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11 (월) 文대통령⋯ 여야5당 대표 청와대 관저 만찬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5당 대표가 11월 10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난 것은 취임 후 다섯 번째다. 이날 회동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자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던 지난 7월 18일 청와대 회동 이후 115일 만이다. 만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여야5당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모친상 때 조문을 온 여야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의 취지를 감안해 만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 만찬에서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 처리 문제와 관련해 "패스트트랙은 한국당과 협의 없이 밀어붙인 것"이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다른 당 대표들은 "한국당이 (여야4당의) 협의에 응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손학규 대표가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황교안 대표가 "그렇게 라니요"라고 맞받아 분위기가 격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이 양손을 들어 둘을 진정시키는 일도 벌어졌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2시간40분간 대통령 내외 생활 공간인 청와대 관저에서 진행됐다. 지난 2017년 9월 27일 정당 대표 초청 만찬은 관저가 아닌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만찬 장소를 관저로 한 것은 여야 대표들의 조문에 문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표하겠다고 해 마련된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야5당은 회동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외에는 별도의 배석자도 없었다. 청와대는 회동 후 별도의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는 대통령과 정당 지도자 간 만남이란 점을 감안해 만찬이 끝난 뒤 사진과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이날 만찬 메뉴는 돼지갈비 구이가 포함된 한식이었고 손 대표가 추천한 송명섭 막걸리 등 두 종류의 술이 준비됐다. 송명섭 막걸리는 전북 정읍에서 생산된 술로 이낙연 국무총리가 즐겨 마시는 막걸리이기도 하다. 만찬장에서는 막걸리가 몇순배 돌았다고 한다. 돼지갈비 구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해 돼지고기 소비를 장려하자는 뜻으로 포함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정치적 의미를 가급적 배제한 채 여야 대표에게 예우를 다하겠다는 문 대통령 의중에 따라 만찬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하고, 회동 분위기 정도가 담긴 짤막한 영상과 사진만 공개했다. 청와대는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 黃·孫, 선거법 개정안 처리 놓고 대통령 면전서 고성 설전
만찬 회동은 중반까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현안 관련 이야기가 오가면서 선거법 개정 문제 등을 놓고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다른 여야4당 대표 간에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졌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만찬 회동 후 브리핑에서 "선거제 개혁 관련해서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 지정을 한국당과 협의 없이 밀어 붙인 것이라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며 "다른 당 대표들이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냐고 해서 서로 고성이 오갔다"고 했다. 특히 황교안·손학규 두 사람이 문 대통령과 다른 당 대표들이 중간에서 말려야 할 정도로 격하게 충돌했다고 한다. 결국 분위기가 정리됐지만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선거법 개정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바로 나였다"면서 "여아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가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 국회가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해 (선거제 개혁에) 어려움 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심상정 대표가 발의한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 의석이 28석 줄어들게 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선거법 개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우회적으로 거론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선거제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여야 합의 조항에 대해선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 이후 쟁점이 된다면 민의에 따르면 될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 끝에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황 대표도 "당에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 검찰개혁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文 "지소미아 초당 협력 필요⋯ 북·미 회담, 시간이 많지 않아"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 같은 경우는 원칙적인 것이 아니냐"면서 "일본의 경제 침탈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미 회담이 어긋나면 국면이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금강산관광 문제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재개 입장을 발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심 대표 말에 "북·미 회담이 아예 결렬됐다면 조치를 했을 텐데 북·미 회담이 진행중이며 미국이 보조를 맞춰달라고 하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면서 "북·미 회담도 시간이 많지 않단 것은 공감한다"고 했다고 한다. 노동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해 국회가 노력해달라"며 "지금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 같은 것은 좀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
◇ "여야정 상설협의체 복원에는 공감대"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만찬 회동 후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말이 오갔고, 정치·경제·노동·외교·통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와 폭넓은 대화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하였다"면서 "특히 황교안 대표도 '당에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위기에 빠진 경제를 비롯한 안보 등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선거법과 관련해 황 대표는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했고, 이해찬 대표는 앞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손학규 대표는 이번 회동은 비교적 오랜 시간을 할애해 허심탄회하게 국정 전반에 관해 논의됐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통합과 공존을 강조한 초심이 퇴색되지 않았는지 우려를 표명했다"며 "앞으로 야당과의 협치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과 더 많은 소통을 주문했다"고 했다.



‘이해찬 2년안에 죽는다’… 한국당 김재원 발언 당시 분위기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향해 “2년 안에 죽는다”는 식의 막말을 한 당시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화기애애했다. 그가 택시기사의 우스갯소리를 전한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재원 의원이 11월 9일 대구 엑스코에서 자유한국당 대구 당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이해찬 대표의 정권 재창출 발언에 속이 상해 택시 기사에게 하소연을 했다가 들은 이야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가 뭐라 했습니까. 20년 집권한다, 50년 한다. 얼마 전에는 나 죽기 전에는 정권 안 뺏긴다고 합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나 살아생전에는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그 말을 듣고 충격받아서 택시 타서 '이해찬씨가 이렇게 얘기합디다' 했더니 택시 기사가 이렇게 얘기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택시기사는 “에이, 의원님 틀렸습니다. 이해찬이 2년 안에 죽는다는 말 아닙니까? 놔두면 황교안이 대통령 되겠네요. 까짓것”이라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김재원 의원은 전했다.
이 말에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재원 의원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는 자신의 입장을 반영해 말해 준 택시기사에게 택시비로 10만원을 주고 내렸다고 했다. 이 말 뒤에도 박수는 조금 더 이어졌다. 평소 페이스북에 자신을 생각을 밝히는 글을 자주 올리고, 일일이 댓글을 달며 네티즌과 소통하던 김재원 의원은 막말을 지적하는 네티즌의 댓글에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월 10일 트위터에 “김재원 의원이 여당 대표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냈다”며 ‘사람의 죽음’을 언급한 험악하고 저열한 막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정치를 증오와 저주의 수단을 전락시키고 국민 모두를 깎아내리는 행위”라면서 “김재원 의원은 즉각 사죄하고, 자유한국당은 그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재원 의원은 11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그러한 의지를 보이는 것에 대해 택시기사가 반감으로 한 말을 우스갯소리로 소개한 것”이라면서 “택시 기사의 우스갯소리를 저도 우스갯소리로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부적절하다는 여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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