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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소년은 어디로 추락하는가
나비가 되어 허공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꿈을 꾼 적이 있다.모든 것을 초월해 우주를 나는 기쁨을 만끽했다.그리고 내가 장주임을 조금도 지각하지 못했다.그러나 갑자기 꿈에서 깬 순간 분명히 나는 장주가 되었다.나는 의아해졌다.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장자(莊子)가 된 것인가.』
-장자의 <호접몽> 중에…….
***
자각몽(lucid dreaming)
-자각몽이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꿈을 꾸는 현상을 말한다.꿈에서 깨기 전 순간적으로 느끼는 정도는 많은 사람이 경험하지만, 지속적으로 꿈을 꾸며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그러나 이런 자각몽을 꾸는 능력이 있는 사람 중엔 현실도피 성향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현실에서 도피해 꿈에 집착하면서 꿈의 컨트롤이 가능해지고 더욱더 꿈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드문 사례이지만 꿈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됨으로서 현실과 꿈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이는 상당히 위험한 증상이며 자각몽 외에 여러 가지 장애가 겹쳐 생기는 혼란이다.
***
언제 잠이 들었는지 알 수 없어요.그냥 어느 순간 잠들어 있지요.고등학교는 결국 자퇴하고 나왔고요.우스운 건 성관계 도중에 잠든 적이 있다는 거예요.상상할 수 있어요? 길거리에서 동창생을 만났는데 반가워하다가 갑자기 잠들어버리고…….그러다 보니 생활이 잠 때문에 끊기고 끊겨서 단편적이에요.기억이 꼬여버리죠.덕분에 전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꿈이었는지 모를 때가 많아요.대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니까요.그런데 그렇게 순간 잠에 들어버리고 꿈을 꾸면 대부분 악몽이었던 것 같아요.그…프로이트였던가요? 정신분석가 있잖아요.그 사람이 한 말 중에 '현실에 일어난 일, 갈망하는 것, 혹은 충격적인 것 혹은 자신이 경험한 일 중에 강렬한 이미지가 남아있는 것이 꿈의 형태로 나타난다'란 말이 있더라고요.처음 기면증이란 것을 알았을 때는 잠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다거나 절벽에서 조는 꿈을 꿨어요.그 외에 제가 꾼 악몽 중엔 수능에서 답안지를 밀려 쓰는 꿈도 있었고--아마 이건 제가 너무 걱정한 탓이었을 듯 해요.--깡패를 때려눕히는 꿈도 꿨어요.그때 깡패에게 당했을 때라 아마 갈망하던 일이 꿈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그리고…솔직히 자살하는 꿈도 꾼 적이 있는데 그때 역시 자살하고 싶었어요.다행히 그때 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났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전 아마 뛰어내리고 말았겠죠.
아니, 제가 무슨 얘길 하고 있죠.어쨌거나 전 이놈의 병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요.
<후략>
-기면증 환자 진영한씨와의 대화 녹취록 중에서…….
꿈--소년은 어디로 추락하는가.
그러니까 내가 언제부터 여기 서 있었을까? 아무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그러니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병원 앞이다.아니 정확하게는 개인병원이 모여있는 8층 건물 근처 한 200m여를 돌아다니고 있다.그러니까 그 건물이 어떤 건물이냐 하면 8층엔 정신병원이 있고 2층엔 치과가 있고 7층엔 이비인후과가 있다.그리고 3층엔 정형외과 4층엔 성형외과가 있던가? 아마 그럴 것이다.아니, 잠깐.내가 방금 내 기억력을 믿었나.이건 안 되는 일인데.그래도 이것만은 확실하다.2층에는 빌어먹을 새디즘 환자--이면서 치과의사--가 있고 7층에는 신기하게도 평생 감기하나 안 걸리는 특이체질의 이비인후과 선생이 있었다.아니, 있다.8층에는 정신병원이 있고 말이다.내 기억력을 다 못 믿더라도 저건 기억해도 좋다.그 건물은 메뉴판, 아니 각 층 안내가 거의 걸레 수준이니까.그러니까 내가 그걸 잘 보지 않는단 얘기다.그래서 자주 가는 층은 외우고 있는 것이다.그러니까 치과랑 이비인후과는 상당히 자주 가는 편이기에 아주 잘 외우고 있다.정신병원은 평소에 눈 여겨봤고 말이다.그런데 특이하게도 약국은 기억이 안 난다.아니 별로 특이할 것은 없다.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그 건물 안에는 약국이 두, 세 점 정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어딨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그러나 내가 한 달에도 수차례 이 건물을 드나들면서 약국을 찾기 위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본 적은 없다.아, 별로 반가운 일도 아니니 하고 싶지도 않다.낯선 사람이 나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달갑지 않다.어쨌거나 내가 굳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2층에는 병원 카운터에, 7층에는 엘리베이터--잠깐 엘레베이터라고 발음하던가?--문에 약국의 위치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종이엔 그 건물 약국 모두에 대해 안내 되어있었지만 내가 가는 병원은 한군데였기에 그 중 맨 위에 있는 약국은 찾아가면 되었다.
