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아침 7시 30분
어젯밤 영산강변을 홀로 라이딩(58km)한 이후 인지 다리근육이 원활하지 않다.
밤에 지도를 꺼내서 라이딩 코스를 잡아보고 대충 거리를 계산해보니 한 90 정도 나왔다.
일기예보를 보지 않은 것이 실수네요....날씨가 어케 될 지....
시내를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고 싶어 빛고을로를 타고 가는데 차들이 씽씽 달린다.
그것도 역주행으로...아이고 무시라....근데 고속도로로 나갈려고 하니
달려오는 차들이 안된다는 표시로 빵빵거린다.
할 수 없이 돌려서 동림동으로 빠져서 운암동....양산동으로 사거리에서 일곡으로 방향을 틀려고
횡단보도에 서있으니 누가 날 부른다.
이런.... 회장님 부부가 아침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좋아보이넹....
빠른 길을 안내해준다고 같이 가준데요...
좋지요....용전 4거리까지 함께 라이딩..코스모스님이 많이 늘었네요...
용전사거리에 빠이빠이하면서 오후에 만났을때를 대비해서 가래떡을 꼭 사오라고 했다.
그러마하고 가래떡같이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ㅋㅋ
지금부터가 오늘의 라이딩 시작이다...
용전에서 망월동 가는길...송강정 쌍교앞에서 좌회전.....4차선 도로를 씽씽....
비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폭우로 변한다...
물보라를 앞 뒤로 튕기면서 질주...질주본능이 여기서 나온다....
뒷 라이트를 두 개나 켜고 어두컴컴해진 4차선 국도를 고고씽..
이러다가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만큼 될까봐 근처 승강장을 찾아보니 조금 가면 있을 듯 싶다...
다행히 저만치 앞에 보인다...빗발이 더 쎄진다...
물먹은 브레이크가 끼이익 하면서 울부짖는다...
거기서 잠깐 쉬는데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창평장에서 뭐라도 사야겠다....
비가 조금 줄어든다.
시간이 없으니 그치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출발....
창평을 한 십분 남겨놓고 또....폭우다....
승강장에서 두 번째 쉬고....가다가 이번에는 홀딱....어제 산 클립신발에 물이 찬다...
이번엔 승간도 안보인다...해서 고가도로 밑에서 쉬는데 바람까지 씨게 분다....
에라 모르겠다...걍 출발....창평에 도착하니 오늘이 장날인가 장이 어수선하다....
장터로 들어가 국밥집에서 막걸리 하나 시켜놓고 근처 가게에 가서 검은 비닐을 얻어왔다.
그걸로 쌕 속의 물건들을 싸고....
식당 탁자에 있는 그 휴지로 신발속 물기 제거 작업...눈치봄시로....
한 통을 다쓰고 또 한 통을....
야말을 벗어 물기를 짜니 빨래한 것처럼 나온다...별 수 없이 새로 꺼내서 신는데 이것도 약간 젖었다.
그걸 신고 비닐을 껴신고 신발을 차고...이젠 완전무장...
비야 내려라...지금부턴 한나도 겁안난다...ㅎㅎ
엿한봉지, 모시떡 한 팩을 사서 배낭에 넣고 출발....먹다남은 막걸리는 잔차에 매달고....
비가 오락가락한다....
대덕을 지나 문재를 오른다. 금방 오른다.
정상에서 쏜다....씨원하게.....이맛 땜에 낑낑대며 올라오지...
클립페달이라 그런지 오르기가 훨씬 편하다...
심이 무지하게 덜든다 라고 하면 거짓말일까? 아무튼 그런 기분이다.
이렇게 좋은 걸 평페달로 고생하다니.....ㅋㅋ
오례삼거리에 우회전.....
또 장대비를 만나 승강장에서 엿과 떡으로 아침 대신.....막걸리도 한 잔...
쏟아지는 폭우를 만날 때마다 엿먹었다...
아나..엿묵어라....
쉬면서 몇몇 분에게 문자질....
동길과 성호에게서 전화가 오고 몇분이서 답문자를 보내준다...
답문 안하시는 분들에겐 .....내 다시 하나 봐라....ㅋㅋ
옥과를 걍 지나치고 삼기를 지나치고 곡성읍으로 가는 고갯길을 지나고
정상에서 또 시원하게 내질르고....곡성에서 고달면 쪽으로....
고달에서 고기와 조미료 넣지않는 간짜장 주문해서 먹어야지 하고 마음을 다지고 간다.
이젠 날이 개기 시작한다.
뜨겁다...얼른 마스크와 모자로 자외선 차단막을 하고 간다.
비가 그치고 나니 시원하다....바람도 좋다...
그런데 금방 뜨거워지네요....
고달면소재지는 작다...중국집이 안보인다....면사무소 앞 슈퍼로 들어가 물을 세병 산다...1800원....
산동갈려면 어케 가요? 했더니 ...잔차로는 못가요..한다...네에....그래요...고맙습니다...
중국집 있어요? 했더니.... 없어요..곡성읍으로 나가야 한다네요....이런 지랄....
