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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끝까지 다 읽은신분은 사마천에 적혀있기를 인내력이 대단하여, 후일 당대에 대통령이 못되면 자손이라도 1인지하 五千萬인이 우러러 보는 위치가 될것이고, 그러하지 않으신분은 모든일이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고 ,三國誌 적벽대전에서 이긴 吳나라 아저씨가 주장한것을 전하여 드립니다.--- 우성암 김삿갓 --- |
신 금슈회의록(新 禽獸會議錄)
- 용인 사파리에서 금수들 촛불집회를 열다 -
머리를 들어 하늘을 우러르니 해와 달과 별이 천추의 빛을 잃지 아니하고, 눈을 떠서 땅을 굽어보니 강과 바다와 산악이 만고의 형상을 변치 아니하도다.
어느 봄에 꽃이 피지 아니하며, 어느 가을에 잎이 떨어지지 아니 하리요. 우주는 의연히 백대(百代)에 한결같거늘, 사람의 일은 어찌하여 고금이 다른가?
지금 대한민국 돌아가는 꼴을 보고 사람형색 살펴보니 애달프고, 불쌍하고, 탄식하고, 통곡할 만하도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국가경쟁력 강화, 비즈니스 프렌들리, 0교시 수업에다 특목고와 자사고 확대와 국제중학 설립,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교육과 의료의 시장화, 금서목록 지정, 여론에 재갈물리기, 보은 위한 낙하산 인사,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기, 국민들 버르장머리 고치기 등 별별 희한한 것들이 미친 소 거품 우러나듯 한다.
아하, 이 나라를 장차 어찌하면 좋을꼬?
밤이 이슥하도록 잠 못 들어 하다가 죽장망혜竹杖芒鞋)로 녹수를 따르고 청산을 찾아서 한곳에 다다르니, 사면에 기화요초는 우거졌고 시냇물 소리는 종종하며 인적이 고요한데, 아하 이곳이 ‘살아 진천 죽어 용인(生居鎭川 死去龍仁)’ 하던 용인 사파리 아니던가.
어디서 두런거리는 소리 있어 자세히 보니 사파리 안에 물이 흘러 이름 하여 어청수(於淸水)라. 어청수 가에 '금수회의소(禽獸會議所)'란 다섯 글자를 크게 쓴 현판 있어, 이곳에서 온갖 금수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더라.
금수강산(禽獸江山)에 금수 회의 하는 것이 무엇 이상할까마는, 온갖 금수 늘어놓는 말이 자못 의미심장한지라. 어허, 사람들아. 이 이야기 들어보소.
(1)벽창우, 미친 소 수입에 일갈하다 .
나폴레옹(돼지): 먼저 제 소개부터 하리다. 나 나폴레옹이외다.
일 동 : 오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돼지) : 아니오! 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출연했던 혁명가 돼지 나폴레옹이오. 스탈린이 나의 모델이지.
일 동 : 아하, ‘좌빨’ 출신이로군.
나폴레옹(돼지) : 에, 오늘 우리가 이렇게 촛불 집회를 하는 것은 최근 대한민국의 시국이 하수상하여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기 때문이오.용인 사파리 금수 일동도 이 땅의 인간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그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처지에 어찌 이 시국을 외면할 수 있겠소.
지금 청계천 서울광장에서 인간들이 매양 촛불집회를 벌이고 2MB 정권을 규탄하다고 하오. 우리야 사파리에 갇힌 몸이니 갈 수 없지만, 이곳에서라도 촛불을 들고 시국토론을 하자는 취지에서 여러분을 불러 모았소이다.
자, 사육사의 감시 없이 우리끼리 모이기가 얼마 만이오. 밤이 새도록 각자 시국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해 보기요.
벽창우(소) : 내가 먼저 말하겠소. 본래 나는 평안북도 벽동과 창성이 내 고향이라오. 두 지역에서 나는 소가 대단히 크고 억세어서 그걸 본 따 이름을 벽창우라고 하오. 요즘은 날더러 미친 소라고 부르기도 하던데 말도 안되지! 난 현 정권의 희생양(犧牲羊) 아니 희생소일 뿐이요. 허나 이번 촛불시위는 나 때문에 빚어진 만큼 내가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소.
일동 : 그래! 당신이 문제의 발단이지.
벽창우(소) : 인류 역사상 인간에게 가장 유익한 동물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 소라고 하겠소. 본시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놀면서 풀만 먹고 평화롭게 살던 내가, 인간에게 길들여져 일한 지 어언 수천 년. 평생 뼈 빠지게 일만 하다가 죽어서는 어느 것 하나 인간에게 소용되지 않는 것이 없었소. 인간 또한 온갖 동물 가운데 날 으뜸으로 쳤다오.
중국 춘추시대에 천자의 제사에는 소를 썼고, 제후는 양을, 대부(大夫)는 돼지, 그리고 선비(士)는 개를 사용할 만큼 내가 젤 으뜸이었소. 오죽하면 춘추시대 고깃간에서는 소머리를 걸고 말고기를 소고기라고 팔아먹어 ‘우수마육(牛首馬肉)’이라는 말까지 유행했을까.
나폴레옹(돼지) : 양두구육(羊頭狗肉)이 아닌가?
벽창우(소) : 그건 청나라 때 나온 말이지. 소가 워낙 소중하니까 나중에는 중국 사람들이 양고기를 많이 먹었거든. 그래서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양고기로 속여 팔다보니 양두구육이란 말이 새로 생겼지. 원래는 우수마육이었다니까.
나폴레옹(돼지) : 하지만 중국사람들은 돼지고기를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양고기인데, 왜 하필 양두구육이여. 저두구육(猪頭狗肉)이 아니고?
벽창우(소) : 원~. 돼지고기는 워낙 비계가 남달라서 속일 수가 없잖아. 돼지고기는 다른 고기와 섞어놔도 금방 표가 나니까 그런 게지.
일동 : 아항~
벽창우(소) : 각설하고, 한국 사람들은 중국 사람과 달리 소고기를 매우 즐겨 먹었소이다. 특히 고려 말 몽고 간섭 이래는 소 살코기만 아니라 내장이나 갈비까지 즐겨먹었소. 조선시대 상류층은 돼지고기나 양고기 보다 소고기를 선호했고, 이 때문에 소 도살이 늘었소. 정부에서도 소고기 먹는 것, 소 도살을 금지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 골칫거리였다오.
조선시대에 이미 나의 몸을 안심, 등심, 채끝, 우둔, 설두, 앞다리, 양지, 갈비 6개 부위로 분할하고 다시 이것을 17개 부위로 재분할해서 입맛 따라 먹을 정도였소.
일동 : 요리도 다양했겠네.
벽창우(소) : 암! 업진은 소 내장 전체를 싸고 있는 살인데 편육과 곰국거리로 사용하지. 양지머리는 가슴 쪽 에 가까운 내장을 싸고 있는데 국거리로 일품이요, 양지머리뼈의 복판에 붙은 기름진 고기부분을 차돌배기라하는 데 얇게 설어 구어 먹으면 그 쫄깃한 맛이란! 갈비의 살만 떼어내면 갈비색임이라 하고, 갈비 끝에 붙은 고기를 쇠가리라 하는데 모두 국을 끓이면 맛이 기가 막히지.
어디 이뿐이요. 소 심줄, 혀밑살, 꼬리, 족, 쇠머리, 골· 등골, 우설, 염통, 양· 천엽, 콩팥· 지라, 만화, 대창구이, 허파(부아)곱창, 홍두깨와 물렁뼈, 뭐 하나 남길 게 없잖아. 죽은 놈도 살려내는 우황청심환은 한국 것이 최상품이라더군. 심지어 우랑과 우신이이라고 거 내 거시기까지 삶아 먹었잖아. 정력에 좋다나.