또 이야기가 샌 모양이다.그러니까 어쨌거나 나는 지금 그런 병원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단 것이다.아까 한 세 번 정도 엘리베이터--엘레베이터는 그냥 무시하겠다.--를 타고 1층부터 8층까지를 왔다갔다 거렸지만 아무래도 내릴 수는 없었다.내가 지금 가려는 곳이 정신병원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신병원은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렇다.그런데 나는 특이하게도 언젠가부터 정신병원에 꼭 가보고 싶어했다.내 나이 17세.아무래도 나는 정상이 아니다.아니, 나만 정상인 걸까.아니 나는 비정상이다.일단 정신병원에 가고 싶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 아닌가.나는 이 건물을 다니면서 계속 정신병원을 염탐했다고 해야할까.그러니까 정신병원에 가보기 위해 노력했다.그리고 오늘 마음의 결심을 하고 병원으로 온 것이다.비록 병원의 근처를 서성이고 있을 뿐이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꼭 병원에 가야 한다.일단 예행연습, 아니 상상을 해보자.병원은 8층이다.8층엔 뭐가 있지? 정신병원이 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그러니까 병원이 어떻게 생겼지.그래 문이 열리면 복도가 있다.복도에서 한 여섯 걸음을 걸으면 병원 문에 도착하고 그렇게 들어가면 오른쪽에 카운터가 있겠지? 그럼 카운터에 내 이름을 써넣으면 되는 거야.잠깐, 내 이름을 써넣는다고? 혹시 누군가 병원에 왔다가, 그러니까 가벼운 일로--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왔다가 내 이름을 보면 어떻게 하지? 아무래도 안 되는데.놀림감이 될 거야.그러면 나의 정신병은 더 심해질 거야.일단 그 부분은 넘어가자.병원은 생긴지 얼마 안되었으니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번호표로 하겠지? 번호표를 주면 기다리다가 '306번 손님 들어오세요.' 라고 하면 들어가면 되는 거야.근데 대기실은 어떻게 생겼지? 환자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칸막이가 되어 있을까?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그럴 리가 없잖아.하지만 보통 병원과는 다를 텐데.정신병원에는 그러니까 정신병자를 위한 침대도 있겠고 치료기계도 있을 거야.영화 같은 걸 보여주기 위해 스크린도 있을 거야.한 건물이고 같은 평수인데 정신병원에만 저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다면 분명 대기실은 좁아지고 모양도 바뀔 거야.어떻게 생겼을까.문과 벽을 잘 이용해서 내 얼굴을 가려야 해.어쨌거나 잘 임기응변해야 하는 거야.어쨌든 잘 넘어가면 아무에게도 안 들키고 의사와 만날 수 있어.의사는 뭘 물어보지? 먼저 왜 왔냐고 묻겠지.
"우울증도 있고요.약간 대인……."
무심결에 소리내어 말하고 말았다.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나를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하지만 누군가 그 소릴 듣고 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의심받아선 안 된다.그러고 보니 여기가 어디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병원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왔다.차라리 잘 되었다.누군가는 내가 계속 병원 주변을 왔다갔다 거리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생각해보니 병원 앞 노점상들은 눈치챘음이 분명하다.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돌아가야겠다.
