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님으로부터 시작된 와일드 그레이 공연 관람
지훈님이 노래하는 것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설레임,
와일드그레이 뮤지컬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 오스카 와일드의 인물 탐구,
'도리안그레이의 초상', '심연으로부터' 책을 읽으면서
오스카 와일드라는 인물을 왜 뮤지컬로 만들었을까, 어떻게 인물이 구현될까...
궁금함과 의아함
어쩌면 오스카 와일드의 인물에 그리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에
큰 기대감 없이
지훈님 노래를 가까이서 들으면 됐다는 마음으로 간 관람이었다.
그런데,,
정말 기대 이상을 넘어서 감동이었다.
3명의 배우만 등장하는 단조로운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짚는 밀도 깊은 극의 짜임새에 놀랐고,
열연하는 배우들로 인해 그저 평이하게 생각했던
와일드, 보시, 로스를 입체적으로 만나면서
인물들을 한층 더 이해하게 되어 좋았던 것 같다.
뮤지컬의 힘이란게 이런 것일까...
본인의 현란한 말로 사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으로 인해 와일드(박민성)의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자만심만이 아니라 사랑, 어쩔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법정을 선택했고, 나 또한 그 상황에서 왠지 같은 선택을 해서 어느새 감옥에 가 있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보시(김리현)의 사랑을 지키는 방법이 비겁하였다고 해서 사랑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
그렇지만 비겁했던 것에 대해 피할 수 없이 책임지게 되는 고통
현명한, 꿋꿋하고 바람직한 로스(김지훈)라고 생각했는데, 본인의 신념이 중요하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못 얻는 고통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와일드 그레이는 생각의 전환, 뮤지컬의 매력을 일깨워주고 또 다른 세계로 안내받은 느낌이다.
첫댓글 매력있는 웰메이드 뮤지컬.. n차 관람의 덕극..
벌써부터 떠나보내기 싫은 훈로스와 와일드 그레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