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람 눈높이에서 만나는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25일 일본 도쿄돔에서 거행되는 미사에 앞서 신자들 사이로 입장하자 프레스석에서 일본 사진기자들 사이에서 감탄이 담긴 목소리들이 새어 나왔다. 유명인사가 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수없이 찍어왔을 그들에게 교황의 인사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었다.
사진기자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을 포착하는데 민감한 사람들이다. 교황의 인사는 불특정 다수에게 던지는 어떤 몸짓이나 손짓이 아니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는 교황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는 생동감이, 감동이 담길 수밖에 없었다.
도쿄돔 미사에 참례한 한 신자는 “교황이 정말로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새삼 무릎을 쳤다. 신자가 아닌 일본 기자들이 교황의 인사에서 느낀 것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의 향기’였다.
참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는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과 인격적으로 관계를 맺으신다. 이런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은 사람에게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기 마련이다. 이는 교황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일터에서, 혹은 스쳐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있는가. 혹시 습관적으로, 기계적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교황은 그저 인사만으로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었다.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나 멸망할 사람들에게나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