그렇게 나는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그러나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일부러 뺑뺑 돌아가는 것은 더 의심받을 행동이다.그래, 오락실을 가자.지금 시간이면 친구들이 꽤 있을 것이다.나는 오락실로 발걸음을 돌렸다.아니 정확하게는 집에 가는 길에 있는 오락실이었기에 걷는 방향은 그대로였다.오락실엔 예상대로 아이들이 있었다.
"여어, 점수가 이게 뭐냐."
친구들은 소리를 지르면 게임을 하고 있었지만 별로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내가 슬럼프일 때 얻은 점수만도 못했다.내 목소리를 들은 아이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어, 진홍이냐."
"야, 너 마침 잘 왔다.나 오늘 카메라 갖고 왔거든 찍자."
한 녀석의 부탁대로 나는 오락기 앞에 서서 내 솜씨를 보여주기로 했다.녀석이 내 뒤에서 카메라를 들고 작동시켰다.당연히 동영상이겠지.
"와, 진짜 장난 아닌데."
"진홍이 잘 한다고 했잖아."
나는 아이들의 감탄을 듣고도 조용히 게임에 열중했다.중요한 것은, 아니 화답의 방법은 대답이 아니라 게임의 스코어다.녀석들은 그렇게 게임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녀석들은 나를 뉴타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인간적인 능력을 가진 인간을 말하는 단어인가보다.그렇게 한 판을 끝내자 금새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내가 그들보다 뛰어나며 이들이 내 실력에 감탄하여 모였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사실이 말이다.녹화가 끝나고 나서도 이것저것 몇 가지 게임을 더 했다.그러다가 슬슬 집에 가려 하는데 녀석들이 노래방을 가자고 했다.아직은 늦은 시각도 아니고 해서 가기로 결정했다.그러나 막상 도착하니 괜히 따라왔다는 기분이 들었다.피곤했다.아까 너무 많이 걸었나보다.게다가 신경도 너무 많이 썼다.그렇게 노래방에서 졸고 있으니 친구들이 황당하단 눈빛으로 바라 봤다.반 전체와 대인관계를 좋게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 점이 아무래도 불편할 때가 꽤 많다.그렇게 해서 어찌저찌 하루 일과가 끝났다.내일은 꼭 정신병원을 습격, 아니 방문, 아니 이것도 아닌가.어쨌거나 정신병원에서 진료--아 이것이군--를 받고 말겠다.돌아오는 길에 미행은 없어 보였다.술 취한 취객이 나와 반대쪽으로 걸어간 것이 거슬리긴 하지만 나와 아는 사람도 아니고 위험한 낌새는 없었다.
***
어쩌다가 이 곳에 왔을까.어느새 방과후에 친구 집에 와 있다.오늘은 병원에 가야하는데 말이다.한시간 반 정도인가.정신병원의 진료가 끝나는 시간을 알아두지 않았다.이비인후과의 경우에는 6시 반에 진료를 마치니 한시간 반정도 남았다.아무래도 대충 놀다가 가야겠다.갑자기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야, 너 몸무게 몇이야?"
"40이던가."
"에엑? 정말?"
정말이다.얼마 전에 병원에 갔을 때 내 신상정보에 적혀 있는 것을 봤다.내 몸무게는 40Kg이었다.녀석들이 나를 체중계 앞으로 데려갔다.직접 몸무게를 재어보니 57Kg이었다.녀석들은 그럼 그렇지 라는 반응이었다.시간이 벌써 5시 45분이었다.녀석들이 뭐라고 하는 것을 미안하다는 말로 무시하고 집으로 향했다.교복을 입고 갈 순 없었다.횡단보도가 길을 막았다.주위에는 달려오는 차가 없었기에 무시하고 건넜다.그렇게 건너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황당하게도 자전거랑 부딪히고 말았다.오른쪽에서 달려오는 것을 미처 피하지 못 했다.그러나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그러고 보니 이것 때문에도 병원에 가보아야 한다.어디로 가야하지? 정형외과일까.어쨌거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정신을 포함한 모든 감각이 밋밋하달까.신체도 정신도 자극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다.
"죄송합니다.괜찮아요?"
