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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지사(一字之師)
한 글자를 바로잡아 고쳐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시문(詩文)의 한 글자를 고쳐 생동감이 넘치는 훌륭한 문장이 되도록 깨우쳐 준 스승이라는 의미로, 핵심을 깨우쳐 주는 가르침을 비유하는 말이다.
一 : 한 일(一/0)
字 : 글자 자(子/3)
之 : 갈 지(丿/3)
師 : 스승 사(巾/7)
잘못 읽은 글자 한 자를 가르쳐 주었는데 스승이라니 갸우뚱 거려지지만 핵심을 잘 짚어주는 사람을 가리킨다.
또 단 한 글자를 배워도 역시 스승이라는 말로 배움의 마음가짐을 뜻하거나 스승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제자에게는 가르침이니 주의를 해야 함을 깨우치기도 한다.
이 성어는 여러 곳에 등장한다. 먼저 중국 송(宋)나라의 완열(阮閱)이 편집한 시화집 詩話總龜(시화총구)에 실린 내용을 보자.
명신 장괴애(張乖崖)가 친구 소초재(蕭楚才)란 사람을 초대하여 식사를 했는데 책상위의 시를 읽게 되었다. 거기에는 ‘홀로 태평무사 함을 한탄하노니, 강남의 한가로움이 늙은이를 죽이는구나’란 구절이 있었다.
獨恨太平無一事,
江南閑殺老尙書.
친구는 고관인 장괴애가 태평세월을 한탄한다는 것은 반역의 뜻으로도 해석된다면서 독행태평무일사(獨幸太平無一事)로 고치게 했다. 태평무사함을 다행스러워 한다니 뜻이 좋아 장괴애는 ‘그대는 나의 한 글자 스승(一字師)’이라며 고마워 했다.
당(唐)나라 시인 정곡(鄭谷)에게 어느 날 제기(齊己)라는 스님이 자기가 지은 여러 편의 시를 갖고 찾아왔다. 그중 ‘조매(早梅)’라는 시에 ‘앞마을이 깊은 눈에 묻혔는데 어제 밤에 매화 몇 가지가 피었구나(前村深雪裏, 昨夜數枝開)’란 구절에서 조언했다.
제목이 일찍 피는 조매이기 때문에 수지개(數枝開)를 일지개(一枝開)로 고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고쳐보니 분위기가 살아나 스님이 감사를 표했고 이 일로 사람들은 정곡을 한 글자 스승으로 불렀다. 오대사보(五代史補)에 전하는 내용이다.
한 글자에 뜻이 바뀌는 한자라서 비롯된 이야기지만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는다는 말 퇴고(推敲)도 한 글자의 중요성을 깨우친다.
일자사(一字師)
정곡(鄭谷)이 원주(袁州)에 있을 때 제기(齊己)라는 중이 '조매(早梅)'라는 제목의 시를 지어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다.
鄭谷在袁州, 齊己因携所爲詩往謁焉.
그 시 가운데 '앞마을에 깊이 쌓인 눈 속에서 어젯밤 매화 몇 가지가 피었네.(前村深雪裏, 昨夜數枝開)'라는 구절이 있었다.
有早梅詩曰; 前村深雪里, 昨夜數枝開.
정곡이 웃으며 말했다. '몇 가지(數枝)라는 말은 이르게 핀 매화와는 어울리지 않으니 한 가지(一枝)로 고치는 것이 좋겠소.'
谷笑曰, 數枝非早也, 不若一枝則佳.
(정곡의 말대로 하니 ‘앞마을에 깊이 쌓인 눈 속에서 어젯밤 매화 한 가지가 피었네’ 라는 구절이 되어 과연 ‘이르게 핀 매화’의 정취가 한층 살아났다.)
제기는 저도 모르게 가사를 걷어 올리고 바닥에 엎드려 정곡에게 절을 했다. 이로부터 지식인 사회에서는 정곡을 제기의 일자사(一字師)라고 불렀다.
齊己矍然, 不覺兼三衣叩地膜拜.
自是士林以谷爲齊己一字師.
이 이야기는 오대사보(五代史補)에 나온다.
일자사(一字師)는 일자지사(一字之師)라고도 하는데, 다음의 여러 전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상(李相)이 춘추(春秋)를 읽다가 숙손착(叔孫婼)의 ‘착’을 ‘칙략절(敕略切)’ 발음으로 읽어야 할 것을 ‘칙구절(敕晷切)’ 발음으로 읽었다.
李相讀春秋, 叔孫婼之婼應讀敕略切, 李誤爲敕晷切.
