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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늘 받기만 해서 미안했던 여자와 다 줘도 그녀 라서 행복한 남자가 있었 습니다.
둘은 아주 예쁜 사랑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예쁜 사랑이 너무 질투가 났던 하늘이 둘을 갈라 놓았습니다.
여자는 울었습니다.
남자는 그런 여자가 더 슬퍼할까봐 웃었습니다.
둘은 약속 했습니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고...
만나서 더 예쁜 사랑 하자고...
우리는 운명 이니까...
다시 만날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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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야!"
"이시아! 너 새학기 입학식 부터 날 지각 하게 만들 셈이야?!"
"미...미안..."
"아오! 그 미안 하다는 소리 답답 하다고! 버스 놓치겠다... 뛰어!!!!!!!!!!"
"으... 으왓 같이가...;;"
오늘은 새학기 입학식이다.
드디어 고2가 된다 싶었는데 또 지각을 하게 생겼다.
나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가 많이 없다.
유한희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지만
성격이 나와 달라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그런데... 뭔가 허전한 기분...?
난 생각을 하며 한희를 따라 달렸다.
"어... 어어?"
'콰당!!!!!!!!!!'
"시아야!"
내가 또 내 발에 걸려 넘어졌다.
아... 창피해...
"으이그... 이시아 졸라 칠칠이... 그새 또 넘어 지냐? 어디 안 까졌어?"
""으응... 괜찮아..."
"엉. 근데 너 가방 어딨냐?"
"가방? 여... 여기... 우앗!!!!!!!!!!"
어쩐지... 어쩐지 어딘가 허젼하더라...
"히잉... 어쩌지...? 지각이데..."
"하아... 내 죄가 너 같은 친구가 있다는 거지...
니가 왠일로 오늘은 제정신(?) 인가 했다...
그만 짜고 가방 가져와 기다려 줄게..."
"고마워!!!!! 갔다올께."
"으악!!! 거기 앞..."
'콰앙!!!!!!!!!!'
"아야..."
뒤 돌아서 달리다가 전봇대에 헤딩 했다...
아야야... 정통으로 박았나봐... 아파라...
"시... 시아야 너..."
난 얼른 일어 났다.
"에헤헤... 난 괜찮아! 얼른 갔다 올께!!!"
"아... 아니 그게 아니..."
"괜찮다니까~"
난 조금 이라도 더 일찍 가고자 열심히 뛰었다.
"그게 아니라... 너 쌍코피 났는데..."
난 가방을 가지고 열심히 뛰어서 버스 정류장에 왔다.
"한희야!"
"이시... 으악!!!"
"응? 한희야 왜 그래?"
"으악! 이시아 가까이 오지마!!!!!"
"한... 희...? 왜 그래...?"
"아악!!! 너 가까이 오지 말랬잖아!!!!! 세수 할 때까지 나 아는 척 하지마!!!!!"
난 이상한 느낌에 거울을 봤다.
"...꺄악!!!!!!!!!!!"
"둔탱아 이제야 알았냐?"
"...후웅.........."
거울 속 에는 빨리 달리는 바람에 앞머리가 까지고 머리가 산발되고
이미 말라 버린 듯 한 쌍코피가 위로, 옆으로 용오름(?) 하고 있었다.
"야!!! 울지마! 그 꼴에 눈물 까지 범벅되면 넌 진짜 사람이기를 포기한 거야!!!
난 사람이 아닌 것 하고 친구인 사람이 되기는 싫다고!!!"
"끅... 읍... 안 울께..."
"윽... 드러... 코 부터 닦고 말해!!!"
"흐...응...."
난 눈물을 참으며 이미 산발이 된 머리와 흐르는 콧물,
위로 솟구친 두줄의 헤모글로빈(?)을 달고 버스에 올랐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 되더니
못 볼 것을 봤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 버렸다.
히잉... 난 왜 이럴까...?
한희 마저도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
Come back to me♪ 다시 돌아와줘♪
으왓... 드디어 내가 미쳤구나...
흐윽...나 이러다 사회에서 고립되어
하얀방에 혼자 갇혀 벽에 똥칠(?)이나 하고 있는거아닐까...?
버스는 분명 만원 버스 였는데 사람들은 내 반경 1m 이내로 접근 하지도 않는다...