여자다.중, 고등학생은 아녀보이고 대학생인가 보다.대개 이뻐보이는 얼굴이다.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관심 없다.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있어서도 무감각하다.이것은 오래된 일이다.초등학생때 나는 제대로 차였다.그때 그 여자 애에 의해 나의 감정--특히, 사랑--은 거세당했다.이후 나에게 호감 그 이상의 감정은 사랑이 아니었다.성욕이었다.
"괜찮아요.제가 앞을 못 봤습니다."
한 두어 마디 더 주고받고는 다시 남남으로 헤어졌다.옷깃만 스쳐도 인연은 거짓말이다.
그런 과정을 겪고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몇 벌 없는 옷을 침대 위에 늘여놓았다.최대한 튀지 않는 옷이 필요했다.여름이니만큼 흰 티에 검은 반바지가 좋겠다.기껏 옷을 갈아입으니 다시 밖으로 나오기가 귀찮았다.하지만 오늘은 정신병원을 찾아가야 했다.건물 근처엔 오늘도 사람이 많았다.어제의 그 노점상들도 있었다.건물 내 의자에서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것을 지켜봤다.1층에서 8층까지 다양하게 움직였다.아무래도 7층에 자주 멈춘 것 같다.그리고 7층에서 다시 내려가는 것이 흔했다.8층까지 가는 경우는 꽤나 드물었다.엘리베이터로 8층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아! 내가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7층에서 걸어 올라가면 되지 않는가.그래 7층에서 계단으로 올라가자.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렸다.화장실을 한번 들르고 계단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계단 쪽에 두 사람이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아무래도 이쪽은 안 된다.나는 다시 문을 닫고 다른 쪽 계단으로 갔다.이번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8층까지 가는 것은 간단했다.병원에서의 접수도 간단히 할 수 있었다.일단 대기실 정도는 다른 병원과 크게 다른 모습이 아니었다.이제 의사와의 상담이 남았다.긴장되는 순간이다.그러고 보니 가상대면을 끝내지 않았다.아니 지금부터의 전개는 예비하지 않았다. 그래 의사가 처음 물어볼게 뭐였지? 그래 '왜 오셨나요' 겠지.
-띵동.
계기판에 숫자 214가 찍혔다.나의 번호다.결국엔 예비하지 못하고 진료실로 들어가게 되었다.그러고 보니 잠깐 동안 잊고 있었다.벽과 문의 위치를 잘 이용해 내 얼굴을 가린다는 것을 말이다.누군가 나를 알아 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그냥 돌아갈까? 아니 그럴 순 없다.그가 확신하지 못하도록 머뭇거리며 지체하지 말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 네.간간이 심한 우울증도 찾아오고 성격이 비관적이고 그런 여러 가지 때문에 상담 좀 받으려고요."
"혼자 왔나요?"
"네."
상담은 빠르게 끝났다.그다지 큰 소득을 얻지 못 했다.그래도 비교적 일반인들이 하는 이야기들보다는 훨씬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다.상당히 친절했다.내 정신적인 부분의 상처랄까.그런 것들은 몇 번 다닌다면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그러나 그 이야기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얼마 안 되어 이야기는 끝나고 말았다.다음 환자가 있다나.그리고 의사는 다음을 기약했다.그러나 나는 속으로 그 말을 비웃었다.또 정신병원을 오라고? 난 미친놈이 아닌데?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다.
"아, 혹시나 해서 말인데요.제가 신체적인 자극도 느끼지 못합니다.아니, 감각은 있는데 고통을 느끼지 못 하는 거지요.어떤 병원에 가야 하나요."
"음, 신경외과겠지요.평범한 증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어서 병원을 찾아가 보시는게 좋을 듯 하군요."
"네, 알겠습니다."
"얼마 상담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다음에 꼭 다시 오시길 바랍니다."