나폴레옹(돼지) : 몬도가네 족속들이군. 벽창우(소) : 그런데 왜정(倭政) 때는 왜경(倭警) 놈들이 내 거시기를 햇빛에 말려다가 채찍을 만들어, 조선인 들을 때리는데 사용했지. 이걸 ‘소좆매’라 했는데, 한 대 맞으면 기절이고 열 대 맞으면 골로 가지.
일 동 : 허어!
벽창우(소) : 그 외에도 쇠뿔은 단김에 빼서 장신구나 악기로 사용하고 등가죽은 뜯어내어 북 만들어 두들겼지. 살아서는 근로봉사 죽어서는 시신기증, 나 같이 은혜로운 존재가 어디 있겠냐구.
일 동 : 조선놈들 독하게도 뽑아 먹었네.
벽창우(소) : 비록 잡아먹혀도 인격적으로는 존중받았어. 노자가 함곡관을 지나면서 푸른 소 등위에 거꾸로 앉아 쓴 것이 도덕경이니 이를 두고 나온 말이 청우출관(靑牛出關)이지. 불가에서는 자신의 본래 맑은 성품을 찾아 수양하는 것을 소를 찾는 것으로 비유해 심우도(尋牛圖)라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 이광수라는 작자는 “소! 소는 동물 중에 인도주의자다. 동물 중에 부처요, 성자다.
···· 아마 소는 사람이 동물성을 잃어버리는 신성에 달하기 위하여 가장 본받을 선생이다”라고 극찬했다고. 적어도 동아시아인들은 날 잡아먹고 미안했는지, 명예나 품위를 유지시켜 주려고 했단 말야. 그런데 느닷없이 양코배기 미친 소 때문에 나까지 매도당하잖아!
대머리샘(독수리) : 미국 애들이 소 키워 잡는 건 내가 잘 알지.
나폴레옹(돼지) : 미국에서 온 독수리로군!
대머리샘(독수리) : 미국소는 태어나면 어미하고 함께 풀밭에서 키우지. 그러다 6개월 쯤 지나면 어미로부터 떼어내 우리에 가둬.‘행복 끝 골병 시작’이지.
일 동 : 땅도 넓은 데 왜 우리에 가둬?
대머리샘(독수리) : 너른 풀밭에서 뛰놀면 근육이 발달해 고기가 질기다는 거야. 게다가 살코기는 하얀 비계가 껴야 씹을 때 고소하고 맛있거든. 그래서 우리에 가둬 놓고 키우는 거지. 우리는 좁고 비위생적이니, 소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일 동 : 용인사파리에 사는 우리도 갑갑한데, 소들은 더 불쌍하군.
대머리샘(독수리) : 게다가 미국 축산업자들이 비용을 절감한다고 병들어 죽은 소의 고기나 자기네들이 안 먹 는 소뼈나 내장 등을 갈아서 섞은 사료를 먹이거든.
일동 : 저런! 벽창우(소) : 유사 이래 초식동물의 상징이 소라구! 생물시간에 초식동물의 되새김질과 밥통 수자도 날 기준으 로 해서 가르치잖아. 그런 소를 졸지에 육식동물로 둔갑을 시켜, 골병들어 죽은 불쌍한 내 동포를 곡물에 섞어 먹이니 미쳐버리지. 그래서 “뇌송송 구멍탁” 광우병이 생겼는데, 이 병이 든 소를 조금이라도 먹은 인간은 100% 죽는 거야. 미쳐 죽은 소의 복수이지.
일 동: 동귀어진(同歸於盡)!
켄터키치킨(닭) : 나처럼 브로일러의 희생자로구만. 일동 : 브로일러?
켄터키치킨(닭) :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인들은 조금이라도 고기를 더 많이 먹겠다고 많은 가축을 옥내(屋內)에 밀집시켜 곡물사료를 포식시켜 단기간에 대량생산하는 공법을 개발했어. 이것을 브로일러broiler 즉 대량비육법(大量肥肉法)이라고 하지. 그 뒤 인간들이 사료비를 줄이기 위해 가축들 죽은 것이나 사람이 먹지 않는 가축의 부위를 갈아서 섞여 먹인 거야. 이게 심한 부작용을 일으킨 거지. 광우병이나 조류독감도 다 이런 것과 관련이 있지. 조류독감의 경우 야생 조류들은 저항력이 있어 안 죽는데 우린 걸렸다 하면 골로 가.
이렇게 죽은 우리 동포를 잘 익히지 않고 먹으면 인간도 맛이 가버려.
대머리샘(독수리) : 그래서 미국인들은 30개월 이상의 소는 위험하다고 식용을 꺼리지. 특히 광우병 위험이 높은 머리나 내장과 뼈는 원래 안 먹는 부위이니 그동안 버리거나 사료로 활용했거든. 이걸 2MB가 덜컥 수입하겠다고 했으니 미국 축산업자는 땡잡았지.
일 동 : 그걸 왜 수입한대?
대머리샘(독수리) : 미국과 FTA를 조속히 맺기 위해서 그동안 미국 축산업계가 요구한 소고기 수입을 받아들인 거라더군. 자동차나 일부 공산품 수출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거지. 특히 미국소는 맛이 한우와 비슷한데 값은 한우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한국 축산업계도 당연히 망할 게 뻔하고.
벽창우(소) : 그러니 국민들이 분노할 밖에. 게다가 2MB는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염장을 지른 거야. 먹고 죽을 지도 모르는 먹거리를 들여다 놓고는 알아서 살아남으라니, 이게 한 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자가 할 소리냐고. 특히 주부들의 경우 자기 손으로 자기 자식 죽이는 음식을 사 먹이라는 꼴이 되니 눈에 핏발이 솟지. 눈에 빨간 핏발 섰다고 빨갱이라고 덮어씌우니 더 돌아버리고.
대머리샘(독수리) : 일본의 경우 미국산 수입소의 월령(月齡)을 20개월 밑으로 제한하고 그것조차 전수검사를 한단 말이야. 미국이 이를 고치려니까, 일본의 담당관이 ‘나는 단 한사람의 일본국민도 죽게 만들 수 없다’고 버텼다더군. 일본과 비교해보니 더 열 받지.
일동 : 정말 그렇군!
나폴레옹(돼지) : 그래도 안 먹으면 되잖아?
벽창우(소) : 그게 말이 되질 않지! 한우와 맛이 비슷하고 값은 훨씬 싸기 때문에 학교나 군대의 급식 그리고 이문을 남기려는 요식업계에서 결국 미국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거든. 게다가 정부와 한나라당 애들이 미국 소고기 맛있다고 처먹어대면서, 곱창도 들여오자고 요살을 떨었잖아.
대머리샘(독수리) : 이러니 앞길이 구만리 같은 학생들이 가만히 있겠어. ‘내 인생 니 때문에 조졌다’ 하고, 초중고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거야. 미국 캠프 데이비드 부쉬덤불 속에서 쥐 모양 요리까꿍 저리까꿍 깝치다가 덜컥 소고기 덫에 걸려 촛불소녀한테 그을린 거지. 그렇게 해서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마침내 광화문대첩이 벌어진 거야.
일 동 : 광화문대첩?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 1908년(융희2)에 안국선(安國善)이 발표한 우화소설이다. 동물들의 입을 빌어 인간의 비리와 인간의 간사한 현실 사회를 성토(聲討)하는 사회풍자 소설이다. 발간 3개월 만에 재판을 인쇄할 만큼 널리 읽혔으나, 1909년 5월 출판법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판매금지 된 소설이 되었다. 금수를 빗댄 신랄한 풍자 속에 일본의 대한(對韓) 정책과 친일정부 대신들을 비판함으로써 치안을 방해하였다는 이유였다.
(2)광화문대첩을 논하다 일동 : 광화문대첩?
벽창우(소) :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국 소고기 수입 협상을 다시 하라고 초등학생부터 70노인까지 촛불을 들고 시청과 서울광장 앞에서 매일 촛불 집회를 한 거야. 그래도 국민들 말을 들어 먹지 않으니까, 국민들이 청와대로 가다가 광화문 앞에서 전경들과 맞부딪친 거지.
