손으론 얼굴을 부비며, 숨을 고르면서도 빠르게 말을 하는, C팀의 중민이에게 말하는 것)
미안해, 형. 나도 몰라, 자세한 내용은, 일단 우리 쪽에서 경희씨 보낼테니까, (하며, 경희(스크립터)보면,
경희, 눈치 빠르게, ‘저 인천 갑니다, 인천! 정일씨, 차 좀 잡아주세요’ 하며 가방 메고 뛰어가는, 그런 경희 보다가,
한쪽을 보는데, 철이(조연출1) 차에서 내려 걸어오는, 지오 그런 철일 무섭게 노려보며 말하는)
예, 경희씨가 그 촬영현장에 있었어요, 형 간만에 쉬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요, 내가 나중에 술살게. 예, 수고하세요.
(하고, 전화를 끊고 동시에, 철이 죄인처럼 지오 앞에 서면, 지오, 그냥 가려다가, 더는 못 참겠어 돌아서서 소리 지르며,
철이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때리는, 연거푸 때리며) 내가 분명히 말했지?! 열두 번도 더 말했지, 새끼야! 열두 번도, 더!
철이 : (미안한)
용성, 호식, 병욱 뛰어와 와서 지오를 뒤에서 안듯이 말리며, ‘에헤헤.. 그만그만, 나중에 해, 시간 간다, 시간’, ‘형, 참아 참아’
하며 지오를 거의 안다시피 끌고 가는,
지오 : (끌려가며, 고개 숙인 철이에게 화나 소리치는) 일주일전에도 확인하라 그랬지, 내가?! 이주일전에도 내가 말했지?!
보름 전에 찍어논 걸, 어떻게 스크래치 확인을 방송 당일날... 너 죽을래, 새끼야, (몸부림 치며) 이거 놔봐?!
8, 준영의 집 + 계단, 낮. 자막 <10 : 00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 9시간대로 가는)
준영의 방안(문 열린), 준영,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있는,
민희, 옆에서 준영의 가방(대본이며, 펜이며, 핸드폰 두 개, 충전기 등을 넣는) 챙기고 있는,
준영 : (옷을 입으며) 민희야, 팀폰 챙겨, 팀폰. 대본하고, 펜하고, 지갑도,
민희 : (서둘러, 물건 챙기며) 다, 넣었습니다. 팀폰 가방 앞에 첫 번째 작은 주머닙니다.
(하고, 가방 챙겨주고, 제 가방 들쳐메고, 헬멧 들고) 먼저 갑니다. (하고, 가고)
그때, 영미 들어오며,
영미 : 준영아, 택시 왔어. 야, 근데 너 정말 10시안엔 들어올 수 있어?
준영 : 두 씬 밖에 안돼. 늦어도 7시면 끝나. 내가 머리가 좋잖아. (하고, 가방 메고 나가는)
준영, 현관으로 가면, 일하던 친구들 한마디씩 하며 ‘얘, 얘, 준기씨한테 또 욕먹을 짓하네,
준기씨가 우리 볼라고 오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약속을 낼로 미뤄, 기집애야’,
준영, 신발장에서 신발을 고르며 ‘참 말 많네, 니들은 10시에 모두 아웃하기다, 준기씨도 수술 들어가서 늦는다니까.
참, 야, 밥은 다 먹어도, 케이크는 손대면 안된다, 또 보자’ 하고, 허둥지둥 신발 신고, 나가는,
친구들, ‘에이, 정말, 뭐야’ 하고 자리로 가려는데, 준영, 문 열고 ‘야, 집 좀 치워주고 가’ 하며 다시 문 닫는,
친구들 어이없는 ‘미친년’하며 등 돌리는,
9, 도로, 달려가는 민희의 오토바이, 낮. 자막 <09 : 40 : (초단위 빠르게 지나가는)>
10, 달리는 택시 안, 낮.
화면 분할 된, 준영, 대본를 보며, 민철의 전화를 받고 있는,
준영 : (듣는 둥 마는 둥, 대본만 열심히 보고 있다)
민철 : (화난, 서성이며, 소리치고 있는) 넌 새끼야, 프로듀서면서 뭐했어?! 이 정신이 빠져도 오백년은 빠진 새끼야!
준영 : (전화기 보며, 짜증스런)
민철 : 철이 새끼가, 일 정신 빠져 하는 거 니가 미리미리 계산을 하고, 체크를 했어야지, 이 새끼야,
니가 프로듀서면서 왜 일을 그따위로, 너 내말 안 듣지, 왜 대답 안해!
준영 : (건성으로) 화내면 일이 해결 되요?
민철 : 뭐?
준영 : (그때, 다른 핸드폰 울리는, 핸드폰 보고) 지오선배 전화예요, 끊어요. (끊고, 전화 받으며) 내가 철이 자식 언젠가 한번은
이렇게 대형 사고칠 줄 알았어, 걔 미쳤대지, 물어봐봐, 그 자식 분명 미쳤을 거야, 그거?!
화면 아래위로 분할, 택시 타고 가는 지오가 보이는,
지오 : (답답한, 손으로 이마를 만지며, 버럭) 나도 말 좀 하자, 임마!
준영 : 내 말 먼저 들어, 걔 한대 줘 패지? 설마 그냥 넘어갔어?
지오 : (답답한) 벌써 줘 팼지, 그걸 놔두냐, 내 성질에. 어디야?
준영 : 가는 중, 선밴 편집실?
지오 : 가는 중. 너 전에 그림 봤지?
준영 : 봤지. 콘티도 기억나.
지오 : 마지막 컷 해질녘인데..(답답한, 제 머리 흩뜨리며 자포자기하듯) 그거 다 개무시하고, 달리는 차 풀샷,
그리고 경민이 바스트 그렇게 왔다갔다 두 번 만해.
준영 : (아랑곳없이 대본만 보며, 담담히) 어떻게 그래? 앞뒤 상황이 있지, 내가 알아서,
지오 : (버럭) 자식아, 니가 알아서 하긴 뭘 알아서해!
준영 : (어이없는) 나 선배 편이거든.
지오 : (한숨 쉬고) 욕심내지 말고. 집에서 뛰어나오는 거, 크레인 쓰지말고, 풀로 받아넘겨..(속상한, 크게 아우하고 한숨 쉬는)
준영 : C팀은 누가 나갔어?
지오 : (한숨쉬며) 중민이선배.
준영 : (대본 안보고, 어이없는) 돈다.
지오 : (울고 싶다) 도는 정도냐, 미쳐 길길이 뛸 판이다, 내가, 자식아?
준영 : (대본 보며) C팀 먼저 받아서 편집하고 있어. 시간 맞출게.
지오 : 6시까진 테입 보내라.
준영 : 내가 알아서,
지오 : (말꼬리 자르며, 어르며) 6시까지라고 말했다.
준영 : (책만 보며, 건성으로) 네. (하고, 전화 끊는)
준영, 사라지고, 지오, 택시 안에서 답답하고 막막하게 창가 보는,
준영 : (N)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순간에 적이 되는 순간이 있다.
* 점프컷 >> 자막 <09 : 26 : (초단위 빠르게 지나가는)>
달리는 택시 안, 준영, 전화하고 있는, 전화하는 소리 죽은 상태에서 나레이션만 크게 들리는,
준영 : (호식과 전화하고 있는) 시간 충분해요, 경민이 별장 앞에서 원씬 원캇트로 받고, 거기서 도로 이동거리 10분도 안되는데..
지오선배는 내 생각해서 그러지. 그냥 지오선배 원래 콘티대로 찍어요.
(애원조) 선배님... 지오선배가 화나서 대충하자는 말을 가지고.. 그대로 믿음 안되지. 시간이 되잖아. 아직..
준영 : (N) 적이 분명한 적일 때, 그것은 결코 위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동지인지 적인지 분간이 안될 때, 얘기는 심각해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그런 순간이 올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 그걸 알 수 있다면 우린 이미 프로다.
씬2. 지오 드라마 준영팀 현장(별장 앞), 늦은 오후
자막 < 06 : 30 : (초단위 빠르게 지나가는)>
윤영, 집에서 서둘러 나와, 차에 오르는 장면을 원씬 원캇트로 찍는,
호식, 모니터를 보고,
준영, ‘캇!’ 하고, 일어나, 스탶들에게 ‘이동합니다!’ 말하는,
스크립터 테입 빼서, 퀵서비스(1, 2가 있는)에게 주면,
퀵서비스, 그걸 받아서, 가방에 넣고, 오토바이로 출발하는,
준영과 호식, 용성 차로 먼저 출발하는,
윤영, 자기 차에 올라 출발하는, 팀들, 찍는 대로 필름을 보내는 상황.
씬3. 한적한 도로, 낮
자막 < 05 : 11 : (초단위 빠르게 지나가는)>
1, 진행들, 깃발을 들고 지나가는 차를 다른 데로 가라고, 통제하는 모습이 보이는,
2, 차에서 운전하는 윤영의 모습을 렉카차 위에서 찍고 있는, 호식 보이고,
준영, 그 모습을 모니터로 보며, 마이크에 대고, ‘선배님, 백밀러 보세요’ 하면 윤영, 슬프고 초조한 맘을 누르고 백밀러를 보는,
준영, ‘다시 정면 쪽 보고, 차가 옆으로 옵니다’ 하면, 윤영, 핸들을 움직여 차를 돌리는, 느낌으로 가고,
모니터를 보며 있는, 준영, 모니터를 보는데 눈빛이 예리하게 빛나는,
3, 윤영, 자기차로 와서 타는, 자막 <04 : 56 : (초단위 빠르게 지나가는)>
윤영 : (보온병의 커피를 따르며, 궁시렁) 스턴틀 여잘 구해야지, 남자를 어떻게..
창주 : 급했대요.
