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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초향 문학방 원문보기 글쓴이: 自耕
작품해설
「초설」을 읽고
그리움으로 아롱진 삶의 무늬
-초향 조평진의 시 세계-
전선구(시인)
詩를 "아름다운 영혼의 노래"라 하기에 시인을 신성을 노래하는 사람이라 한다. 선배 시인들이 말하기를 인간은“사물에 이름을 붙일 수는 있지만, 이름이 그 사물의 본질을 완전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조물주가 피조물 속에 감추어둔 신성을 처음으로 발견하여 노래하는 시인은 사물의 이름 속에 갇힌 본질을 찾아내어 숨쉬게 함은 물론이요, 보이지 않는 정신의 세계를 다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의 본질에 보편 타당성을 부여하여 "인간의 삶 속에 아름다움과 利로움을 선사하려는 뼈를 깎는 고뇌를 통하여 새롭게 의미를 창조하는 사람이 시인이며, 그렇게 창조된 산물을 곧 詩"라 한다.
시는 사람의 정서를 순화하고 삶 속에서 영혼을 가멸 차게 할 때 시의 임무를 다 수행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시는 자연 예찬이나 유행가적 정서의 감회를 노래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처음은 시를 읽음으로써 기쁨이라는 감동을 갖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교훈적 의미를 부여하여 삶의 푯대로 삼게 함에 있다고 한다.
초향 조평진 시인의 시집 "초설(初雪)"의 해설을 써달라는 부탁에 망연자실하며 능력이 없다고 재삼 거절하였으나, 강청을 못 이겨 막막한 심정으로 붓을 드는 필자는 전문적인 평론가도 이름 높은 시인도 아닌 사람이 동료시인의 작품에 대하여 왈가왈부하는 오늘날 문단의 오만과 실례를 자신이 범하고 있음이 아닐까, 부끄럽고 민망하게 여긴다.
초향 시인은 정감 어린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는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정성과 사랑으로 열심히 교육에 힘쓰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작가의 열정과 애착이 그를 한 시인으로 탄생하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기에 필자는 그를 열정의 인간, 그러면서 정감의 인간으로, 어떤 면에서는 심성이 너무 여리다 못해 순진한 어린아이 같이 순한 마음을 가진 소박한 시인이라 말할 수 있다. 열정의 인간, 정감의 인간은 다른 사람보다 오히려 고뇌와 정한이 많은 법이다. 그러기에 그의 작품 전반에는 고뇌와 정한이 배어있다.
초향 시인은 습작의 경력이 오래되지 안타고 시인은 말한다. 아마 본격적으로 시작 활동을 한 것은 불과 이삼년쯤 되는 것으로 짐작하고 문단에 나온 지 불과 일 이년쯤 되는데 작품집을 내겠다고 원고를 가지고 온 것에 대하여, 내용의 수졸(秀拙)을 따질 것 없이 그의 정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작가의 인생관에서 울어나는 정감을 진솔하게 되새겨 보고자한다.
