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2023년까지 11권의 책을 내었습니다만, 강연회는 2004년경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전무 합니다.
2001년까지는 법인영업 차원에서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투자전략 애널리스트(=Strategist)로서 설명회는 약 20여 차례 했는데, 적을 때는 3명을 상대로 많아도 10명을 넘지 않은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소규모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비교적 강연회다운 규모는 3차례 있었습니다.
①
그러다가 2001년 가을쯤에 당시 한경와우TV에서 주관하여 여의도 모 강당에서 200명 넘는 개인투자자 상대로 다른 패널 한 분에 이어 강연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②
1년 뒤 쯤인 2002년 중간 쯤에 당시 국민은행 본사 심사부가 명동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심사부에 근무하는 심사역 약30명을 상대로 부서차원에서의 강연회 강사로 초대된 적이 있었습니다.
③
이후 다시 2년 뒤 쯤인 2004년에 한국투자증권 본사 근무 때 부산 모 지점 시황설명회에 강사로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비행기로 왕복하면 교통비 처리가 무난했는데, 비행기보다 싼 KTX를 일반실이 아니라 특실을 이용하여 가서 그 차액 처리가 선례가 없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기차를 타고 간 이유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기차타고 가면서 좀 생각하려고 그랬습니다.
2005년에는 제가 여의도를 완전히 떠나서, 전혀 다른 업종으로 전직하여 지금까지 있다 보니 그 이후로 말 하는 스킬도 엄청 둔해지고 대신 책을 쓸 때에는 예전의 감이 그대로 살아서 글로 표현하는데는 여전히 열정적입니다.
강연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최근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을 포함하여 미래에 국회의원이 될 당협위원장들을 상대로 강연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뚱맞게도 갑자기 들어서 그렇습니다.
얼마 전 여의도에서 전국 당협위원장들 세미나가 있었는데, 오전에는 ‘경제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내심 멀리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기대했습니다.
죄송스럽지만 ‘경제전략 작가’ 입장에서 언론을 통해 그 강연 내용을 접하고 조금 아쉬웠습니다.
혹시나 제가 강연회를 하게 된다면, 이런 차원과는 달리 ‘큰 그림’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치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경제학자가 아니라 경제전략 작가의 입장에서 경제 이야기만 하고, ‘우리의 현 좌표가 “큰 그림” 속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냉정하고도 핵심을 짚어 이야기’할 것입니다.
비록 지난 17년 동안 말하는 스킬은 매우 둔해졌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스킬은 필드에서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이 예리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최근 여러 상황들에서 이 ‘큰 그림’을 미스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로감이 느껴져서 말씀드렸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사진 설명 : 1992년 당시 강연하는 스티브 잡스, 그리고 우리의 기억에 아직도 현존하는 스티브 잡스의 강연회 모습)
#정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