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淸明(청명)-杜牧(두목)
淸明時節 雨紛紛
청명시절 우분분
때는 청명시절인데 비는 부슬부슬
路上行人 欲斷魂
노상행인 욕단혼
길 가는 나그네 애간장을 끊는구나
借問酒家 何處有
차문주가 하처유
묻노니 술집이 어디 있는가
牧童遙指 杏花村
목동요지 행화촌
목동이 가리키는 곳 살구꽃 가득하네
註
紛 분(어지러워지다)
紛紛 분분(어지러이 날리는 모양/뒤숭숭하게 시끄럽다)
欲 욕(하고자 하다)
斷魂 단혼(넋이 끊길 정도로 애통함=斷腸단장/슬프고 괴로운 기분)
借 차(빌리다/가령/시험 삼아)
借問 차문(시험 삼아 묻다/모르는 것을 물어보다)
牧 목(치다/마소를 놓아기르다)
遙 요(멀다/아득하다)
指 지(손가락/가리키다)
杏 행(살구/살구나무)
村 촌(마을/시골)
이 시는 晩唐만당의 시인 두목이 청명 날에 나그네 길에 올랐다가 일어난 일련의 사실을
한 폭의 그림처럼 옮겨놓은 것이다.
맑다고 하는 청명 날에 길을 가는데 갑자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어지럽게 떨어지는 봄비에 길 가던 나그네의 옷은 서서히 젖어들었고,
왠지 마음마저 더욱 을씨년스럽고 서글퍼져서 마치 넋이 나간 듯이 발걸음도 빨라진다.
봄비에 몸이 젖어 으슬으슬 추워져, 한 잔의 술로 몸을 데우고 비도 피할 겸하여 술집을
찾기로 작정하고, 지나가는 牧童목동에게 술집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목동은 아무 말 없이 손가락으로 저 멀리 살구꽃이 피어있는
한가로운 마을(杏花村)을 가리킬 뿐이었다.
손가락 끝에는 봄비에 젖어있는 평화롭고 고요한 마을이 수채화처럼 눈앞에 전개되고 있었다.
이 시를 읽다보면 마치 그림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보슬비가 자욱이 내리는 가운데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우리들의 옛 고향 마을 같지 않은가?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그 경치가 마치 영상의 한 장면 같다.
특히 마지막 구절인 "牧童遙指杏花村"(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킨다)은
絶唱절창이 되었고, 이 시는 한시 사상 가장 널리 애송되는 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읽을수록 맛이 나고 여운이 감돌아 깊이 음미할 가치가 있다 하겠다.
이 시가 출현하고 난 후 시 속의 "행화촌(杏花村)"이 "술파는 곳"이라는 의미로 쓰이다가,
나중에는 "미주가 생산되는 곳(美酒産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첫댓글 간재 회장님! 안녕하세요? 님의 덕분으로 늦게나마 두목 시 : 청명을 접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배움의 시간을 가져 봅니다.
환절기에 가내가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