꼴갑문자(거북) : 에헴, 내가 그때 이순신장군 동상에 새겨진 거북선 구경하러 갔다가 그 장면을 목격했지.
일동 : 어땠어?
꼴갑문자(거북) : 말이 광화문대첩이지, 대단히 쪽 팔렸어. 여기 똥물하고 이름이 같은 어청수라는 경찰 책임자가 촛불행진을 막는다고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열두 개의 컨테이너를 행주산성처럼 쌓고는, 물대포와 몽둥이로 국민들을 조졌지. 마치 이순신동상이 전경들을 지휘하는 것 같더라구. 누구는 물대포로 촛불을 무찔렀다고 살수대첩(撒水大捷)이라고 부리더구만.
일동 : 아! 만리장성보다 더 유명해진 그 명박산성!
꼴갑문자(거북) : 이게 무슨 임진왜란 때 권율장군의 행주대첩이나 이순신장군의 명량해전이냐고. 미친 소 수입 반대하는 애국시민을 외적으로 취급하고 조져대니. 이순신장군이 얼마나 쪽 팔렸겠냐고. 게다가 컨테이너 수도 열두 개였으니....
일동 : 그게 어때서?
꼴갑문자(거북) : 이순신장군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배가 열두 척 밖에 남지 않았거든. 모두가 수군을 육군으로 돌리자고 하니까, 이순신장군이 비장하게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하고 전장에 나가 싸운 거야. 그런데 어청수 제가 무슨 귄율이나 이순신이라고 컨테이너 열두 개를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산성처럼 쌓고는 국민들을 족치니.
벽창우(소) : 이순신 동상 앞에서 물대포 맞고 방패로 찍힌 시민들의 마음이 어떻겠어.
꼴갑문자(거북) : 이때 2MB가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행렬을 바라보면서 지었다는 소문이 도는 시조가 있어. 일동 : 궁금하구먼.
꼴갑문자(거북) : 광화문 촛불 밝은 밤에 청와대 뒷산에 쪼그려 앉아 이순신 지휘관 삼아 전경차와 물대포로 밀어붙이는데 어디서 유모차 끌고 오는 소리에 어마 뜨거 하노라. 일동 : 아~니, 청와대가 한산도 해군기지고, 자기가 이순신인 줄 아는 모양이지.
꼴갑문자(거북) : 어찌되건 2MB정권은 힘으로 일단 촛불집회를 제압했어. 결국 소고기 고시를 강행하고 힘으로 촛불집회를 밀어붙여 집회 참가자를 연행했지. 이 민망한 현실에 해외동포와 해외유학생들도 마침내 촛불을 들어 올렸어. 촛불릴레이가 서울에서 지방으로 그리고 해외로 이어진 거야.
벽창우(소) : 이게 무슨 올림픽 성화 봉송도 아니고.
꼴갑문자(거죽) : 여기에 맞불집회라며 반공친미교회, 월남전참전전우회, 특수임무수행자회니, 자유주의니 뭐니 이름 붙은 단체들이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집회를 벌인 거야.‘우리는 미국 소고기 먹고 싶다! 촛불집회는 빨갱이의 사주다!’라는 별별 해괴한 구호를 내걸면서.
나폴레옹(돼지) : 미친 소고기 안 먹겠다는 게 왜 빨갱이야?
벽창우(소) : 소고기가 원래 빨갛잖아. 색깔론 나올 만하지. 투우할 때도 소가 빨간색만 보면 미쳐버리잖아.
일동 : 설마!
꼴갑문자(거북) : 유신체제 때 누가 시험 삼아 표지만 빨간 책을 외국에서 가져왔거든. 근데 공항에서 빨갱이책이라고 덜컥 잡더라는 거야.
나폴레옹(돼지) : 허어~ 인간의 심장에도 붉은 피가 도는데.
벽창우(소) : 그런데 허연 머리에 군복까지 입고 나온 노인들이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건 도저히 못 봐 주겠더라고. 이 영감들은 3·1절과 8·15 때도 성조기를 들고 다녀. 도대체 한국군 출신인지 미군 출신인지. 독립투쟁일과 독립기념일에 남의 나라 깃발을 들고 나오는 게 정상이냐구. 이미 저렇게 미쳐버렸으니 미친 소고기인들 안 먹고 싶겠어.
꼴갑문자(거북) : 더 가관인 건 일부 개신교-양심적인 기독교와 구분해 어떤 사람들은 개독교라고도 부르던데- 목사들이 집회를 열면서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사탄의 무리라며 저주를 퍼붓더구만.
일동 : 저런 지옥에 떨어질 놈들!
꼴갑문자 : 하긴 2MB만 하더라도 서울 시장 때 서울을 하나님의 성전으로 갖다 바치겠다고 했잖아. 지 혼자 천당 가려고 서울을 상납하는 거지. 또 ‘부산시내 사찰이 모두 무너져라’는 개신교 기도회에 축사를 보내기도 했고.
캔터키치킨(닭) : 2MB가 대통령이 된 후 종교차별이 더 심해졌지. 청와대 참모란 작자가 촛불집회 하는 사람들을 사탄으로 몰고, 특정 종교의 ‘성시화’ 운운하며 큰 물의를 빚은 인사를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임명하고, 정부의 지리정보시스템에서 사찰 정보는 지우고, 공립학교 안에서 불교문화재가 훼손되고, 경찰청장은 특정 종교 선교 활동에 공식 후원 포스터를 전국 경찰서에 붙였으며, 서울의 구청장은 인턴 채용에서 교회 신자만을 뽑으려고 했으니.
일동 : 이거 살수대첩· 행주대첩· 명량해전에 십자군전쟁까지 일어나는군.
벽창우(소) : 어찌되건 이런 식으로 맞불집회를 통해 거리에서 서로 경쟁 시키고, 한편으로 소고기 수입 고시를 강행하면서 폭력으로 촛불을 꺼뜨리려 한 거지.
나폴레옹(돼지) : 애초부터 촛불로 소고기 구워먹겠다는 게 황당한 거야. 우리처럼 전격 폭동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소(牛)비에트 건설로!
일동 : 에끼! 무조건 폭동으로 내몰면 쓰나!
벽창우(소) : 결국 정부가 국민 말을 안 듣고 소고기 수입을 강행하니, 촛불집회도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는 형국이야.
(3)인정사정 볼 것 없다, 2MB의 복수혈전
꼴갑문자(거북) : 이제 2MB정권은 막가파가 되었더라구. 50만 명의 촛불 집회도 물대포와 바리케이트로 막았으니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어졌어. 드디어 2MB정권의 복수혈전이 시작되었지.
일동 : 어떻게?
(계속)꼴갑문자(거북) : 언론부터 조져댄 거야. MBC PD수첩이나 KBS방송 그리고 인터넷 때문에 소고기 수입 협상 내용이 들통 났다고 이를 간 거지. 이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언론에 재갈을 물려야 한다고 작정을 한 거야.
켄터키치킨(닭) : 잘하면 제 탓 못하면 국민 탓 불리하면 언론 탓이군.
꼴갑문자(거북) : 그래서 MBC PD수첩을 족치고 KBS 정연주 사장을 쫒아내고 조중동 등 권력의 앵무새를 질타한 네티즌을 검거하고 인터넷실명제까지 실시해 국민의 입과 귀를 막겠다고 설쳐대고 있지. KBS 정연주 사장을 좇아내려고 감사원· 국세청· 검찰까지 동원했다니까. 또 언론방송위원회라고 2MB에게 최고로 시중을 잘 드는 기관이 있어. 얘까지 언론 통제의 하수인으로 나서 쥐꼬리 이어가듯 언론 통제에 나선 거지,
유구무언(앵무새) : 조중동은 주인이 안 가르쳐줘도 알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 지 잘 알더군. 조중동은 입은 앵무새이지만 성질은 하이에나 보다 잔인하지.
벽창우(소) :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인터넷망명을 했겠어.