1
조평진 시인의 아호 초향(初香)은 처음에 가지고 있던 향기를 잃지 않고 그대로 간직 해 나가겠다는 굳은 뜻이 담긴, 스스로 지어서 가진 아호일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언제나 변하지 않는 항심(恒心)으로 삶을 살 것이며 창작에도 초심을 버리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작가의 내면적 종교관에서 그 마음이 진솔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육간의 부족한 삶들을
손바닥으로
넓은 하늘을
가리고 살았지요
이제 하나씩
그 오물들을 벗어 던지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의 본 모습으로
죄를 봉헌 드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었지요
내 영혼은
잠에서 깨어나 거듭 나니
조건 없이 주시는
사랑의 옷을 부끄럽게 걸치고
새로운 삶을 살 것을
약속드리며
당신의 품속에서
감히
당신의 자녀로
머물러 살아 가겠어요
현재도
미래도
영원한 내일도
「영세 받던 날 전문」
초향 시인은 카톨릭 신자이다. 카톨릭이나 기독교나 한 뿌리요, 엄밀히 따지면 하나님을 믿는 것에서 본인은 같다고 생각한다. 영원 전에서부터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끝까지 변하지 않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 구원함을 얻게 하려는 귀한 종교다. 초향 시인은 영세를 받으며 /영육간의 부족한 삶들을/ 손바닥으로/ 넓은 하늘을/ 가리고 살았다고 하나님께 고백하며 이제 하나씩 죄의 허물을 벗어 던지고 내 영혼은 잠에서 깨어나 거듭나서 당신의 자녀로 머물러 현재도 미래도 영원한 내일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기원에서 처음향기를 잃지 않고 그대로 간직 해 나가겠다는 굳은 뜻을 읽을 수 있으며
지붕부터 짓는 모순의 하루에서
머무르지 않게 하시고
주춧돌부터 공들여 쌓아가며
내가 머무는 모든 곳에서
행복의 향기가 되게 하소서
「기도 2연 후반」
작품 "기도" 4연에서도 처음 향기를 잃지 말게 해달라는 간곡한 기도를 들을 수 있다. 세상에 시인은 많으나 진정 시를 사랑하고 읽고, 창작하는 이는 드물다. 몇 편의 시를 써서 등단이라는 요식 행위를 거치고 시인이란 명패만 목에 걸고 시를 사랑하고 창작하는 시, 신인을 욕되게 하는 이가 무수히 많은 현실에 초향 시인은 언제나 시를 사랑하고 부지런히 창작하려는 시정신을 이 작품을 통해 미루어 짐작하고, 이것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이라 여기는 줄 믿는다.
2.
초향 시인도 여느 시인의 경우와 같이 그의 작품은 그의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의 시의 본체는 그리움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그 사랑의 대상으로 인간사의 사랑과 그리움을 연민이나 공감, 조화와 깨달음에서 한 걸음 더나가 시적 정서와 곡진 한 삶의 체험에서 얻은 사유를 긍정적 시각으로 노래함을 엿볼 수 있다.
남남인 우리가
둘이 하나 되려고
텃밭에 씨앗을 뿌렸지요
그러나 진정 하나 되기
쉽지가 않았어요
되돌아 본 그 길에는…
청실홍실 엮어서
끝없이 수놓은 꽃길도 보이고
슬픔의 비도 내릴 때가 있었지요
때론 당신을 떠나
혼자 이고 싶어서
남몰래 눈물로 옷깃 적시며
처음으로 되돌아가고픈
후회의 마음도 있었답니다
긴 세월 보낸 이제야
미운 정 고운 정은 제자리 찾아가고
서로의 모나고 못난 곳
세월은 예쁘게 다듬어 주어
하나 되는 우리들 모습 그려가고 있네요
인생의 깊은 철에 우리 두 사람
따뜻한 마음으로 같이 손잡고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면서
완전한 하나로 태어나서
한 떨기 아름다운 꽃 피어 보아요.
「부부란 이름으로 전문」
남녀의 사랑이 부부로 맺어질 때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연리지가 되기를 원한다고들 하지만 삶의 행간에 한 인간으로 굽이굽이 곡진(曲盡)한 사연들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한 몸이 되기 위하여 처음 비익조(比翼鳥)의 서툰 날개가 되고, 서로의 생살을 도려내는 연리지(連理枝)의 아픔이 있게 마련이다.
위의 작품 "부부란 이름으로"는 세월과 삶 속에 아픔을 통하여 오늘같이 부부간에도 외줄을 타듯이 살아가는 현실에 함몰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삶을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새록새록 정이 깊어가면서 완전한 부부의 모습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서로의 모나고 못난 곳/세월은 예쁘게 다듬어 주어 것이/ 하나 되는 우리들 모습 그려가고 있네요/라고 하는 것은 우리 인간사의 모습이어서 진솔하고 생경하지 아니하여 독자의 공감과 같은 연민을 갖게 할 것이다.
갈 길이 아득하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길을 안내하는
당신은 한 그루의 거목
항상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부족함이 풍파를 일으키며
잡다한 사연들이
삶을 어렵게 할 때도
하찮은 마음에 갈등, 울분을
죄 없는 당신께 쏟아 놓아도
사랑으로 보듬어 위로해 주는
너그러운 마음을 이제 압니다
내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나무를 닮은 당신 전문」
위의 시에서 한 여인의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인생의 행로에서 겪는 많은 어려움을 풀기 어려울 때, 그 울분을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믿을 수 있는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는 아내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사랑스럽고 정감 넘침을 엿볼 수 있으며 그 투정을 받아주며 격려해주는 남편의 배려에 행복을 느끼는 우리네 여인의 모습과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마음을 바라보면서 독자들도 행복해질 것이다.