윤영 : (커피 마시며, 바깥에 윤영의 옷을 입은 남자스턴트와 말하는 주준영을 맘에 드는 듯 유심히 보며, 커피를 마시며)
저 여자감독 애가 지난번 몬테카를로 가서 상탄, (하다가, 옆의 쿠션을 창주에게 날리며)
너 내 차안에서 김밥 먹지, 말랬지?!
4, 준영, 그림을 그려가며, 스턴트1(윤영을 분장한 사람, 마이크를 준비하는)과
스턴트2, 3(윤영에게 추월당하는 차들을 운전할 사람)에게 말하는,
무술감독, 호식과 용성, 서브촬영감독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준영 : 저쪽 나무 앞에서 일단 빨간 차 추월하고, 3번차를 코너돌때 추월하고, 길가 쪽으로 달리면..
제가 캇 할때까지 그냥 전속력으로..길가 쪽으로..
호식 : (답답한, 맘에 시계를 보며) 염병, 애간장이 녹네, 녹아. 시간 넘어간다, 빨리빨리 하자, 빨리빨리.
준영 : 민희야, 가자! 가! (하며, 자기 자리로 가는)
5, 호식 달리는 차들을 촬영하고 있고, 서브촬영감독, 오토바이에 올라, 차들이 달리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준영, 스크립터와 모니터를 보고 있는, 자막 <04 : 13 : (초단위 빠르게 지나가는)>
2호차 출발해 오고 있는, 그때, 윤영의 차 그 차를 추월하고, 다시 앞서 가는 3번차를 추월해 혼자 큰길을 내달리는 게 보이는,
준영 : (모니터만 보며, 스크립터에게(귓속말)) 아까 거 말고 이번 그림 쓰자..(숨을 죽이고, 그림을 보는, 노을이 걸리는,
기분 좋은, ‘하나 둘 셋’ 속으로 세는) 캇! 수고하셨어요! 우우..(하고, 신나게 박수 두 번 치고, 일어나고)
민희 : 철수합니다! (하는데)
호식, 스탶들 ‘뭐야, 뭐’ 하는 소리 들리고,
준영, 민희, 이상해 도로 쪽을 보면,
윤영 차, 멈추지 않고, 가다가, 경운기 피해, 논두렁에 차가 쳐박히며 쾅하는,
준영외, 스탶들 모두 놀라고, 어이가 없고,
씬4. 준기의 수술실, 저녁
심전도기 멈추는, ‘삐’ 소리나는,
준기(땀범벅), 피 묻은 장갑 끼고, 멍하니 서서 심전도기를 보다, 시계 보며, ‘사망시간 8시 9분’ 하고,
맘 아프게 장갑 벗어 던지고 나가는,
씬5. 방송국복도, 저녁
철이, 죽기살기로 뛰는,
씬6. 편집실, 저녁
혜옥, 편집을 하고 있는,
지오, 얼굴을 부비며, 편집을 보고 있는,
지오 : 지금 그 컷 말고, 오케이컷 다른 거 있는데, (대본 보며) 세 번째 찍은 거.
그때, 경희, 뛰어오며, ‘C팀 테입 왔어요. 옆방에서 확인하고 있을게요.’ (하고, 바로, 옆방으로 가는)
지오 : (경희 간 쪽 보고, 그림만 보는) 그래, 그거요. 두번째에서 바스트까지만 쓰고, 나머진 이거로 가요.
그때, 철이 문에 서서 헉헉대며, ‘형’ 하는,
지오 : (돌아보는) ?
씬7. 달리는 앰블런스 전경 + 앰블런스 안 + 뒤에 스탶 자동차, 저녁
자막< 01 : 24 : (초단위 빠르게 넘어가는)>
앰블런스와 그 뒤에 스탶차가 한대 따라가는,
*점프컷 1, 앰블런스 안 >>
스턴트(얼굴이 조금 긁히고, 옆구리에 손 얹고, 조금 불편한, 미안한), 누워있고,
무술감독 답답하게 타고 가는,
용성 : (호식에게, E) 지가 걸어서 차에서 나올 정도면 멀쩡한 거지?
*점프컷 2, 스탶차안 >>
호식, 용성, 밉게 준영을 보는,
준영 : (생각 많은)
호식 : (준영 밉게 보고, 혼잣말처럼) 테입이나 잘 넘어갔음 좋겠는데..
용성 : (준영 보며) 직접 전화라도 해야되는 거 아닌가?
준영 : (생각 많은)
씬8. 종합편집실, 밤
지오, 종편실부장과 종합편집(믹싱)을 하고 있는,
악감독, 눈치 보며, 지오와 일하는,
부장 : (음악을 붙이며, 짜증스레 일하는) 바쁘니까, 손도 말을 안듣네,
(손바닥을 바지에 문지르며) 드라말 당일 찍는 게 말이 돼, 이게,
철이 : (고개 푹 숙이고, 참담하게, 옆에 앉아있는)
지오 : (일에만 몰두하는) 프레임 아웃, 여기 노크소리 넣어야 되요.
종편부장, 지시하고, 음향효과, 노크소리 넣는,
부장 : (일하며, 분통터지며, 대본 넘기며) 아우, 아우, 아우!
씬9. 골목, 밤
민희와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달리는,
퀵서비스, 좌회전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민희, 놀라, 오토바이 그 앞을 지나쳐 세우고, 뛰어가는, 두 사람 뭔가 얘기하고,
이내 민희, 퀵서비스에게서 테입을 받아, 제 오토바이로 달리는, 그러다, 계기판 보면, 기름이 거의 없는,
민희, 답답하게 달리는,
씬10. 드라마국 건물 복도 + 로비, 밤
자막 < 01 : 05 : (초단위 넘어가는)>
철이, 죽어라 테입을 들고 뛰어가, 급하게 차를 돌려, 송출실로 가는,
씬11. 방송 송출실 복도, 밤
방송 송출부 부장, 화가나 서성이는, 그때 달려오는 철이를 보며,
부장 : 니들 죽을래?! 방송을 어떻게...세토막으로..
철이 : (죽어라, 부장쪽으로 뛰는)
부장 : (걸어가, 낚아채서 가다, 돌아서서) 너 방송 끝나봐! (하고, 뛰어가는)
철이 : (숨을 헉헉 몰아쉬고, 다시 죽어라 뛰어가는)
씬12. 도심의 주유소, 밤
민희, 기름을 다 넣고, 오토바이를 타고, 빠져 나와, 달리는,
자막 < 00 : 50 : (초단위)>
씬13. 드라마국 안, 밤
자막 < 00 : 06 : (초단위)>
민철, TV를 보는, 곧 방송이 시작한다는 타이틀이 나가는,
현섭, 옆에 와 앉으며,
현섭 : 몇 토막 방송이야?
민철 : (뚫어져라, 방송만 보는) ...
현섭 : (민철 눈치 보며, 커피잔 주며) 마실래?
민철 : (TV만 보는)
현섭 : (민망해 입맛 다시고, 방송을 보며, 무심히 커피마시다, 입술을 데어, 펄쩍 뛰며) 아이고, 어머니, 내 주둥이..으, 뜨거, 뜨거..
민철 : (TV만 노려보며, 넥타이를 풀고, 돌돌돌 마는)
씬14. 종합편집실, 밤
지오, 전화벨 소리 효과음을 넣는(C팀 테입),
지오 : 프레임 아웃.
부장 : (일하며, 초조하고, 화난, 한쪽에 서있는 철이 안보며) 왜 테입이 C팀 꺼만 와, B팀은.. 안와?
철이 : (난감하게, 지오 보는)
지오 : (긴장되게 일만 하는) 프레임 인.
씬15. 드라마국 건물, 밤
자막 < 00 : 01 : (초단위 넘어가다가, 삐! 소리 나는)>
글자판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깜박대는,
자막 <on air 00 : 00 : 03>
철이, 땀을 흘리며 테입 들고 계단 내려오는,
그때, 민희 뛰어서 올라가다 만나는,
철이 : (멈추지 않고, 뛰어가며, 울고 싶은) 넌 왜 이렇게 늦어?
민희 : 주둥이 좀 닥치십시오. (땀 흘리며, 멈추지 않고, 뛰어가는)
씬16. 욱일 병원 깁스실, 밤
욱일, 간호사가 해주는 깁스하고 있고,
준영, 근용, 그 옆에서 생각 많은,
호식(답답한), 좀 떨어져, 지오와 통화중인,
호식 : 정감독, 뭐라 할말이 없다, 내가 대충 가자 시간 없다 말을 해도..굳이굳이..
(준영 밉게 보며) 주준영 저게..아, 무슨 기집애가 그렇게 고집이..
씬17. 종합편집실 복도, 밤
자막 < on air 00 : 08 : (초단위)>
지오, 전화를 받고 있는, 화가 나고, 속이 난다, 한쪽에 복도에 놓인 TV 보면, 방송이 나가고 있는,
지오 : (얼굴을 부비며) 스턴트맨은요?
호식 : (F) 갈비 좀 나가고, 팔뚝 으스러지고..그만그만해.. 정감독 너무 화내지 말고, 방송이야 별일 없겠,
지오 : (갑자기 듣다말고, 화가 나 핸드폰 집어 던지며) 아우! (하고,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깊게 한숨을 쉬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씬18. 편집실복도, 밤
자막 <on air 00 : 19 : (초단위 넘어가는)>
민희, 철이, 죄인처럼 복도에 앉아있는,
편집실 안에서는 경희와 혜옥, 편집을 하고 있는 상황.