신경외과라.내일은 그곳에 가봐야겠다.그다지 어렵지 않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아무래도 오늘은 시간만 날렸다.신경외과에 가는 것은 그다지 고민되지도 어렵지도 않았다.그렇기 때문에 병원 앞에서 서성이며 걸린 시간은 전혀 없었다.다만 약국의 위치가 적혀있지 않아 한참동안 고생을 했다.그러나 시간을 날린 것은 이것 때문이 아니다.병원에서 내가 한 것은 별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러니까 내가 뭘했냐하면 사진을 찍었다.이것저것 사진을 찍었다.그러곤 결과를 내일 알려준다나? 신경외과가 원래 이런 것인가? 아니면 그 의사가 이상한건가.그러고 보니 그 의사가 약간 눈매가 가늘고 입꼬리가 기묘하게 올라간 것이 그렇게 보이긴 하더라.그는 내 증상의 치료법을 모를지도 모르겠다.내 증상에 대해서 설명할 때 그는 기이한 사례라고 소리 쳤으니까.대충 요약하자면 그 정도로 감각이 없다면 마비라던가 하는 여러 가지 현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나 뭐라나.무지에 대한 변명일 것이다.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편이 더 좋았다.
벌써 해가 지고 있다.노을이다.아무래도 내일은 비가 오려나보다.그렇게 노을을 한참을 바라봤다.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다시 정신을 차린 때는 여러 마리의 새들이 이제는 산을 거의 넘어간 해의 위를 날아갈 때였다.까치인가.아니, 까치가 십여 마리씩 몰려다니던가.까치는 아닌가보다.
내일은 시험 날이다.뭐,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니 문제없겠지.
***
"잘 봤어?"
으레 하는 형식적인 인사.시험이 끝나고 으레 들려오는 이야기.물론 형식적인 질문에는 형식적인 답변이 있기 마련이다.
"아니, 망했어."
그렇게 나는 형식적으로 판에 박힌 말로 대답했다.그러나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정말로 망했다.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었는데 완전 망했다.
"그러면서 98점이라던가 그런 거 아냐? 너 수학 잘 보잖아."
"씁, 그 정도면 짜증을 내지."
그렇다, 시무룩 무기력 버전이었으니까.한 두 개 틀렸으면 짜증을 내지 무기력 버전으로 있지는 않는다.시험을 완전히 망쳤다.제일 자신 있는 수학에서 67점? 하하, 이거 정말 돌겠다.내일부터의 시험을 잘 볼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독서실에서 공부해야겠다.5일치면 2만 5천원인가?
***
자리에서 일어났다.여전히 그 형은 자고 있다.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려왔다.혹시 이 소리가 나 외에도 들리는 것은 아닐까.발소리가 들려서 깬 것은 아닐까? 불안하다.심장이 심하게 요동을 친다.평소 때의 심장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운동하고 나서의 심장박동이 두근두근 정도라면 지금의 심장박동은 내 몸 전체를 진동시킨다.심장의 박동이 폐를 압박하는지 숨을 쉬는 것도 곤란하다.한숨을 쉬고 싶다.그러나 그러면 안 된다.깰 것이다.손을 아직 갖다 대지 않았지만 이렇게 서있는 것은 위험하다.어떻게 하지.일단 다시 내 자리로 가자.일단 내 자리에 불이 꺼져있으니까 언제든지 그대로 나가면 된다.불안한 낌새가 있다면 말이다.일단 나라는 추측은 하더라도 나라고 확신할 순 없다.
그 형은 여전히 자고 있다.저번 학기에도 내가 독서실을 와 있을 때마다 항상 잠만 자고 있었다.오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새벽 2시경에 집에 갔다.그리고 오늘은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자고 있다.200만 화소 폰이다.70만원이 넘어가는 신기종.무슨 생각일까.마치 나보고 훔쳐가 달라는 것 같다.원래는 혹시 모르니 내일 계획적으로 훔치려 했다.이 열람실의 사람들의 학습시간대와 이 형이 오는 시간대를 생각해서 일찍 집으로 가는 척을 하고 몰래 훔쳐 가면 들킬 가능성은 낮을 것이었다.그러나 생각해보니 내일도 이 자세로 이렇게 핸드폰을 두고 있을 가능성은 없었다.도난신고 된 핸드폰이라도 쓸 수 있을 것이다.이 세상엔 불법의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친구들이 핸드폰을 사용하는 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은 기억도 있다.고등학교 1학년생.우리 반에서 핸드폰이 없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얼마 전에 핸드폰을 사려고 했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의 부부싸움이 한번 있더니 쫑났다.그게 한 나흘 되었나? 어쨌든 나에겐 핸드폰이 없다.