입춘 날 아침
마음 부풀어 떠나가는 길에
또 다시
허전한 바람이 불어온다
미완성곡은
건반 위를 뛰놀고
너의 미소가
조각 같은 예쁜 손위에서
화음과 어우러져 파도를 치며
「피아노 3연」
세상에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큰 것이 있으랴. 딸아이 시집보낼 때 저들은 매양 기쁘고 행복에 젖어 하지만, 어미의 마음은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인 것이다. 세월이 지나 딸아이가 치던 피아노를 손자가 가져갈 때 어미는 겨우 아물어 가는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고개를 들고 / 미완성곡은/ 건반 위를 뛰놀고 / 너의 미소가/ 조각 같은 예쁜 손위에서/ 화음과 어우러져 파도를 치는/ 지난날의 딸아이의 모습을 그리는 끝없는 모정을 느낄 수 있다.
3.
해와 달이 놀다 간 여울목마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단풍잎들이 샛노란 사연 모아
뱅그르르
하늘 샘에 목 추기고
사뿐 사뿐 내려서선 땅위를 구릅니다
발신함만 덩그러니 있는 우체통에
꽃보다 아름다운 향수들이
돌담길 따라 길 떠나던 날에
들녘을 비추던 밝은 달이
내 마음 밭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가을에 띄우는 엽서 전문」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 하지만 높새바람이 불어올 때면 만물이 분주하게 긴 여정을 향해 떠나는 계절이라고들 한다. 무성한 계절의 사연을 조락의 잎새에 담아 보내고, 알몸으로 서 있는 나목들을 화자의 눈에는 지난날의 알뜰한 사연을 담아 보내고, 서있는 텅 빈 발신함으로 바라보면서 앙상한 가지 끝에 작가는 그리움들을 하나씩 걸어두면서 그리움을 그리워함이 아닌가, 사람마다 그리움은 다 있을 것이고 또 그 그리움은 다 아름다운 것이다.
작가는 벌써 지명의 마지막 고개에서도 이같이 들녘에 비추던 밝은 달을 가슴 속 아린 마음으로 그리워하는 소녀의 마음을 간직함이 아닐까한다. 작가가 이같이 그린 "가을에 띄우는 엽서"의 이미지는 꽃보다 더 청순하고 또 유약하여 애련스러우나 그 그리움은 삶을 인식하게 하는 빨간 불꽃으로 우리들 가슴에 스며들고 있다.
그녀는
봉오리의 수줍음과
활짝 웃는 화려함을
갖고 있었다.
축제를 끝으로
막을 내린 지금
빛 바랜
생의 끝자락에서
애처로운 슬픔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그녀는 떠났고
모두에게 잊혀도
봄 아가씨 나들이 길엔
환한 웃음으로 찾아 들겠지
「꽃은 져도 전문」
찬란히 한때를 구가하던 꽃들도, 야윈 얼굴로 속정은 재가되고 그리움을 은하 저편으로 자지러 사라지면서 사랑의 봄이, 꽃 지듯이 질 때 알뜰한 추억들을 가슴 깊이 적어두고 파릇한 봄길 따라 말없이 떠나는 것은, 버림으로 얻는다는 진리, 꽃보다 더 귀한 생명을 찾아가기에 /그녀는 떠났고 /모두에게 잊혀도/봄 아가씨 나들이 길엔/환한 웃음으로 찾아 들겠지/라고 노래하는 작가는 이별의 아쉬움 속에서도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열매 맺는 계절을 확신하고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다.
감 꽃이 노오란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면
뒤뜰 감나무 아래 있던
내, 그리운 옛집에
한번 가 봐야지.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감 꽃 목걸이
풋감 목걸이
실에 꿰여 목에 걸고선
예쁜 꿈 밭에서 살던 곳...