일동 : 인터넷망명?벽창우(소) : 소고기수입반대의 토론장이던 다음아고라가 탄압을 받자, 네티즌들이 2MB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외국의 포탈사이트로 항쟁 거점을 옮긴 거지.일동 : 가지가지 다 나오는군. 이러다 망명정부까지 세우겠다.
유구무언(앵무새) : 사실 2MB의 언론 장악은 소고기 문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일동 : 어떻게?유구무언(앵무) : 종이신문 독자 다수를 조중동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중파와 인터넷마저 정부의 통제 아래 두어 일체의 여론을 장악하자는 거야. 언론 통제를 하면 여론 조작도 가능하거든. 그러면 결국 시민들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잖아. 여기에 맞춰 국회에서 집회시위에 관한 법을 강화하고 경찰에게 강력한 처벌권을 주어 시민들을 조지는 거지. 언론이 침묵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폭도로 몰리는 거고.
일동 : 음. 원숭이 이 잡듯이 조지는 거구만!
벽창우(소) : 쥐구멍으로 소를 몰아넣는 격이기도 하구.
대머리샘(독수리) : 언론 장악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건데?
유구무언(앵무) : 국회를 이용하는 거지. 아다시피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의원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한나라당보다 더 보수적인 자유선진당 의원 등을 합치면 3분의 2선까지 가능하거든. 본디 힘만 믿고 사는 족속인지라, 제 입맛에 맞는 법들을 마구 만들어 다수결로 밀어붙여 입법독재로 갈 거야. 언론 장악하고 국회 장악하고 가두집회 족치고 반항하면 경찰·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권력의 사냥견들을 동원해서 목덜미를 물어버리면 국민들이 꼼짝할 재간이 없지. 특히 이번 촛불집회를 계기로 정부가 허락하지 않는 집회나 기준을 넘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일벌백계(一罰百戒), 다시는 거리에 나올 꿈도 못 꾸는 순종인간을 만들어 놓겠다고 벼르고 있어. 국방부는 불온서적 목록까지 만들어 배포했다니까!
일동 : 금서라고라?
유구무언(앵무) : 한 마디로 시대착오지. 세계적인 학자들의 저작물이나 베스트셀러는 물론 국민들이 정말 읽어야 할 책까지 금서라고 지정했으니...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책이라면 내가 좀 알지.
일동 : 오,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의 전령!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원래 금서라는 것은 인간의 육신만이 아니라 생각까지 감옥에 가두겠다는 야만의 발상이지. 2MB정권이 스스로 이승만정권이나 박정희 정권의 계승자로 자처하니 예전 못된 습관이 다시 나오는 거야.
유구무언(앵무) : 이승만 정권 때부터 금서가 있었지.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역대 독재정권은 다 그랬어. 그런데 그 금서 지정 내막을 보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지. 1955년에 간행된 <최신아세아요도>라는 지도책은 “소련이 우리나라 영토와 같은 색깔로 되어 있고 공산 소련계와 영국, 호주, 카나다 등이 동일한 분홍색으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교부로부터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거든.
꼴갑문자(거북) : 1970년대 ‘라면땅 사건’과 비슷하군.일동 : 라면땅? 부동산 사건이야?
꼴갑문자(거북) : 아니. 라면땅은 과자 이름이야. 애들에게 인기짱이었지. 그 봉지에는 뽀빠이라는 만화 주인공이 그려져 있었고. 그런데 어느날 이 라면땅이 가게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한참 뒤에야 봉지 디자인이 바꿔서 나온 거야.
일동 : 왜 그랬지?
꼴갑문자(거북) : 그때 돌았던 말이, 봉지의 뽀빠이 그림이 윗옷은 빨간색이고 바지는 파란색이었거든. 이걸 두고 윗옷은 북한, 아래는 남한이고, 뽀빠이 팔뚝에 그려진 마크는 남침을 표시한다고 해서 기관에서 라면땅을 전량 회수하고 도안을 바꾸라고 했다는 거야. 애들까지 이런 얘기를 했으니 허 참.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박정희 때도 금서 소동은 여전했지. 특히 사상계와 같은 유명한 잡지도 김지하의 풍자시 [오적(五賊)]을 실은 죄로 1970년대 초 폐간되기도 했거든. 아주 통쾌한 시인데.
일동 : 한번 들려주시구려.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워낙 긴 시라 시작 부분만 잠간 읊어 주지.(목청을 가다듬고)예가 바로 재벌(狾䋢), 국회의원(국獪狋猿), 고급공무원(跍礏功無猿), 장성(長猩), 장차관(暲차矔)이라 이름하는,간뗑이 부어 남산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은천하흉포 오적(五賊)의 소굴이렷다.
사람마다 뱃속이 오장육보로 되었으되이놈들의 배안에는 큰 황소불알 만한 도둑보가 겉붙어 오장칠보,본시 한 왕초에게 도둑질을 배웠으나 재조는 각각이라밤낮없이 도둑질만 일삼으니 그 재조 또한 신기(神技)에 이르렀것다.
하루는 다섯놈이 모여십년전 이맘때 우리 서로 피로써 맹세코 도둑질을 개업한 뒤날이날로 느느니 기술이요 쌓으느니 황금이라, 황금 십만근을 걸어놓고 그간에 일취월장 묘기(妙技)를 어디 한번 서로 겨룸이 어떠한가이렇게 뜻을 모아 도(盜)짜 한자 크게 써 걸어놓고 도둑시합을 벌이는데때는 양춘가절(陽春佳節)이라 날씨는 화창, 바람은 건 듯, 구름은 둥실지마다 골프채 하나씩 비껴들고 꼰아잡고행여 질세라 다투어 내달아 비전(泌傳)의 신기(神技)를 자랑해쌌는다.
일동 : 얼쑤!
벽창우(소) : 어째 이 나라는 오적들이 많을꼬. 1905년 을사오적(乙巳五賊)에다, 이번에는 무자오적(戊子五賊)도 나오고.
일동 : 무자오적?
벽창우(소) : 올해 무자년 소고기 수입에 앞장선 다섯을 말하지.
일동 : 누구야?
벽창우(소) : 2008년 5월 소고기 장관고시를 강행한 데 간여한 인물들지
.일동 : 이름을 말해봐!
벽창우(소) :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 조윤선 대변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그리고 2MB 대통령이라더군. 어떤 사람은 2MB대통령, 한승수 총리, 정운천 장관, 그리고 고시 협상에 참가한 민동석·김종훈 등 다섯 명을 들기도 하고.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에~ 다시 금서로 돌아가지. 광주학살과 함께 등장한 전두환 정권도 금서 조치에 혈안이었지.
대머리샘(독수리) : 오, 나와 같은 빛나리 사나이!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전두환 정권은 출발부터 1천여 명의 언론인을 해직하고, 172종의 정기간행물을 폐간시키는 등 만행을 저질렀는데, 1982년에도 김지하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가 출간되자 몽땅 압수해 작두로 책을 잘라서 불태우고, 출판사는 세무 사찰까지 했다고. 막스 웨버Max Weber와 칼 맑스Karl Marx도 구분 못해 막스 웨버의 책도 교도소에서 도서 반입을 금지시키기도 했다니까.
나폴레옹(돼지) : 막스 웨버는 우파 자본주의의 대가인데...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지금 2MB정권은 과거 수 십 년간 독재정권이 사용했던 수법을 1년 안에 다 부활시키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지.
나폴레옹(돼지) : 그런데 2MB정권이 아무리 마구잡이라고 하더라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정연주사장 체포하는 거 봐. 일단 공권력으로 윽박지르는 걸. 또 법조항이란 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경우가 많아서 운용자가 조심해서 적용해야 하는 데, 선무당 칼 휘두르듯 마구 가지고 노니 한심한 게야. 경찰· 검찰· 감사원· 국세청은 국민의 기관이 아닌 권력의 사냥견이 되어 버렸고, 심지어 법원까지 다 권력과 코드를 맞춰대니. 법치(法治)가 법치(法痴)가 되어 버렸어.
