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미화원 금동건, 지난시절의 사연이야 차치하고라도 스스로 선택한 살아서도 죽어서도 남겨질 뗄 수 없는 이름표다. 그렇지만 그는 그 음식더미에서 시를 발견한 대한민국 초유의 시인이다.
몇 달 전 대형 사고가 있었다. 추적비가 내린 날이었다. 평소와 같이 깊은 밤일을 마친 후 차고에 정차하고 내리다가 순간, 차문을 헛잡아 그대로 머리를 돌바닥에 박았다. 피범벅 머리와 뼈 파손 등등 죽음의 순간으로 가고 순식간, '이대로 가는 것이다. 준비 없는 죽음이란 이런 거구나.' 라고 병상에서 회복 중 그의 회상이다. 휴대폰도 당연히 함께 웅덩이에 빠져 파손으로 어느 누구도 가족조차도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사고를 일주일여가 되어가도 몰랐다. 《금동건 하우스》라는 허름하지만 능소화가 출렁이고 민트 빛 칠해진 컨테이너 쉼터가 있다. 정말 보잘 것 없어도 괜한 사람 사는 곳이란 운치가 있어 종종 들리는 곳이다. 살 사람은 살게 되는 하늘의 보상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살아서 일생을 쓰레기와 치댄 보상은 우리가 몇몇 모임을 주최한 소모임 있어서 한 장의 명함 덕에 연락이 닿아 사고사 듣자마자 병원으로 가보았다. 아연실색이지만 살았다는 게 천운이다. 그런데 더욱 놀랍고 말린 건 완쾌도 안 되었고 퇴원일도 못 받은데 쓰레기로 노심초사 사장님 혼자 고생하신다는 광경이 훤하시니 외려 불면으로 잠 못 이루겠다 시며 죽어도 "내 쓰레기 내가 치우고 죽어야지" 하신다. 바닥에 떨어진 사고로 전치8주의 진단을 받고도 음식물쓰레기가 걱정이 되어 의사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입원 2주 만에 퇴원해 일터로 돌아간 직업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을 어느 누가 천직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커덩 흉물 쓰레기에서 당당한 시어를 걷어오는 천상시인을 어쩌겠는가! 말려도 소용없는 고집을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을 재개하며 살아남은 자가 되었다. 그로부터 우리지역 신문사로 금 시인을 찾는 전화가 오고 연결이 되어 tvn유키즈언더블럭 출연으로까지 이어지고 방송 출연으로 죽음 직전을 다녀 온 보상은 우리가 먹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더미 인생을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쉬이 못한다는 어떤 사회인보다 최선과 최고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어떤 하늘의 보답이 아니었겠는가! 시민을 위하는 게 아니라 생업을 할 수 있게 해준 시민들의 음식 쓰레기를 외려 감사하게 생각하시던 진짜 청소 꾼, 금동건. 그는 우리는 발견하지 못한 먹고 버린 잔반 음식물에서 무지개빛 시어를 캐낸 시인이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진실하다. 스스로 골라 사서 스스로 씻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 살기위해 우리 입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그렇지만 다 먹고 난 후는 가차 없이 버려야 하니 버리는 일도 우리가 한다. 하지만 그것을 치우고 담아가는 사람은 특별한 구추한 삶이 인생 업을 삼은 몇 인에 불과하다.
신축 년 소의 해다. 그가 소띠다. 올해는 그의 환갑이다. 소처럼 순진하게도 남들처럼 일하는 곳이 환경미화원이고 미화원 아름다울미美라며 내 만큼 만한 직업이 어디 있냐고도 하였다. 연꽃을 보면 우리 사람을 가장 닮았다. 우리는 진흙 속에서 가장 눈부신 빛깔로 고고히 피어오르는 연꽃은 세상 무슨 꽃보다 사랑받고 애지중지한다. 그는 연꽃이다. "삶의 진심은 실천이다." 가장 잘 맞다. 어느 명문구를 붙여본다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작과 끝을 정돈해 주는 파수꾼이자 해결사가 아니고 무엇으로 더 말할 것인가!
이제 그간 일에서 발견한 일이 시이며 시가 있어서 신나게 일할 수 있었다는 청소부 시인 금동건, 그가 제 5시집《비움》 출판을 3월 초로 곧 임박 했다. 필자는 《엄마의 젖무덤》 제 4 시집에서 독려를 제목 선정 등 함께 했지만 이번 시집은 아주 무르익었다. 웃어넘기자면 쓰레기 치운 수만큼 시인으로 다부지게 한 것이다. 마지막 교정까지 마무리 지으며 본인께서 그대로 두겠다는 부분 외는 최근 지역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최고의 진실로 쓰신 진심 깊은 시집일거라는 과감한 자부를 한다. '꽃으로라도 때리지 마라' 시속의 한 구절이 진정 세상살이 《비움》은 또 다른 시인만의 색깔로 채워가기 채움을 위한 《비움》임을 깊은 꽃 마음을 읽는다.
아낌없이 내놓는 그의 《비움》에 대한 실천은 여전히 인생길이다. 음식물 쓰레기 더미에서도 덤의 삶을 건진 환경 미화원 금동건의 행복한 자유의 시 한편 함께 한다. "삶은 아깝고도 아름답습니다." -작성자 박선해
쓰레기통에도 봄이 오고 꽃은 핀다
청암 금동건
훈풍을 등에 지고 우드커니 서 있는 음식물쓰레기통 우직함과 인내의 뚝심에 온기로운 한쪽 면에 포사삭 꽃이 피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천대에도 생명 됨을 노래하는 소리 음식물통 밖으로 우렁차게 퍼져 나오는 작은 꽃들의 잔치 이처럼 어여쁘고 향기 나는 꽃을 당신은 보았는가 화사하다 못해 찬란함에 눈까지 부시더라 꽃 중에 꽃은 음식물쓰레기통에 피어난 꽃이 내게는 최고더라
첫댓글 제5 시집 '비움'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건강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윤주희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