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송(恩津宋)씨의 번호 136번 조형물은 우뚝 선 원형 위로 솟아오르는 생명감 넘치는 불꽃 형상과 전통을 이어받은 은진송씨 뿌리를 상징한다. 상승감과 안정감이 함께 조화를 이룬 형상은 명문거족의 끝없는 발전과 번영을 염원하는 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중앙에 자리한 힘 있는 문주형태 석조물은 학문을 숭상하고 양심을 지켜온 선조들의 곧은 절개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를 조형물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가문의 저력과 원천임을 암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은진송씨의 위상을 드높이고 면면이 맥을 이어가려는 계승의지를 담고 있는 역사의 문을 뜻하기도 한다.
지난 11일 찾은 대전 중구 침산동 만성교(萬姓橋)를 건너 위치한 뿌리공원은 우리 민족 전통의 효(孝) 사상을 고취하고 뿌리를 찾는 산 교육장으로, 1997년 대전광역시 중구에서 조성한 전국 유일의 ‘효 테마 공원’이다. 10여 만㎡ 부지 위에 족보박물관과 성씨 조형물이 총 244기가 설치되어 있다.
은진(恩津)을 본관으로 하는 송씨는 고려 판원사 대원(大原)을 시조로 하여 많은 학자와 현인을 배출한 명문거족이다. 4세 집단공 명의(明誼)는 불사이군 절의를 지켜 회덕에 내려와 은둔한 선비이다. 중시조 6세 유(愉)는 청상고절의 열부 류조비(柳祖妣)를 어머니로 모시고 회덕 배달촌에 정착하니 이곳이 송촌(宋村)이다
이곳에 당을 지어 명사들과 교유하며 유유자적하니 은덕불사의 처사 쌍청당(雙淸堂)이다. 7세 지평공 계사와 계중에 이르러 가문이 크게 현창하여 호서 사림의 연원이 되었고, 조선 유학의 대표 인물 동춘당 준길(浚吉), 우암 시열(時㤠)의 대학자가 배출되어 동국 18현으로 문묘에 배향되었다.
이 정신은 가학으로 계승되어 문중에는 학자와 충신열사들이 연이어 배출되어 과거 대과에 75명, 무과에 80명이나 된다. 임진병자 양난에 순절한 5명, 정승 1명, 대제학 12명, 시호를 18명이 받았고, 종묘배향이 2명, 서원배향이 20여 명에 이른다.
남긴 문헌이 280여 종이고 유적 유물이 전국에 산재해 국보와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빛나는 전통을 이어받은 39개 파 25만여 후손은 선조의 숭고한 선비정신으로 국내는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 나라 발전과 겨레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