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오픈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태원이라는 곳이라는 데 도대체 태원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이번에는 진시시라는 분과 같이 가게 되었단다. 진계장님은 중국통이며, 북경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지금 현재는 이 회사에서 물류를 총괄 관리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 분이다.
힘든 일을 많이 하고, 상해의 햇살이 강해서 항상 새까맣게 탄 얼굴을 하고 빙그레 미소를
짓고 다니시는 대단한 분이다.
지난번 출장에 s는 진계장님과 같이 2주넘게 같었는데, 출발시 비행기를 놓쳐 고생했다고 하는
후문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다. (비행길 놓칠까봐~)
근데, 진계장님은 싸이질에 여념이 없다. 생긴 모습을 봐서는(너무 중국인스러워서)30후반의
아저씨로 보이는데.... 아닌가?
(여담: 어느날 진계장님이 머릴 요상하게 깍고 왔다. 그 모습이 너무 가관이라..... 가만히 내가 물엇다.
"진계장님. 그 머리 어서 깍았어요?"
"이발소에서요...."
"깍구 나서 뭐라고 했어요?"
"뭘 뭐라고 해요... 잘 깍았다. 했지"
너무나 중국스러운 머리. 10원주고 깍았단다)
그날 아침의 패션의 밀리터리룩. 새벽 6시에 일어나, 머릴 감고 침대에 옷을 벌려놓는데...
s가 묻는다.
"언니! 오늘 뭐 입을 거야?"
2주일이 넘는 출장이므로 대강 갈려니, 그녀의 물음에 또 챙기게 된다..
청바지와 밀리터리 티셔츠(카키색)+ 딮블루의 숏조끼...톤을 맞춰서 입었으므로 의외로 개성있는
차림이 완성되었다. 모잘 쓰고 진계장님을 째려보며 기다리는데 샤오핑이 내 10k배낭을 보더니
놀랜다. 어디 놀러가냐고...
"따더..."
어쩌구 저쩌구... 옷이 좀 많나?
또다시 홍챠오까지 라오왕이 데려다주었다. 비행길 타서 잠시 앉아있으니, 불친절한 승무원이
물수건하고 과잘 준다. 이건 어쩌라구.... 이런것두 기내식인가? 커피도 주길래 한잔 달라고 했다.
윽! 이건 커피가 아니다. 도대체 뭘 탄거지? 진계장님은 중국사람처럼 환타 비슷한 음룔 두잔이나
달라고 해서 마신다.
태원에 도착. 공항은 꼭 지방 도시의 버스 터미널 같은 수준이다. 공항밖에 나오니 60년대
수준의 택시가 우릴 반긴다. 진시시 계장님의 유창한 중국어....
태원 이화원바이후어따뤄우에 오니 역시나 마트 정도의 수준의 5층 건물이다. 중심가라구 하는데
건물들이나 도로가 왠지 우리나라 지방 소도시 정도의 느낌. 지저분하지만 정겨운 느낌이 드는건
왠지....이화원 1층에 맥도날드가 보인다. 새벽에 일끝나고 저기서 아침을 먹어야 할려나 보다.
또 햄버거다. 지겹다.
우선 숙솔 찾아보기로 했다. 북경사무실에서 두명의 여직원이 파견되어 나온단다. 영업쪽 직원인데
오픈도 돕고 오픈이후에 직원교육도 할 겸해서 온단다. 점심을 먹기로 하고 kfc에 갔다.
햄버거가 너무 지겨워 안 먹겠다고 하니까 진계장님이 말한다.
"생존을 위해서 입니다. 먹어야 해요."
윽! 젠장~ 먹었다.
태원에 오니 상해는 아직 무척 더운데 가을이 느껴질 정도로 쌀쌀하다. 낡은 호텔 방에
가서 긴팔과 7부 면바지로 갈아입고 나왔다. 태원에 가보니, 여전히 공사는 답보 상태....
중앙행거도 130cm로 작업했다. 코트거냐? 또 욕 나온다. 중앙행거는 보통 120cm.