유구무언(앵무) : 사나운 개 콧등 아물 날 없다고 계속 촛불에 콧등 그을리면서도 국민들만 물어뜯어 대고.
토사구팽(개) : 요즘 경찰이나 검찰을 검견, 경견이라고 부르던데, 우리 사냥개와 비슷하긴 하더라구. 본디 우리 개는 조상이 늑대나 승냥이(이리)와 같거든.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이라고, 한 마리가 짖으면 백 마리가 같이 짖는 게 우리야. 두 마리의 개가 싸울 때 제3의 개가 나타나면 반드시 강자의 편을 들어 약한 놈을 물어뜯고. 승냥이도 한 마리가 부상당하면 모두 합세해서 부상한 동료를 잡아먹지. 본디 강한 놈에게는 꼬리를 내리고 약한 놈을 보면 사정없이 약자를 물어뜯는 게 개의 본성이야. '개 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안 된다’고, 과거 권력의 사냥견으로 활약하던 검경찰이 다시 제 버릇 나오는 거지.
꼴갑문자(거북): 그래도 개는 주인에게는 충직하잖아.
토사구팽(개) : 검견과 경견은 주인을 몰라보니 우리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잖아. 국민이 주인인데, 정작 충성을 엉뚱한데 바치니, ‘길러낸 개가 발뒤축문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아. 검견이나 경견이란 말을 들으면 중세 때 도미니쿠스 가톨릭 교단의 깃발이 생각나.
꼴갑문자(거북): 도미니쿠스 교단?
토사구팽(개) : 도미니쿠스 교단은 이단 사냥에 열성이었는데 그 깃발에 개를 그렸거든. 하나님의 충직한 개가 되어 이단 사냥을 나간다는 뜻이지.
꼴갑문자(거북): 그래도 검찰· 경찰· 사법부는 인권의 최후 보루인데 너무 깎아내리는 거 아냐?
토사구팽(개) :인권의 최후 보루? 인권이 최후까지 무시되는 곳 아닌가? 경찰은 마구잡이로 사람을 잡아들이고, 여성에게 브레지어를 벗게 하질 않나. 사법부는 오히려 지난 10년간의 민주화의 성과마저 후퇴시키는 판결을 때리고. 이번에 삼성 재판을 보면 큰 도둑놈은 무죄야.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은 바뀌지 않았어.
벽창우(소) : 결국 인간들의 촛불집회는 실패한 걸까?
토사구팽(개) : 그렇지만은 않아. 실제 촛불집회의 요구 사항은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를 넘어 전기, 수도, 가스 민영화 반대로, 교육과 의료 시장화 반대로 확대되어갔고 대운하반대로 이어졌잖아. 결국 2MB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대운하 건설계획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고, 전기, 수도, 가스 민영화는 없으며, 의료보험 민영화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니 촛불의 성과를 과소평가하거나 자학할 필요는 없지.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야. (계속)
(4)잘 가라 인천공항아 !
켄터키치킨(닭) : 어떤 문제?
토사구팽(개) : 8월 광복절과 올림픽을 앞두고 2MB 정부는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어. 광복절 아닌 건국절 행사를 개최하고 내건 슬로건이 ‘그레이트 코리아(Great Korea)’야.
켄터키치킨(닭) : 1980년 미국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내세운 ‘Great America’와 비슷하네.
토사구팽(개) : 그렇지. 신자유주의 개혁을 시작한 레이건의 정책에다가 불도저개발주의를 결합시킨 것이지. 자유화, 개방화, 민영화, 금융화, 시장화를 모토로 한 신자유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지.
켄터키치킨(닭) : 쉽게 말해봐.
토사구팽(개) : 공기업 민영화, 금융개방과 산업화, 대운하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 규제완화와 감세를 통한 대기업 지원, 교육과 의료의 시장화를 말해.
켄터키치킨(닭) : 공기업 민영화는 필요하잖아. 철밥통들이 죽 치고 있는데.
토사구팽(개) : 얼핏 그렇게 생각되지.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지. 지난 8월 11일 공기업선진화추진특별위원회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 1단계’를 발표한 걸 살펴보면 알 수 있지.
나폴레옹(돼지) : 걔들은 선진화라는 말을 무척 좋아하는 군.
꼴갑문자(거북) : 항상 앞으로 달려가 일등하다는 일등노이로제증후군이지.
토사구팽(개) : 말이 선진화이지 내용은 민영화야. 즉 사유화이지. 그 1단계 계획 요지는 305개 공공기관과 14개 공적자금 투입기업을 포함 총 319개 가운데 27곳을 민영화하고 2곳을 통폐합하며, 열두 곳을 기능 조정한다는 거지. 물론 전기, 가스, 수도 민영화는 국민의 반발로 빠졌지만. 그리고 2, 3단계 민영화 계획이 연이어 발표될 예정인데, 이를 모두 합치면 100여개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이야. 집권 1년차 계획으로 잡힌 민영화 규모는 국민의 정부 5년, 참여정부 5년 동안 이루어진 민영화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크지. 일동 : 엄청나군.
토사구팽(개) : 이걸 우리 민간 기업이 받아줄 능력이 없거든. 1단계 민영화 대상에 포함된 공적자금 투입기업들인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은 매각 대금만 해도 각각 8~10조를 넘나드는 초대형 매물이야. 또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의 경우 자산규모만 해도 100~200조가 되는 초대형 기업이고. 한국의 주식시장이 이걸 어떻게 한꺼번에 소화하겠냐고. 결국 거대 외국 자본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사실 은행민영화는 꼭 필요한 게 아니지. 이미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지분율이 평균 70퍼센트를 웃돌 만큼 과도하게 개방화, 민영화된 상태거든. 그런데 이런 대형 우량 은행을 추가로 민영화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인천국제공항공사 마저 외국자본에게 지분을 매각하겠다니 깜짝 놀랄 일이지. 즉 2MB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두고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공항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15%) 등을 포함, 지분 49% 매각” 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어. 그러고는 1차로 49%를 매각한 후 여건을 봐서 추가적으로 더 매각할 생각이래.
내가 다음주(1월31일)에나 우리 금수회의에 참석한 동물들에게 자료를 보여 주겠네
켄터키치킨(닭) : 꼭 보여준다면 그게 무슨 문제야? 그럼 꼭 자료를 보여주게나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이런 닭대가리 하고는! 원래 공기업 민영화라는 게 “방만하고 부실한 기업들을 민영화”한다는 명문으로 나온 거잖아?
켄터끼고깔 : 그건 그렇지.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어느 바보가 부실한 기업을 사겠냐고. 오히려 수익이 높은 알짜배기 기업들을 인수하려고 하지. 실제 IMF 외환위기 이후 민영화된 포스코, KT, KT&G, 한국중공업 역시 민영화 이전에도 흑자가 나던 알짜 기업들이었잖아. 이렇게 보자면 이번 민영화 대상 가운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야말로 군침이 도는 물건이지.
켄터키치킨(닭) : 군침이 돌아?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그럼.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4개 공기업 가운데 2007년 기준 자산규모 7조 8천억 원으로 8위, 영업이익이 4,600억 원으로 6위, 배당규모 5위로 지극히 우량한 기업이거든. 이걸 내놓겠다고 했으니 당연히 눈독을 들일 수밖에.
켄터키치킨(닭) : 어느 놈이 살 지 궁금하군.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정부가 전문공항운영사에게 넘기겠다고 했는데, 일단 우리 국내에 전문공항운영사는 없으므로 당연히 외국기업에게 팔겠지.
꼴갑문자(거북) : 구체적으로 감이 오는 감?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전략적으로 제휴할 ‘전문항공운영사’, 또는 49%지분매각을 받아줄 기업으로는 호주계 금융자본인 맥쿼리사가 유력하다고 보지.
