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회 등산 천등산(2015-29)
2015년 8월 5일 수요일 맑음 원성연 이종란 허은선외 9명 참가
오늘은 충절로 신협산악회 야유회 날이다. 60명의 대원들이 전북 완주군 운주면 장선리에 위치한 장선천을 간다. 장선천은 일명 운주계곡으로 불리는데 오늘 야유회 장소는 운주계곡 하류에 해당되는 가척마을 옆 개울이다.
바위굴 암자서 바라본 서쪽 풍광
가척마을에서 불명산 능선을 겨냥하여 산 오름을 시도해 보았지만 산길이 뚜렷하지 않아 등산을 포기하고 기사아저씨의 양해를 구해 차를 타고 천등산 들머리인 괴목동천에 이르러 하차한다.(10:11)
괴목동천서 피서객이 다슬기를 잡고 있다
괴목동천을 건너니 천등산 3.5Km란 푯말은 서있지만 지형은 변해있었다. 울창한 숲에 나있는 산길은 밭으로 개간하여 나무들을 찾아볼 수 없고 황량하게 바뀌어 처량한 느낌이다.
괴목동천서 바라본 천등산 북봉과 정상(북봉 왼쪽)
영어 U자가 왼쪽으로 넘어진 형태의 산길로 5분쯤 진행하니 이제야 제대로 된 산길이 나타난다. 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하늘을 가려 응달이라 진행이 쉽다. 오른쪽의 계곡과 벗 삼아 얼마쯤 산을 오르니 작은 폭포가 나타나고 곧이어 기도터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쉬어가기 제격인 곳이라 간식을 들면서 10여분쯤 휴식을 한다.
암반 위를 흐르는 와폭
휴식을 한 다음 등산을 이어간다. 암반 위에 쇠말뚝이 박힌 가파른 길을 지나자 계곡 호수에서 맑은 물이 쏟아지고 있다. 손을 적시니 아주 차가워 더위가 싹 가신다. 계속하여 계곡 길을 따라 산을 올라간다. 얼마 후 기묘한 선바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선바위와 준족의 허은선 대원
며느리가 아직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이종란 대원은 선바위를 끌어안고 손주를 점지해달고 소원을 빌어보기도 한다. 산길은 거친 돌길의 연속이고 점점 더 가팔라지고 있어 대원들의 발걸음은 느려지고 뒤쳐지는 대원들이 많아진다. 한참 후 바위굴로 이루어진 암자에 닿는다. 암자가 위치한 곳은 한마디로 명당이었다.
바위굴 암자
암자는 주능선 바로 아래 아늑한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또 천등산 주능선 좌우로 날카로운 암릉 길이 좌청룡 우백호를 이루면서 암자를 감싸는 형국이라 절로 평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천천히 산을 오르지만 반드시 정상을 밟는 이종란 대원
돌탑과 석굴이 시선을 사로잡고 눈앞으론 시원하게 전망이 열려 가슴이 탁 트인다. 석굴 앞 물로 목을 축이고 대원들을 기다린다. 대원들이 하나 둘 씩 올라온다. 준족의 허은선 대원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늦게 올라온 이종란 대원은 지극정성으로 사방으로 기도를 하고 있다. 아마 우환이 있는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것 같다.
거친 바위 길
기도터는 땀 흘려 올라온 수고를 덜어주는 평안한 곳이었다. 충분한 휴식을 한 다음 올라온 길을 역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처음 휴식을 한 곳에 이르러 계곡에 들어가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피로한 발을 담그니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것 같다. 대원들 모두 참 좋은 곳이고 너무 좋은 곳을 안내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해 안내산행의 보람을 느낀다. 3시간 동안 천등산을 누비며 땀을 흘리고 최적의 휴식 장소에서 몸을 충전하니 천등산의 정기를 받아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