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사용되는 항우울제, SARI와 NaSSA
트라조돈과 멀타자핀의 작용기전 및 임상적 활용
불면증과 항우울제 사용
불면증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졸피뎀(zolpidem)이나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같은 수면제가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 시 의존성, 내성,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어, 대체 약물로 항우울제가 선택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우울증을 동반한 불면증에서는 항우울제 선택이 임상적으로 유리하며, 이 중 일부 항우울제는 자체적인 진정 및 수면 개선 효과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SARI 계열의 트라조돈과 NaSSA 계열의 멀타자핀이 불면증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SARI-트라조돈(Trazodone)
트라조돈은 SARI 계열 항우울제로 다양한 수용체에 작용한다.
5HT2A, 5HT2C, 5HT1D, 5HT2B, 5HT7 수용체를 길항하고, α1B, α1A, α2B, α2C 아드레날린 수용체와 H1 히스타민 수용체에도 강한 길항작용을 보인다. 또한 5HT1A 수용체에 대해서는 효현 작용을 가진다.
트라조돈은 수용체에 대한 친화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용량에 따라 작용 양상이 달라진다. 저용량(수면 유도 용량)에서는 친화도가 가장 높은 5HT2A, α1, H1 수용체 차단 작용이 주를 이루며, 고용량에서는 5HT2C, 5HT7, α2 수용체 차단과 함께 SERT(세로토닌 수송체) 억제 작용이 활성화돼 본격적인 항우울 효과를 나타낸다.
트라조돈은 불면증 치료에서 수면 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HT2A 수용체 길항작용은 서파수면(slow-wave sleep)을 개선시켜 깊은 수면 단계를 강화하고, α1 아드레날린 수용체 차단은 각성 신경계의 활성을 억제하여 수면 개시를 촉진한다. 여기에 H1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을 통한 강력한 진정(sedation) 효과가 더해져 졸음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용기전 덕분에 트라조돈은 수면 잠복기(latency)를 감소시키고 총 수면 시간을 증가시키며, 서파수면 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수면 구조를 왜곡시키지 않고 정상적인 수면 단계를 유지하면서 깊은 수면을 강화하는 특성이 있어, 전통적인 수면제들과 차별화된다.
임상에서 불면증에는 주로 저용량(25~150mg)을 사용하며, 일차성 불면증(primary insomnia)뿐 아니라 우울증, 치매, 암성 통증, PTSD 등 다양한 상황에서 동반되는 이차성 불면증(secondary insomnia) 치료에도 활용된다.
다만 α1 수용체 차단에 따른 기립성 저혈압 및 어지럼증 부작용 위험이 있으며,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낙상 예방을 위해 용량 조절과 주의가 필요하다.
NaSSA-멀타자핀(Mirtazapine)
멀타자핀은 NaSSA(noradrenergic and specific serotonergic antidepressant) 계열 항우울제로, SERT와 NET(norepinephrine transporter, 노르에피네프린 수송체)를 직접 차단하지 않고 다양한 수용체를 조정함으로써 항우울 및 수면 개선 효과를 나타낸다.
멀타자핀은 α2-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방출을 촉진하고, 5HT2A 수용체를 길항하여 서파수면을 증가시킨다. 또한 5HT2C 수용체 길항작용을 통해 노르에피네프린 및 도파민 방출을 강화하며, 5HT3 수용체를 길항하여 오심, 구토 등의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고, H1 히스타민 수용체를 강력히 차단함으로써 뚜렷한 진정(sedation)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복합적 작용 덕분에 멀타자핀은 수면 잠복기를 단축시키고, 총 수면 시간을 증가시키며, 수면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 특히 REM 수면을 억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수면 구조를 유지하면서 깊은 수면을 강화하는 특성이 있어, 불면증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에게 유용하게 활용된다.
임상에서는 주로 15mg 내외의 저용량이 수면 유도에 적합하며, 고용량(30mg 이상)에서는 상대적으로 각성 효과가 증가할 수 있어 불면증 치료 목적이라면 저용량 유지가 권장된다. 다만 H1 수용체 및 5HT2C 수용체 차단에 따른 식욕 증가 및 체중 증가 부작용은 고려해야 한다.
트라조돈과 멀타자핀 비교
트라조돈과 멀타자핀은 모두 불면증 치료에 활용되는 항우울제이지만, 작용 기전과 임상적 활용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트라조돈은 SARI 계열로, 저용량에서 주로 5HT2A, α1, H1 수용체를 차단하여 수면 유도 효과를 나타낸다. 서파수면을 개선시키고 수면 잠복기를 단축하며, 수면 구조를 왜곡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주요우울장애가 없는 일차성 불면증 환자에도 수면 개선 효과가 보고되어, 우울증과 무관한 불면증 치료에서도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
멀타자핀은 NaSSA 계열로, α2-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방출을 촉진하고, 5HT2A, 5HT2C, 5HT3 수용체를 차단하여 다양한 신경전달 조절 효과를 나타낸다. 강력한 H1 수용체 차단 작용을 통해 뛰어난 수면 유도 효과를 보이지만, 주요우울장애를 동반한 불면증(insomnia secondary to depression) 환자에서 주로 임상적 효과가 평가됐으며, 일차성 불면증에 관한 근거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두 약물 모두 불면증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나, 트라조돈은 일차성 불면증 환자에서도 치료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는 반면, 멀타자핀은 우울 증상이나 불안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 적합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트라조돈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등이 보고되며, 멀타자핀은 체중 및 식욕 증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결론
일부 항우울제는 기분 증상 개선뿐 아니라 수면을 개선하는 작용을 통해 불면증 완화에도 활용된다. 트라조돈과 멀타자핀이 대표적인 약물로, 각각 고유한 작용기전을 통해 수면 개시와 유지, 수면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Stahl’s Essential Psychopharmacology. 5th Edition. Chapter 7: Treatments for Mood Disorders.
2) Jaffer KY, et al. Trazodone for Insomnia: A Systematic Review. Innov Clin Neurosci. 2017;14(7-8):24-34.
3) Croom KF, et al. Mirtazapine: a review of its use in major depression and other psychiatric disorders. CNS Drugs. 2009;23(5):427-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