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다 오는 <작은것이 아름답다>를 가끔 아이들에게 읽어줍니다. 이번 11월호에는 지난 9월 남양주시에서 열린 2010 슬로푸드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생물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그려져 있습니다. 겉표지 뒷면에 까를라 페뜨리니가 2010 슬로푸드대회 초청강연에서 한 이야기가 실려있었습니다. 그냥 쭉 읽다가 한 번 더 읽고 단어를 몇 개 고친 뒤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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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농민은 한국의 경우 총인구에서 6퍼센트, 이탈리아는 4퍼센트, 미국은 1퍼센트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농민 대부분은 노인들입니다. 농부 없는 미래를 생각할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컴퓨터를 먹을 수 있습니까? 자동차를 먹을 수 있습니까? 휴대폰을 먹을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우리에게는 쌀과 감자와 채소와 과일이 필요합니다.
요리에만 관심 있고 농업에는 관심이 없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농업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음식만 얘기하는 것은 음식 포르노입니다. 농업과 음식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음식은 모든 것이 종합된 것입니다.
1970년대 이탈리아 사람들은 수입에서 32퍼센트를 먹는 데 썼는데, 오늘날은 소득 12퍼센트만 씁니다. 음식가격은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음식 지출이 더 적어지면 똥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전화비에는 소득의 13퍼센트를 씁니다. 좋은 채소보다 좋은 팬티를 사는 데 돈을 더 많이 씁니다. 음식에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더 이상 농부를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농부가 세계를 살릴 것입니다. 농부는 꼴찌가 아닙니다. 농부가 지구에 희망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농부가 환경오염에서 지구를 보호할 것입니다. 우리는 농부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문화, 우리의 뿌리에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먹는 것이 그 첫걸음입니다.
농부는 지혜가 있습니다. 자연을 아는 사람입니다. 음식을 알고 생물다양성을 아는 사람입니다. 농부들에게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들의 지혜를 배우십시오. 지역 농업을 살려야 합니다. 값이 싸다고 외국에서 음식을 찾는 것은 모순입니다. 모든 나라가 자신의 농업을 가져야 합니다. 농업을 망각하는 나라는 가난하게 되어 있습니다. 좋은 음식에 돈을 더 씁시다. 그 돈이 나쁜 음식으로 생긴 병을 치료하는 데 드는 약값을 절약하게 합니다. 그 돈으로 젊은 농부를 도와줍시다. 한국의 농부를 도와줍시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농업을 존중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여, 땅으로 돌아가십시오. 땅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낡은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입니다. 농부는 책을 읽지는 않지만 작물을 읽고 계절을 읽고 자연을 읽습니다. 농부는 지혜롭습니다. 농부야말로 교수입니다. 농부에게 배우십시오. 돈을 은행에 저축하지 마십시오. 농부에게 저축하십시오.
-까를라 페뜨리니(슬로푸드운동 창시자), 2010년 9월 남양주시에서 열린 2010 슬로푸드대회 초청강연에서
첫댓글 음식 포르노 수준인 저에게도 이런 이야기 읽어 주셔서 참 좋습니다.
저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