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야드를 남겨 두고 날린 두번째 샷은 핀을 5m나 지나 떨어졌지만 강력한 백스핀으로 굴러 내리면서 홀 3.3m 지점에 멈춰섰다. 나머지 3명의 선수들도 비슷한 거리에 볼을 보냈지만 오르막 퍼팅을 남겨놓은 선수는 최경주 뿐이었다.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처녀출전한 LG 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 달러)에서 마지막 18번홀의 버디 한방으로 우승을 거머 쥐었다. 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의 인디언웰스골프리조트 셀러브리티코스(파72·7088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9홀 경기. 최경주는 이틀째 경기에서 34만 달러의 스킨(상금)을 획득해 총 41만 5000달러를 획득하며 스티븐 에임스(캐나다·25만 달러)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미국PGA투어의 대표적인 스킨스게임인 이 대회에서 미국인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최경주는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자랑스럽다"며 "과거 한국에 있을 때 마스터스와 이 대회를 TV로 지켜 봤는데 이렇게 직접 우승하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날 9홀 경기에서 7만 5000달러를 차지해 선두로 이날 경기에 나선 최경주는 14번홀의 1.2m짜리 이글로 얻은 7만달러를 포함해 14만 5000달러를 획득했으나 순위는 3위에 불과했다. 에임스가 10번홀에서 1.8m짜리 버디를 잡아 6개 홀에서 쌓인 스킨 25만 달러를 차지한데다 필 미켈슨(미국)이 13번홀에서 탭인 버디를 잡아 17만 달러를 가져갔기 때문. 그러나 파3홀인 17번홀에서 에임스와 로코 미디에이트(미국)가 버디로 비기면서 7만 달러가 이월돼 18번홀엔 27만 달러가 걸렸고 마지막 홀의 승자가 우승을 차지하는 상황이 됐다. 388야드짜리 파4홀인 18번홀에서 최경주는 3번 우드로 티샷했다. 4명 중 가장 짧게 티샷을 보낸 최경주는 그러나 가장 자신있는 거리로 볼을 보냈기에 위축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날린 최경주의 두번째 샷은 핀을 지났지만 백스핀이 걸려 굴러 내리면서 홀 3.3m 지점에 멈춰섰고 침착한 퍼팅은 홀 중앙을 파고 들었다. 최경주보다 가깝게 볼을 붙였던 미켈과 에임스가 잇따라 퍼팅에 나섰지만 볼은 홀을 외면했다. 결국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에임스는 25만 달러를 받아 2위에 올랐고 미켈슨은 19만 5000달러로 3위, 그리고 미디에이트는 14만 달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