옆에 있던 말단 관리가 이를 말해 주자 이상은 몹시 부끄러워 했고, 말단 관리에게 북면(北面)의 예를 받도록 명하고, 일자사(一字師)라 불렀다.
小吏言之, 公大慙愧, 命小吏受北面之禮, 號曰一字師.
이 이야기는 당시기사(唐詩紀事)와 왕정보(王定寶)의 당척언(唐摭言) 절차(切磋)에 나온다. 북면이란 신하가 된다는 뜻 외에도 학생이 스승을 공경하는 예를 다하는 것을 말한다.
송(宋)나라 태종(太宗)과 진종(眞宗)에 걸쳐 명신으로 이름을 떨친 장괴애(張乖崖)가 어느 날 소초재(蕭楚才)를 불러 함께 밥을 먹었다.
소초재가 책상 위를 보니 장괴애가 지은 시가 눈에 띄었는데, 그 가운데 ‘홀로 태평무사함을 한탄하노니, 강남의 한가로움이 늙은 상서를 죽이는구나.(獨恨太平無一事, 江南閑殺老尙書)’라는 구절이 있었다.
소초재는 고관인 장괴애가 태평한 세월을 한탄한다는 것은 곧 반역의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하며, 독한태평무일사(獨恨太平無一事)의 한(恨)을 행(幸)으로 고쳐 ‘홀로 태평무사 함을 다행스러워 한다’는 뜻이 되게 하였다.
장괴애는 소초재에게 “그대는 나의 일자사(一字師)일세”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초계어은총화전집(苕溪漁隱叢話前集)과 시화총구(詩話總龜)에 나온다.
남송(南宋)의 시인 양만리(楊萬里)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진(晉)나라의 학자인 간보(干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우보(于寶)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말단 관리가 우보가 아니라 간보라고 지적했다. 양만리가 어떻게 간보라고 하는지를 아느냐고 묻자 말단 관리는 운서(韻書)를 내놓았다.
책을 펴 보니 간(干) 자 아래 ‘진나라에 간보가 있었다’는 말이 있었다. 양만리는 기뻐하며 관리에게 말했다. “그대가 나의 한 글자 스승일세(汝乃吾一字之師).”
이 이야기는 학림옥로(鶴林玉露) 간보(干寶)에 나온다.
일자사(一字師)
사소한 가르침도 소중히 여김, 또는 배움의 소중함
당(唐)나라 시대에 제기(齊己)라는 법명을 가진 승려시인이 눈 내리는 추위를 무릅쓰고 피어난 매화를 보고 시심이 일어나 조매(早梅)라는 시를 한 수 지었다. 조매(早梅)란 ‘일찍 핀 매화’ 라는 뜻이다.
萬木凍欲折(만목동욕절)
뭇 나무는 얼어 꺾어질 듯한데
孤根暖獨回(고근난독회)
외로운 뿌리에만 따뜻함이 돌아와
前村深雪裡(전촌심설리)
앞마을 깊은 눈 속에
昨夜一枝開(작야일지개)
어젯밤 한 가지 피었네
風遞幽香出(풍체유향출)
바람이 불 때마다 그윽한 향기 나오니
禽窺素艶來(금규소염래)
새들도 희고 고운 자태 보고 찾아오네
明年如應律(명년여응률)
내년에도 절기가 제대로 맞는다면
先發望春台(선발망춘대)
먼저 피어 봄날의 누대를 바라보리라
그는 득의한 심정으로 이 시를 들고서 당시에 학덕이 높은 명망가로 알려져 있던 정곡(鄭谷)이라는 사람을 찾아가 보여주었다. 작품에 대한 어떤 비평을 듣고 싶어서였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때 보여준 작품에는 ‘어젯밤 한 가지 피었네’라는 뜻의 네 번째 구 ‘昨夜一枝開(작야일지개)’가 ‘昨夜數枝開(작야수지개)’로 되어 있었다. ‘어젯밤 몇 가지가 피었네’라는 뜻이다.
정곡은 이 작품을 받아들고 꼼꼼하게 훑어보다가 붓을 집어 들더니 ‘昨夜數枝開(작야수지개)’의 ‘數(수)’자를 ‘一(일)’자로 고쳤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라고 해서는 ‘일찍 핀 매화’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 가지’라고 해야 ‘가장 먼저 핀 매화’라는 이미지가 더욱 잘 부각된다는 말이다.
제기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정곡에게 큰 절을 올렸다. 그리고는 “당신은 저의 일자사(一字師)이십니다.”라고 하였다.