꼴갑문자(거북) : 왜 그렇게 생각하나?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한 나라의 국제공항을 민영화하여 사적자본이 운영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야. 사적 자본의 천국인 미국조차도 국제공항은 국영이거든. 그런데 호주의 시드니공항과 영국의 히드로공항 등이 민영화 되었는데, 이 두 공항에 투자하고 있는 유명한 금융자본이 바로 맥쿼리 금융그룹이야. 이미 맥쿼리 그룹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를 설립하여,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지분 24.1%)와 인천대교(지분 41%)를 포함해 이미 15개 도로, 터널, 교량에 대해 주식취득과 대출 형태로 2조 원이 넘는 대규모 금액을 투자해놓고 있다구.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의 경우 전체 지분의 60%를 맥쿼리가 갖고 있고. 쉽게 말해 우리가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만 해도 맥쿼리는 돈을 앉아서 벌고 있지. 올해 상반기 매쿼리는 한국에서 1,550억 원의 이자 및 배당수익과 1,3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어.
켄터키치킨(닭) : 난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네.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인천공항은 현재 정부가 지분의 100%를 소유한 상태에서도 서비스의 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은 기업이야. 정부에 재정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재정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인력운용도 낭비가 없단 말이야. 그런데도 이걸 민영화해서 외국 기업에 넘긴다니 이해가 되겠어?
켄터키치킨(닭) : 그래도 민영화를 해서 더 나아질 수 있잖아.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민영화 하면 서비스 개선이란 명목으로 통상 여객이용료를 대폭 인상하기 마련이야. 실제로 매쿼리가 운영하는 영국 히드로공항이나, 시드니공항은 다른 국가의 국영 공항에 비해 여객 이용료가 각각 6~7배, 4~5배 정도 높다고 해. 켄터키치킨(닭) : 그래도 서비스 개선이 되었잖아.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개뿔 같은 소리!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영국 히드로공항은 민영화 이후 45위에서 103로 추락했는데 그게 무슨 서비스 개선이야! 게다가 인천공항은 우리나라 하늘의 관문이자 국가보안 목표‘가’급 시설이라고. 이건 국내 사적자본에게 넘겨도 문제인데, 더구나 외국금융자본에게 넘긴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지. 인천공항의 민영화는 수돗물 민영화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중대한 공익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돼. '개 핥은 죽사발' 되기 전에 정신 차려야지.
(5)도둑에게도 도가 있거늘
나폴레옹(돼지) : 2MB가 그래도 정치 감각이 있어. 8월 베이징 올림픽 분위기를 타고 KBS사장 해임을 강행했고, 지난 8월 11일 공기업 선진화 1단계 계획을 발표하고 경제인들을 대거 사면하는 등 8.15를 분기점으로 잘 치고 나가잖아.
토사구팽(개) : 사면? 일반 민생사범은 몰라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세금을 떼먹고, 거액의 뇌물을 바친 놈들을 죄다 풀어주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되다니. 경제를 망친 놈들을 풀어 주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어. 반대로 촛불시위자들은 엄단하고 있잖아? 이건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아니라 비즈니스 협잡이지.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가뜩이나 한국자본주의가 천민자본주의라고 눈총 받는데 이러다가는 최소한의 기업 윤리도 사라지겠군. 도적에게도 도가 있는데, 한국의 기업범죄자들은 생 양아치야.
켄터키치킨(닭) : 도둑에게도 도가 있다고라?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그럼. 옛날 공자 당년에 도척이라는 유명한 도적이 있었어. 이 작자가 자기부하에게 하는 말이 도적에게 5가지 도(道)가 있다고 했지. 일종의 직업윤리라고나 할까.
켄터키치킨(닭) : 아까는 5적이 나오더니 이젠 5도까지 나오네.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우선 방안에 무엇이 있는지 잘 알아맞히는 게 성(聖)이고, 스며들 때 선두에 서는 게 용(勇)이야. 나올 때 맨 뒤에 서는 게 의(義)이고, 될지 안 될지를 아는 게 지(知)이며 분배를 공평하게 하는 게 인(仁)이야. 이 다섯 가지를 갖춰야 큰 도둑이 될 수 있다고 했지.
켄터키치킨(닭) : 한국의 기업인 특히 재벌들은 어디에 해당할까.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5도는 없고 대신 5속이 있지.
일동 : 으잉?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우선 방안에 있는 게 무엇인지도 따지지 않고 주워 먹으려 하니 저속할 속(俗)이요, 들어갈 때 졸개부터 밀어넣고 뒤만 따라가니 맡길 속(屬)이요, 나올 때는 제일 먼저 뛰쳐나오니 쾌속하기 그지없을 속(速)이고, 분배는 모르고 독식만을 일삼고 재산도 자식에게만 오로지 넘기니 상속할 속(贖)에, 죄지어 붙잡히면 돈으로만 해결하려하니 재물 바쳐 면죄할 속(贖)이지. 일동 : 어허, 그런 고얀 족속(族屬)들이 있나!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이제 봐. 2MB정권은 침체된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주택경기와 건설경기 부양에 나설 거야. 건설로 경기를 반짝 부양시키겠다는 거지. 또 양도소득세를 낮추고 장차 재산세와 종합 부동산 세제를 완화할거야. 아파트 재건축 규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제도를 완화시키는 등 부동산 경기를 본격 활성화하겠지. 배운 게 토건이잖아.
나폴레옹(돼지) : 거 7,80년대 식 발상이구먼. 우선 먹기 단 게 곶감이라고 부동산과 건설 경기로 나가는구먼. 불도저로 밀어붙이다 불도저가 뒤집히면 어쩌려고..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그러다가 경부대운하 건설도 살살 다시 지피겠지. 나폴레옹(돼지) : 설마 대운하야 다시 하겠나?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대운하라는 말을 하지 않고 각 지역별로 먼저 지방 하천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지역별로 운하를 파고 몇 년 뒤 이어버리는 방식을 택할 수 있지. 사실 50만 촛불대군도 물리친 명장인데 뭔들 두렵겠어.
토사구팽(개) : 하긴, 뉴딜이 별 거 있나. 대운하야말로 완전 고용을 실현하는 수단이지.
일동 : 어떻게?
토사구팽(개) : 아예 운하를 전 국민을 동원해 막노동으로 파는 거야. 전국민의 완전 고용이 실현되는 거잖아? 일동 : 운하를 다 파고 나면 도로 실업자가 되는데두?
토사구팽(개) : 그건 시민단체가 해결해 줄 거야.
일동 : 시민단체가 왜?
토사구팽(개) : 보나마나 대운하 때문에 한반도 고유 어종들이 섞이고 생태계가 교란되었다고 시민단체들이 아우성 칠 거 아니야.
일동 : 그런데?
토사구팽(개) : 그러면 다시 운하를 막고 한강물에서 놀던 고기는 한강으로, 낙동강에서 놀던 고기는 낙동강으로 전 국민이 소쿠리로 퍼서 나르는 거지. 이러면 백년 이상 대한민국은 완전고용국가가 되는 거야.
일동 : 그럴듯하군.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거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좀 작작해. 지금 농담할 시국이야? (일동 찔금한다.)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이제 곧 2MB정권은 대기업을 위해 각종 규제완화와 감세조치를 입법화할 거야. 기업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세금 기준금액을 올리는 법인세법안을 통과시키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지주회사 규제완화를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을 개정시킬 것이야. 한 마디로 대기업 만세지. 한미 FTA 국회통과를 강행할 거고.
꼴갑문자(거북) : 대기업이 살면 고용이 증대되잖아.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이보라구! 대기업의 고용율은 20%에 지나지 않아.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살려 내수를 진작시키야 고용이 증대되고 체질개선이 이루어진단 말이야. 이 대책이 없으니 갑갑한 것 아니야! 국민들도 반성해야 해. 삼성 최고 책임자가 부정을 저질러도 혹시 삼성까지 망하면 어쩔까 도리어 재벌 걱정까지 대신 해주니 돌아버리겠어! 재벌이 정치판에 끼어들자, 그래도 돈 많은 부자이시니까 돈 욕심은 없을 테니 밀어주자구? 에라이 돈 욕심이 있어 돈 번 거지. 아흔 아홉 섬 가진 놈이 한 섬 가진 놈의 것을 빼앗아 백 섬 을 채우고 싶어하는 법이야. 없는 놈이 있는 놈 걱정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여기밖에 없어! 이제 불도저 군기가 어떤 지 맛을 볼 거야.