우윽... 창피해라.....
난 창피함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해서 문이 열리자 마자 난 도망치듯 버스를 빠져 나오...
"으아앗!!!"
...다가 버스 문턱에 걸려 또 넘어 졌다...
히잉... 난 왜 이럴까...?
한희는 한심 하다는 듯이 혀를 차고 있었다.
"으이그... 언제 그 덜렁 거리는 버릇 고칠래? 오늘은 더 심하네..."
"으아앙!!!!! 한희야....."
"으악!!! 너 붙지 말랬지?! "
"...미안.........."
"그 미안 하단 소리 좀 그만 하라고 내가 몆번을 말해?!!!
저기 운동장 수돗가에 가서 세수 하고와! "
"우응..."
나는 세수를 하면서 말라 붙은 코피를 열심히 씻어냈다.
으아... 아파라...
난 까진 무릎도 씻어 내고 나의 필수품인 연고와 밴드를 붙이고
한희가 서있던 곳으로 달려 갔다.
"이제야 좀 사람 같네... 머리도 좀 빗어라."
"으응..."
난 엉킨 머리를 빗으며 2학년 4반으로 향했다.
한희는 바로 옆 반인 2학년 3반이였다.
으아... 나 혼자 4반에서 어떻게 지내지...?
난 조심스럽게 뒷문을 열고 들어 갔는데...
흐에엑?! 하이수 선생님 이시다!!!
"어? 이시아! 시아도 4반이야? 왜 이렇게 늦었어?
이렇게 계속 지각 하면 선생님 마음이 아프잖니... 흐윽..."
"죄... 죄송해요... 가방을 두고 와서..."
"흑... 선생님은 우리 시아랑 같은 반이 되어서 너무 기쁜데... 시아는 기쁘지 않니...?"
"에... 네에... 너무 좋아요..."
흐엥... 왜 하이수 선생님 반이 된거지...?
하이수 선생님이 하신 말을 듣고 여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하이수 선생님은 엄연한 남자이시다.
흐윽... 이건 분명 작가의 농간 일꺼야!!! (뜨끔...-_-;;)
나는 1분단 맨 뒷 자리가 비었길래 거기에 앉았고 그때 마침
종이 쳐서 하이수 선생님은 '꺄앗! 종쳤다! 모두들 11시 까지 강당으로 나와~' 라고 하셨다가
대답하는 소리가 작았다고 마치 영화속 비련의 여 주인공처럼
울면서 뛰쳐 나가 버리셨다.
히잉... 나도 울고 싶다...
어쩌다 여자 일진 김은지가 우리 반이 되었는지...
그런데... 으에... 왜 은지가 내쪽으로 오는거지...?
"야!!! 너!"
"으응... 나...?"
"너 말고 누가 또 있어?! 졸라 답답하네... 너 거기 앉지마!!!!!"
"에...?"
"미친 년아 서서 수업 들으라고!!! 거기 옆 자리가 신우 자리잖아?!"
"으응..."
난 영문도 모른채 가방을 들고 뒤에 가서 섰다.
아아... 창피해... 저기 누구 자리인 것 같은데 아직 등교를 못 했나...?
그때 뒷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 왔다.
검은 머리를 가진 남자 였는데 키가 180정도 돼 보였다.
으에... 부...부럽다... 난 겨우 163인데...
검은 머리 남자는 날 힐끔 보더니 살짝 지푸려 졌던 눈썹이 위로 올라 갔다.
살짝 놀란 듯한 표정...
그러나 곧 다시 눈썹을 내리고 아까 내가 앉았던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아... 저 남자 자리였구나...
남자는 자리에 앉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 본다.
으에... 창피해라...
난 창피 해서 최대한 얼굴을 가릴려고 얼굴을 숙였다.
그런데 계속 날 빤히 쳐다 보는 남자...
그러자 나보고 뒤로 가라고 했던 은지가 그 남자 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아... 신우 왔어? 쟤는 그냥 신경쓰지마~ 쟤는..."
"야."
"........................"
"야."
"에... 나...?"
으왓!!! 왜 나를 부르는 거지...?
갑자기 은지의 말을 끊고 나를 부르는 검은 머리의 남자...
"그래. 니가 설명해 봐 너 왜 서 있는데?"