나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천천히 발을 옮겼다.카메라의 시야는 이쪽 칸에 미치지 않는다.긴장감.열람실을 누군가 돌아다니다가 나를 보면 나는 단박에 의심받을 것이다.한 걸음을 옮겼다.두걸음.그 걸음이면 핸드폰을 아슬아슬하게 손에 쥘 수 있는 거리이다.그 칸에서 유일하게 켜져 있는 스탠드 불빛이 핸드폰을 비추고 있다.심장이 또다시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숨이 막혀 온다.한 걸음 더.입안에 어느새 침이 고였다.꿀꺽 삼키고 싶다.그러나 침 삼키는 소리는 의외로 클 것이다.하지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침을 삼키고 말았다.적어도 나에게 침 삼키는 소리는 대단히 컸다.막혀오는 숨과 함께 삼켜진 침때문에 사레 들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을 유발했다.나는 갑자기 이 핸드폰을 버리고 도망치고 싶었다.그러나 이미 나는 또 한 걸음을 땐 후였다.그리고 순간 그 형이 움직인 듯 했다.그와 동시에 죽음과 같은 정적이 지속되었다.얼마나 지속되었는지는 모르겠다.그 시간은 불과 몇 초였겠지만 나에겐 몇 십 분과도 같이 느껴졌다.차마 움직일 용기조차 생기지 않았다.이제는 전진뿐이다.이미 내 마음 속에서 배수의 진이 쳐졌다.공포가 나를 점점 더 강하게 사로잡았지만 내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몸을 기울여야 했다.아무래도 무언가를 잡지 않고선 넘어질 것만 같았다.핸드폰을 향해 다가가는 손의 그림자가 책상 위에 비추어 졌다.손은 떨리고 있었다.그리고 핸드폰을 쥐었다.그리고 순간적으로 긴장이 풀렸다.그러나 근육에 남아있던 일말의 긴장감은 내 다리를 움직이게 했다.사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오른손으로 핸드폰을 쥐는 순간 나는 순간적으로 긴장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땐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그렇게 잠깐 동안의 기억이 없었지만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이대로 집으로 가면 된다.돌아보면 안 된다.다행히 따라오는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았다.그러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은 초조했다.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는 마치 나에게 미리 입력시켜둔 명령어 같았다.그 소리와 함께 나는 무의식적으로 발을 엘리베이터 안으로 옮겼다.아무도 없었다.1층에서 내릴 때도 아무도 없었다.하지만 이대로 그냥 집으로 갈 순 없었다.건물의 화장실로 갔다.화장실에도 아무도 없었다.깨진 거울이 있었지만 그 안의 인물은 나에 불과하다.또 다른 나도 아니고 나의 그림자이다.핸드폰을 대충 살피고 전원을 껐다.그리고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이걸 왜 훔쳤지.평소에 도벽이 있는 것도 아니다.왜 내가 물건을 훔쳤을까.아니, 훔치더라도 왜 지금 훔쳤을까.그 형이 봤을지도 모르겠다.아무래도 위험하다.흰색 남방에 검은 반바지.흔하지만 독서실에서 흔한 코디는 아니다.게다가 같은 열람실 내라면 말 할 것도 없다.생각해보니 그 형은 도중에 몇 번 일어난 적도 있었다.게다가 마지막으로 깨어나서 한번 주위를 둘러 볼 때에는 그 칸에 나 밖에 없었다.한 형은 밖을 돌아다니고 있던 것 같지만 낮시간부터 없었고 한 형은 일찌감치 집에 갔다.나를 크게 의심하게 될 것이다.그러고 보니 내 의자를 집어넣고 왔나? 아무래도 의자를 집어넣고 와야 했나.아니, 아니다.굳이 의자를 집어넣을 필요는 없다.오히려 그게 더 어색하다.어떻게 해야할까.아직도 나흘이나 이곳에 와야 한다.내일 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나는 핸드폰의 배터리를 분리 해 책상서랍 깊숙이 숨겨두었다.
