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어야 본격적으로 봄이 다가 온 티가 납니다.
지난주에 잎을 열까말까 새벽추위에 망설이던 목련이 한두송이 잎을 열고 봄을 전해 줍니다.
마당가에 한 그루 있는 목련이 해마다 어찌나 탐스러이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는지요.
올해는 목련이 피어나길 다른해 보다 많이 기다렸습니다.
남편이 가을에 낮은 가지를 쳐 준다는 것을 그냥 두라고 말리고서 일단 꽃이 봉우리를 열기를 기다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광주리를 하나 가지고 나가 아직 덜 핀 목련꽃봉오리를 따서 담았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차로 만드는 법과 약으로 쓰는 방법을 배웠는데 차를 할 것은 지난주에 따서 찐 다음에
말렸고 오늘은 약으로 쓸 목련꽃 다시말해 신이를 채취하는 것입니다.
본초학 시간에 이 신이에 대하여 배웠는데 그것이 우리집에 있어서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릅니다
약초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제가 배우는 전공과목중에 하나입니다.
보통 부르는 이름이 있고, 학명이라고하여 세계 어디서나 공통으로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숲해설공부를 할 적에는 주로
학명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약명으로 배우고 있어서 이것이 또 머리 아픕니다.
질경이를 차전자, 민들레를 포공령, 할미꽃을 백두옹 전번에 이야기한 파는 총백, 이러니 약초에 대하여 거의 모르는 것이 없는
저도 머리에 쥐가 날 지경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이 신이는 매운성질이 있고 향기가 있다고 신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신이의 약효로는 두통 , 코막힘, 비염에도 특효입니다.
(비염약을 만드는 자세한 방법은 지금은 늦었으니 산목련이 필 때에 한번 더 자세히 쓰기로 하고)
오장의 한열과 풍사를 없애고 머리를 맑게하며 중초를 따뜻하게 하며 근육을 풀어주게 합니다.
그래서 일체의 감기에 달여 마시면 효과를 볼 수가 있어 초기감기에 쓰기도 합니다.
또한 얼굴이 부우면서 생긴 치통, 배멀미를 하는 것과 같은 어지럼증에 특효약인데 제가 이렇게 꼭 해 놓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요즘은 간단하게 병원에 가거나 약을 사 먹으면 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두가지 이유로 이런일을 합니다.
체질적으로 약을 못 먹는 이가 있어 이런 자연치료제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감기에 걸린 임산부도 해당 되지요.
그런데 이런 분들이 꼭 필요해서 찾았을 때 그 계절이 아니면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말려서 잘 보관을 해 놓으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가 있구요.
다른 하나의 이유는 민간처방으로 내려오는 약초들을 준비하여 문명의 힘 없이도 자연치유가 가능하게 돕는 일을 할 때
쓸 예정입니다.
이 신이는 아직 벌어지지 않은 봉오리를 채취하여 속에 꽃술을 떼어내고 바깥을 싸고 있는 꽃받침과 털도 없앱니다.
그래서 한번 살짝 찐 다음에 햇볕에 말리는데 빨리 마르지는 않습니다. 속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여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고 잘 마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만들 때 꽃잎을 감싸고 있는 털을 제거하고 써야합니다.
이 털은 인후를 자극하므로 포에 싸서 쓰거나 아예 제거를 해야 합니다.
또한 음허하고 화왕한자는 쓰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음허화왕이란 몸에 영양물질이 부족해서 열이 얼굴로 올라와
볼이 빨갛고 피가래가 나오는 사람으로 이런이는 쓰면 안됩니다.
제가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무엇을 배워서 다른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공개일기를 통해서도 그렇게 할 것이고 가까운 이들에게 말로도 전할 터인데
제가 지금 배우고 있는 한의학개론에는 어디어디에 좋은 것 보다는 안좋은 것 독이 되는 것 해가 되는 것을
주로 서술해 놓았고 교수님도 그러한 것을 가르치십니다.
좋은것은 좋을 수 있고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해가 되는 것 독이 되는 것은 배우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인 것입니다.
한방에서 약을 쓸 때에 칠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상오와 상반 이라는 것이 있는데 서로 좋은 약성을 가진 생강과 황금은 같이 쓰면 생강의 온성이
감소되거나 아예 소멸이 되어 버립니다.
또한 오두와 반하는 같이 쓰면 상호작용으로 인해 극렬한 부작용이 나서 독성반응이 나기도 하니
잘 써야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지금 그런것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목련꽃을 따면서 저는 지금 시험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ㅎㅎㅎ
언제나 제 철학이지요.