"아... 그게 자리가... 없어서..."
"내 옆에 자리 비잖아?"
"아... 그게..."
나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신우라는 남자 뒤에 서 있던 은지가 '앉으면 죽어'하는 눈으로 나를 째려 보고 있었다.
"김은지. 뒤에서 얘 째려보지 말고... 야 너 여기 앉으라니까?!"
"........................."
으아... 어쩌지...?
다리가 아프긴 하지만 김은지는 더 무서운데...
내가 계속 움직이지 않고 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신우.
서... 설마 말 안 듣는다고 때릴려고 그러나...?
나는 반사적으로 뒷 걸음질을 쳤다.
순간 꿈틀 거리는 신우의 눈썹...
으... 으아... 화... 났나...?
순간 빠르게 내 손목을 낚아 채는 신우.
난 두눈을 질끈 감고 맞을 준비를 했다.
너무 맞는데에 숙련된 탓 인가...?
"내가 꼭 움직여야 하냐?"
"...에..........?"
난 왠지 아프지가 않아서 눈을 살며시 떠 봤더니
신우가 나를 끌고 가서 자리에 앉히고 있었다.
으와... 왜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지...?
나 얼굴 빨개진 것 같아...
난 최대한 고개를 푹 수그렸다.
신우에게 시선이 쏠리는 듯 했지만
'뭘 쳐다봐?! 다들 눈깔고 자리에 안앉아?!!!!!'
...라는 신우의 말에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조용히 제 자리로 돌아 갔다.
은지도 입술을 꽉 깨물며 자리에 앉았다.
으아... 얘도 무섭다...
왜 나는 이렇게 무서운 얘 한테만 찍힐까...
"이시아."
"...에..........?"
에에...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아... 난 바보 인가... 명찰 달고 있잖아...
"짝도 됐는데 잘 지내 보자."
"으응.........."
"난 신우라고 하고 성이 신씨고 이름이 우다. 그냥 우라고 불러."
순간 반 아이들의 시선이 우리 쪽으로 쏠렸다.
서로 쑥덕 거리는게 왠지 불안 했다.
그 것도 우의 '입 닥치고 고개 돌려.' 라는 말에 정지 되었지만...
어느새 강당으로 가야 될 시간이 다 되어 갔다.
나는 계속 고개를 수그리고 있어서 목이 뻐근하기 까지 했다.
으아 목도 저리고 허리도 아프다...
나 언제 까지 이러고 있어야 돼...?
"시아야!!!!!!!!!!"
"어...? 한희야..."
"신우 이 개 자식아!!!!!!!!!!"
우앗!!! 한희가 왜 저러지...?
한희의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는 우.
진짜 이러다 둘이 싸우는거 아냐...?
말려야 하나... 하지만 둘이 튀기는 스파크가 너무 무서운걸...
"신우 너 이 자식 어디서 착한 시아한테 개 수작 이야?!!!"
".....뭐..........?"
"시아가 네 얼굴만 보고 헬렐레 거리는 다른 여자얘들 이랑 똑 같은줄 알아?!"
"그런 얘들이랑 똑 같았으면 좋아하지도 않았어."
..... 에... 바... 방금 뭐라고...
에이... 설마... 내가 잘못 들었 겠지...
결정적으로 신우는 나는 오늘 처음 만났는걸...
왠지 낮이 익긴 하지만...
근데... 왜 우리쪽으로 시선이 몰리는 거지...?
한희는 왜 또 저렇게 굳어 있고...?
".....뭐..........?"
"내가 얘 좋아 한다고."
잘못 들은게 아닌가...?
한희가 한 번 더 물어 오자 확실히 쐐기를 박아 두는 우.
하... 하지만 대체 왜...?
난 진짜 우를 오늘 처음 봤는데...?
어디서 만난적이 있나...?
난 내 나쁜 머리로 기억해 내려고 끙끙앓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소리치는 한희.
"순진한 우리 시아 데리고 장난 치지마!!!!!"
...장.....난..........?
그래... 장난 이겠지.....
뭐하러 신우 처럼 잘 생기고 멋진 남자가 나 같은 소심한 여자를 좋아 할까...?
근데 왜 이렇게 씁쓸할까...
"장난...? 하... 장난 이라고.....?
