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이후 ‘재즈시대’(The Jazz Age)를 맞이한 미국에서는 뉴욕 할렘가를 중심으로 모여든 수많은 재즈 음악가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그들 중 재즈 밴드의 리더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활동하던 폴 화이트먼(Paul Whiteman)은 당시 ‘재즈왕’이라 불리며 재즈를 콘서트 스타일로 연주하곤 했다. 화이트먼과 거슈윈의 인연은 거슈윈의 1막 단막극 〈블루 먼데이〉에서 시작된다. 재즈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던 화이트먼은 그 작품을 인상 깊게 보고 거슈윈에게 ‘협주곡 형식의 재즈’를 무대에 올리자고 제안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랩소디 인 블루〉이다.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는 폴 화이트먼이 기획한 ‘모던 음악에서의 실험(An Experiment in Modern Music)’이라는 콘서트에서 초연되었고, 재즈와 예술음악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랩소디 인 블루〉의 영향으로 라벨과 코플랜드 등 당대의 많은 클래식 작곡가들이 재즈 스타일의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랩소디 인 블루〉는 도입부에 등장하는 클라리넷 연주가 특히 유명한데, 이 부분의 탄생에 대한 흥미로운 비화가 있다. 도입부는 클라리넷이 순차적으로 상승하는 17개의 음을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글리산도(glissando) 기법으로 하도록 작곡되었다. 화이트먼 밴드의 클라리넷 주자인 로스 고먼(Ross Gorman)이 리허설 때 거슈윈에게 하는 장난의 의미에서 유머러스한 터치로 연주하였는데, 그 독특한 음향에 거슈윈이 반하여 실제 콘서트에서도 그렇게 연주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마치 사이렌 소리와 흡사하기도 한 〈랩소디 인 블루〉의 매력적인 도입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초연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주되었고 음반 판매량 또한 엄청났다. 오늘날에도 각종 드라마나 광고의 배경음악, 대중가요에 삽입되는 등 그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 일본 인기 드라마인 〈노다메 칸타빌레〉의 엔딩곡으로도 사용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Piano : 손열음
지 휘 : 김광현
연 주 : 원주시립교향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