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를 접는 마지막 날입니다.
문우님들의 보람찬 겨울나기를 응원하며 인사를 겸하여 시 한편 올립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지구를 뒤덮던 암울한 시절
봄볕마저도 잠식당하고
세상이 온통 회색빛일 때
그중에서도 가장 어둡고
한샘 환자의 피고름 같이 칙칙한
요양병원 병동에서 봉사하면서도
봄을 깨우는 한 가닥 희망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조심스럽고 간절한
한 시인의 기원을 엿보았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2021년 ‘문학시대’의
우리 문우 김필로 비타민님 등단시 중 한 편입니다.
축제 없는 봄일지라도
김필로
봄을
취소한다는
현수막이 바람에 울먹입니다
그래도
네모난 대지는
버들가지 따라
촉촉하게 부드럽게
멈춤 없이 질주합니다
둥그런 하늘은
더 푸른 색지를 찍어내고
꿈을 벗기 시작한 벚꽃을
흰 구름 마냥 피어나게 합니다
또 하나의 현수막이
피정하는 사람들을 위로합니다
봄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것이 아니라고
삶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고
첫댓글 우왕!
쓰리에스님 감동입니다.
지금도 그런 환자 곁에서 그에게서도 저에게서도 희망의 빛을 봅니다.
더 새로운 새해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