***
"잘 봤어?"
이 말에 대해 굳이 또 설명할 필요는 없다.그리고 내가 대답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특성인지 역시 설명할 필요 없다.그리고 어떠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지 역시.
"망했지, 뭐.오늘도."
"아아, 미치겠다.국어 76점이야.8점이나 떨어졌어."
"미안한데 난 40점 넘게 떨어졌다."
친구가 굉장히 당황한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렇다 이렇게 시험을 뭐 같이 볼 줄이야.100점에서 40점이 떨어져도 60점.결국 내 점수는 60점이 안 된다.저번에 98점이었으니까 이번엔 50점 초반 대.뭐, 공부를 하나도 안 했으니......
이번 시험은 다 망했다.그나저나 내일 시험공부는 어떻게 하지.독서실에 가야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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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엔 아무도 없었다.아무래도 너무 일찍 왔다.왜 이리 일찍 왔지.피곤함이 몰려왔다.그렇게 나는 책상에 누워 잠들었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2시간 후였다.여전히 아무도 없었다.아니 그 형은 없었다.아마 그 형은 늦게 서야 올 것이다.다시 졸리다.좀 만 더 자고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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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그 형이 왔다갔다.잠을 자다가 일어나고 얼마 안되어서다.세수하고 이제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펼쳤지만 텍스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렇게 다시 졸음과 싸움을 하는데 그 형이 들어왔다.그렇게 들어온 형은 자신의 사물함을 열어보고 다시 나갔다.다행이다.그 형은 내가 훔쳐간 것을 모르나보다.승리감을 동반한 쾌감이 들었다.이제 그 핸드폰은 내 것이다.이제 공포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이제는 공부에 집중 할 수 있다.하지만 아직 졸리다.세수라도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하여 화장실로 갔다.물은 차가웠다.아까보다 더 차가웠다.찬물의 기운이 천천히 온 몸으로 퍼졌다.다만 계속 물에 담궈두었던 오른손만은 계속 열이 느껴졌다.거울엔 나의 그림자가 보였다.녀석은 웃고 있었다.내가 중얼거리자 녀석도 따라했다.
"본 사람은 너 밖에 없어.신고하진 않겠지?"
다시 독서실 열람실로 들어가는 데 열람실 문에 이상한 종이가 보였다.
[어제 SPH-4400을 훔쳐 가신 분은 용서해드릴테니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주시기 바랍니다.주인장 번호 011-436-1523]
묘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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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집에 오는 게 아니었다.차라리 학교에 새벽 2시에 등교하는 짓이 더 나았다.집에선 부부싸움을 하고 있었다.이게 대체 언제부터냐.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끊임없이 계속 됐다.끊이지 않는다.방문을 닫고 불을 끈 채 누워있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잠이 올 리가 없다.밖의 시끄러운 소리가 다 들려온다.
"이 썩을 년이!"
"꺄악!"
욕설과 함께 비명소리가 들렸다.이 정도 소란은 여느 때나 있다.이러고 한바탕 더 심해지고 나서 한 1분 정도면 싸움은 끝난다.하지만 예의상 이런 소리가 들렸으면 나가줘야 한다.조금은 말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아무래도 사람들의 생각이 그러니까 말이다.사실 경험에 따르면 나가서 말린다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사람들이 생각이 그러면 말려야 살기 편하다.방문을 열고 뛰쳐나갔다.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랐다.너무 빨리 조용해졌다.불안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붉었다.마루에 피가 묻어 있었다.어머니가 칼에 찔려 있었다.아버지의 발 근처에 피 묻은 칼이 놓여있었다.아버지의 어깨는 들썩거리고 있었다.어머니의 온몸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목이 메어왔다.아버지를 노려보며 나는 간신히 입을 떼었다.그러나 굳이 할 필요는 없는 말이었다.
"미친 새끼."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어쨌거나 내가 제정신이 아닌 것은 저 아버지란 사람의 피를 물려받아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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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죽는단다.아니 죽었다고 했는지도 모른다.내가 평소에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웃음이 마구 터져 나왔다.미친이의 웃음소리 같았다.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어머니가 죽는단다.조물끼리의 싸움으로 결국 한 조물이 죽는다.씨발.젠장.내가 언제부터 어머니를 생각했다고 이런 기분인거지?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니다.내가 언제부터 제정신이 아닌 거지? 그러고 보면 기억나지 않는다.