일도 노는 것처럼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처럼 공부도 노는 것처럼~
한광주리 땄는데도 워낙 많은 꽃이 달려서 별로 표도 안납니다.
한주일만에 강변에는 산벚꽃이 꽃을 피웠습니다.
시내에 나갈일이 있어 가면서 강물을 배경으로 한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 두고 싶었는데 돌아오면서 보니
빛의 방향이 달라져서 아쉽게도 오전에 그 모습은 없습니다.
그래도 올해 처음 만나는 산벚꽃이라 사진으로 남겨둡니다.
가파른 벼랑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해마다 탐스런 꽃을 피워 그 사명을 다하는 바위나리도 찍어 놓습니다.
한시간 길을 달려 주천에 사는 수현당님댁으로 양파모종을 가지러 가면서 잠시 들린 서강변이었습니다.
동강변에는 동강할미꽃이 주인공이지만 서강변에는 개부싯깃고사리와 이 바위나리가 주인공입니다.
수현당님 댁에서 우리를 먼저 반기는 것은 알을 품고 있는 암탁들입니다.
둥우리를 나가서 돌아 다니는 것이 있는가하면 이 암탁은 꿈쩍도 않고 눈알만 굴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알을 품는 이 닭은 수현당님댁에서 벌써 13년째라고 합니다.
참 오래된 닭이지요.
요즘은 닭을 잡아먹는 용도로만 키우니 그 수명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건지 잊었지만 분명히 오래 살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도 생산을 하고 새로운 병아리를 품어내니 말이에요.
참 대견합니다.
뒤안에 눈개승마와 풀솜대가 올라왔다고 하여 보러 가노라니 알을 품고 있던 암탁이 놀래서 나와 꼬꼬댁거립니다.
제가 어쩌지도 않았는데 제풀에 나와 놓고는 제 탓이라고 야단법썩입니다.
그런데서 차이가 나는 것이 오래된 노하우와 풋닭의 차이입니다.
암탁이 꼬꼬댁거리니 닭장속에 있던 수탁이 꽈르륵하며 제게 야단을 합니다.
아무튼지 제 탓도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육백마지기에 많은 이 풀솜대나물은 아직 뜯으러 가려면 거의 20일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벌써 나왔습니다.
몇년전에 이곳에서도 되나 조금 옮겨 심어 보았다는데 잘 크기도 하려니와 씨가 떨어져 새로운 풀솜대들이 오종종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두번째 주인공 삼나물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눈개승마이지요.
이 나물의 주산지는 울릉도지만 이곳에도 나옵니다.
육백마지기등 좀 높은 산에 나는데 대궁이 부실해서 한참을 뜯어도 얼마 뜯지 못합니다.
울릉도에서 많이 나오는 세가지 대표나물중에 하나로 삼잎을 닮았다고 삼나물이라고 불리며
실제로 인삼에 있는 사포닌성분이 있고 고기맛이 난다고하여 고기나물이라고도 합니다.
위에 있는 풀솜대도 그렇지만 이 나물도 삶아서 무치면 뽀도독 뽀도독하고 봄소리가 납니다.
둘 다 눈속에서도 새싹이 올라 오지요.
영월에서는 몇년전에 농업기술센터에서 장려하여 재배를 독려하였는데 기쁨님댁도 그 때에 심었습니다.
그 나물을 뜯어 가지고 살짝 데친다음 고추장, 식초, 꿀을 조금 넣고 양념하여 무쳤더니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 시어른도 안 계셔서 시내에서 만나 외식을 하자고 했더니 오히려 호사를 합니다.
바다의 해군인 고등어도 올라오고 달래넣은 된장국을 끓여서 수현당부부 우리부부 편하고 오진 점심을 먹었지요.
집에 일이 많지 않다면 한옥 마루에서 낮잠 한잠 자고 나면 딱 좋겠을 날씨입니다.
나누기 좋아하는 것은 우리집이나 그 집이나 같아서 더덕 깐것하고 눈개승마를 봉친으로 싸 주었습니다.
2월 28일에 씨를 넣었던 양파가 이제 밭으로 나갈 만큼 커서 이제 가지고 갑니다.
물주고 온도 맞추어 키워 준것도 감사한데 기쁨님은 실하고 좋은 것만 골라서 우리를 줍니다.
농부의 마음은 그렇습니다. 내가 실하고 좋은 것은 잘 못 쓰지요.
반대상황이라면 우리도 그랬을 것입니다.
재작년에 젖병을 물고 크던 에미고양이는 한번 새끼를 낳고 이번에 두번째 새끼를 또 낳았습니다.
