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칼럼 하촌 류재호
지리산 백운계곡 둘레길



오늘도 많이 걷고 많이 웃으러 산으로간다.
이시대의 화두(話頭)는 비움이다.
모든것을 내려놓고 비우라고해서 비워지는것은 아닌데.많은것을 생각하지말고 홀가분하게 사는 텅빈 충만의
즐거움 속으로 한발한발 닥아서는것만이 건강에 도움이된다.
하심(下心)으로 산길을 걸으며 멀리보고 체력에 맞게 걸으면 장수(長壽)에 도움이 된다.
멀리보고.높이보고.푸른것을 많이 보면 눈도 좋아진다.기쁘고 즐거움이 있을때마다 '호호호'로 웃지말고 '하하하'
로 마음껏 웃자.한번 웃을때마다 온몸 근육이 30%에 이르는 200 여개의 근육이 진동하고 산소 공급이 늘어난다고한다.
박장 대소를 하면 엔돌핀이 활성화되고 행복감을 느끼는 도파민 이 분비되기때문에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우울증이
완화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익히 잘 알려져있다.
오늘은 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 산청 백운계곡 둘레길 을 찾아 산사랑 가족 (회장 김갑순) 일행은 7시 30분 출발. 10시
30분 백운리에 도착. 추풍(秋風) 에 서서히 밀려 여름의 끝자락인 이곳 풍경은 아늑한 오지(奧地)로 누렇게 익은 수수 가
고개 숙이고.여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꽃 배롱나무.백일홍(百日紅)이 붉게 피어있다.
아직도 새벽인듯 장닭이 훼치며 목청높여 우리 일행을 반긴다. 꼬~끼오 오랜만에 들어보니 반갑다.
길 옆으로는 희고 맑고 소박함을 보여주는 꽃이라 부르기도 미안한 꽃 구절초가 웃음으로 인사한다.
지리산은 예로부터 금강산.한라산과 더불어 신선이 살았다는 삼신산(三神山)으로 불리었으며.
어리석은 사람이 지혜를 얻는다고 해서 지리산.
백두산이 흘러내려 왔다고 두륜산.
불가에서는 깨달음과 구도의 산이라고 방장산. 등 으로 불리우기도 하며.정상인 천왕봉(1915 M)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산 100 번지다.
지금 걷고있는 이 길은 지리산 자락의 백운계곡 둘레길로 산청 명품 녹색길 '남명의 길' 의 한 구간이다.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은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이자 영림 사림파의 거두였다.
일생동안 임금이 불러도 나가지 않아 벼슬을 한번도 한적이 없지만 사후에 문정공 이라는 시호가 내려지고 영의정에 추증
되기도했던 인물로 1568년 진주목사(김홍 金泓).고령 현감(이희안 李希顔).청주목사(이정 李楨).등과 지리산을 유람하며
(유두류록 遊頭流錄)을 남겼다.
남명 선생이 이곳 백운계곡을 자주찾아 읊었던 시 <백운동 에 놀며>
천하 영웅들이 부끄러워 하는 바는
일생의 공이 유땅에만 봉해진 것 때문.
가 없는 푸른산에 봄 바람이 부는데
서쪽을 치고 동쪽을 쳐도 평정하지 못하네.
백운교를 건너 계곡의 청아한 물소리 들으며 오르면 아함소.용문폭포.다지소.백운폭포.직탕폭포 가 심신을 풀어준다.
백색 암반의 웅덩이에서 빛나는 에메랄드 옥수가 눈부시다.
노자의 도덕경에 수유육덕(水流六德) 이라는 글 귀가있다. 물은 낮은곳으로 흐르니 겸손함이 있고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
가 있다.
웅석봉 허리춤에서 발원해 20번 도로옆 덕천강. 까지 길이 5KM에 달하는 계곡으로 10 여개의 폭포와 소.담 이 이어진다.
숲과 어우러진 계곡은 굳이 구도와 색을 꾸미지 않아도 한폭의 산수화다. 생명의 터전 지리산 둘레길은 참나무 숲으로
참 좋은 길이다.
바위에 '남명선생 장구지소' 라고 쓴 글귀가 보인다. 남명 선생이 지팡이와 신발을 벗고 놀았던 곳이라는 뜻이다.
'물이 맑으면 내 갓 끈을 씻고.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 라는 뜻에서 그많큼 물이 맑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목욕을 하면 저절로 지식이 생긴다는 다지소 와 5개의 폭포 오담폭.물살이 하늘로 오른다는 등천대가
꾸러미처럼 꿰어있다.
별천지 무릉도원 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선비들이 유람하며 노닐던곳 선조들의 발자취따라 덩달아 신선이 된듯하다.
병풍처럼.부채살처럼 늘어선 봉우리들은 늘 익숙하게 눈에 선한 풍경들인데도 오늘은 흡사 인간계가 아닌 신계의 홀로
그램 같은 느낌이다.
산에 오르면 기분이좋고 마음이 이완되는것을 느낄수있다. 유림청기토(幽林淸氣吐) 그윽한 숲에서 맑은기를 토해낸다.
숲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좋은 여러가지를 간직하고있다. 식물의 증산 작용과 계곡물로 인한 풍부한 음이온 식물이 자기
보호를 위해 내 뿜는 휘발성 물질인 피토친드 우리몸의 에너지 생산에 필수 불가결한 깨끗한 공기.우리 귀를 즐겁게
해주는 새소리 물소리 벌레소리 그리고 숲을 거닐때 느끼는 부드러운 촉감 등이 그것이다.
고령화 사회 일수록 숲에서 얻을수있는 효과가 더 크다는것은 두말할 필요도없다.
때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잊고 살기도한다.
오늘 산행은 오감 만족의 명품 산행이었다.
즐거운 하산주 건배시간이다. 산우지교(山友之交)인 회원님들소중한 시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크게 한번 박장대소로 웃고나면 엔돌핀이 팍팍 돌아서 우리 몸에 아주 좋듯이





금번 백운계곡에 관한 구구절절한 기행문을 작성하여 남겨 주심에 우리 산사랑
수요산악회에 더욱더 엔돌핀을 안겨 주셨네요.
홍성환 회장님께서 아낌없으신 거액의 찬조금 가뭄에 단비를 주시듯 감사했읍니다.
향후 시간이 되시는데로 자주 찾아주셔서 명품 기행문 또 부탁드여유
늘 수고가 많으십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