경희, ‘됐다’ 하고, 혜옥 편집을 끝내면, 테입을 빼서 나가면,
철이 벌떡 일어나, 테입 받아서 급하게 나가는,
경희, 힘들어 쪼그려 주저 앉는,
민희, 그런 경희 보다가, 안을 보면,
혜옥, 속상해서 눈물을 나는, 경희에게 ‘마이크 살짝 걸린 거 못 지웠어’ 하며 눈물 닦으며, 주변 정리하는,
민희, 밖으로 나가는,
씬19. 종합편집실, 밤
자막 < on air 00 : 27 : (초단위 넘어가는)>
지오, 무표정하게 앉아만 있는,
부장, 마지막 색보정을 하고, 테입을 빼서, 서있는, 철이에게 신경질적으로 주고,
‘내가 이 일 정말 드러워 못해먹겠다’ 하고, 그냥 일어나, 나가버리는,
지오, 가려는 철이의 테입 뺏어 나가며,
철이 : ?
지오 : (급하게, 가며) 따라오지 마, 새끼야.
철이 : (서서 미안하게 지오 보는)
씬20. 불 꺼진 준영의 집, 거실, 밤
키버튼 소리 나고,
잠시 후, 준기 들어와 불 켜면, 파티 분위기가 나는 실내, 케이크도 보이는,
준기, 소파에 가서 앉는, 메모지 보이는, 보면, 빨간 하트에 <당신하고 떨어져 있는, 석달은 너무 길었어 - 준영이가>라고 써 있는,
준기, 메모지 내려놓고, 옆에 있는 준영과 찍은 사진을 들어서보는,
씬21. 드라마국, 밤
민철, 서류철로 철이를 두들겨 패고, 현섭과 동료 한 명 더 민철을 말리는,
민철, 사람들을 밀치며, ‘이 새끼, 이 새끼!’만 하며 철이를 개패 듯 패는,
규호와 진범(조연출), 한쪽에서 아랑곳없이 스케줄을 짜는,
씬22. 송출실, 밤
부장, 테입을 걸고 있는, 지오, 그 옆에서 긴장되게 서있는,
부장 옆의 직원, 답답해, 말하는,
직원 : 9초 남았어요, 부장님.
부장 : 걸잖아, 지금. (하고, 긴장돼 손을 떨며, 테입을 걸고, 버튼 누르고, 그림 연결시키고, 바로 일어나) 너 따위가 감독이야?!
지금 사람모가지 갖고, 장난쳐! (하며, 그대로 지오의 뺨을 치는)
지오 : (고개 돌아간 채, 비틀하고, 더 맞아도 좋단 심정으로, 다시 고개 숙이고, 서 있는)
씬23. PC방, 밤
준영(재미없는 얼굴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민희, (애완용 동물사이트를 보는) 인터넷을 하고 있는,
책상위에 놓인 두 사람의 팀폰 포함해 4개 중, 3개의 전화기에서 전화벨 울리는.
민희는 김민철 국장, 철이에게서, 준영은 지오에게서 각자 전화가 오지만, 받지 않는,
사람들 눈살 찌푸리며, ‘아, 왜 전활 안받어’, ‘뭐야, 시끄럽게, 전화 좀 끕시다’ 등등 소리가 나는,
민희 : 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제 전화기 밧데리 뽑고, 준영의 핸드폰 보고, 눈치 보며) 지오선배님 같은데
전화.. 안받으십니까?
준영 : (인터넷만 하며) 어차피 낼 얼굴 보면 죽을 건데, 그때 죽지, 뭐.
민희 : 그러십시오. (하며, 준영의 핸드폰 밧데릴 뽑는)
준영 : (인터넷만 하며) 방송국 언제 갈 거야?
민희 : (안보고, 다른데 보며) 국장님 퇴근하심 갈라고 합니다. 지금 감, 한 대라도 더 맞을 거 같아서..
(보며) 근데 준기선배님은.. 집에 안가셔도 되겠습니까?
준영 : (인터넷만 보며, 담담한) 얘들은 왜 이렇게 잘하니, 밥만 먹고 게임만 하나.
민희 : (인터넷 보는)
씬24. 병원휴게실, 밤
근용(무술감독), 지오 준영이 낮에 찍은 드라마 엔딩을 보는,
근용, 웃으며 ‘그림은 좋네, 현장은 난리북새통인데도.. 해 떨어지는 거 봐라, 아무 일도 없었네’ 하는,
지오, 화나 굳어서 화면만 보며, 준영에게 전화하는, 벨소리만 들리는,
씬25. PC방, 새벽
준영, 의자에 기대 게임하다가, 아웃되는, 한숨 푹 쉬고, 옆을 보면, 민희, 코를 작게 골며, 침 흘리고 자고 있는,
준영, 핸드폰 켜 보면, 지오의 이름이 수십 개 뜨는, 그리고, 준기의 번호도 뜨는,
준영, 자는 민희 보다, 컴퓨터 끄고, 가는,
씬26. 준영의 거실, 희뿌연 새벽
준기,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고 있는,
준영, 미안한 듯 문지방에 서서 거울로 준기를 보며 말하는,
준영 : (짐짓 밝게, 눈치 보며, 조금 아양떨듯) 집에 안 갔음 잘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일찍.. 깼어?
준기 : ...
준영 : 면도기랑 칫솔은 또 어떻게 찾고.. 자기랑 헤어지고 아무데나 쳐박아 뒀는데..암튼, 뭐든 찾는덴 귀신이야,
대체 어디서 찾았어?
준기 : (면도만 하는)
준영 : (눈치 보며, 우물쭈물 말하는) 미안해, 이렇게 늦을 생각은 아니었는데..(불쑥 말 꺼내는, 조금 힘든)
참 일하다 스턴트맨이 다쳤다..많이 다치진 않았는데.. 나 방송국에서 짤릴 지도 몰라. 하지 말라는 짓 했거든...
하긴, 짤림 짤리는 거지, 뭐, (눈치 보며, 웃음 띠고) 능력 있는 애인 있는데, 먹여살려주겠지, 안 그래?
준기 : (면도하고, 세수하고, 그냥 나가는)
준영 : (서운해, 입맛 다시고, 나가며) 준기씨, 말 좀 해라, 차라리 화를 내시든가요, 예?
씬27. 준영의 주방, 아침
준기, 빵을 굽고 있고,
준영,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준기 눈치를 보듯 앉아있는, 답답하고, 미안하지만, 어둡진 않다.
준기, 빵을 구워 식탁에 놓고, 냉장고에서 우유 꺼내는 동안,
준영, 빵에 버터를 바르며,
준영 : (짐짓 가볍게, 눈치 보며) 이번엔 우리 좀 오래 헤어져 있었다, 그지? 내가 어제 낮에 할일이 없어가지고,
우리가 그동안 만난 날하고, 안 만난 날하고 한 번 세 봤다.
준기 : (어느새 자리에 와서, 우유를 먹는)
준영 : 386일 동안 자그마치...312일을 안봤드라. (작게 웃으며) 넘 심하지 않니? (하며, 빵을 주는)
준기 : (받아서, 먹으며, 옆의 신문을 보는)
준영 : (조금 서운한) 너는 짖어라, 나는 모른다, 대체 이런 남잘 내가 뭐가 좋다고
..혹시 내가 싫은데, 내가 다시 보자고 하니까 억지로 만나? 별로 남 배려하는 성격 아니잖아?
설마 내가 목메니까.. 안돼보였어, 그래? ..말씹는 거 그렇게 싫다고 말해도..또..
준기 : (신문만 보는)
준영 : (서운한) 그게 그렇게 재밌어? (신문 뺏으며) 어디, 나두 좀 보자.
준기 : (담담히, 준영을 보는)
준영 : (심통 난 애처럼, 신문을 뒤적이며, 내용을 읽다가) 볼 것도 하나도 없네..
(준기 보며) 남자들은 신문 괜히 보지, 여자들한테 잘난 척 할라,
준기 : (담담하게, 말꼬리 자르며) 어제 내가 수술 집도한 환자가 죽었어.
준영 : ?
준기 : (냅킨으로 입 닦으며, 안보고) 가봐야겠다. 그 환자 가족들이 찾는대. (하고, 냅킨 놓고, 나가는)
준영 : (앗차 싶은, 참 일도 안된다 싶은, 머리 쓸어올리며) 차 안가져왔지? 내려가 택시 잡고 있을게. (하고, 일어나는)
씬28. 드라마국 안, 낮
지오, 컴퓨터로 시말서를 쓰고 있는,
민희, 철이 고갤 푹 숙이고 그 옆에서 앉아있는,
지오의 바로 앞자리, 규호, 진범 신인배우들 프로필을 보며, 말하고 있는,
진범 : 얘는 머리가 넘 비어 보인다?
규호 : (사진을 넘기며) 섹시하고? 머리 들어 보이고? 연기 잘하고? 너 입맛 너무 까다롭다.
(하다가, 앞에 있는 철이, 민희 보며) 니들은 자리에 가지, 왜 그러고 있어. 가.
철이, 민희 : (동시에) 괜찮습니다.
규호 : 에으..(하고, 지오를 보며) 시말서 쓰냐?
지오 : ...
규호 : (혼잣말처럼) 간신히기는 하지만 시청률 이십프로 넘음 됐지, 방송 삼등분해서 나눠 나갔다고, 시말서는 젠장.
야, 정지오, 못쓴다고 개겨, 임마?! 광고 완판 붙어나감 된 거지. (국장실 쪽 보며) 왜들 그리 이해심들이 궁핍해!
지오 : (일만 하는) ...
규호 : (웃으며, 불쑥) 야, 근데 어제 엔딩컷 진짜 쎅끈하드라, 내가 딱 보면 알지, 그거 준영이가 찍었지?
지오 : (일만 하는, 인쇄 뽑는)
규호 : (사진만 보며, 웃음 띤) 암튼 주준영 그거 진짜 물건이야. 어찌나 기집얘가 힘이 좋으신지...
멜로를 스펙타클로..너보다 낫드라.
지오 : (사납게 보며) 입 안닥치(냐)
규호 : (말꼬리 돌리며, 사진 보며) 얜 가슴이 너무 크다, 이런 앤 쉽게 질려, 빼고, 가슴 작은애로 한번 찾아봐.
