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현재 상태보다 더 확대시킬 수 있을까요? 보기에 그럴 수 없을 것으로 봅니다. 아마도 전쟁을 지금보다 더 확대한다면 그건 핵전쟁일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러시아가 미국과 집단 서방에 비해서 핵전력 역시 아주 많이 앞서 있습니다. 문제는 악의 축인 미국이 무너져야 한다는 것인데 미국이 끼지 않은 유럽과 러시아만의 핵전쟁이라면.. 미국의 분탕질이 종식되려면 멀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유럽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벌인다면 유럽의 핵무기가 러시아에 도달할 수 있을지 저로서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핵무기가 유럽을 초토화 시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아마도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단지 이것을 구경하고 있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큰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지만 아.마.도. 이런 지경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육, 해, 공 전력 없이 핵무기만으로 싸운다? 아무리 바보천치라도 이런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왜? 무엇을 위해서? 그리고 누구를 위해서?
나토의 동진이 전쟁으로 귀결될 것임을 경고한 서방의 정치인, 외교관, 전문가등은 수없이 많습니다. 제가 아카이빙해둔 것만 해도 수십 건은 족히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위 2008년 당시 주러 미대사였고 현재 미CIA국장인 번즈의 2008년 당시 비밀전문입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전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5. (C)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가입은 러시아의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역 안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를 자신에 대한 포위이자 역내 러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시도로 받아 들일 뿐만 아니라, 자국의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예측불가능하고 또 통제불가능한 결과를 두려워 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특히 나토가입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내부의 엄청난 분열 즉 나토가입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내 인종상 러시아인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이는 폭력사태를 포함한 대규모 분단 혹은 최악의 경우 내전으로까지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러시아는 개입여부를 놓고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지 모른다. 이 결단은 하지만 러시아가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이다.”
이후 사태의 전개는 아시는 것처럼, 2014년 미국이 개입한 레짐체인지가 성공하자 이에 강력히 반발한 우크라이나내 러시안 즉 돈바스와 친미 우크라 중앙정부사이의 내전이 발발합니다. 그 이전 사태의 심각성으로 인해 러시아는 크림반도부터 ‘접수’합니다. 돈바스 내전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전혀 실효성 없는 약속만을 늘어놓은 이 번 스위스 피스섬밋Piss Summit은 대실패이자 그나마 협상에 의한 종전의 기회를 날려 먹은 외교적 재앙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전이 러의 전면개입 전쟁으로 까지 확산되게끔 방치한 것은 미국입니다. 사실상 현전쟁은 나토 대 러시아 전쟁입니다. 하지만 ‘명목상’의 나토/러전쟁이 이제 실체화되고 있습니다. 즉 돈바스 대 친미 우크정부간의 내전이, 우크라이나대 러간의 전면전으로, 다시 나토 대 러의 대리전에서, 나토 대 러 전면전으로 에스컬레이션되는 과정에서 서방은 자신의 오만함과 패권에 대한 집착으로 또 한 번의 외교적 패착을 저지른 것입니다.
집단서방은 평화의 기회를 내팽개치고 위성국과 주변국을 줄세워 동원하는 글로벌 ‘외교장난질’을 침으로써 우리 모두는 세계대전에 성큼 더 다가서게 된 것입니다. 한국은 천지간 구분도 못한 채 여기에 동원되어 심지어 나라이름(Republic of South Korea!)도 잃어 버리는 망신을 자초했습니다.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계속일 뿐입니다. 마찬가지 외교 역시 정치의 수단입니다. 외교는 전쟁만큼 치열한 것이고 또 이 역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일입니다. 하지만 집단서방은 줄세우기 바빠 말장난하는 것으로 이 기회를 탕진했습니다. 불을 낸 당사자 바이든은 그 시간 헐리우드에서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와 사진찍는 행사에 가 있었습니다.
이제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인류는 세계전쟁에 또 한 걸음 더 가까워 졌습니다. 미국은 어쩌면 이 전쟁을 바랄 지도 모릅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이 전쟁이 러시아와 유럽의 위성국사이에 벌어진다면 더이상 바람직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싸우다 둘 다 망하면 남는 것은 미국이기 때문입니다. 둘이 싸우면 나토협약 5조에 따라 미국이 ‘무조건’ 개입 즉 참전한다고요? 아뇨. 이는 나토협약 5조를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조약문은 이런 경우 “당사자 각국은 … 지원할 것이다will assist”라고 되어 있을 뿐입니다. 안하면? 안하는 것입니다. 미국에게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비즈니스의 계속”입니다.
세계 3차대전 역시 인간의 오만, 오판 그리고 탐욕에서 시작되어 무엇보다 정치의 실패때문에 일어 날 것입니다. 글로벌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