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공영제 노선의 민간업체 매각시도,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 세종도시교통공사 자체 문제를 공영제 노선의 매각으로 돌파하는 건 ‘조삼모사’이다
- 공공교통네트워크, “예산이 부족하여 운영이 어렵다는 건 핑계일 뿐 공사 자체 문제를 시민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공기업으로서 할 행태인가”
세종시 산하 공기업이자 BRT, 시내버스, 특별교통수단 등을 포괄하여 운영하는 ‘세종도시교통공사’에서 소속 노선 일부를 반납 후 민간에 위탁하는 절차를 착수했다. 현재 세종도시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노선은 BRT 5개, 광역형 2개, 지선형 13개, 마을버스 27개로 총 46개 노선을 운영하는 가운데 이 중 지선형인 221번(10대)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운영하는 전체 노선 중 매각시도는 한 개 노선에 불과한데 무엇이 문제인 것인지 의아할 수 있겠다만, 공기업 직영제로 운영하는 공영노선을 민간에 매각하려는 시도는 곧 ‘공사 자체적 내부 문제와 예산 부족을 민간업체 뒤에 숨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단순하게만 취급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공사 내부적으로 발생한 운영문제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비단 공사와 관련한 논란은 오늘뿐만이 아니다. 행정복합도시라는 특수성으로 ‘세종시 대중교통을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도시교통의 발전과 시민의 편의 및 복지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지난 2017년에 출범하였지만, 노사 갈등으로 인한 파업을 비롯하여 관내 민간업체(세종교통)와의 소송 등등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공기업 직영체제라는 장점이 있는 이상 민간업체와의 경쟁을 유도하게 함과 동시에 지역별 수요 변화가 생길 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음은 물론, 운영예산을 필요한 부분에만 집행할 수 있기에 세종도시교통공사 존재의 의미는 더욱 크다. 물론, 공기업 직영제라 하더라도 불가역적 요인의 발생을 무조건 부정할 순 없으나 공영노선을 민간에 매각하는 순간 노선유지에 투입되는 혈세가 공영제보다 막대해진다는 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반납하겠다는 것은 적자 때문이 아니다.
민선 9기 출범 후 조상호 세종시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세종도시교통공사의 분리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세분화하면 기존 도시교통공사를 ‘교통공사’와 ‘개발공사’로 이원화하는 방식인데 사실상 이번 노선매각이 공사 분리를 실현하는 과정의 전초전임을 시사할 수 있다. 즉, 겉으론 공사 조직을 분리하여 교통과 개발 분야를 특화하여 자체 재원 창출을 실현하겠다는 의도라지만 사실상 지금의 세종시 버스체계에 적자가 누적되는 것을 돌파하기 위해 비수익을 민간에 입찰제 형태로 매각하고, 나머지 소속 노선들도 부분 정리하여 효율성을 꾀하겠다는 목적이 깔려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광역교통 계획에 따라 세종~공주를 연결하는 BRT 공사가 한창이며, BRT가 개통하면 공주, 세종, 청주를 연결하는 바로타(BRT) 신규 노선을 운행까지 계획한 상태다. 실제로 신규 노선 투입을 위한 차량 출고를 이미 완료했음에도 공사가 늦어져 예정대로라면 올해 운행을 해야 하나 내년 초로 연기되었으며, 사업비 역시 2022년 10월 대광위가 개발사업을 승인할 당시 172억이었으나 2024년 8월 27일에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하면서 218억으로 늘어났다. 이중 지방비만 111억으로 세종도시교통공사가 공주시 운행까지 책임지는 것이 확정되었음에도 도로만 덩그러니 있는 상태로 정작 다녀야 할 버스는 다니지 않아 두 지역의 시민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세종~공주 BRT도 문제지만, 당장 이미 운행하고 있는 BRT 노선들의 대응조차 못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주 오송역~세종시~대전역 구간을 운행하는 광역형 B1 노선의 혼잡으로 시민들의 증차 요구가 끊이지 않는 상황임에도 정작 세종시와 대전시 모두 ”증차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 공방전만 벌이는 데다가 여기에는 세종도시교통공사까지 협의 주체에 포함됨에도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즉, BRT 공사 때문에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기존 운행 노선은 노선대로 관리하기 어려우니 비수익을 민간에 매각하여 위기를 돌파하려는 꼼수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는데 과연 노선 하나 민간에 매각한다고 부담이 줄어들 것인가. 오히려 ‘조삼모사’나 다름없다는 것이 불 보듯 뻔할뿐더러 세종시 역시 버스 운영지원 예산을 더 늘려야 하는 부담감만 심어준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20여 년 넘게 버스체계의 공공성을 후퇴시키고, 민간업체를 지대추구의 온상으로 변질시킨 준공영제에 대해 끊임없는 비판 제기와 대안을 제시했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완전 공영제를 적극 지지했으며, 그런 의미로 세종시 사례 역시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상황에 단순히 공사의 위기를 돌파한답시고 공영노선을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보다 교묘하게 피해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을뿐더러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하게 언급한다. 비슷한 예시로 화성시의 화성도시공사 역시 공영노선을 민간에 재위탁하는 행태가 반복되는데, 이는 지자체 스스로 버스체계의 공공성을 붕괴시키는 꼴인 만큼 단순 모면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위기를 돌파하여 변함없는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점을 세종시와 세종도시교통공사 모두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끝]
2026년 10월 29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