니가 뭔데 3년 동안 한 여자만 바라 보고 산
내 마음을 장난 이라고 말하는 건데?!!!!!!!!!!"
"...3년.....?"
..... 3년...?
한희도 나랑 똑같이 의아해 했다.
3년이라니... 나를 3년간 좋아 했다고...?
나는 부끄러웠다기보다 상황파악도 제대로 안 되고
너무 놀라서 굳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그건 반 아이들과 한희도 마찬가지 인것 같았다.
신우는 나를 보더니 또 내 손목을 아프지 않게 움켜쥐고 교실을 빠져 나갔다.
.........................................................
..................강당.....
...가야 하는데..........
신우는 나를 학교 뒷 뜰로 데려 갔다.
평소엔 담배 피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왜 오늘 따라 아무도 안 보이는거지...?
아... 나 진짜 바보인가... 어느 간 덩이 부은 놈이
개학식 날 부터 담배를 피러 나오 겠어...?
"이시아."
"...에.....?"
"나랑 사귀자."
"으엑....?!!!!!"
사... 사귀자고...?
잠시 상황 파악을 하느라
멍하니 서 있다가
이상한 소리를 질러 버렸다.
얼굴이 달아 오르고 심장이 벌렁 거렸다.
심장이 이 정도로 빨리 뛰면 죽지 않나...?
"뭐냐 그 반응은... 내가 싫냐?"
"아... 아니!!!!!"
으와앗... 나도 모르게 소리 질러 버렸다...
창피해, 창피해, 창피 하다고오!!!!!
내 말에 우는 웃음을 터뜨려 버린다.
"그럼 사귀는 거다?"
"에... 엑..."
또 얼굴 빨개 졌나...?
왜 뜬금 없이 사귀자는 거지?
사실 나는 싫지만은 않았다.
왠지 모르게 그리운 느낌이 들었고 낮이 익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나 원래 이렇게 잘해 주면 좋아해 버리는 헤픈 여자일까...?
아니, 아니 그보다 나랑 사귀면 누구에게 물어 보나
다 우가 아깝 다고 할텐데 왜 나랑 사귀자는 거지...?
"그... 그런데 왜 날 좋아해...?"
"...뭐..........?"
"나...나랑 사귀면 다들 네가 아깝 다고..."
"좋으니까."
"...어.....?"
"좋으니까 사귄다고 바보야."
"하... 하지만 은지는 나보다 더 예쁘고 돈도 많고 공부도 잘 하는데..."
"완벽한 여자 보다 둔하고 덜렁대는 니가 좋아."
".........."
"내가 덜렁 대는 여자를 좋아 하는 것도 다 그 여자가 너니까...
너니까 뭐든지 다 좋아하게 되더라... 너니까 모든게 사랑스러워."
으아... 얼굴이 익어 버릴것 같다.
내가 좋다고 말하며 햇볕을 받으며 싱긋 웃는 모습이
숨도 못 쉬도록 멋있어 보여서 일까...?
".........."
"그럼 우리 사귀는 거다."
난 이미 우에게서 빠져 나갈수 없을지도 몰라...
이미 널 좋아하게 되 버린것 같아...
내가 헤픈 여자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난 지금 내 감정에 충실하고 싶어...
"시아야!!!!! 이시아!!!"
"어...? 한희야..."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됐어?"
"그... 그게..."
"신우가 뭐래? 그 개 자식이 너 어떻게 했어?"
"아... 아니....."
"근데 왜 얼굴이 빨개지고 그래? 순진한 얘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그 개 자식이 네 순진한 친구한테 사귀자고 말했다는데?"
그때 뒤에서 나타나 내 어깨에 팔을 걸치며 말하는 우...
으...으왓! 언제 온 거지...?
"ㅇ_ㅇ"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굳어 버린 한희...
어... 어떻하지...?
"하... 한희야....."
"알아서 일어 나겠지... 가자!"
"한희야아!!!"
"개학식도 끝났는데 데이트 가자."
"유한희이!!! 나중에 전화 할께 미안해!!!!!"
"빨리 가자~! 맛있는 거 사줄께."
우가 데이트 하자면서 나를 끌고(?)온 곳은 어느 강가 였다.
여기는 우리 신아가 죽었을때 뿌린 곳 이다...
신아는 내 귀여운 여동생 이였다.
