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돌 다 빗살방향으로 울끈불끈 튀어나온 힘줄박이 나씨돌입니다.
곁에 가까이 가면 저절로 힘이 주어지지만
같은 피부석이라도 조금씩 느낌이 다릅니다.
겉돌이 수마되어 떨어져 나가고 속돌만 남아 앙상하게 마른 돌을 골석(骨石)이라고 하는데
오리지날 뼈다귀석은 아닐지라도 이 돌들은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돌갗의 색감도 멋집니다.
수석의 4대 요소는 형(形), 질(質), 색 (色), 고태古態라고 합니다.
아담한 크기로 고태미는 좀 없어도 어디 바위경으로 흠잡을 곳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다가... 이 이쁜 돌에 왜 내가 감탄하는가
이 사건의 원인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홀로그램 우주이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건은(사물이 아니라) 인과관계 안에서 만들어진 에고의 신념의 결과로서 변화되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일들은 창조의 그 현현의 결과로서 일어나지만
지각이라는 렌즈 안으로 들어가 그 모든것이 순차적인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지
매 순간순간은 창조의 그 펼쳐짐이며 그 어떤것이 다른 어떤것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발생인 창조는 인과율 너머에 있습니다.
각각의 것은 총체적인 그 자신의 것으로만 있으며, 그렇게 있게 만드는 배후 원인이 되는 다른 것을 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인이라는 것은 동어반복이며
무엇이 그런 생각이나 말이나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는 원인인가 하는 것은
실체가 없는 가상적 부조리라는 겁니다.
생각이 일어날때 생각을 일으키는 원인자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하는 자아가 있다고 추정하는 것
배후의 원인이 있다는 것이 뉴턴적인 선형적 패러다임 입니다.
모든 것은 그것 자체 안에 가진 것이 나타나 일어나고 있습니다.
내가 돌을 보고 감탄하는 것은 이미 그 돌 존재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성입니다.
나의 주체가 돌이라는 객체와 분리되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은 돌과 나의 본질이 내재한 표현인 것입니다.
새로울 것 없지만 오래된 것도 아닙니다.
하여튼 쓸데없이 말이 길었지만
돌을 보고 느끼는 원인 같은 건 없으며
테엽이 풀린듯 일어나는 오늘의 감탄 사건은 이미 내장된 사건의 발현이며
일어난 일이며
일어나는 일이며
일어날 일이 그저 지금 지각되는 것일 뿐이라는 거죠.
그러나 물은 같은 H2O라도 100도에는 수증기가 되고 0도에는 얼음이 됩니다.
이 100 과 0의 임계점을 지나면 셋은 성질이 전혀 달라집니다.
성질의 연속성이 없지요.
이렇듯 비선형은 선형적 사고로는 이해가 될 수 없습니다.
양자도약 하듯이 우리의 사건도 그렇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그저 놔둬야하는 이유입니다.
어째 말이 꼬이죠.
이 단순하고 아름다운 사물과 사건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