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에 올릴 햇밤 한 그릇
한나절 넘게 속껍데기 벗기다
하얀 우유빛 속살 바라보는
눈시울이 왜 촉촉해질까
오른손 밤 칼놀림에 좀 무리 하였나
외홀로 서실 문앞에서
밤치는 손끝에 떠오르는
그리움이 알밤처럼 마구 굴러든다
에이 항암의고통 - 전이된 왼쪽 다리, 참다못해 죽음의 방사선 응급조치에도 가슴으로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지켜야할 폐까지
난 사물을 분간못하는 백치되어 병실 침상만 지켜보며 손바닥 옹이 잡히도록 뜨거운 물수건만 젹셔 짜고비틀어 아픈 다리부위에
덮어주곤했네
기도만 열심 기대했지
시근시근 나의 오른손목 팔이 시간이 흘러감을 말하니 점심시간이 지난 한시 좀 넘다
서둘러 밤친자리 정리하고 옥상부터 1층 주차장으로 향하다
세입자들 쓰레기가 쌓여있다
흩트러진 것과 주차장 을 청소하다 거미줄도 털고 추석맞이
주변이 맑끔해졌다
오고가는 행인들 밝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렇지 엣 옛 생각 - 뜰 밖 마당 끝 길거리까지 대빗자락으로 쓸어내던 어린시절 지금 생각 해 봐도 부지런한 선한 마음이었지
그 느낌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마음이 청량해지고 뿌듯하다
언제인가 가야할 길
마누라가 떠나간지 여들해 지나가네
눈에 선하다
투병 항암치료 4년2개월7일만에 가고 싶지 않은 하늘나라로 보냈다
가슴 쓸어내리는 빗줄기되어 마구 흐느꼈었네
지난 9월14일 도성 선대 조상님 참초斬草 시에 줍은 알잠 1.4kg
마누라 추석 차례상에 진설하려고
큰사위 속초에서 가꾼 배와 둘째사위 회사 만두를 그리고 고향땅 서산생강한과도 올리려 준비했네
떠나면 말이 없다
정성들여 차린 아들과 며느리의 차례상을
살며시 와서 맛있게 맛보아요
며느리손이 바삐 움직인다
하은이도 은민이도 엄마곁에서
중학교 2학년 하나뿐인 손녀
초등(국민)학교 4학년 축구꿈나무 은민도 팔 걷도 무언가 손으로 비비며 따라 만들다
그렇게도 제일 사랑흐럽다던 은혁이는 멀리서 찾아연락온 친구 만나라 간다 저녁 식사후 외출하다
대명절 추석 준비하는 마음
지난 어린시절 부모님 그리워지네
산소에 가서 자식 노릇 못한다고
부복, 俯伏하고 容恕를 기다려야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