달렸다.마구 달렸다.도로를 달리고 인도를 달리고 계단을 달리고 공원을 달리고.왜 달렸는지 모르겠다.그냥 달렸다.언제부터 제정신이 아닌지 기억하기 위해서 달렸는지도 모르겠다.그렇게 공원을 달리다가 자전거와 부딪혔다.저 새낀 이 새벽에 왜 공원에 자전거를 가져오는 거야! 그러나 소리 칠 수 없었다.상관없었다.나는 아프지 않았으니까.나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니까.굳이 이걸 고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통이 없다면 좋은 것 아닌가.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무릎을 꼬집어보았다.역시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나는 제정신이 아니다.언제부터 제정신이 아닌지도 모른다.현재와 과거마저 헷갈리고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그래 그것이다.원래 꿈은 내용이 논리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제정신이 아닌 상태란 말이다.단편적인 기억들이 교묘하게 이어 붙어있다.그러나 정상적이지 못하다.그리고 꿈에선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내가 있는 곳은 꿈이다.
나는 이 딴 빌어먹을 꿈을 빨리 깨고 싶다.꿈을 어떻게 깨더라.기억이 나지 않는다.나는 보통 누군가가 깨워줘서 일어났으니까.그러니까 꿈 안에서 꿈을 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될까.그렇게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그리고 드디어 방법을 찾아냈다.
꿈을 깰 수 있다.꿈을 깨자!
나는 꿈을 깨기 위해 그 곳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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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굉장히 흥분되는 상태이다.나는 곧 1 마이크로 세크라고 해야하나.굉장한 시간단위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곧 이 세계에 존재할 나에게 1초는 길고도 긴 시간이 될 것이다.동시에 짧은 시간이기도 하기에 상당히 아이러니하지만 나는 그때 내 뇌를 최대한으로 가동하게 될 것이다.그 상태라면, 그리고 그 시간대로라면 금방이라도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페르마의 공식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나에게 주어질 시간은 사실 단 6초도 안 될 것이다.그러나 나는 1마이크로 세크의 시간에 머물러 있을 것이기 때문에 6초란 굉장히 긴 시간이다.9.8m/s^2의 속도로 나는 낙하하겠지만 그 속도는 느리기에 추락하는 시간은 길다.다시 이런 꿈을 꾸고 싶진 않다.나는 목숨을 걸고 아니, 100% 죽을 수 밖에 없는 곳에서 뛰어내리겠지만 사실 죽는다 해도 문제는 없다.이곳의 나는 꿈이 만들어낸 나의 그림자에 불과하니까 말이다.나는 죽지 않을 것이다.이 공간과 함께 사라지고 잠에서 깨어날 것이다.나는 한 걸음을 더 앞으로 옮겼다.핸드폰을 훔칠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그러나 심장이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박동 쳤다.한 걸음 더 발을 옮겼다.이제 곧 나는 잠에서 깰 것이다.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깬 악몽이 상당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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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가 어디까지가 꿈일까.떨어지는 느낌과 공포를 느끼며 나는 생각한다.이미 꿈은 끝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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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작가에 냈다가 떨어졌던 글이지요.
고1 초에 쓴거 같은데.(현 고2)
계속 고치면서 처음의 느낌을 좀 잃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보다 더 구어체로 중얼거렸죠. 그게 장점이면서 단점인 글이었는데요.
첫댓글 꿈과 현실의 경계에 대해서는 많은 작가들이 주제로 다뤘지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전개된 사건들을 하나로 모으는 중심이 무언지 잡히질 않네요. 악몽 같은 현실이라는 식으로 뭉뚱그려 이해하려고 해도, 최소한의 기본 줄기는 있어야 하는데, 사건들이 서로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요.
별 다른 구상없이, 그저 손가는대로 쓴 글이다보니 그런듯 싶습니다. 사실 저는 별 인식없이, 반 수필을 쓴다는 생각으로 썼던 글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