열린 마음으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사소한 가르침도 소중하게 생각한 제기의 이야기는 금세 문단의 미담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그러자 거기서 일자사(一字師), 또는 일자지사(一字之師)라는 성어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일자사(一字師) 또는 일자지사(一字之師)라는 성어가 발생된 문맥이 특이하여 그 글자 그대로의 본래의 뜻을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
일자사(一字師) 또는 일자지사(一字之師)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보면 일자(一字)를 가르쳐준 스승이라는 뜻이 틀림없지만, 그 ‘일자(一字)’가 도대체 무엇인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이다.
정곡은 제기에게 ‘一(일)’이라는 한 글자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에, 문맥상 ‘일자(一字)’는 ‘한 글자’일 수도 있고 ‘일(一)’이라는 글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일자(一字)’가 ‘한 글자’이든 ‘일(一)이라는 글자’이든 ‘작은 가르침도 소중하게 여긴다’라는 일자사(一字師) 또는 일자지사(一字之師)라는 성어의 본래 의미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
일자(一字)의 뜻이 ‘한 글자’라면 ‘일자사’는 ‘한 글자를 가르쳐주신 스승’이라는 뜻이 될 것이고, ‘일자(一字)’의 뜻이 ‘一(일)이라는 글자'라면 ‘一(일)이라는 가장 쉬운 글자를 가르쳐 주신 스승’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보아도 ‘작은 가르침도 소중하게 여긴다’라는 의미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일거양득(一擧兩得) 등에 쓰인다.
▶️ 字(글자 자)는 ❶형성문자로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아들자(子; 어린 아이)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한 집안에 자손이 붇는 일을 말한다. 옛날에는 글자를 名(명) 또는 文(문)이라 알컫다가 진(秦) 나라의 시황제(始皇帝) 때 쯤부터 문자(文字)라는 말이 생겼다. 字(자)는 文(문자)과 文(문)이 합(合)하여 마치 사람의 가족이 붇듯이 계속하여 생기는 글자라는 뜻이다. 나중에는 글자 전부를 字(자)라 일컬었다. ❷회의문자로 字자는 '글자'나 '문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字자는 宀(집 면)자와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宀자는 지붕을 그린 것이기에 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이렇게 집을 뜻하는 宀자에 子자가 결합한 字자는 '집에서 아이를 기른다'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字자에 아직도 '기르다'나 '양육하다'는 뜻이 남아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진시황 때부터 字자를 '글자'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문자(文字)'와 관련된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字(자)는 (1)글자 (2)글자의 뜻으로, 그 수효(數爻)를 나타내는 말 (3)사람의 이름을 소중히 여겨 본 이름 외에 부르기 위하여 짓는 이름 흔히 장가든 뒤에 본이름 대신으로 부름 등의 뜻으로 ①글자, 문자(文字) ②자(字: 이름에 준하는 것) ③암컷 ④기르다, 양육하다 ⑤낳다 ⑥사랑하다 ⑦정혼(定婚)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글자의 음을 자음(字音), 활자를 부어 만드는 원형을 자형(字形), 표의 문자에서 글자의 뜻을 자의(字義), 많은 한자를 모아 낱낱이 그 뜻을 풀어놓은 책을 자전(字典), 글자와 글귀를 자구(字句), 글자의 근본 원리를 자학(字學), 글자의 새김을 자훈(字訓), 글자가 구성된 근원을 자원(字源), 영화에서 표제나 배역이나 설명 따위를 글자로 나타낸 것을 자막(字幕), 글자를 쓰는 법칙을 자격(字格), 글자와 글자 사이를 자간(字間), 글자의 모양을 자체(字體), 글자의 수효를 자수(字數), 활자의 대소를 나타내는 번호를 자호(字號), 수지 결산에서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일을 적자(赤字), 중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한자(漢字), 수를 나타내는 글자를 숫자(數字), 같은 문자를 동자(同字), 세간에서 두루 쓰이는 문자로서 정식의 자체가 아닌 한자를 속자(俗字), 지금은 쓰이지 않는 옛 글자를 고자(古字), 한문 글자의 획수가 많은 것을 쉽게 줄여서 쓰는 글자를 약자(略字), 잘못 쓰이고 있는 글자를 와자(譌字), 둘 이상의 글자를 모아서 만든 글자를 합자(合字), 낱자를 늘어놓은 차례를 자모순(字母順), 수령을 달리 일컫는 말을 자목지임(字牧之任),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한 글자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자무식(一字無識), 발음은 같으나 글자가 다름 또는 그 글자를 일컫는 말을 동음이자(同音異字), 한 글자의 값어치가 천금이다는 뜻으로 지극히 가치 있는 문장을 말함 또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과 맥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일자천금(一字千金), 큰 글자로 뚜렷이 드러나게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함을 이르는 말을 대자특서(大字特書), 미인의 고운 눈썹을 비유 형용하는 말을 팔자춘산(八字春山), 글씨를 쓰다가 그릇 쓰거나 글자를 빠뜨리고 씀 또는 그러한 글자를 일컫는 말을 오서낙자(誤書落字), 주견이 없이 남의 말을 좇아 이리저리 함을 이르는 말을 녹비왈자(鹿皮曰字), 글씨에 능한 사람은 정신을 들이지 아니하고 붓을 던져도 글씨가 잘 된다는 말을 투필성자(投筆成字), 한 글자를 가르친 스승이라는 뜻으로 시나 문장의 한 글자를 바로잡아 주어 명문이 되게 해준 사람을 존경해 이르는 말을 일자지사(一字之師), 팔자에 의해 운명적으로 겪는 바를 일컫는 말을 팔자소관(八字所關)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師(스승 사)는 ❶회의문자로 师(사)의 본자(本字)이다. 