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시장 “시의원이 공무원에 갑질 당했다는 말, 처음 들어 본다”
[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천안시 청룡동이 지역구인 천안시의회 정선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천안시청 공무원을 상대로 한 보복성 인사로 A,B 두 명의 공직자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최근 “천안시청 공무원 사이에 문화체육관광과 A씨가 동남구 청룡동으로 발령 1개월여 만에 또다시 서북구 백석동으로의 인사는 '보복성 인사'밖에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는 풍문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서북구 백석동에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려던 정년을 앞둔 B씨 또한 느닷없이 A씨와 맞바꾸는 형식의 교환성 인사로 청룡동으로 인사 조치돼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는 내용도 재생산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지역구 시의원에게 밉보인 A여성공무원이 인사발령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관할구청이 다른 주민센터로 재 발령된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2월 정선희 시의원이 천안시 문화체육관광과의 문화예술부서장과 통화시도에서 당시 해당부서 A씨가 대신 받으면서 비롯됐다.
정선희 시의원의 '팀장 바꿔달라'로 시작돼 ‘자리에 없다’‘과장 바꿔달라’‘과장 출장 갔다’고 하자 ‘당장 과장에 연락해 나에게 전화 달라’ ‘어디로 출장 갔는지 모르고 메모 남기겠다' ‘직원이 왜 그런 것도 몰라’ ‘모를 수도 있지 않냐’는 불편한 대화가 이어졌다.
이들의 통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 시의원이 ‘녹취한다’ ‘하라’ ‘공무원이 불친절하다. 이름이 뭐냐. 기분 나쁜 일 있냐’는 말과 함께 끊겼다.
그대로 잊혀진 듯 했던 이들의 악연은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과 A씨가 정 시의원의 지역구인 청룡동주민센터로 발령난데이어 한 달 여 뒤인 4월 17일자로 또다시 백석동주민센터로 발령나면서 수면으로 올랐다.
천안시 일부공무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다른 곳으로 내쫓는 시의원의 인사 관여는 있을 수 없는 횡포”라며 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선희 시의원은 선출직 공직자로써 ‘작은 권력’에 취해 비뚤어진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잘못된 처신으로 공무원에 ‘갑질’을 하라는 권한을 위임받지는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보복성 인사의혹과 관련 정 의원은 “A씨가 민주당 충남도당과 이정문 국회의원실에다 갑질 민원으로 누르려 했다”며 “못된 짓만 배운 나이 많은 공무원으로부터 내가 갑질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쏟아냈다.
당시 “과제를 살펴보던 중 관련 부서인 문화체육관광과에 A씨가 신경질적 말투와 짜증에 황당했다”며 “시민대표로 활동하는 시의원에 이럴진대 일반 민원인에겐 오죽하겠나 생각하니 화가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3월에 발령이 났는데 알고 보니 내 지역구 청룡동주민센터였다. 인사팀에 ‘청룡동에서 민원인과 문제를 일으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항의하자 7월 정기인사 때 조치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상돈 천안시장에 말했더니 ‘의원이 갑질을 당했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 본다’고 했는데 시의원이 공무원으로부터 갑질 당했다는 말,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사실”이라며 “천안시 공무원 기강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천안시가 7월이 아닌 4월 17일자로 A씨를 백석동으로 발령했는데 자신이 ‘백석동에 가고 싶다’고 말해 영전한 것”이라며 “과장, 팀장 등이 A씨를 데려오겠다는데 갑질이라 볼까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그때 오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A,B 두 명의 공직자에게 사실 확인을 위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