「 추억의 감나무1.2 연」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지난날을 낭만적 이상향, 내지 마음의 고향으로 점점 깊게 생각하고 그리워하게 되고 지난 많은 사연들이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추억의 감나무 전반 부을 통하여 지명의 고갯마루에서도 동심의 고운 시절을 그리워하고 어릴 때 자라나던 고향집을 그리워함을 볼 수 있다. 알콩달콩/ 정겨운 뒤뜰에서/ 무지개꿈 그리며/ 살림놀이 하던 그곳에/ 지금 가면은 / 엄마노릇 한번 시켜 줄까/..하는 자그마한 낭만적 동경 이는 시인이 그리는 그리움이며 /정겨운 이웃들은/ 어디에 있을까/먼길로 여행가신/엄마 아빠 오시면/ 나도 이제 얘기 노릇/ 그만 한다고 떼서 볼 꺼야/...하며 감 꽃 목걸이 풋감 목걸이를 만들며 소꿉놀이하던 친구들의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마음 속에 어릴 제 고운 동심을 그리움으로 일깨워 주고있다.
4
사르르 아침 안개 걷히어
나직한 산바람이
이슬 맺힌 풀잎에 머물고
여명은 고요처럼 찾아올 때
산기슭 바위틈에는
조그마한 요람하나
꿈에서 깨어나 미소를 띄운다
마음 속 그리던 저 하늘을
소담스레 가슴에 안고 있다
아, 저리 작고, 여린 가슴에
파란 하늘도, 바람도, 나무도
다 함께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옹달샘은 사르르 미소 띠고
내 잠든 영혼을 일깨우는구나.
위의 시에도 초향 시인의 자연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과 깊이, 관조하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옹달샘이란 시어만으로도 독자는 벌써 자신이 산 속 옹달샘 가에서 목을 추기고 있을 것이고 시원함, 평안함, 행복감에 젖어들 것이다. 이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작가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자그마한 옹달샘을 생명의 산실 요람으로 만들고 그 요람을 더 나아가서 인격을 부여하여 하늘도 바람도 나무도-세상 모든 것을 품에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대상으로 승화시키고 화자 스스로 영혼의 눈을 떠서 독자로 하여금 사랑과 자비 나아가서 관용의 미덕까지 일깨우는 것이 아닌가.
5
초향 조평진 시인의 작품을 짧은 이삼일간에 일독 하면서 시에 담긴 작가의 사유나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기란 어렵고 또 작품을 해설을 글로 쓰기란, 능력이 부족한 필자로서 참으로 난감하였다. 혹이나 작가나 작품을 읽을 독자에게 오히려 불필요한 사족에 지나지 안을까 저어할 뿐이다.
필자는 학설이나 어떤 이론에 근거하지 아니하고, 또 시인을 등단 유무도 가리지 않고, 두 부류로 늘 생각하고 있다. 그 하나는 전문적인 시인들, 다른 하나는 생활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노래하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며 삶을 가멸 차게 보내는 사람들로 나누고싶다. 물론 필자도 초향 시인도 후자에 속한다고 본다
초향 시인은 습작기간도 일천하고 문학이나 창작을 전공하지 않은 시인임을 감안할 때 그간에 전편이 절창이다, 라고 평 할 수 있는 작품을 바란다는 것은 작가 스스로 볼 때는 오만이며, 독자의 입장에서는 지나친 과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초향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표현, 이미지가 잘 형상화되지 못한 부분도 발견할 것이다. 훌륭한 선배 시인이 말하기를 詩 삼백여 편을 지어보아야 시가 무엇이구나 하는 어렴풋한 감이 온다하니, 읽고, 생각하고, 짓고 하는 끝없는 습작만이 언젠가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철학(哲學)이 詩에서 나온다"는 선인의 말을 늘 마음에 새겨 작품 속에 철학을 담으려는 고뇌와 겸허한 자세- 예리한 눈과 깊은 사유를 가진고, 다음 작품을 선보일 때는 더 좋은 작품을 들고 독자 앞에 나오려는 마음을 잊지 않기 바라며, 첫 시집 초설(初雪)의 출간을 축하합니다.
2006. 11. 7 .逸山古宅에서
초향시인 부부
작품 해설자와 초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