지오 : (밉게 보고, 옆에 인쇄지 뽑아, 국장실로 가는)
규호 : (사진 보며) 김군, 커피 마시자.
민희 : (밉게 보고, 커피 뽑으러 가는)
규호 : (진범 보며, 어이없단 듯 웃으며) 김군이 나 좋아한다, 몰랐지?
씬29. 국장실, 낮
지오, 한쪽 자리에 앉아있고,
민철, 서류에 싸인을 하며,
민철 : (서류만 보면) 니 작품에서 주준영을 빼면, 프로듀선?
지오 : (안보고, 화난, 참으며) 다 끝나가는 방송에 프로듀서 필요 없어요.
민철 : (보며) 뭐가 다 끝나가, 3주나 남았는데, 테입 두개나 손상갔다며? B팀 촬영 안나가도 돼?
지오 : 찍어논 거 꽤 되고, 혼자 할 수 있습니다.
민철 : (서류다 보고, 일어나, 웃옷입고, 주섬주섬 주변의 물건 챙기며) 김소정은 재석이가 어제 사극편성 받아 데려갔고,
송민은 재화가 달라 그러고, 선우덕은 드라마도시 들어갔다. 니가 데려갈 애들 없단 얘기야.
그렇다고, 규호랑 일하는 진범일 뺄 수도 없고. (보며) 너 혼자 A, B 다 못돌리잖아?
지오 : (말꼬리 자르며) 돌립니다, 죽어라 돌리면.
민철 : 성질 드런 두 놈이 만나, 아주 개판을 쳐라. (하고, 나가는)
지오 : (앞에 놓인 차를 마시는)
씬30. 드라마국 안, 낮
민철, 나오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면, 준영, 뒤쪽에서 들어와 제 자리(지오와 대각선)에 앉는 게 보이는,
민철 : 주준영.
준영 : (민철 보고, 일어나, 뒷짐 지고, 고개 숙인)
민철 : (화난, 버럭) 너 오늘부로, 정지오 작품에서 손 떼. 이 썅.. 말도 디지게 안듣는 누무 새끼야. (하고, 나가는)
규호, 재밌다는 듯 준영보고, 민희, 철이, 여전히 지오자리에서 앉아 있고, 다른 사람들, 힐끔힐끔 보며, 제 할일들 하는,
현섭, 이를 쑤시며, 준영을 물끄러미 보다가 작가가 오는 걸 보고, 밝게 ‘헤이, 오작(가) 여기’ 하는,
준영, 착잡하게 자리에 앉으려다가, 지오가 자리에 앉는 게 보이는,
준영, 일어나, 지오의 자리로 가서, 철이와 민희의 맞은편에 앉는,
규호, 건너편에서 진범과 계속 사진을 보는.
준영 : (지오 보다가, 한숨 쉬고, 지오 보며) 미안해, 선배.
지오 : (무시하고, 스케줄 표를 주며, 철이에게) 병욱이한테 스케줄 전부 다시 짜라, 그래. 낼 헌팅갈 거야.
스케줄 모레로 싹 다 몰아. 무조건 동선 위주로 잡아. B팀도 내가 덱고 나갈 거니까, 그렇게 알고.
준영 :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지오 : 윤영선배랑 소유, 스케줄 가지고 난리치면 대거리하지 말고 나한테 연결시켜, 가.
철이 : 네. (하고, 가면)
준영 : (답답한, 두 손으로 얼굴 가리며) 정말 너무 미안해.
지오 : (보며) 너 어디서 여우짓이야?! (화난, 버럭) 여우 짓 그만하고, 손 안내려!
준영 : (손 내리고, 고개 숙인)
지오 : 이게 기집애라고 뻑함 여우 짓으로 대충 바를라고, 콱, 그냥!
규호와 현섭, 그 밖의 사람들 모두 놀라 지오를 보는,
민희, 옆에서 깜짝 놀라는,
준영 : (눈뜨고, 못보고, 작게 한숨 쉬고, 차분하게, 짐짓 편하게) 내가 잘못했어요. 작품 잘나가는데 나 땜에 초치게 하기 싫었어...
나름대론 최선을 다한다는 게, 오바 했어. 그래도 경험 있는 선배 말 듣고, 하라는 대로 했어야 하는데, 시간 계산해보니까,
지오 : (버럭 소리치는) 시간계산은 너만 해!
현섭 : (작가랑 차 마시다) 야, 여기가 니 집 안방이야 나가서 싸워!
지오 : (아랑곳 않고, 준영에게 화난 소리치는) 나는 너만큼 머리가 없어서 내 작품을 대충 풀샷만 찍으라고 했겠냐, 새끼야?!
현섭 : (앞의 작가에게 웃으며) 쟤들이 원래 내 말을 잘 안듣는데, 오늘 특히 안듣네. 커피?
지오 : (준영 보며) 너 그렇게 잘났어? 호식선배도 말리고, 나도 말리고, 용성이 선배도 말리면, 대체 선배들이 왜 이렇게 말리나,
한번쯤 생각을 해 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니가 자식아, 뭐가 그렇게 잘나서, 기어이 니 고집대로 해서 사고를 내!
규호 : (준영보고, 작게 웃으며) 야, 주준영, 너 내 작품 프로듀서해라. 뭐한다고, 일 도와주고 그렇게 욕을 쳐 먹냐, 억울,
준영 : (말꼬리 자르며, 버럭, 규호에게) 시끄러워, 좀!
규호 : (어이없는) 지금 니가 더 시끄럽거든. (진범에게) 오디션가자. (하고, 휘파람 불며, 가는)
준영 : (두손으로 얼굴부비고, 지오못보고, 맘아픈, 차분하게) 프로듀서 하게 해줘요. 내가 다 잘못했고. 나도 어제 생각 많이 했어.
한마디로 내가 하늘 무선 줄 모르고, 날뛰었다 싶드라구. 선배혼자 A, B팀 다 촬영 못해.
일단 화 풀고, 이제 막방까지 20일 남았는데..좋게 끝내자. 진정하고, 어, 선배?
지오 : (화나는 것 참고, 힘주어 말하는) 너 어제 사고치고 뭐했어?
준영 : 기분이 안 좋아서,
지오 : (말꼬리 자르며, 속상한 비아냥) 기분이 안좋아서, 집으로 애인 불러 노닥거렸냐?
준영 : (무슨 소린가 싶은, 보는, 서운한) ?!
지오 : 니 핸드폰 안받아서, 집으로 하니까, 니 애인이 받드라.
니가 사고 낸 욱일씬 밤새 쇼크가 와서 나도 무술 감독도 잠 한숨 못자고 난리가 났는데,
준영 : (조금 놀라보는)
지오 : 너는 고작 병원에 얼굴 삐죽 내밀고, 핸드폰 꺼놓고, 집구석에 들어가 밤새 애인이랑 노닥거려? (점점 큰소리로)
그러고도 뭐, 선배 진정해?! 좋게 끝냅시다? 어제 너 땜에 엿먹은 사람이 대체 몇 인 줄 알어?! 이 얼빠진 새끼야!
* 플래시 컷 >>
버스정류장, 과거, 밤.
준영, 지오 자리에 앉아있는,
지오, 버스가 오나, 거릴 보는데, 준영, 지오의 어깨를 툭툭 치고, 지오 보면,
준영, 지오의 얼굴을 잡아, 키쓰를 하고, 달려가 오는 버스에 오르는,
그때, 지오, 달려가 준영과 같이 버스에 같이 오르는, 서서, 멋쩍게 웃는 두 사람.
지오 : (E, 기억 때문에 맘이 복잡한) 뭐든.. 지 멋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지, 뭐든!!
* 현실 >>
지오 : (준영의 의자 밀며) 꼴 보기 싫어, 나와, 임마! (하고, 거칠게 나가는)
준영 : (화나고, 서운하게, 지오를 보는)
민희 : (초콜렛 내밀며) 다크 초콜렛인데?
준영 : (지오 간 쪽만 보며, 착잡한) 욱일씬?
민희 : (초콜렛 먹으며) 쇼크는 잡았답니다. 밥 먹고 걸어 다니고 다 한대요.
준영 : (숨을 크게 몇 번 몰아쉬는, 생각하는)
씬31. 편집실이 있는 복도, 낮
여러 명의 배우지망생들, 곳곳에 줄을 서있거나 흩어져, 오디션을 볼 대본 연습을 하고 있는,
해진, 창가에 붙어서, 호기심 많게, 오디션장면을 구경하고 있는,
창가로 보면, 카메라를 놓고, 진범과 규호 오디션을 보고 있는, 일하는 규호의 눈빛이 날카롭다,
이후, 준영, 착잡한 얼굴로 그 앞을 지나쳐가는,
씬32. 편집실, 낮
지오, 혜옥과 편집을 하고 있다.
준영, 들어와 한쪽 자리에 앉아있는,
준영 : (담담하게) 선배 나랑 나가서 얘기 좀 해. 그거 담주 분량이잖아... (일하는 지오만 보다가) 밥 먹었어요?
안먹었음 같이 먹자. 나도 식사 전이거든.
혜옥 : (준영보고, 지오 보며) 식사하시고,
지오 : (화면만 보며, 말꼬리 자르며) 혜옥씨, 여기 대사 오버랩으로 보내자.
준영 : (서운하지만, 짐짓 편하게) 쪽 줄만큼 줬잖아. 그만하자.
지오 : (화면만 보며)
준영 : (심하다 싶은) 사고 난 건 정말 미안하게 됐는데, 내가 사고날 줄 알고 그랬어? 아니잖아. 시간은 되고, 욕심은 나고....
(불쑥) 프로듀서, 할래요. 국장님이 안된대도, 선배만 허락해주면, 타이틀에 이름떼고라도 내가 맡은 일이니까 끝까지 최선,
지오 : (돌아보며, 담담하게) 너 진짜 미안해?
준영 : ?
