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할 때 밖에 나가는 건 감기 들기 쉽다.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봄 여름 가을 산으로 들로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지만 겨울만 되면 조용한 칩거가 시작된다.
겨울잠 자는 동물처럼 나도 그렇게 집 안에서 맴돈다.
그래도 좀이 쑤시면 가벼운 산책 아니면 꽃 구경이나 영화를 보러 갈 정도이다.
오늘따라 왜 이리도 볕이 좋을까?
산에 가긴 무리이고 꽃이나 보러 가면 좋겠다 싶어 릴리에게 전화를 넣었다.
-배내골에 허브랜드 생겼는데 가 볼까?
허브는 내가 좋아하는 식물이다.
거창 민들레 울, 밀양 꽃새미 마을, 경주 허브랜드.... 전국의 허브랜드를 자주 찾아간다.
2년 전 삼랑진 천태호 오르는 길에 새로 생긴 허브랜드는 아마 우리가 첫 손님으로
방문을 했을 정도로 꽃 구경에는 극성을 부린다.
그런데 원동 배내골에 허브랜드가 생겼단다.
어딜까? 물어 물어 갔더니
아니 이곳은? 가을이면 늘 도토리 주우러 다니던 길목이 아닌가?
계곡도 좋고 산도 단정하니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이기도 한 그 곳이다.
겨울이라 바깥은 볼거리가 없지만 하우스 안은 아직도 초록이 무성하다.
허브 향이 온 몸을 감싼다.
겨울에도 꽃을 보고 향을 맡을 수 있다는게 참 좋다.
허브 차도 마시고 허브도 작은 화분에 심어오고
주인장과 허브에 대한 대화도 나누고.....
겨울엔 허브랜드 탐방이 제일이다.
일주일간의 피로가 허브향에 다 씻겨나갔다.
사람도 이렇게 사시사철 푸른 기운으로
맑은 향내를 품어내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기운이 되고
맑은 향내가 되었다면서 릴리와 함께
참 많이 웃다가 웃다가 또 웃는 하루였다.
**원동 배내골 장선마을 허브랜드 입구
**이 추운 겨울에도 배내골 물은 풍성하고 시원하다.
**청량한 기운받고 서 있는 붉은 소나무. 그 기상이 가이 놀랍다.
**허브향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