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인 1966년 중학교 2학년 때 봄소풍을 갔었던 청곡사를 잊지못해 월아산을 찾았다
내 기억에 1학년과 2학년이 단체로 소풍을 갔었고 학교에서부터 오로지 걸어서 청곡사까지 갔는데
남강은 신발을 벗고 바지를 말아 올려서 강을 건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 답사를 해보니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 먼길을 걸어서 갔는지 참으로 대견스러을 정도다
지금은 작고하고 이 세상에 없는 동기인 정순일과, 1년 후배인 이성균과 함께 청곡사 앞에서 찍은 빛바랜 사진은
아직도 내 사진앨범의 첫 장에 소중히 간직되고 있다
소풍 때는 산은 오르지 않고 청곡사 주위에서 놀다가 왔엇지만
월아산은 1974년경에 삼천포의 친구들과 올랐던 적이 있는데
아주 오래전의 일이라 등로는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고
단지 마지막 하산길을 산능선을 따라 지금의 문산휴게소 근처로 내려온 기억 밖에 없다
국사봉에서 질매재로 내려와서 다시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야 장군대산으로 이어진다
노포동터미널에서 오전 8시 25분 출발한 버스는 2시간 후인 10시 25분에 진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을 한다
터미널 앞에서는 261번과 363번 시내버스가 있는데 금산농협을 지나 흥한아파트 앞에서 하차를 하면 된다
약30여분을 기다려 261번 시내버스를 타고 금산으로 향한다
11:22 산행시작
흥한아파트 앞에서 하차를 해야 하는데 그만 한 정거장을 더 지나치고 말았지만
여기에서 월아산 전경을 감상하면서 금호지 체육공원까지 저수지 둑길을 걷는 재미도 좋았다
진주 12경 중의 하나인 아산토월(牙山吐月)은 송곳니 같은 모습의 산에 달이 떠오르는 장면을 말하는데
산에서 달을 밷어내듯 달이 떠오르는 그 모습이 천하일품 쟝관을 연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조망 포인터는 이 금호저수지 철다리 부근이 가장 좋은 조망지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볼 때 토해내듯 솟구쳐 오르는 달의 모습이 천하절경인 것이다
월아산의 이름도 아산토월에서 따왔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하고
진주사람들은 국사봉과 장군대봉을 하나로 묶어서 월아산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국립지리원 발간 지형도에서는 이 두 봉우리를 별개의 산으로 나누고 있어
국사봉을 '월아산'이라 하고 장군대봉을 '장군대산'으로 기록하고 있다
'금호지'는 신라 때 축조된 꽤 오래된 저수지인데
오랜 가뭄으로 저수지의 물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녹조로 뒤덮혀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이 가득한 저수지 둑방길을 걷는다면 더 운치가 있을터인데 .....
금호지체육공원 주차장
진양 정씨의 재실인 계양재(啓陽齋)
첫 봉우리 (산행시간 : 35분)
조금 전 계양재 앞 파고라에 있던 이정표 상의 '소정상'이라는 첫 봉우리 도착
육산이지만 이런 바위길도 있어 산행의 지루함을 덜한다
전망 좋은 곳에 오르니 저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남강이 보인다
요상하게 생긴 소나무
헬기장에 이르니 탁 트인 조망 아래 국사봉 정상이 훤히 알몸을 드러내 보인다
국사봉 정상 아래 소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이정목에 약수터 표시가 있어
쉬고 있는 산행객에게 물어보니 수질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하네
오늘 얼린 물을 두 통이나 준비해 왔으니 굳이 약수터까지 가 볼 필요는 없겠다
13:17 월아산 국사봉 정상 (산행시간 : 1시간 55분)
마침 나이 지긋한 산행객 한 분이 있어 인증샷을 얻어 찍을 수가 있었다
국사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장군대봉으로 가려진 남쪽을 제외하고 삼면으로 조망이 좋다
멀리 지리산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오늘이 7월 27일 한여름인데도 마침 엊그제 내린 비로 오늘은 날씨가 제법 선선한 편이다
벤치에 앉아 솔솔부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늦은 점심을 먹고 돌탑 뒤쪽의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왼쪽 내리막길은 '월정지'로 이어지는 길이다
중학시절과 젊었을 때의 추억이 묻혀있는 진주시가지도 저 멀리 보인다
질매재로 하산하는 중 맞은편에 올려다 보이는 장군대봉 모습
생태통로를 지나고
질매재로 내려서 본다
질매재에는 조그만 간이음식점에서 몇몇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장군대봉으로 가는 길은 생태통로 쪽으로 다시 올라가서 포장임도를 따라 가든지
아니면 오른쪽의 산길을 찾아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생태통로 쪽으로 다시 올라와서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려있고 시그널이 걸려있는 곳으로 등로를 잡아 올라가보니
이내 임도와 다시 만난다
알고보니 임도를 가로질러 지름길로 오른 셈이다
임도를 따라 조금 더 오르자니 이번에는 오른쪽에 월봉쉼터길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급경사 오르막길이 깊은 숲속으로 열려있다
월봉쉼터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 된비알로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 깊은 숲속길이라
혼자이다보니 조금 으시시하기도하고 반바지를 입고 온 것이 잠시 후회되기도 했지만
염천의 날씨속에 헉헉거리며 올라오니 오른쪽 좁은 경사지에 누군가가 정성들여 쌓아올린 돌탑들이 보여
좁은 바위 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돌탑들이 있는 곳에서 한참을 쉬다가 다시 여전히 된 비알을 오르니
이제 하늘이 열리면서 조그만 돌기둥들이 보이고 이내 월봉쉼터라는 곳에 올라 선다
14:50 월봉쉼터
질매재에서 급경사 오르막길을 35분여 정도 오른 셈이다
월봉쉼터에서부터 장군대봉으로 가는 길은 평탄하고 널널한 소나무 오솔길로 이어져 이제 고생은 끝이 났다
이 산에는 이런 돌탑들이 여럿 보이는데 이 돌탑에는 까만 대리석이 박혀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누군가의 추모석은 아닌것 같은데 글귀가 무척 마음에 든다
그래 이 한여름에 이제 힘든 길은 다 올라왔으니 뭐 그리 바쁠게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