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주말에
친정엄마와 함께 섬진강 벚꽃 구경 나섰다가
차가 밀려 되돌아 나왔어요
그러다 국도변 밭두렁에 있던 쑥을 발견 엄마랑 함께 제법 뜯어왔지요
가자미쑥국도 끓여 먹고 쑥전도 만들어 먹었지만
왠지 허전한 마음이 들었는데
요 쑥털털이 쑥버무리가 먹고 싶었던가봅니다 ㅎㅎㅎ
제가 사는 경남지방에선 예전엔 쑥털털이라고 불렀는데
쑥 버무리의 사투리쯤 되는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확하게 알고 싶어 검색을 해 보니
쑥털털이와 쑥버무리가 다르다는 사실~!!
제가 기억하고 어릴적 먹었던 추억의 음식
쑥털털이는 쑥에 밀가루를 버무려 찐 떡을 말하고
쑥버무리는 쑥에 멥쌀가루를 버무려 찐 떡을 말한다네요
어린시절 먹을게 귀했던 깡촌에서 자란 제가 먹었었던건
바로 밀가루를 버무려 찐 쑥털털이
오늘 제가 만든건
멥쌀가루를 버무려 찐 떡이니 쑥버무리가 맞는 말이네요
ㅎㅎㅎ
부드러운 쑥은
시들은 잎과 나무찌꺼기 등을 골라내고
물에 10분쯤 담궈 두었다
잡티가 안 나올때까지 여러번 헹궈 물기를 뺐어요
깨끗하게 씻고 나니
보드라운 쑥의 모습이 참 이뻐 보이네요 ㅎㅎ
쑥떡을 해 먹기에는 양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한꺼번에 먹기엔 또 양이 많아서
다음에 쑥국이나 쑥부침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지퍼팩에 한끼분씩 넣어 냉동실에 보관해두었답니다.
쑥떡을 만들려면 한번 데쳐서 냉동보관 하면 되는데
전 쑥국이나 부침개등
요리로 사용할거라 씻어 물기만 살짝 털어
냉동보관 했어요
다음에 쑥국 끓일때 냉동한 그대로 두어번 잘라서
국물속에 퐁당하면
쑥향이 그대로 살아나드라구요
씻어놓은 쑥을 보며 흘깃 쳐다보던 짝지가 한마디 하네요
무슨 40년전 우리 외할머니가 해먹던
그런걸 해먹을라고 하냐며 퉁박을...ㅠ.ㅠ
하긴 남자들은 별로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추억속의 먹거리
요런게 전 그립고 먹고 싶은걸 어쩌나요~ㅎㅎ
혼자만 먹을거라 한끼분량으로 만들었어요
쑥 한줌 멥쌀가루 한컵 소금1t 설탕1.5T
멥쌀가루 체에 한번걸러
소금과 설탕을 넣어 잘 섞어주세요
그런다음 물기 남아 있는 쑥에 솔 솔 뿌려
버무려주고
면보 깔아 찜솥에 쪄주면 됩니다
쑥위에 하얀 눈이 내린것 같네요 ㅎㅎ
마침 대추 돌려깍아 잘라놓은 고명이 있어서
듬성 듬성 올려줬어요
대추의 단맛이 함께 어우러지면
더 맛날것 같아서요
김 오른 냄비에 10~15분정도만 쪄도 다 익었네요
수증기가 뚜껑에 맺혀
쑥버무리위에 떨어지는걸 방지 하려면
위에도 면보를 덮어주세요
전 깜박했지만요...ㅠ.ㅠ
쑥 설기처럼 만들고 싶으심 쌀가루 양을 늘리면 되는데
전 쑥 본연의 맛을 더 느끼고 싶어서
쌀가루를 조금만 넣어 버무렸는데
조금 모자란듯 하네요 ㅎㅎ
소금과 설탕양도 기호에 따라 더 첨가하셔도 됩니다
대추고명이 씹을수록 단맛을 더해주니
쑥버무리가 더 맛나네요
다음번엔 다른 견과류나 단호박 종류도 넣어봐야겠어요
어릴적 봄이면 소쿠리 내어주며 쑥 캐오라고
심부름 시키면 투덜 투덜 거리며 들판으로 나갔었지요
온가족 먹을려면
쑥을 많이도 캐야 했는데
하루종일 쪼그리고 앉아 쑥을 캐도 양이 늘지가 않아 속상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쑥이 시들면서 숨이 죽으니
양이 자꾸 줄어든듯 보였으니깐요 ㅎㅎ
쑥 캐는건 힘들고 지루했지만
달달한 사카리 넣고 밀가루 듬뿍 버무린
엄마표 쑥털털이는 정말 맛있었는데
이제는
나이들어 아프신 친정엄마께
제가 만들어 대접해야 하는 나이라는게
마음이 아파오네요
늘 그리운 친정엄마표 손맛이 생각나는
그런 봄날입니다...
☆쑥부침개 만드는 법
http://blog.daum.net/skyjancha/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