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회] 남해관음의 자비(5)
"대왕님! 손행자가 문을 부쉈습니다."
몇번이나 참았던 데다가 대문까지 부수어 놓았다는 보고를 듣고
홍애가는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오더니 긴창을 세우고 호통을 쳤다.
"이 원숭이 녀석 보자보자하니 정말 염치없는 놈이로구나.
그 만큼 사정을 봐 줬으면 됐지 또 뭣때문에 와서 날 모욕하느냐?
네 놈이 내집 문을 부수어놨으니 무슨 벌을 줄까?"
"아들아! 넌 이 늙은이를 내쫒았는데
너에게 무슨 벌을 줄까?"
홍애아는 이 소리에 부그럽고 화가 나서 긴창을 들어
오공의 가슴을 겨누고 내질렀다.
오공은 여의봉을 휘둘러 창을 막으며 사오합이나 싸우다가
주먹을 쥔채로 여의봉을 끌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홍에아는 산 앞에서 소리쳤다.
"당나라 중을 씻으러 갈테다."
"아들아! 이 녀석아,
하늘이 굽어보고 계신다, 덤벼라."
홍애아는 그 소리에 다시 부아가 터져서 "이놈"하고
호통을 치면서 코 앞까지 다가와 오공을 겨누고 창을 냅다 질렀다.
오공은 수합을 싸우다 패한 채하고 달아났다.
"원숭이놈아 지난번에는
이십합을 싸우더니 왜 달아나느냐?"
"네 놈이 문 앞에서 싸우면 불을 뿜어댈까봐 그런다."
"그럼 불질을 안할테니 싸우자."
"불질을 안하겠다면 좀 멀찌감치 가서 싸우자 대장부는
남의 집 문앞에서 사람을 때리지 않는 법이니까."
홍애아는 그것이 계략인 줄도 모르고 창을 휘두르며
쫒아갔다. 오공이 짐짓 여의봉을 끌면서 주먹을 펴니까
홍애아는 홀려서 정신없이 오공의 뒤를 쫒아왔다.
잠시뒤 보살이 보이자 오공은 홍애아에게 말을 건넸다.
"홍애야야, 너한테 두손 들었다. 이쯤하고 나를 용서해줘.
그렇지만 너는 남해 관세음보살님 앞에까지 왔어
그러니 이젠 돌아가는게 좋을거야."
그러나 홍애아는 그 말을 곧이 듣지를 안혹
이를 악물고 오공의 뒤를 쫒았다.
오공은 몸을 빼서 보살의 뒤로 숨었다.
홍애아는 오공이 안보이자 보살에게 다가가서 눈을 부라렸다.
"넌 손행자의 부탁을 받고 온 구원병이지?"
보살은 그래도 잠자코 있었다.
홍애아는 "에잇~!" 소리와 함께 보살을 향해 창을 날렸다.
그러자 보살은 금빛이 되어 하늘로 날아 올랐다.
오공은 따라와 나무란다.
"보살, 잘도 나를 속였구나.
요괴가 두번이나 묻는데 왜 대답을 하지않고
요괴놈의 창이 부서워 연대까지 버리고 달아나 도망이나 가지?"
"오공 제발 가만히 있어요."
홍애아는 흐흐흐 조소를 했다.
"이 방자한 놈 같으니 날 잘못보았다.
그 사람도 이 어른이 누군지 몰라
네가 엉터리 보살을 데려왔지만, 내 한 창에 꽁무니를 뺐지
음~! 어디 한번 연대에 앉아볼까?"
홍애아는 보살의 흉내를 내서 연대 한가운데로 가서
손을 가슴에 얹고 다리를 포개어 앉았다.
오공이 공중에서 혜안동자와 서서 그 꼴을 보고 말했다.
"좋아, 좋아 연대는 사람을 잘 띄워 보낸다."
관음보살은 오공의 말을 듣고 말했다.
"나는 요괴가 거기에 앉도록 원한거예요.
더 이상 떠들지 말고 내 법력을 보세요."
보살은 버들가지로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없어져라"
그러자 연대의 꽃잎이 사라지고 연대를 감싸고 있던
상서로운 빛도 사라졌다.
다만 서른여석자루의 천강도만 남았다.
홍애가는 칼위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보살은 혜안에게 명령했다.
요괴를 항복시키는 항요저로 칼자루를 치고와요."
혜안은 구름을 낮추어서 항요저를 쥐더니 천번도 더 내리쳤다.
그러자 칼이 홍애아의 양쪽 허벅다리를 꿰뚫고 나가며
다리에서는 피가 강물처럼 흘러 내렸다.
홍애아는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으며 창을 집어 던지더니
손으로 칼을 뻬서 집어던지지 시작했다.
"보살님, 저 요괴가 아픈것도 참고 칼을 빼려고 합니다."
아직도 항복을 하지 않는 홍애아를 관음보살은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흥미진진한 서유기의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