보기와는 달리(?) 건강한 나와 달리
신아는 태어 날때 부터 몸이 많이 약했다.
그래도 언제나 밝은 아이 였는데...
가족들 이나 친구들이 슬퍼 할까봐 언제나 웃던 아이인데...
내 여동생 이지만 나보다 더 어른스러웠던 내 동생 신아...
하지만 신아는 3년전에 결국 하늘로 가 버렸다.
그땐 참 많이 울었는데...
지금도 왠지 눈물이 날 것 같다.
신우는 나를 힐끔 보더니 강가를 아무 말 없이 바라 보았다.
울음을 참는 나를 배려 해 주는 듯 했다.
나도 모르게 흐른 눈물은 멈출줄 모르고 계속해서 흘렀다.
한참을 그렇게 말 없이 기다려 준 신우는
어느 정도 내 눈물이 끝을 보이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너를 만나게 되면 여기에 꼭 와 보고 싶었다."
신우는 나를 알고 있었던 것 일까...?
"우연으로 세 번 만나면 운명 이라는데 너랑 나는 꼭 만나야 하는 운명인가 보다."
..........운명.........................
분명 전에도 만난적이 있다는 듯이 말하는 우.
왠지 미안해 진다... 나만 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우야.........."
"어?"
"미안... 미안해....."
갑자기 우의 얼굴이 굳어졌다.
으... 으왓... 내가 무슨 말 실수 했나...?
"이시아... 너나 내가 미안 하다고 말할 때는 우리가 헤어질 때면 충분해.
다시는 미안 하다는 소리 하지마라... 만약 하면..."
"만약... 하면...?"
"만약 하면... 키스해 버린다."
"...........에엑!!!"
...에.....................으와앗!!!
키... 키..... 키이.......... 키이스으으..........?!!!
난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달아 오름을 또 느꼈다.
오늘은 참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구나...
"한희야!!!"
"이시아 또 지각... 으엑 시아야!!!"
"한희야아!!!!! 나 살려줘!!!!! 꺄아악!!!"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내가 몆 일째 계속 지각만 하니까
교실에서 항상 나를 기다리던 신우는 결국 폭발해 버렸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
"으아... 또 지각 하겠다...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으이그... 오늘도 지각이냐?"
"으응...? 신...우.....?"
"그래서 오늘은 내가 데리러 왔지! 으하하 이 오빠가 고맙지 않냐?"
"오... 오빠라니..."
"크큭... 얼굴 또 빨개 졌다. 학교 안 가냐? 또 지각 하겠다..."
"으응... 그... 그런데..."
"응. 왜?"
"그... 그거....."
"아~ 이거? 보시다 시피 오토바이지."
"설...마....."
"에이~ 설마~"
"그... 그렇지.....? 후우..."
"설마가 사람 잡는 거야."
"으헥...?"
신우는 나를 짐짝처럼 들어서 오토바이 뒤에 앉혔다.
으아... 무... 무서운데...
오토바이는 사고가 특히 많은 이동 수단중 하나 라구~!
"허리 꽉 잡아. 출발 한다?"
"저... 저기 난 그냥... 꺄아아악!!!!!!!!!!"
"아오! 귀 따거워!!! 소리 좀 그만 질러 이게 얼마나 느린데..."
"우...우야 나 한희..."
"한희? 혼자 가라 그래!"
오토바이의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 갔다.
시원했지만 역시 무서운 건 무서운 거...
그때 저 멀리서 한희가 보였다.
"한희야!"
"이시아 또 지각... 으엑 시아야!!!"
"한희야아!!!!! 나 살려줘!!!!! 꺄아악!!!"
..... 이렇게 된 것 이다.
머... 머리가 다 헝클어 졌어...
어째서 난 항상 이 꼴인 거지...?
난 오토바이에서 끙끙대며 내리다가
오토바이 의자(?)에 발이 걸려 버렸다.
"으... 으왓!!!"
"으이그... 칠칠치 못 하긴... 넌 왜 항상 이 모양이냐?
가만 있으면 내가 내려 줄껄..."
넘어질 뻔 한 나를 우가 잡아 주었다.
하아... 살았다...
어째서 난 왜 이렇게 잘 다치는 걸까...?