혜옥 : (일만 하는, 난감한)
준영 : (가만보다, 화가 나는) ...아니.
지오 : (화나 보는)
준영 : 솔직히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나 잘 모르겠어. 최선을 다한 게 대체 뭐가 문젠 건지, 정말..모르겠어.
지오 : (말꼬리 자르며) 그래서 너랑 나랑 헤어진 거야. (하고, 화면 보며, 혜옥에게) 앞으로 좀 돌려봐요.
준영 : (어이없이 보다, 피식 웃으며, 외면하다, 웃음가신 얼굴로 다시 지오 보며, 혜옥 보며) 선배 좀 나가죠.
혜옥 : (답답한, 일어나면)
지오 : (아무렇지 않은 듯) 일해, 혜옥씨.
준영 : 나가죠, 선배, 부탁해.
지오 : (화면 보며) 이 씬 소유감정이 별로예요, 잘라버리고, 담 씬부터 갑시다.
혜옥 : 둘이 어떻게든 해결 좀 해. 똥개 훈련시키나...짜증나, 진짜. (하며, 일하는)
준영 : (지오를 빤히 보다, 나가는)
지오 : (일하는, 화면만 보는) 지루하다, 두 프레임만 잘라요.
씬33. 룸싸롱 앞, 밤
현섭의 자가용 와서 서는, 웨이터 달려와 문을 열면,
민철, 현섭 내리는,
민철 : 여기가 어디야?
현섭 : (웃으며) 술집이지 어디니?
웨이터 : 박현섭 부장님 맞으시죠?
현섭 : 너 그래서 장사하겠냐, 나 전번에 온 거 몰라? 어서오세요가 나와야지, 맞으시냐니가 왜 나와? 자식이..
웨이터 : (웃으며) 죄송합니다. 이리 오십시오. (하고, 가는)
현섭 : (기분 좋게, 따라가며, 허리띠를 만지며) 야, 너두 허리띠 풀러, 오늘 우리 진따이만따이 한번 취해보자...
민철 : (썩 내키지 않게 따라가는)
씬34. 룸싸롱 안, 밤
방송사 간부들과 윤영회사 이대표, 서로 술을 권하며 마시고 있고, 현섭과 윤영, 백댄서들과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민철, 기분 안좋게 술을 마시는, 윤영이 신경 쓰이는, 윤영은 노래에 취해 신이 났다.
민철,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윤영을 꼬나보다,
민철 : (혼잣말하는) 천박한 건 여전하네. (하고, 술 한잔 마시고, 가는)
윤영, 현섭 : (아랑곳없이, 신나게 노는)
씬35. 룸싸롱 복도, 밤
민철, 문을 열고 화난 듯 걸어가다가, 잠시 멈추고, 다시 룸 앞으로 가서 유리문으로 윤영이 노는 것을 보는, 그리운 맘이 든다.
크게 심호흡하며 가면서, 제 자신이 싫은, 답답한 얼굴로 머리를 툭툭 치며 가는,
씬36. 몽타주, 낮
1, 의상팀, 의상실에서 옷을 챙기는 모습, 누군가는 재봉틀을 하는, DIS.
2, 규호, 샌드위칠 먹으며 모니터 룸에서 어제의 화면을 보며, 연기자들의 연기를 다시 확인하고 있는,
채점표에 점수를 고치거나, 하는, 먹는 건 게걸스러워도 눈빛은 진지하다. DIS.
3, 거리, 밤, 소유, 생각 많게 걸어가면, 스테디 캠을 메고, 호식 촬영하고, 지오, 모니터를 진지하게 보며, ‘캇, 다시 한 번 갑니다!’
씬37. 드라마국 안, 다른 날 낮
지오, 가방을 챙기고 있는, 양말이며, 치약칫솔도 확인해 넣는, 여러 장의 새로 산 팬티의 라벨을 따고, 정리하는,
준영, 제자리에 앉아서 그런 지오를 물끄러미 보고만 있는,
그때, 규호, 프로필 서류를 보다가, 준영을 보고, 다시 지오 보며,
규호 : 정지오, 준영이가 너 보고 있다.
지오 : (맘에 안들게 보면)
규호 : 말해준 것도 잘못이냐? (하고, 프로필 보는)
그때, 지오, 짐을 챙기고, 나가는,
준영, 더는 못 참겠는지, 지오를 따라가는,
규호 : (가는 준영에게, 웃으며) 파이팅!
씬38. 드라마국 복도, 낮
지오, 가는데 정훈(까만 싱글을 입은, 대본을 보고 있는, 이후 가끔 드라마국 안에서 보이는, 지문에 없어도)
감독1 ‘촬영가냐?’ 하고, 지오 ‘네’ 하고 가며, 엘리베이터 오면, 타는,
준영, 같이 타는데, 전화 오는,
지오 : (빠르게, 발신자 확인 연희임을 확인하고, 전화 받는) 팀폰으로 전화하지 말랬잖아. (사이) 내가 한 얘기 결론 내렸어?
준영 : (앞만 보고 있는)
지오 : 아직도 생각해? 그럼 계속 해. (하고, 전화를 끊는)
씬39. 연희의 인테리어현장, 낮
인부들 일하고, 연희, 아무런 일 없던 거처럼 웃으며 전화 내려놓고, 책상 같은데 올라앉아, 자장면을 먹는,
씬40. 드라마국 엘리베이터 안, 낮
준영 : (OL.)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좀 알켜주라.
지오 : (앞만 보며) 사람이 다쳤고, 너 땜에 방송이 세토막 났어. (보며, 어이 없고 화나는) 다른 이유가 더 필요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그래야 너는 큰일이냐?
준영 : (지오만 보며, 화나는, 참으며) 많이 다치지 않았고, 방송도 나갔어.
그리고, 왜 일이면 일가지고 말하지, 사적인 거까지 들춰내서 사람 속을 뒤집어?
지오 : (가만 보는) ?
준영 : 나랑 왜 헤어졌는데? 내가 뭐가 문젠데? 나도 별로 들춰내고 싶지 않은 지난 얘기, 선배 니가 니입으로 먼저 꺼낸 거야.
그러니까, 얘기해. 나두 좀 들어보자. 내가 뭐가 문제야?
지오 : (준영 보는) 나 지금 촬영 나가는 거 안보이냐?
준영 : (편안하게) 말하고 가. 6개월도 안 만난 우리사이에 무슨 긴 얘기가 있어서, 주구장장 시간이 필요해?
서너마디면 끝나지 않어?
지오 : (가만 보며, 놀리듯) 속이...타나보다? 무지 무지 답답한가보네?
준영 : (꼬나보는, 화가 나는) ...
지오 : 화도.. 나나보다?
준영 : 나 갖고 놀면 재밌어?
지오 : 한땐 그랬지.
그때, 엘리베이터 띵하는 소리 나고, 지오 나가는,
준영, 어이없이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는, 시선은 지오 쪽을 보는 듯한, 문 닫히는,
씬41. 방송국 밖, 낮
지오, 촬영버스에 오르며, 스탶들과 인사하는,
‘푹들 쉬었어요?’ 진행1에게 머리를 만져주며 ‘막내, 감기 나았냐?’ 하고, 자리에 앉는데, 전화 오는,
지오 : (전화 받는) 네, 정지옵(니다).
수경 : (F, 신난, 큰소리로) 선배, 나 누구게? 나 수경이야?! 양수경!
지오 : (혼잣말) 드디어 원조또라이 입성이네.
씬42. 동해 해안도로, 낮
수경, 배낭지고 걸어가는,
수경 : (신난, 좋은) 나 지금 서울 걸어서 올라간다, 썅. 저 푸른 바다도 이제 안녕이다, 나 담주부터 출근인거 알지?
나 형 밑에서 일할 거다, 감사 감사지?
씬43. 촬영버스 안, 낮
한쪽에 보면, 철이 시무룩하게, 창가 보고 있는,
지오 : (어이없는) 하나도, 안 반가워, 새끼야. (하고, 전화 끊고, 인원 점검하는, 병욱에게) 출발하자.
씬44. 동해 해안도로, 낮
수경 : (아랑곳없이 좋은, 핸드폰 보며) 인살 뭐 이따위로 해. (하고, 핸드폰 넣으며, 걸어가는)
씬45. 화장실안, 낮
규호, 진범 들어와 변기 앞에 서서 볼일을 보며,
규호 : 야, 우리 이번 주에 대체 애들을 몇이나 본거냐?
진범 : 육백명 정도?
규호 : 그런데도 어떻게 떠오르는 얼굴은 서너 명 밖에 안되니..애들이 전부 한 부모 밑에서 나온 애들처럼 똑같애 가지고.
코 높이 똑같지, 눈 죄다 찢었지, 혀들은 또 왜들 다 짧어.
(흉내) 아녕하세요, 저는 므용을 정고해고, 아버지는 사업을 하신니다....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들을 데리고
드라말 만든다고, 그리고 지 아버지 뭐하는 건 왜 말해, 묻지도 않았는데,
연기에 대해 뭘 공부했냐니까, 춤 잘 춘다는 게 말이 되냐? (아랫도리 보며) 오늘따라 얘까지 왜 이렇게 시원찮,
그때, 불쑥 말소리 나는,
해진 : 저 떨어졌어요?
규호, 진범 순간 너무 놀라, 변기에 붙으며,
진범 : (놀라, 버버대는) 야, 야, 너, 너 뭐야, 뭐?
규호 : (변기에 붙어서며, 귀찮은, 놀라지 않는) 쟨 또 어느 별에서 온 애니? 꽤 먼 별에서 온 거 같은데.
해진 : (뒤쪽에 화장실문에 기대서서, 애처럼 심통난 얼굴이다) 저..엊그제 오디션 봤는데, 연락이 없어가지고...
사무실 갔는데, 안계셔서..