왼쪽(지층의 겹)과 오른쪽(골고루 돎)의 합자(合字)이다. 옛날에는 언덕에 사람이 모여 살고 또 군대(軍隊)가 주둔했으므로 사람이 많다에서, '군대'의 뜻이 되었다. 또 사람의 모범이 되어 남을 이끄는 사람에서, '선생'의 뜻이 되었다. 사람이 많다는 뜻에서 '수도(首都)'도 師(사)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師자는 '스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師자는 阜(언덕 부)자와 帀(두를 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帀자는 '빙 두르다'라는 뜻을 표현한 모양자이다. 그러니 師자는 언덕을 빙 두른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師자는 본래 군대 조직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고대에는 약 2,500명의 병력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니 師자는 군인의 수가 언덕 하나를 빙 두를 정도의 규모라는 뜻이었다. 師자는 후에 '스승'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가르침을 얻기 위해 스승의 주변을 제자들이 빙 둘러 앉아있는 것에 비유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師(사)는 (1)스승 (2)고대(古代) 중국의 군제(軍制)에서, 여(旅)의 5배, 곧 2천 500인을 이르던 말 (3)조선시대 때의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4)조선시대 때 세손사(世孫師)를 달리 이르던 말 (5)고려 때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등의 뜻으로 ①스승 ②군사(軍士), 군대(軍隊) ③벼슬아치 ④벼슬 ⑤뭇 사람 ⑥신령(神靈), 신의 칭호(稱號) ⑦전문적인 기예를 닦은 사람 ⑧악관(樂官), 악공(樂工) ⑨육십사괘의 하나 ⑩사자(獅子) ⑪스승으로 삼다, 모범으로 삼다 ⑫기준으로 삼고 따르다, 법으로 삼게 하다 ⑬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스승 부(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우 제(弟)이다. 용례로는 모든 행동과 학덕이 남의 스승이 될 만한 모범이나 본보기를 사범(師範), 스승으로 섬김을 사사(師事), 학예에 뛰어나 남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사장(師匠), 스승과 제자를 사제(師弟), 스승의 의견이나 학설을 사설(師說), 가르침의 은혜가 높은 스승을 아버지처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부(師父), 학식과 덕행이 높아 세상 사람의 표적이 될 만한 사람을 사표(師表), 스승의 집을 사가(師家), 스승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사법(師法), 스승과 벗을 사우(師友), 스승의 은혜를 사은(師恩), 학술이나 기예를 가르치는 스승을 교사(敎師), 병을 진찰 치료하는 사람을 의사(醫師), 학교의 부탁을 받아 강의하는 교원을 강사(講師),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으뜸 장수 밑에서 작전을 짜고 군대를 지휘하는 사람을 군사(軍師), 스승과 제자가 함께 길을 감 또는 스승과 제자가 한 마음으로 연구하여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제동행(師弟同行), 군사를 출정시킬 때에는 엄한 군법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사출이율(師出以律), 자기의 생각만을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사심자시(師心自是), 스승이 엄하면 자연히 가르치는 道도 존엄해짐을 이르는 말을 사엄도존(師嚴道尊), 스승에게서 제자에게로 법이 이어져 전해 감을 일컫는 말을 사자상승(師資相承),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과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나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은 무엇이나 내 몸가짐에 대한 깨우침이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후세까지 오래도록 모든 사람의 스승으로 숭앙되는 덕과 학문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세지사(百世之師), 어찌 일정한 스승이 있으리오 라는 뜻으로 성인에게는 일정한 스승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하상사지유(何常師之有), 책 상자를 지고 스승을 좇는다는 뜻으로 먼 곳으로 유학감을 이르는 말을 부급종사(負芨從師),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존사애제(尊師愛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