일동 : 불도저 군기라니?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불도저란 밀어붙이고 가는 데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기계야. 8.15 경축행사에서 2MB대통령이 법치를 수차례 강조했잖아. 법을 위반하면 가혹한 벌을 주겠다는 거지. 그 법이란 자기네들 꼴리는 대로 만든 법이고. 이 법치가 사람 잡을 거라고. 경제살리기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조하고, 국회서는 다수결의 폭력으로 온갖 법을 만들어 밀어붙이지. 거리로 나오면 경찰로 족쳐 검찰에 끌고 가는 데 어느 놈이 당하겠어.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경쟁에 내몰아 새벽별 보고 학교 갔다 새벽별 보고 집에 오는 데 무슨 촛불들 힘이 남아돌겠어.
캔터키치킨(닭) : 하긴. 0교시 수업에 ‘야자’도 부족해서 국제중학교 만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경쟁을 시키려고 하지. 초등학교 학생도 성적순으로 등급을 나눈다잖아.
벽창우(소) : 아니 걔들이 소고기야. 등급을 매기게?
나폴레옹(돼지) : 이러니 초중고생과 대통령이 싸우는 거지.
(6)쥐구멍에 홍살문을 세워라! - 건국절 아마겟돈
갑골문자(거북) : 이렇게 되면 시민단체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걸.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거리에서는 ***전우회 등 늙어도 힘 좋은 우익 영감들을 동원해 백병전 오우거로 삼고, 반공친미교회 목사들이 마법사가 되어 저주를 퍼붓는 한국판 워크래프트로 한바탕 족치면 돼. 또 뉴라이트-사실은 수구라이트인데-의 지식인 나부랭이들과 조중동이 나서서 시민단체들을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거야. 이렇게 해서 국민들이 두 쪽으로 분열되어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는 식으로 몰아대는 거지. 그러고는 경찰을 동원해 몽둥이로 ‘법치국가’를 실현하는 거야.
켄터키치킨(닭) : 시민단체들이 가만있지 않을 걸?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어려울 것 없지. 아직 시민단체들이 재정 자립이 약해서 정부보조금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 정부에 반발하는 단체들은 예산 지원을 끊고, 감사원이나 감독기관을 파견해 트집을 잡으면 털어 먼지 안 나겠냐구.
갑골문자(거북) : 아하, 그 다음에는 관변단체나 2MB를 지지하는 단체를 지원해서 시민사회를 관변사회로 대치해 버리는 거지. 결국은 승자독식의 사회가 뭣인지를 철저하게 보여줄 거야. 일동 : 어째 으스스하다. 워크래프트가 아니라 아마겟돈 같아.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이 2MB의 노선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게 8·15를 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기념하자는 발칙하고 무식한 발상이지. 동아일보 2006년 7월 31일자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라는 글을 한 번 읽어봐.
켄터키치킨(닭) : (신문을 들고) 에-, “광복은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광복은 일제가 무리하게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다가 미국과 충돌하여 미국에 의해 제국이 깨어지는 통에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광복을 맞았다고 하나 어떠한 모양새의 근대국가를 세울지, 그에 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그러니까 진정한 의미의 빛은 1948년 8월 15일의 건국 그날에 찾아 왔다. 우리도 그날에 국민 모두가 춤추고 노래하는 건국절을 만들자.”
일동 : 광복은 오로지 미국 덕이고, 우린 광복을 맞을 준비도 못했다고? 독립운동은 장난인가?
토사구팽(개) :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건국’은 일제에 대해 맞서 싸운 항일 운동의 역사와 관계가 없게 되고 당연히 임시정부의 역사나 기타 항일운동의 의미도 사라지지.
갑골문자(거북) : 제 부모도 몰라보는 호로자식 같으니!
부리부리박사(부엉이) : 2MB정권의 이데올로기 행동책인 뉴라이트 패들은 ‘일제시기 항일운동과 일제의 수탈상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일제 시기는 일제의 식민통치와 한국인의 주체적 노력이 짝짜궁 해서 근대화 역량을 축적한 시기였다’고 공공연하게 떠들어대고 이 내용을 2MB정권이 좋다고 받은 거야. 결국 일제 식민통치에 의해 우리가 근대화가 되었다는 거지.
캔터키치킨(닭) : 그러면 독립운동은 왜 해?
부리부리박사(부엉이) : 독립운동은 근대화의 걸림돌밖에 안되지. 일본이 근대화에 쓸 돈을 독립군 토벌하느라 낭비한 셈이니까. 그리고 해방 후 분단 상황에서 이승만박사는 반공과 자본주의를 선택하는 결단을 내려 오늘날 대한민국 성공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거야. 그 뒤 일본군 예비역 소위에 만주국 중위 출신의 박정희가 위대한 조국 근대화를 성취해 오늘날 위대한 대한민국이 있게 되었다는 거고. 이런 뜻에서 8·15는 1945년 광복절이 아닌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고쳐 이를 기념해야 한다는 거지.
갑골문자(거북) : 걔들 왜 이 지랄들이야?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여기 다른 글도 읽어봐. 이른바 우익인사라는 자가 쓴 칼럼인데, 제목은 「60주년 건국절, 2MB정부 도약기로 승화시켜야! 건국절, 반(反)대한민국 요소를 척결하는 애국심 함양과 국정쇄신의 계기로 삼자! 」야.
켄터키치킨(닭) : 에~ “친북좌익들이 미국의 앞잡이로 왜곡 매도하고 있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은 오히려 미국에 의하여 정치 공작과 강한 견제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꿋꿋하게 지켜 온 건국 영웅임은 역사가 이를 이미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8월 15일 건국 60주년 ‘건국절’을 대대적인 국정쇄신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각오로 대한민국을 혼란지경으로 내 몰고 있는 친북좌익들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그들과 연계되어 있는 부패 세력 및 반국가 인사들을 대한민국 국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기를 2MB정부에 권고 하고 싶다.
오는 8월 15일 건국절을 계기로 우리의 대한민국이 강력한 민주 법치국가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60주년 건국절을, 반(反)대한민국 요소를 척결하는 애국심 함향의 지랫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60주년 건국절을 2MB 정부의 도약기로 승화시켜야 한다.”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알겠지? 대한민국 건국절이란 한 마디로 빨갱이토벌일을 만들자는 거야.
토사구팽(개) :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일제와 항일투쟁 속에서 만들어진 자주독립국가가 아니라, 해방 후 고작 3년간 좌익과 투쟁하면서 세운 반공국가라는 점이 중요하지.
이 경우 일제 강점기 악랄하게 친일을 했더라도 해방 후 빨갱이만 때려잡으면 반공애국투사이자 건국공로자로 둔갑하는 거야. 친일파가 애국자로 둔갑하는 거지.
부리부리박사(올빼미) : 반면 김구선생이나 분단정부 수립을 반대한 독립운동가는 모두 반국가사범이 되는 거야. 건국반대세력이니까. 대신 희대의 독재자 이승만과 박정희를 대신 대대적으로 기념하자는 거지.
그래서 지금 현대사기념관을 지으려고 부산을 떨고 있다고. 뉴라이트 교과서를 만들어 검인정을 통과시켜 이런 내용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거고.
일동 : 이런 쥐구멍에 홍살문 세울 놈들!(계속)
(7)魚走九里 施罰勞馬 足家之馬
나폴레옹(돼지): 으음 정말 심각하군. 이제 촛불집회를 마무리 하는 뜻에서 발언을 하지 않은 분들이 현 정부에 대해 한 마디씩 해보시오.
