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We are the champion)
어제는 여기회 61호에 실을 기사를 얻기 위해 취재차 한 학교를 방문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고속도로를 달렸다. 온 산이 붉게 물들어 자신을 비우며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일행은 북영천 나들목에서 나와 화북면의 산자연중학교를 찾았다. 교장 신부님은 밭에서 일을 하다말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교장실로 안내받아 들어가니 여느 교장실과도 비교되지 않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교장 신부님은 손수 차를 끓어내시며 학교의 설립 과정과 연혁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대안학교로써 경영과 앞으로의 방향을 세밀히 설명해 주었다. 정식으로 인가된 대안학교지만 정부로부터 전혀 지원이 없는 ‘각종학교’에 속한다고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연 친화적 상태와 생명 사랑을 통한 행복한 삶을 목표로 배움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오후 시간에는 요일별로 특성화 교육을 하고 있다. 동아리를 형성하여 노작 활동(생태, 사진, 서예, 미술, 도예, 약초효소, 목공예 등)과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으로 각종 악기를 하나씩 배우고 있다. 마침 우리가 갔던 날은 스포츠 활동으로 승마, 볼링, 풋살, 탁구 배드민턴, 축구 등을 하고 있었다. 또 어느 날은 가족 친화 활동으로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과 함께 체험 활동을 한다고 했다.
교장 신부님은 특히 해외 이동 수업은 산지 여정을 통해서 한다며 강조하셨다. 몽골의 샤르트르 수녀원이 운영하는 샌뽈 초등학교와 문화 교류를 통해 나무 심기를 2회에 걸쳐 1000그루를 심어 사막화 현상을 방지하는데 기여했으며 일본 나가사키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하셨다. 그런 인연으로 몽골 학생 2명이 유학을 와서 그곳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어제 대학원 야간수업을 하고 늦게 돌아와 못다 작성한 원고를 오늘 아침에 완성하였다. 산에 가려고 했으나 비가 내려 무엇을 할까 했는데 아내가 영화를 관람하자고 했다. 서둘러 영화관에 갔다. 티켓을 사니 경로라며 반값이었다.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로 보헤미안족이 부르는 랩소디(狂詩曲)로 영웅적이고 민족적인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며 청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음악이었다.
공항에서 수화물을 운반하는 프레디가 보컬 밴드 ‘퀸’을 이끌면서 활동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인간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사람이 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는 부모의 뜻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고 직업을 택했다. 그러나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은 내면에 잠자고 있다. 성인이 되면 직업을 버리고 자기가 꿈꾸었던 길을 가는 사람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미국의 무대에 서면서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 청중을 기쁘게 했다. 그것은 ‘We are the champion’의 노래였다. 가사 중의 일부는 “우리는 승리자입니다./우리 계속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승리자입니다./ 패배자를 위한 시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의 챔피언입니다.”
영화관을 나오니 계속 비가 내렸다.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과 짬뽕으로 아내와 나누어 먹었다. 7년 만에 먹어보는 짜장면 맛에 행복했으며, 아직도 귓가에 ‘챔피언’의 노래가 쟁쟁 울리며 행복의 맛을 삼켰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 챔피언이다. 매일 새 땅에서 새롭게 변화하는 삶으로 행복한 삶이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