우가 없었다면 난 지금쯤 넘어져서 뒤에 열린 맨홀 속으로 빠져서
엄청난 수모를 겪고 있겠지...
으아... 오늘은 왜 맨홀 뚜껑을 열어둔 거야?!!!
......................................................
............................................................
..........그래도... 신우가 있어서 보호 받을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고마워..... 고마워 신우야..........
"시아야!!!!!!!!!!"
"어... 한희....."
"시아야 너 괜찮아? 안 다쳤어?"
".....어...?"
"너... 너 아침에 말이야 오토바이 타고..."
"아... 으응... 괜찮기는 한데..."
"너 안 다쳤어? 넌 워낙 칠칠치 못해서 말이야..."
"...아...하하.........."
"아무튼 안 다쳤다니 다행이다... 으아 신우 그 자식은 위험하게
고속도로도 아닌데서 그런 속도를 내면 어쩌자는 거야?!
후우... 암튼 무사 하다니 다행이고... 나 가볼께 바니쌤 졸라 깐깐해..."
"으... 으응..... 가 봐. 그 선생님 무서워.........."
"알았어! 갈께~ 신우!!! 이 자식 너 시아 다치게 하기만 해봐!!!!!"
"걱정마. 시아는 내가 지켜."
한희는 나가면서 바로 화장실에 갔다 들어온 우를 지나치며 소리를 질렀다.
으아... 또 얼굴이 달아 오르는 것 같아...
그래도 나를 지켜 준다는 말이 왠지 모르게 너무 듬직했다...
나... 신우한테 이렇게 의지해도 되는걸까...?
나에 비해선 신우가 너무 아까운데 계속 받기만 하는 듯한 느낌...
"시아야~ 우리 노래방..."
"시아는 나랑 영화관 갈꺼다."
"뭐어?! 시아야 너 나랑 노래방 안 가구 이 자식이랑 영화관 갈꺼야?"
"에에... 그게..."
"이시아 너 쟤 따라서 노래방가면..."
으아... 신우는 분명 지금 그... 그걸 여기서 말할 생각이다...
..........사람들 다 듣는데...
"키....."
"으왓!!! 우야!!!!! 나 영화관 갈께!!!!!"
"크큭... 봐 시아는 너보다 내가 좋다잖아!"
"뭐? 시아야 그게 사실이야?! 너 우리의 우정을 배신 할 셈이냐?"
"그... 그게....."
"야! 너 시아 한테 소리 지르지마!!! 시아는 오늘 내가 데려 갈꺼야!!!"
"이시아! 너 다시 말해봐! 저 재수 없는 자식이야? 나야?"
"이시아! 나냐? 저 짜증나게 쫑알대는 년 이냐?"
..........유... 유치하다...
왠지 신우의 처음 카리스마 있던 이미지가 무너지는 기분...?
내가 이러지도 못 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당황하고 있을때
나를 낚아 채서 번쩍 들고 교실 밖으로 달려 나가 버리는 신우...
뒤에서 한희의 절규가 들려 왔다.
"신우!!!!! 나도 남친이나 만들어야지 어디 솔로는 외로워서 살겠냐?!!!
이시아 너 두고봐 신우 자식보다 더 멋있는 남친 만들꺼라고!!!!!"
.................................................................
.....한희야... 미안해...
"우야... 그런데 무슨 영화 볼꺼야?"
"그야 당연히 호러물이지!!!!!"
"에에...? 호... 호러...?"
어... 어째서 호러물이 당연한게 되는 거지...?
난 호러 한번도 본적 없는데...
으음... 왠지 무서웠달까나...?
하긴... 우 성격에 멜로 영화 보면서 눈물 흘리는 것도 이상하고
코메디 보면서 웃는것도 상상이 안 가긴해...
음... 오늘은 액션영화를 상영 안 하니까...?
역시... 호러 밖에 없나...?
"먼저 들어가 있어 내가 팝콘이랑 콜라 사갈께."
"으응... 같이 가면 안 돼...?"
"사람이 많아서 안 돼. 금방 갈테니까 먼저 자리에 앉아 있어.
우리 지정석은 B-14랑 B-15니까... 자리 헷갈리지 말구 이 칠칠아."
"내... 내가 왜 칠칠이야... 그... 래도 요즘은 안 다치는데..."