아침도 안했는뎅.....할 수 없이 평상에 앉아 창평에서 산 엿과 떡으로 아침과 점심을 대신하기로...
막걸리도 한 잔 하고 물을 가져갈려고 조금 남은 걸 버렸당....에고 아까버라...
신문지로 돌돌 말아서 잔차에 하나 매달고 힢쌕에 하나 찡겨넣고....
수퍼아짐이 안된다는 그 고갯길...천마산 넘어가는 언덕을 낑낑대며 오르기 시작한다...
보슬비라도 내리면 좋을껄...이럴 땐 비도 안와요....마스크를 벗어버린다...숨쉬기가 곤란해서...
헥헥...헉헉....물마시고 싶은데 무슨 오기인지 걍 간다....
물흐르는 소리가......유혹한다....쉬었다가 가라고....
길이 모퉁이를 돌고 돌고...어디까지 인지 안내도 없고 거리도 모르겠고...
무작정 간다...
발바닥에서 뜨거운 열이 난다....
순전히 페달을 잡아당기는 힘으로만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오르막 차선이 두 번째다....표지판이 보인다...
고산터널이 1km 전방이라네요.......에고 다왔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된다...한 시간이 넘었는지...시간감각도 없다...
밑에서 출발 할 때 회장님이 비엔날레에서 출발한다고 했으니 ....
그 팀이 오기 전에 먼저 산동으로 가야지...이것만 생각하고 용쓴다...
내려오는 차들의 운전자들이 창문 밖으로 엄지를 치켜든다....
없던 힘도 생겨난다...ㅎㅎ
드디어 터널 앞....다왔다..고생끝....
물 한병을 단숨에 해치우고 터널 진입...웬 소리가 이렇게 크다냐....
이런 후미등이라도 키고 들어올껄....
터널 빠져나오니 기분이 상쾌...이제부턴 산동까지 내리막이겠징....
막막 쏜다....에고에고 좋다...넘넘 좋다....
차도 별로 없어서 도로 한가운데를 막 내지른다....기분 최고다...
요며칠 우울한 기분이 싹 가신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속력이 줄기 시작하더니 또 올라가는 길이다...이런...
다행히 조금만 오르고 나니 이제 더 경사진 길이다...
산수유나무 시목이 있는 마을길이다...
최고속도 62~3 km 정도 나온다....
그런데 저 앞에 과속방지도로턱이 있다..이런 빌어먹을....
끼이익.잡으면서 가볍게 넘고 또 넘고....에고... 속력이 더 나올 것을....
지리산 온천 상가로 들어선다....
곧바로 모임 장소인 만복산 산밑 첫집까지 오른다...
여기도 장난이 아니게 깔끄막이다....
천마산 에서도 안 쉬던 걸 여기서 잠깐 쉬어버린다......
기어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200m 앞두고.....
도착하니 성호쌤 부부가 반갑게 맞이한다....
계곡물에 첨벙.....하고 있으니 비엔날레 출발팀이 들어온다....
점심으로 흑돼지를 굽고...내 껀? 없당..못샀데요...
떡집이 일요일이라 다 문닫았데요...
이럴 것 같아서 창평떡집에서 살 껄.....무게 줄일려고 안샀더니....ㅋㅋ
찰밥에다 된장국 맛있게 먹고....
계곡물에 발담그고 놀다가....
지리산 종주한다는 분들이 성삼재에서 기다린다고 해서 성삼재 가서 저녁먹기로 하고....
차로 오른다...성삼재....구름이 끼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바람도 부는데...
문닫은 휴게소 앞에서 둘이서 떨고 있다...
같이 저녁을 먹고 빠이 잘 댕겨오소 하고 광주로 귀가.....
등산화만 있었으면 따라갈 뻔 했당...
다음엔 성삼재를 잔차로 오르고 싶당.....
오늘 라이딩 거리 99km... 평균속도16.8km....최고속도 62.4km....
첫댓글 참 잘 살고 계신것 같아 박수를 보내드립니다.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
아..이러면 잘 사는것이구나...ㅎㅎ
주저하지 않고 뒷일 생각않고....
와아~~~~~~~~` 라이딩으로 99km 250리를 달리셨네요 차로도 힘든데... 강인한 체력 부렵습니다. 더욱 건강과 안전운행 하세요
보통 150은 달려야....한답니다...
같이 헐떡벌떡....아고... 숨차라... 에고.... 부레이크 살살 잡으면서 쏜살같이 내지르는 즐거움이여~~~ 아니 또 오름막? 헐떡...땀 한번 훔치고...물 한모금 마시고.. 그맇게 내 숨까지 도적질해간 굥샘...^^*
언제 돌려드리지요? 그 숨....ㅎ
우메 진짜 대단해부요 어떻게 그럴수가 있단말여요 휴우~~~~~~ 숨차라
한번 해보세요.....아주 좋아요....
아고고.. 천마산이 경기도에 있는것 말고 광주에도 있답니까요? 대단하십니다.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입니다. 읽는내내 헥헥 같이 자전거 탔는지.. 힘듭니다. ㅎㅎ
언덕을 오르는 맛...내리달리는 맛...올라가면 내려가고 내려가면 올라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