우리가 도착하기 한시간전쯤에 낳았다는데 에미젖을 빨고 있는 저 새끼들 좀 보아요.
역시 에미는 의젓합니다.
점심도 먹었겠다 이번에는 돌아오는길에 나무집님댁에 들렸습니다.
이 댁에도 꽃나무가 많은데 온갖 꽃들이 다 피어서 그야말로 꽃대궐을 이루었습니다.
바람결에 코끝을 스치는 그 향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나무집님은 지난주에 남편이 혼자 사람을 얻어서 심어놓은 우리감자밭을 대견해 하시며
저 보고 남편의 노고를 알아 주라고 하십니다.
그렇잖아도 저도 대견해 하는 중입니다.
이제 열흘정도 있으면 새순들이 저 흙을 뚫고 올라올 터이지요.
무엇의 씨앗을 심어 놓고 그 것들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은 아기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처럼 늘 설레입니다.
돌아와서는 남편과 같이 양파를 심을 밭을 만들고 비닐 씌우는 일을 했습니다.
어제저녁 남편이 달력종이 뒤에다가 올해 농사할 계획도를 그려주며 앞으로 3년동안 농사할 계획을 이야기 했습니다.
일전에 한의학시간에 배운 음양오행에 따른 직업선별도를 알아 보았는데 저는 공무원을 하면 맞는다고하고,
남편은 농사가 맞는다고 한것이 생각났습니다.
지금 비닐을 씌우고 있는 저 뒷쪽에 약 1000평정도의 밭은 우리가 실패를 한 흔적입니다.
3년전에 지치라는 약초를 심었습니다.
그 때도 남편은 꿈에 부풀어서 지금처럼 그림을 그려가며 농사계획을 세웠었지요.
기초비용인 토질을 가꾸는 것에서부터, 씨앗을 사고, 품을 사고 관리를 하느라 들어간 비용이
우리 둘의 인건비를 빼고도 600만원정도 들어 갔습니다.
적어도 세배의 소출을 보아야 계획을 세운데로 되는 것인데 올해 캐 보니 단 하나의 지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허망햇을 남편의 속상함을 안 보아도 눈에 보이듯합니다.
말하자면 실패를 한 것이지요.
실패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작년에 비가 많이 와서 습했던 것이 주원인이 되었을 것이고
토질도 잘못 선택하였고 무엇보다도 이것은 거름이 많으면 안되는데 미리 거름을 많이 한 것등이 실패의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젊은날에 이런 상황이었을적에 우리부부는 서로 잘못된것에 대한 탓을 했습니다.
<당신이 이 농사를 하자고 했지...... >
<아니 당신도 뜻이 있었잖아.......>
하고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상처가 되는 말을 주고 받다가 싸움까지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좌절하여 주저 앉아 있었을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 세월이 흐르고 또 농사를 하면서 자연에서 배우는 여유는 서로의 마음이 다치지 않았을까 배려하고
염려하며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잘 돌아 보아 주는 것입니다.
남편과 비닐을 맞잡고 씌우는 일을 하느라 달이 뜨고 껌껌해지도록 일을 하였습니다.
밭 한켠에 작은 꽃잎을 활짝열고 등마냥 꽃을 피운 봄맞이꽃도 예쁩니다.
껌껌해진 밤길을 달빛을 받으며 집에 돌아오며 나무집님 댁에서 얻어온 풋배추로 토장국을 끓이고,
새콤달콤 겆절이도 해 먹어야 겠다고 하며 쌀독을 열었더니 아뿔싸~ 두 남자가 쌀이 떨어진 이야기를 안했지 뭡니까.
밤 아홉시가 다 되었는데, 어디로 쌀을 꾸러 갈 수도 없고 농협에 전산장애가 생겨 현금도 하나도 없고,
읍내까지 나갔다오기는 너무 늦었고.....
이럴 때 시골에 사는 비애가 약간 느껴집니다.
아들이 조금만 기다리라고 남편과 속닥이더니 잠시후 쌀을 구해가지고 나타났습니다.
어디에서 쌀서리를 해 왔다는 겁니다.
친구네서 빌려 왔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아무튼지 저녁을 해 먹고나니 열시가 다 되었습니다.
내일은 양파를 심자고 또 내일 계획을 세우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가고 있지만 공부하고 농사하는 재미는 우리부부에게 아직도 즐거운 일중에 하나 입니다.
은은하게 배꽃향이 침실까지 들어옵니다 달도 밝은 오늘은 음력으로 3월 열나흣날 이름하여 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