"어이구 그러셔? 나 없으면 지금쯤 벌써 황천길 갔을꺼다."
"그... 그래도... 너 없을 때도 죽지는 않았다 뭐..."
"그거야 그때는 아직 운명인 나를 만나지 못했으니까 그렇지.
우리는 반드시 만나야 할 운명이였다니까?"
"에에... 그... 그런.........."
으앗... 우가 한 말 때문에 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자꾸 피가 얼굴로 쏠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시... 신우는 사람도 많은데서 꼭 그런 말... 을 해야하나...
사람들이 쳐다 볼 때 마다 긴장되서 뻣뻣하게 굳어 지는데...
안 그래도 신우가 잘 생겨서 시선을 많이 받는데...
날 보고 많은 사람들이 수근 댔다.
나도... 안다구..... 내가 우랑 어울리지 않는거 쯤은...
하지만 이제 우 없으면 진짜 황천길 가게 생겼는걸...
몸도 마음도... 이미 신우란 사람에게 길들여져 버린걸.....
"이시아! 너 빨리 자리에 앉아 있으라니까?
여기 있으니까 자꾸 남자 새끼들이 쳐다 보잖아?
안은 어두워서 안 쳐다 보겠지...?"
그... 그거야 너 때문에 나를 쳐다 보는 거란다...
네가 질투를 느낄 필요는 없는 듯 해...
"알... 았어 빨리 와....."
"오케이. 잠시만 기다려."
그러나 내게 무슨 힘이 있을까...
조용히 들어가 있는 수 밖에...
"여... 긴가...?"
나는 B-14와 B-15를 찾아 앉았다.
스크린도 잘 보이면서 고개도 아프지 않은 명당 자리라서
우가 이 좌석을 예약 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것을 생각하니 그새 또 미소가 떠오른다.
아아... 나 점점 팔불출이 되어가는 것 같아...
역시 신우는 내게 과분한 정도로 멋진 남자야...
난 다시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우랑 있어도 우가 행복할까...?
왠지 모를 열등 의식...
아마도 이건 열등 의식일 것이다.
주는게 없는데도 늘 보호 받기만 하는 바보 같은 여자.
아마 신우도 돈 많고 완벽한 여자와 더 행복하지 않을까...?
"헉...헉..... 시아야... 나 빨리 왔지?"
"어...? 아.... 어떻게 몆 분도 안되서..."
"내가 짱 이니까."
씨익 웃으며 당당하게 말하는 신우...
역시 난 신우에게서 벗어나긴 그른것 같다.
놔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미 빠져 버렸으니까...
그새 영화가 시작 됐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영화는 평화롭게 시작한다.
그런데 나중에는 꼭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이지...
아니 이건 공포 영화니까 귀신이 나오려나...?
"시아야 곧 무서운거 나온다."
그러면서 나를 힐끔 쳐다 보며 우리 사이에 있던 팝콘을 치우는 신우...
에에... 설마 무서운게 나오면 안기라는 뜻 인가...?
사... 람이 이렇게 많은데...?
'꺄아아아아악!!!!!!!!!!"
스크린에서 찢어질듯한 여자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여자 뒤에는 그 여자 에게 사랑했던 남자를 뺏겨 자살해 귀신이 되어
여자를 찾아온 32층에서 떨어져서 그런지 심하게 얼굴과 몸이 망가진
여자가 쫒아 오고 있었다.
내 걱정은 기우 였나 보다...
영화관에 있던 모든 커플들어 서로 껴안으며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흐...흐윽..."
..........울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남자가 저럴수가 있지...?
자기가 사랑했던 여자고 자기를 사랑했던 여자인데...
저 귀신이 너무 불쌍했다.
신우는 우는 나를 보더니
그대로 굳어져서 나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나는 신우의 시선이 느껴 졌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저기 있는 주인공들 모두가 너무 불쌍 하게 느껴졌다.
어쩌다 저런 비극이 생겼는지...
마지막 장면에서 남주가 여주에게 다시 만날 수 있을꺼라 말할때
정말 난 오열을 하며 울어 댔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았지만 소리가 너무 컸던 건지
바로 옆에 있던 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까지 나를 어이 없단 시선으로 쳐다 봤다.
어째서 다른사람은 울지 않는 거지..?
이렇게나 감동적인 영화를 보면서 소리만 지르고 있다니...