카메라, 해진이 기댄 문 안쪽을 비추면,
현섭, 배가 넘 아픈 얼굴로 문 밖의 해진의 발을 보며,
현섭 : (궁시렁) 얘는 목소리가 영, 아니네.. 아, 배야..
* 점프컷 >>
규호 : (귀찮은, 진범에게) 별의 별게 다 ..아으..(철이에게) 니가 마무리 져. (하며, 소변보며, 몸을 터는)
해진 : 연락 바로 준다고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연락이 바로 안와가지고.. 사무실 가도 안계시고,
진범 : (옷을 추스르며) 내가 정말 애인 앞에서도 안보인 모습을..(다 추스리고, 어이없는, 해진보며) 야, 너 뭐야?
너 소속사 어디야?!
규호 : (옷을 추스르고, 해진 보며) 참 인간 여러 질이다, 여러 질. 오늘 일진 무지 질척하네. (하고, 손을 씻는데)
해진 : (규호 옆에 서서, 아랑곳없이 할 말을 하는) 78번구요. 저 연기 잘해요. 연습하면 연습한대로 티나는 얘예요.
엄마도 아빠도 친구들이 다 그래요. 근데 엊그젠 감기 들려서.. 정말 저 무시하시고 떨어뜨리심 무지무지 후회하실 건데.
규호 : (강조하듯 말하는) 내가, 나 너 같은 애 지금껏 숱해 무시하고 살았어도, 난 한 번도 후회한적 없거든.
해진 : (담백하게) 이번엔 다를지도 모르죠.
규호 : 지금 얘가 나랑 놀자네. (무섭게) 따라옴 죽는다. (하고, 가는)
진범 : 저 감독님 손엔 여럿 죽었다. 따라오지 마라, 애기야. (하고, 가는)
해진 : (가는 두 사람 보다가, 거울 보며, 물 묻혀서, 머리를 만지며) 배우 되고 싶은데.
그때, 현섭, 나오는데,
해진 : (보며, 맑게) 아저씨도 드라마 찍어요?
현섭 : (바지 추스리고 나오다, 놀라, 넘어지는) ?!
씬46. 오디션 방, 낮
앞의 배우지망생, 사극연기(홍길동 대본 같은)를 하고 있고,
규호, 그 연기자 보는,
진범 : (노트북으로 해진을 찾아서, 규호 보여주며) 형, 아까 걔 여기..연길 제법 하나보네, 형이 점수 B나 줬네.
규호 : (슬몃 보고는, 차갑게) F, 탈락시켜. 어디서 감히..(하고, 앞의 배우를 보는) 너, 이 의치냐? 딕션이 왜 그래?
씬47. 레스토랑, 밤
준영, 준기 양식을 먹고 있는,
준영 : (어이없고) 뭐? 소송? (점점 화나는) 지가 죽겠다고 옥상에서 떨어진 사람을, 최선을 다해 수술했는데, 왠 소송?
별소릴 다 하고 있어. 개소리다 하고 잊어. 웃기고 있어. (하고, 음식을 먹는데)
준기 : 내 잘못이 없었는지, 나도 확신이 안가. (하고, 포크 놓고, 옆의 와인을 마시는)
준영 : (음식 자르다, 보며) 무슨 말하는 거야, 실술 했단 거야? 오늘 조사위원회에서 동료들 증언에 문제없었다며? 그럼 소송해도,
준기 : (말꼬리 자르며, 맘 아픈) 사람이 죽었어.
준영 : ?!
준기 : 소송은.. 나중문제야. 사람이 죽은 게 중요해. (창가 보는)
준영 : (달래듯) 매번 있는,
준기 : 매번 있는 일이지만, 매번 힘들어.
준영 : (미안한) 있잖아, 내 말은...자기가 힘들지 않단 얘기가 아니고, 소송꺼리는 아니다 뭐 그런...
준기 : (말꼬리 자르며) 준영아, 우리 정말 이제 그만보자.
준영 : (가만 보는) ?!
준기 : 나는 이런 일이 있을 때, 24시간 내 곁에 있어 줄 사람이 필요해. 엊그제 너한테 갔을 때, 정말 니가 그리웠어.
가면서 널 만나면...무조건 안아 달래야지. 그리고 둘이 손가락이라도 걸고, 다신 헤어지지 말자고, 지난일은 다 잊고,
다시 한 번 잘해보자 그래야지.. 했어. 근데.. 니가 ..없드,
준영 : (말꼬리 자르며, 미안한) 일이 있었,
준기 : 몇 번씩 같은 문제로 헤어지자고 하는 내가, 참 나두 싫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널 참을 수..
아니,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준영 : (보는)
준기 : 안돼. 나는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이기적인 거 같애. 내가 아주 힘든,
어제나, 오늘 같은 날은...무조건 옆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해.
준영 : (가만 보는, 착잡하지만, 따뜻하게) 우리 그동안, 세 번 헤어졌다 네 번 만났어.
네 번 헤어지고 다섯 번째 만나지 말란 법 없지. 한달 동안만, 만나지 말아볼래?
준기 : 그만하자.
준영 : (답답한, 가볍게) 낼 다시 올게. (하고, 가는)
준기 : (안보고) 몸조심해.
준영 : (가다, 보며, 조금 화나고, 맘 아픈) 낼 다시 얘기하자 그랬지, 내가? 내가 만만해? 준기씨가 헤어지자 그럼 헤어지고
만나자 그럼 만나? 나는 그런 사람이야? 뭐가 그렇게 잘났어?! 왜 번번히 통보야?! 남자들 정말 이상해. (하고, 가는)
준기 : (와인마시고, 담담히 생각하는, 맘이 아픈)
씬48. 홍대 앞, 밤
준영, 민희와 걸으며, 물건들을 보고 있는,
준영 : (조금 화가 난듯하다) 지오선배, 준기씨.. 난 그 사람들한테 정말 좋은 친구고 동지가 되고 싶었는데...결과적으로
내가 그 사람들 적이 된 거 같애. 다들 날 못 잡아먹어서, 난리야. (하고, 모자 써보고, 거울 보며) 별로다. (하고, 놓고 가는)
민희 : (건성) 선배 좀 이상한 거 아십니까?
준영 : (쪼그려 앉아, 물건을 보며) 지오선배, 준기선배? 왜 넌 아무나 선배야? (하고, 모자집어, 민희 씌워주는)
민희 : (덤덤히) 준영선배 말입니다.
준영 : ?
민희 : (거울 보며, 아무렇지 않는 듯, 덤덤히) 스턴트맨 사고 난 날, 지오선밴 그날 밤새 병실에 있고, 방송 토막 난 것도
혼자 다 뒤집어쓰고.. 근데, 선밴 PC방에.. 같이 놀긴 했지만, 좀 이상했습니다. 난 조연출이니까 뭐 그런다 쳐두,
감독인데..지오선밴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거 같든데? 아님 말구요. (하고, 돈 내고, 가는)
준영 : (어이없이 보다, 따라 가며) 야, 잘난 김군.
민희 : (뒷걸음으로 걸으며, 보는)
준영 : (걸어가며) 니가 정말 잘난 거 같아서 물어보는 건데, 지오선밴 그렇다고치고, 그럼 준기씬 왜 그래?
민희 : (걸어가며) 남의 연애사는 별로 관심이 없어가지고 생각 안 해봤습니다.
준영 : (멈춰서며, 어이없는) ?!
민희 : 병원 걸어서 가실 겁니까?
준영 : (짜증스런) 그래.
민희 : 전 다리가 아파서, 버스타고 가겠습니다. (하고, 다른 길로 가는)
준영 : 야, 너 니가 걷자고 했잖아?
민희 : (가며, 안보고) 맘이 바뀌었습니다. 맘이 바뀌면 안되나요?
준영 : (어이없게 보다, 민희와 다른 쪽으로 가는)
씬49. 욱일병원, 화장실안, 밤
민희, 뽕짝을 부르며, 오줌통의 오줌을 변기에 버리는, 그리고 세면대로 가서, 소맬 걷어붙이고, 오줌통과 걸레를 비누로 빠는,
씬50. 병실 2인실, 밤
한쪽에, 잘 닦인 변기와 걸레들이 한쪽에 널려있는,
준영, 의자에 앉아있고, 욱일(스턴트맨, 얼굴이 긁히고, 팔을 깁스한) 앉아서 편하게 얘기하고 있는,
욱일 : 민희씨, 아니 조감독님 방금 왔다갔는데,
준영 : (농담) 걔랑 나랑 생각보다 안 친해요.
욱일 : (웃고) 참 씬 잘 나왔다든데..정말 그래요?
준영 : (농담조, 잘난 척하듯) 정감독님 때보다, 훨..잘..(엄지손가락 들어주는)
욱일 : (좋은) 담에도 나 써줘요, 그럼.
준영 : (웃으며) 많이.. 아파요?
욱일 : (웃고) 안 죽음 다행이다, 그 맘 안 가짐 스턴트 못해요. (옆의 냉장고 열며) 뭐 드실래요? 토마토, 녹차, 오렌지, 커피...
준영 : (냉장고보며) 뭐가.. 많다?
욱일 : 무술감독님하고 정감독님하고... 괜찮대도...굳이 굳이 챙겨주시더라구요.
준영 : (앗차 싶은, 어색한 웃음) 아...(하고, 주변을 보면, 꽃이며, 완쾌를 바라는 카드 등등이 벽면에 붙어있는, 미안한 맘이 드는)
욱일 : 녹차 괜찮죠? 순하고 맛있는 게 있든데..어딨냐? (하며, 냉장고에서 음료 찾고)
준영 : 저 잠깐만 나갔다올게요. (하고, 나가는)
욱일 : (가는 준영 쪽 보며) ?