이화원은 매장들이 중심 동선보다 5cm정도 높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 그럼 행거 높이는
135cm가 된 것이다. 이럼 행거가 너무 높아 후면의 벽장 상품이 고객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진열의 법칙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작업한 결과이다. 또다시 한숨을 쉬고 우선 작업자들에게
독려하며 빨리 해달라고 했다.
북경에서 급파된 인원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같이 만나 저녁을 먹기로 하고 바이후어따뤄우앞의
식당에 갔다. 태원의 음식은 역시 맛없었다. 밥이랑 야채 볶음이랑 조금 먹고 호텔로 가서 다시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에는 그린색 나시와 베이지색 7부 팬츠... 머릴 묶고 갔더니 진시시계장님이
날보고 이상한 얼굴이다.
"도대체 옷을 하루에 몇번 갈아입는 거에요?"
"일할 땐 더워요~"
오늘의 오버는 나중에 진계장님께 여러번 놀림감이 되었다.
또, 밤을 새워 일할 때다. 근데, 역시나 몇가지 문제가 생겼다. 짐을 옮길려고 보니 남자가 없어
진계장님이 그 박슬 거의 옮겼고, 엘리베이터가 멀어서 상당히 애먹었으며, 인테리어도 하자 공사가
몇가지 발생하였고, 점내에서 전길 켜줄 수가 없단 얘길 하였다. 그럼 어둠속에서 일하라구...
우리가 가서 항의하자.. 우리 매장만 간신히 조금 불을 켜준다.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일해보긴
처음이다. 이곳도 두개의 매장 오픈. 북경 여직원들에게 의류 정리와 폴딩을 부탁하고 새로
영입한 판매사원들에게 옷을 걸게 했다. 4명의 여자들이 옷하나 거는데도 우왕좌왕 난리다.
결국! 보다 못한 내가 옷을 쉽게 거는 방법(여러벌의 옷을 한팔에 끼고 오른손으로 옷걸이에 검)
을 가르쳣다. 이러다간 밤새도 못끝나겠다. 옷이 어느정도 걸리자 고참 직원으로 보이는 여자 직원의
손을 끌고 북경 여직원에게 맏겼다. 폴딩을 가르치라고...
(나는 말이 약해서 여직원들에게 일을 분배할 땐 말 보다는 우선 행동으로 많이 보여줬다. 일을 분배할땐 놀고 있는 여직원의 손을 끌고 그녀에게 맡은 일을 내가 우선 시범을 보여주고 그대로 하라고 한다.
근데 생각해 보니 좀 불쾌햇을 지도 모르겠다. 처음 보는 여자가 자기 손을 끌고 막 시키니 말이다)
마네킹을 세어 보았다. 15개다.... 힘들다. 더위속에 땀이 비오듯 흐르고, 화장실 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불이 꺼져 있으므로 ... 다행히 물은 충분 하므로 중간 중간 물마시고 계속 연출과
매장안의 상품 연출을 했다. 마네킹 연출이 끝나면 벽면 연출. 벽장에 들어가는 상반신
바디 마네킹 연출과 상품 페이스 아웃(벽면이 많아 페이스 아웃 연출 수량이 엄청나다)
내가 마네킹 연출하고 벽장 연출할 땐 모든 직원이 할 일이 없어진다. 그래서 나는
그녀들에게 말한다
"니먼 쒸우시. 쒸우시(당신들 쉬어라)"
새벽 3시 부터 아침 7시 까지 네시간 동안 나 혼자서 일하는 시간이다.
여직원들은 지루한지 하품을 하며 쉬고 있고 진계장님은 한쪽에서 졸고 있다.
아침 7시 드뎌 끝. 사진을 찍고 나니 온몸이 쑤신다.
사진을 다 찍고 그녀들에게 마지막 인살 건넸다.(신쿨러라고...)
내가 꼭 하는 마지막 인사다. 아~ 죽을 것 같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하며 닦았을까 염려되는 맥도날드 테이블에 미친 여자처럼
얼굴을 묻고 있었다.
진계장님이 아침 커피 한잔을 건넨다. 커피 한잔에 좀 살 것같다.
이 커필 마시고 샤월 한 후 11시 비행기로 이젠 장춘엘 간다.
장춘은 어떨려나?...
<출처 : 중국여행 동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