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노선 바꾸는 자가 조합장 될 수 있다?
머니S, 신유진 기자, 2022.12.10.
만년 재건축 유망주인 서울 강남 대치동의 은마아파트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지하 관통 문제로 다시 복병을 만났다. GTX 터널 굴착에 따른 안전 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은마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재건축추진위')는 협상권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방편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 시위를 벌여 극단적인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의 모그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이는 조합 운영에 대한 정부 조사의 발단이 됐고 향후 수사 의뢰까지 이어질 공산이 큰 상황이 됐다.
1. 국토부·현대건설은 주민들 지역이기주의이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추진위가 꾸려진 2002년 이후 20년 만인 지난 10월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이제 겨우 한고비를 넘긴듯했으나 조합 설립, 층수 변경 등 중요한 사업절차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발생했다.
GTX-C 노선은 양재역과 삼성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 지하 약 60m 아래를 관통한다. 은마 주민들은 이를 문제 삼고 있다. 노후 아파트 지하의 굴착 작업이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주거지 지하일 경우 일반적인 발파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기계식 굴착을 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통상 지하 40m 아래 짓는 대심도 터널은 주변 지역에 안전성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와 현대건설은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이 같은 주장이 내 집 앞만 안된다는 '지역 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11월2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국가사업에 대해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방해하고 선동하는 행동을 용납할 수가 없다"면서 "행정조사권을 비롯해 국토부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 비대위는 GTX 우회 성공시킬 것이다.
건설업계는 은마아파트의 GTX 사태를 두고 단지 안전 문제를 우려한 주민들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내년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주민단체 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 최정희 추진위원장은 각종 논란의 중심인 아파트 한 채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소액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의원(국민의힘·서울 강남구병)은 지난 5월 한 가구의 최소 50% 이상 지분을 소유해야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최 위원장은 과거 국감에서 논란이 된 은마아파트 불법 쪼개기 임대사업의 당사자라는 의혹과 교사직을 면직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소수 지분 논란에 대해선 시부모 소유 은마아파트에 거주하다가 어린 자녀의 건강 문제로 수도관 교체 사업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 여러 주민의 불편과 전임 집행부 비위 문제를 해결하면서 현재에 이르렀으며 가족의 동의를 구해 지분 50%를 증여받기로 약속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단체 가운데 대표 비상대책위원회로 꼽히는 은마소유자협의회(은소협) 역시 GTX-C 설계변경을 조합장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이번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신유진 yujinS@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