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화여고 여학생들과 백사 이항복
-윤동재
간송미술관에서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을 보고
언젠가는 겸재 정선보다 장동팔경을
더 잘 그려봐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그래 얼마 전 화구를 몽땅 챙겨
배화여고 뒤 필운대를 찾아갔더니
마침 학교 수업을 다 마치고 하교하던
배화여고 여학생들 하교하다 말고
필운대 앞 옛집을 찾아온
백사 이항복을 에워싸고 말을 걸고 있었지요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백사 이항복의 얼굴을 익혀서인지
배화여고 여학생들 백사 이항복을 금방 알아보고
백사 이항복에게 이름이 하필이면 항복이냐고
항복할 일이 뭐가 그리 많으냐고 했지요
백사 이항복 처음 듣는 얘기인지라 난감했는지
말머리를 다른 데로 돌리려고
백악산 쪽으로 가리키며 산 아래
푸른 기와지붕이 보이는 집은 뭐냐고 했지요
배화여고 여학생들 한목소리로 청와대라고 했지요
백사 이항복 그럼 청와대와 여기 교정 안의 배화여대
어느 쪽이 더 들어가기 어려운가 하니
배화여고 여학생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배화여대가 더 들어가기 어렵다고 했지요
그래 놓고 저희끼리 까르르 까르르 웃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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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천진이 살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