씬51. 은행, 24시창구 안, 밤
준영, 돈을 꺼내는 5만원 정도, 그걸 봉투에 넣고, 펜으로 봉투에 <완쾌 바랍니다, 홧팅!!>라고 쓰고,
나가려다 다시 기계에서 5만원을 더 꺼내려 카드 넣고, 숫자 누르는,
씬52. 죽집 밖, 밤
준영, 죽을 사가지고 나오는, 그러다, 횡단보도에 서서, 잠시 생각하는, 그러다, 전화를 하는,
씬53. 달리는 촬영 버스 안, 밤
스탶들, 모두 눕거나, 쪼그리거나, 그렇게 널브러져 자고 있는,
지오, 졸린 상태로 전화를 받는,
지오 : 그래서? 니가 병원을 갔는데 어쩌라구?
씬54. 횡단보도, 밤
준영 : 선배가 왜 나한테 그렇게 화를 냈는지, 알겠다고...말하는 거야.
*화면 분할>>
지오 : (잠이 다 깨는, 자세 바로 하는) 빨리도 안다.
준영 : (속상한) 나는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아? 사람이 다쳤는데,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니, 나.. 왜 이래?
지오 : (준영이 귀여운, 그러나 짐짓 내색 않고) 너 원래 그런 애잖아. 왜 새삼스레 그래?
준영 : (맘 아픈) 의사가 환잘 잃었어, 슬플 거야, 그지?
지오 : ?
준영 : 나 같아도 이런 여자친구..싫겠다.
지오 : 말을 제대로 해, 띄엄띄엄 뜬금없이..뭐야?
준영 : (시계 보며) 버스 안이겠네, 자요.
지오 : 안 졸려. (하고, 하품 살짝 핸드폰 비켜서하고,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지만, 말하기가 조금 힘들다) 어디야?
나..여기 산타마리오 근천데...밥먹었냐? 안 먹었음..같이...뭐 너 할 일 있음 말고..근데, 할일이 있어도 너 밥은 먹어야 된다,
너 뻑하면 밥 거르는데, 기미 생겨, 임,
준영 : (담담함) 갈게, 산타에서 봐. (하고, 전화 끊는)
화면분할, 사라지는,
지오 : (좋은, 핸드폰 바로 끊고, 가방 챙겨 운전사 앞으로 가며, 조금 급한) 기사님 저, 저 앞에서 좀 세워주세요.
기사 : 방송국 안 들어가세요?
지오 : 제가 급한 볼일이 생겨서...사람들 깨니까, 좀 빨리..
기사 : (세워주면)
지오 : (눈인사하고, 내리는)
씬55. 도로, 밤
지오, 내리자마자, 택시를 잡기위해 손을 흔들며 ‘택시, 택시!’ 하는,
씬56. 산타마리오 안, 밤
손님들이 바글바글 많은,
한쪽 테이블을 보면, 현섭(혼자서 말하지만, 시끄러운), 작가들과 술을 마시며,
‘그러니까, 그거는 문제가 있지, 얘기가 너무 없잖어, 20회를 끌고나갈 얘기치곤 너무 치졸하게 없잖어.
연애하고 헤어지고, 또 만나서 헤어지고.. 좀 그렇잖어’ 하며 훈계하듯 가르치는데 술이 좀 취한,
다른 테이블, 회사원들 술에 취해 ‘남의 기획서를 왜 뺏냐고?! 지가 부장임 다냐고, 야, 넌 왜 말 안해,
너두 저번에 기획서 뺏겼지?’ 하며 미진에게 소리치고,
미진 : (웃으며, 술 따라주며) 관둬라, 회사. (하고, 장난치는)
그때, 지오, 들어와, 현섭 쪽 보며, 조금 짜증스레 한쪽에 앉으며, 궁시렁,
지오 : 뭐야..맨날 여기서..
그때, 미진 와서, 지오에게 웃으며,
미진 : 정감독 왔네?
지오 : 누나, 박부장님한테 김국장님 오시는데 합석 가능하냐고 물어봐봐.
미진 : (웃으며) 잔머리. (하고, 가는)
지오 : (답답하게, 창가 보는)
그때, 카메라, 현섭 쪽으로 가면 현섭, 화를 내며, ‘이 인간이 날 감시하러 다니나, 어딜 재수 없게 코빠트릴라고,
지금 막 말발나는데..’ 하며 일어서며 ‘다른 데로 자리 옮기자, 자리!’ 하며 사람들 다 데리고 나가는,
그때, 준영 오다가, 현섭 보며 ‘부장님’ 하고 인사하면,
현섭 : 야, 너두 여기 떠, 재수 없는 김민철 온대. 비싼 술 먹고 취한 거 확 깨네. (하고, 가는)
준영 : (가는 현섭 보고, 이상한)
지오 : (혼잣말) 이제 좀 조용하네.
준영 : (와서, 앉는)
지오 : ? (담담히, 물마시며, 보는)
* 점프컷 >>
미진, 노래 부르는,
준영 : (술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선배 작품에 프로듀서..계속 하고 싶어.
지오 : (술 마시며, 보는)
준영 : 이제 곧 4부작 특집촬영인데...모르는 게 너무 많아. 그동안 선배 따라 다니며 많이 배웠는데..(보며) 나 좀 껴주면 안될....
(포기하고, 술 마시고) 내가 들어도 염치없네.
지오 : 좀 다르다?
준영 : 준기씨가 헤어지재.
지오 : (보다가, 의자에 기대, 어이없단 듯, 웃으며) 니들이 한두 번 헤어졌다 만났다 하냐? 난 또 뭐 대단한 일이라고.
준영 : (진지한, 보며) 나랑 왜 헤어졌어?
지오 : (보며) 걔가 너 일 그만두길 바라는 거 아니냐? 지 내조하라고? 야, 그런 놈하곤 애저녁에 헤어져, 지일만 대단해?
지는 여자한테 내조 받고 싶으면서, 왜 저는 외조 못해? 웃기는 놈 아니야.
준영 : 왜 나랑 헤어졌냐고요?
지오 : (보면)
준영 : 따지자는 거 아니고, 궁금해서 그래. 대체 왜 난 맨날 남자들한테 이렇게 채이는 건지, 우정이 있다면 좀 알려주라.
나, 답답해 돌아버리는 꼴 보지 않으려면.
지오 : (귀엽단 듯 보고, 웃으며) 말함 고칠라고?
준영 : 들어보고.
지오 : 아플..건데?
준영 : 그럼 하지 마. 이대로 살지 뭐. (하다가, 술잔 집었다놓고, 지오 보며, 화 나는) 말해봐, (심호흡하고) 준비됐어.
지오 : (따뜻하게, 보며) 말 안하고 싶다, 왜냐면, 넌 좋은 친구거든.
준영 : 정말 쎈 말인가 보네. 그래도 해.
지오 : (보다가) 넌 너무...생각이.. 없어.
준영 : ?
지오 : 게다가 너무.. 쉬워.
준영 : (지오를 가만 보며, 술잔의 술 다 마시는, 지오에게서 눈을 안떼는) 지금 그 말을 풀어서 한다면?
지오 : 생각이 없다는 건 누구나가 생각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가령..일하던 동료가 다치거나 그럴 때, 그럴 때도 너는 정말 생각이 없다는 거고,
쉽다는 건..이남자하고 연애가 끝나고, 저 남자와의 연애로 넘어갈 때를, 말하는 건데, 그게, (불쑥 말하는) 쉽다고.
준영 : (맘 아프고, 속상하고, 어이없는) 쉽..다? 참 아픈 말 고르는 덴 타고난 재주 있다. (말과 동시에, 가방 들고 일어나, 나가는)
지오 : (가는 준영을 보며) 내 프로듀서 해.
준영 : (문을 쾅하고 닫고 나가버리는)
지오 : (가만 보다가, 자신이 왜 이런가 싶은, 술 마시고, 대본을 꺼내고, 창가를 보면, 준영이 화나 걸어가는 게 보인다, 착잡한,
그 모습을 손으로 턱을 괴고, 그립게 보는) ..
씬57. 준영의 집, 거실, 밤
1, 준영, 세수한 얼굴로 식탁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으며, 주방에 놓인, 작은 TV를 보다가 생각난 듯 일어나 방으로 가서,
침대에 놓인 준기와의 사진을 사진틀에서 빼서, 휴지통에 버리는,
2, 준영, 화장실에서 이를 닦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가, 거실의 사진첩을 찾아, 준기와 찍은 사진들을 다 빼내다가,
문득 한쪽에 놓인 제 핸드폰에서 준기의 이름을 삭제하는, 그리고, 그냥 화장실로 들어가는,
3, 침대방, 준영, 누워서 뒤척이다 일어나 밖으로 나가, 휴지통에서 찢어진 준기의 사진을 이어 붙여보는,
그러다, 힘 빠져 소파에 기대앉는, 생각이 많은,
씬58. 병원, 벤치, 낮
준영, 벤치에 앉아있는,
준영 : 준기씨, 내가..이상한 습관 있는 거 알지?
준기 : (보면)
준영 : 헤어지고 나서 꼭 일주일 되는 날, 밤 열두시에 술 먹고 전화하는 습관, 말하는 거야, 내가 또 그럴지도 모르거든,
그런데 그러면 한마디도 받아주지 마.
준기 : (눈가 붉어져, 다른 데 보는)
준영 : 세 번 정도 쯤 안받아줌 나도 지쳐서 더는 안할 거야. 난 늘 세 번이 고비거든. (갑자기 화나는, 눈가 붉어) 근데, 있잖아.
한 가지만 좀 따지자. 나도 숱하게 촬영하면서, 힘들 때 있었고, 외로울 때 있었고, 자기가 필요할 때 있었거든.
근데 난 자기한테 한 번도 그래달라고 바란 적 없,
준기 : 니가 그래 달란 적이 없어서, 나는 힘들었어.
준영 : (억울하고, 속상한) 내가 원하면 해줄 수나 있고? 첨부터 알았잖아, 우리가 안맞는 거? 근데 왜 세 번 씩이나 다시 만났어?