백수건달(호랑이) : 난 촛불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오. 만일 우리 사파리에 미친 소 급식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육식동물들은 즉각 단식에 돌입하고 사파리를 폐쇄시킬 거요!
일동 : 동감이야.
용문잉어 : 나 중국 용문폭포 출신 잉어외다. 등용문(登龍門)과 어변성룡(魚變成龍)의 주인공이 바로 나외다. 난 이 정권이 어주구리(魚走九里)라는 고사를 명심하길 바라오.
일동: 어주구리? 용문잉어: 그렇소. 옛날 어느 연못에 잉어가 한 마리 살고 있었소. 그런데 어느 날 그 연못에 큰 메기 한 마리가 침입해, 그 잉어를 잡아먹으려고 했소.
일동: 저런!
용문잉어: 잉어가 아무리 메기를 피한 들 연못 안이니 별 수 있소이까. 해서 초인적인 아니 초어적인 힘을 발휘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뭍에 튀어 올라, 지느러미를 다리삼아 냅다 뛰기 시작했소. 약 구리 정도 갔을까. 농부가 이 잉어를 발견하고 잉어를 좇아갔소. 결국 잉어는 지쳐 버리고 농부가 한 마디 한 게 `어주구리( 魚走九里)!`요. 그리고는 그 잉어를 잡아 식구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소.
일동 :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용문잉어 : 물고기가 구 리(里)를 가다, 즉 능력도 안 되는 놈이 센척하거나 지 능력 밖의 일을 하려고 할 때 사용하는 말입죠,
일동 : 오호, 좋은 것 배웠다.
애마복서(말) : 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을 타도하려다 비참하게 죽은 비운의 말 복서요. 영화 애마부인에도 단골 조연이었소.
나폴레옹 : 그땐 미안하이. 자네 피켓에 쓴 게 뭐야?
애마복서 : 피켓 없는 촛불은 안장 없는 말등 아니겠소? 나는 이 정부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충고를 이 피켓에 적어 놓았소.
‘시벌로마 족가지마.’
일동 : 거 욕 아니야? 아니 신성한 촛불집회에 이런 저질 구호를?
애마복서(말) : 어허 발음을 잘 하래두. 시벌로마(施罰勞馬), 족가지마(足家之馬) 라니까. 족보 있는 고사성어란 말이요.
일동 : 족보 있는 고사성어?
애마복서(말) : 에, 시벌로마는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벌을 준다는 뜻이지요.
옛날 한 나그네가 여름 날 길을 가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였소이다. 한 농부가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자꾸만 가혹한 채찍질을 하는 것을 보았지요. 그래서 그 나그네는 농부에게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왜 자꾸 채찍질을 하느냐’고 물었소.
그러자 농부 왈, 자고로 말이란 가혹하게 부려야 다른 생각을 먹지 않고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일동 : 저런 고얀 놈!
애마복서(말) : 그래서 나그네는 열심히 일하는 말이 불쌍하여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긴 탄식과 함께 한 마디를 내뱉은 게, ‘아! 시벌로마(施罰勞馬), 아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벌을 주는구나’였소. 대한민국 먹거리를 지키려고 촛불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잡아가두고,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고통만 가중되는 오늘날 시벌로마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말이라 하겠소.
일동 : 그럼 족가지마는?
애마복서(말) : 중국 진(秦) 시황때 대대로 손재주가 뛰어난 수(手)씨 집안이라고 있었소. 이 집안에는 매우 뛰어난 말 한 필이 있었는데, 이 역시 수씨 집안의 손재주에 의해 길들여진 명마였소. 어느 날 수씨집안의 큰아들이 이 말을 타고나가 도적들을 물리쳐 진시황으로부터 벼슬을 받았소이다. 이것을 본 앞집의 족(足)씨 집안에서는 "수씨네 손재주나 우리 집안의 달리기를 잘하는 발재주나 비슷하니 우리도 말을 한 필 길러봄이 어떨가...." 하여 말 한 필을 길들였습니다.
일동 : 어째 새옹지마(塞翁之馬) 비슷하군.
애마복서(말): 그러던 어느 날 도적들이 보복을 위해 마을로 내려왔소이다. 그래서 족씨네 맏아들이 수씨보다 먼저 공을 세우려고 말을 타고 나가다 대문의 윗부분에 머리를 부딪쳐 어이없게 죽어버렸소이다.
일동 : 저런!
애마복서(말) : (능청맞게) 이를 본 족씨는 통곡하며 "내가 진작 분수에 맞는 행동을 했더라면 오늘의 이 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을." 하며 큰 아들의 주검을 붙잡고 통곡하였소.
이때부터 사람들은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러 "족가집안의 말(足家之馬)” 이라고 했소이다.
일동 : 그런 심오한 뜻이!
나폴레옹(돼지) : 요컨대 국민의 뜻을 잘 따르고 능력과 분수에 맞게 처신하라는 말이군.
애마복서(말) : 이걸 발음만 잘못 듣고 저질 욕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소. 뜻을 잘 헤아려 보아야지요. 이때 어디선가 삑-- 하는 호각 소리 요란하더니 사파리 순찰차가 들이 닥친다.
사파리 순찰차 : 심야집회는 사파리에서 금지되어 있다. 금수들은 즉시 해산하고 우리로 돌아가 숙면을 취하기 바란다.
즉시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물대포를 쏘겠다.
금수 일동 : 이런 제기. 낮에는 동물쇼 하고 관람객 받기 바쁜데 어느 틈에 낮집회를 한단 말이야.
산중호걸(호랑이) : 난 야행성이란 말이야. 난 안 잘 거야!
나폴레옹(돼지) : 일단 해산합시다. 그러나 우리의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습니다. 동지들! 내일은 버드내(柳在川)에서 모입시다. 자 우리 구호를 외치며 일단 해산합시다.
일동 : 어주구리! 시벌로마! 족가지마! (이때 사육사들 일제히 몽둥이를 들고 들이 덮친다. 금수들 황망히 흩어지고 몽둥이 타작에 비명 소리 낭자하다.
어청수 똥물에 핏물이 낭자하더니 핏물은 흘러 버드내(柳在川)로 이어진다.)
기록자 : 어허, 옛사람 死居龍仁이란 한 말, 맞아 죽을 곳이 용인사파리란 뜻이로구나.
어찌 금수 주제에 인간의 일을 논하여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고. 슬프다! 여러 금수의 연설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2MB를 위하여 변명 연설을 하리라 하고 몇 번 생각하여 본즉 무슨 말로 변명할 수가 없고, 반대를 하려 하나 현하지변(懸河之辯)을 가지고도 쓸데가 없도다. 반공을 위해서라면 나라도 넘겨줄 놈들,
미국이 원한다면 제 부모도 팔아먹을 놈들, 경쟁만이 살길이다 승리해서 독식하자는 놈, 바른말 하는 놈은 빨갱이요 혹세무민이 정론이라 깝치는 놈. 없는 놈은 있는 놈 걱정하고 있는 놈은 없는 놈 것마저 빼앗는 세상.
아, 대한민국은 온통 정글이 되었으니, 용인사파리야 차라리 아늑한 동산이라 하겠노라. ‘새재무자(歲在戊子)에 궁궁자자(窮窮子子)요 주객전도(主客顚倒)에 멍멍박박’이 올해의 신수로다.
쥐띠 해에 또 하나 쥐가 나서 궁상이 거듭되니 궁짜(窮子)가 껴도 쌍궁짜라, 미친 소 난장판에 반주 소리 ‘쿵쿵짝짝 쿵자짝’이로구나. “주객전도 멍멍박박” 도적을 지키라던 개가 도적을 끌고 와 주인 문작을 박박 긁는 형국이니, 기른 개가 주인 발목을 무는도다. 대한민국 사람들아 ! 올해 꼭 신수 조심하라.
아이구 나도 이거 퍼날났구 징역가는것 아닌지 모르겠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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