장난했어? 장난 같은 거 안하는 칼 같은 사람이,
준기 : (맘 아픈) 칼 같은 놈이, 그만큼 니가 좋았어. (눈가 붉어져) 조금 좋았음, 벌써 끝났어.
준영 : (눈가 붉어져, 속상한) 헤어지자면서, 그딴 얘기하면 뭐해?! (잠시 생각하는, 그러다 준기 보며) 이번엔 이상해.
만난 지 하루만에, 이러는 게 ..정말 끝날 거 같아. 그래?
준기 : (서글프게, 준영 보는, 맘 아픈, 다른데 보는)
준영 : (눈가 붉어져, 속상한, 불쑥 말 꺼내는) 전화하면.. 받아줘.
준기 : (눈가 붉어져, 가만 생각하다) 회의가 있어. (하고, 가는)
준영 : 참아는 볼 건데, 그래도 안되면...할게, 그러니까 전화하면 받아줘.
준기 : (그냥 가는)
준영 : (속상하게 보며) 준기씨, 나 전화한다!
그런 두 사람 함께 보이는,
준영 : (N)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 순간에 적이 되는 때가 있다.
씬59. 국장실 안, 밤
민철, 드라마를 보고 있고, 현섭, 화가 나 말하고 있는,
현섭 : 야, 수경일 왜 우리 팀에 보내, (바깥 살피며) 심부장네 넣지?
민철 : (TV만 보며, 담담히) 다른 애들은 감당 안될 거예요, 규호 밑에 넣요.
현섭 : 규호 걔가 내 말 듣냐? 그 자식이, 수경이랑 앙숙인거 뻔히 알면서, 그거는 가혹하지,
너는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인정머리가 없어.
민철 : (TV만 보는)
현섭 : 너 그날도 말이야, 퇴직한 선배들 모시고 술자리 하는데, 말 한마디 없이 내빼고,
선배들이 너보고 뭐라는 줄 아냐? 재수 없대!
민철 : (보며) 철이 싫대서 내 직속으로 데려왔죠? 주준영 말 안듣는다고, 싫대서 내가 데려왔죠?
타율 높은 놈 달래서 규호 주고, 대식이 주고, 성철이 주고,
현섭 : 에이..(하고, 일어나 가려다가, 민철 보며) 수경이놈 그래도 니 말은 좀 들으니까, 니가 덱고 일(해라),
민철 : (보면)
현섭 : (깔끔하게) 퇴근해. (하고, 가는)
민철 : (웃고, TV를 보는)
씬60. 드라마국, 밤
지오와 병욱, 경희, 진행1, 2 등등 모여 컵라면과 오뎅, 순대 등등을 먹고 있는,
촬영스케줄이며, 그 밖의 일들에 대해 간간히 말하는,
철이,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고개 숙이고 컵라면을 먹고 있는,
다른 팀들도 저마다 일을 하거나, 의자를 붙여놓고 자는 모습들이 보이는,
현섭, 국장실에서 나오다가, 철이의 뒤통수를 냅다 치는,
그 소리에 지오 외 소리난 쪽 보는,
현섭 : 고개 들어, 고개, 그러다 라면에 코 빠뜨리겠다, 자식아. 하루 이틀 코 빠져있음 됐지, 몇날며칠을..
철이 : (고개 숙이고, 그냥 라면을 먹는)
현섭 : (안됐게 보며, 지오에게) 니 말만 듣는댄다. 싸가지 없는 놈들. (하고, 가는)
지오 : (가는 현섭 보고, 궁시렁) 왜 애 머릴 때리고 난리야. (철이에게) 고갤 왜 쳐박고 있어, 들어.
철이 : (쭈볏쭈볏 눈치 보며, 고개 드는)
지오 : 의자 가까이 땡겨. (하고, 순대 집어, 라면에 넣어주고) 이것도 먹고. (하고, 라면 먹는)
철이 : (지오 보며, 좋은, 의자 가까이 당기고, 라면 맛있게 먹는)
병욱 : 낼 죽었네. 헬기 띄워 찍을람.
지오 : 한 큐에 가는 게 서로서로 돕는 거다, 야, 단무지 좀 줘.
철이 : (벌떡 일어나 단무지 챙기려다가, 라면을 엎는)
다들 소리치는, ‘야, 너는 왜 그래?’
지오, 옆의 수건으로 철이 옷 닦아 주며, ‘넌 뭘 제대로 하는 게 있니?’하는,
철이 웃으며, ‘제가 할게요’하며 하고,
지오, 다른 사람들 먹는 걸 보며, ‘야, 그건 철이 주게, 좀 놔둬’하는,
준영 : (N) 그리고 그 적은 언제든 다시 동지가 될 수 있다.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씬61. 드라마국, 주차장으로 가는 계단, 밤
규호, 대본을 잔뜩 들고 휘파람을 불면서, 가는데, 뒤에서,
해진 : 나 정말 연기 잘해요.
규호, 그 소리에 놀라, 대본을 뿌리며, 넘어져, 계단을 구르고,
해진, 비상구 한쪽에 기대서서 상관없이 말하는,
해진 : 진짠데.. 담에 또 뵈요. (하고, 꾸벅 인사하고, 가는)
규호 : (멍하니, 해진을 보며) 저거 돈 거 아냐?
준영 : (N) 그런데 이때 기대는 금물이다.
씬62. 도로, 낮
앞서가는 촬영승합차와, 발전차, 그리고, 촬영과 조명감독, 동시녹음이 탄 차 보이는,
씬63. 달리는 촬영버스 안, 낮
지오, 준영 나란히 앉아서 가고 있는,
지오 : (창가 보며) 오늘 날 정말 좋네. 촬영 접고, 소주 댓병 들고 룰루랄라하며 소풍이나 갔음 좋겠다.
준영 : (생각하며 가는)
지오 : 이번엔 꽤 오래 참는 거 같다?
준영 : (보며) ?
지오 : 강준기... 며칠 참았냐?
준영 : (담담히 보며) 내가 선배랑 왜 헤어졌게?
지오 : 얘 또 태클 들어오네. (하고, 창가 보면)
준영 : (어이없이 웃으며) 같잖았어. 자긴 뭐 대단히 생각하고 사는 거처럼..웃겨요.
지오 : (보면) ?
준영 : (놀리는) 내가 쉬워? 그래서 선배는 쉽게 살기 싫어서 골 아프고, 짜증 나고, 어렵게, 유부녀를 만나냐?
지오 : (기분이 상한) 고만.
준영 : (웃으며, 혼잣말처럼) 그러는 거 아니지. 지가 바람나 놓고, 뻔뻔스럽게, 내가 쉬워 헤어졌어? 뭐, 내가 이 남자에서
저 남자로 가는 게 넘 쉽다고? 웃겨요, 정말. 그럼 바람난 애인 바짓가랑이라도 잡아야 된단 거야, 뭐야.
쿨하게 보내줘도 지랄이야.
지오 : (화나는) 혼잣말처럼 하면서, 말 막 한다?
준영 : (보며, 답답하게) 연희선배랑은 계속 그렇게 살래?
지오 : (보는)
준영 : 할 말 없음 고개 돌려, 뭘 봐.
지오 : (화나, 고개 돌려, 창가 보는)
그때, 누군가 지오의 어깨를 툭치는,
지오 : (버럭) 왜?!
민희 : (놀라) 사탕 드시라고. (준영에게 사탕주고, 가다, 돌아보며, 지오에게 서운한) 그게 그렇게 화나십니까!
(하고, 자리에 가서 뽀로통해져 앉는)
준영 : (고소한 듯, 사탕 까먹고, 지오 보며) 오늘 콘티 좀 줘 봐요.
지오 : 너 나 이용하지? 내 콘티 그만 베껴. (얄밉게 보다가, 창가 보는)
준영 : 드럽다, 말어라. (사이, 한숨 쉬고) 연애가 끝나니까, 할 일이 없다. 넘 지루해. (하고, 창가 보는)
지오 : 또 찾아 나서라, 왜?
준영 : (보며) 소개팅 해줄래?
지오 : 쉬운 애로?
준영 : 선배보다 좀 덜 어려운 애로.
지오 : 넌 왜 그렇게 뺀질대니? (하고, 눈감는)
준영 : 선배하고 헤어지고난 후에 생긴 버릇이야. (가방에서 옷을 돌돌 말아, 지오의 베개를 해주는)
지오 : 어깨 주지?
준영 : 자유분방을 주장하며 성추행이 횡행하는 이누무 방송가. 기대. (하고, 제 어깨 주는)
지오 : 다시 전화해서 만나. 강준기, 좋은 사람 같든데.
준영 : (생각하는, 담담하게) 남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그만 하고 잠이나 자.
준영 : (N) 그리고, 진짜 중요한건 지금 그 상대가 적이다, 동지다 쉽게 단정 짓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준영, 핸드폰을 보며, 수신인 번호를 찾으면, 온 전화가 없는) 한번쯤은 진지하게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누구의 적이었던 적은 없는지. (준영, 창가를 보는) 준기씨가..좀 울드라. 많이 아니고, 살짝.
지오 : (담담한) 남자가...보기보다 약해.
준영 : (속상한, 맘 아픈) 짜증나, 보고 싶고. (눈감는)
지오 : (눈뜨고, 생각 많은)
씬64. 촬영장, 낮
윤영과 소유, 자전거를 타고, 길을 가고,
준영, 헬기위에서 호식과 호흡 맞춰, 촬영을 하며, 액션하는,
그 밑에서, 지오, 렉카에서 모니터를 보며 윤영과 소유를 향해,
지오 : 윤영선배, 좀더 달려, 좀더! 소유 뒤로 가고, 윤영선배 앞으로!
그렇게 촬영하는, 지오와 준영, 동시에 ‘캇!’ 할 때, 화면분할 되어 한화면에 잡히면서 엔딩.
첫댓글 감사해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