"야! 넌 어째 얘가 그렇게 유별 나냐? 무드도 없고..."
"...훌쩍..... 응...?"
"으이그... 누가 이시아 아니랠까 봐 맹하긴...
공포영화 보고 우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냐?"
"그... 그치만 진짜 슬픈 영화 였는데..."
"에씨... 몰라! 여자얘가 눈치 없긴..."
아까부터 우랑 나는 이 상태이다.
신우는 삐진 건지 계속 툴툴대고 있고
아직 영화의 열기(?)에서 벗어 나지 못한 나는
계속 빨개진 코랑 눈으로 훌쩍 거리고 있었다.
"너 우는거 보기 싫어서 공포 영화 보자고 한 건데
공포 영화 보고도 울면 대체 어쩌자는 거냐?"
아아... 멜로 영화가 보기 싫어서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울까봐 못 본거 였구나...
하지만 그 공포 영화도 많이 슬펐는데...
어째서 우는 사람이 나 밖에 없는거지?
"어...? 밖에 비온다....."
"어..... 진짜... 우산 안 가지고 왔는데....."
"으이그... 여자애가 준비성 없긴... 분명 일기 예보에서
오늘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나 뉴스 안 봐....."
"에휴... 나중에 너랑 결혼해서 어떻게 살지 걱정이다..."
"에...무.....무슨.........."
"크큭..... 너 얼굴 토마토 케첩 같다."
토마토는 이해 하겠는데 왜 굳이 토마토 케첩 이라고 하는 걸까...?
하긴... 토마토 보단 토마토 케첩이 더 붉긴 하지...
그런데 토마토 케첩이 왜 토마토 보다 더 붉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음)
"그... 그러는 넌 일기 예보도 봤으면서 왜 안 가지고 나왔는데?"
"그거야 남편이 출근할때 여자가 우산 챙겨 주는 것 처럼
뭐 그런걸 기대했지... 하아... 이시아 졸 눈치 없긴..."
"그... 그건.........."
"그나저나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에.....?"
"벌써 밤이 잖아 이제 집에 가야지..."
"그게 무슨....."
"계속 기다릴 순 없으니까...
나 금방 갔다 올께!!!!!"
대체 집에 가야한다면서 신우는 어딜 가는 거지...?
신우는 금방 온다고 했고 약속 하난 정말 잘 지키니까
별 걱정은 없지만 밖에 비가 이렇게 오는데...
"야! 너! 니가 은지 남자한테 붙어서 깔딱 거리는 껌딱지냐?"
에에...? 은지.....? 김은지 말인가..........?
"이 년 순진하게 생겨선...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올라 간다더니...
은지가 우리보고 너 좀 손 봐 달랜다."
"깔끔하게 몆 대만 맞고 은지 남자에게서 떨어 지란 말이야!!!"
"야! 영화관에 혼자 오는건 이상 하잖아 분명 일행이 있을 꺼야.
일행들 오기전에 빨리 처리 하자고.........."
".....아앗..."
8명쯤 되 보이는 여학생 무리중 한 여자가
발로 내 배를 차면서 그것이 신호라도 되는 듯이
다들 달려 들어서 나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아앗... 얼굴 때리면 우가 또 걱정 할 텐데...
그나저나 또 상처가 나 버렸네...
요즘은 밴드랑 연고도 안 들고 다니는데...
아마 맞으면서 이렇게 태평하게 생각 할 수 있는 사람을 나 뿐일 꺼다.
아마 많이 넘어지고 깨지고 하면서 맷집이 나도 모르게 단련 된 거겠지...
그래도 어느 정도 맞고 나니 아프긴 아프다...
으아... 울면 안 되는데...
넘어질 때 마다 훌쩍 거리는 습관 때문인지
또 눈물이 날려고 했다.
"어? 이 계집애 운다."
"크큭... 야 걱정하지 말고 더 밟아."
"존나 찌질이 같은 년... 네 까짓게 어떻게 신우를 꼬셨냐?"
"이 년 같은 애들 하는건 다 똑같지 뭐... 더러운 년..."
".....우...윽.........."
난 또 내 자신이 비참 해져서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나도 이런 말에 당당하게 대꾸해 주고 싶은데...
내가 우에게 많이 부족한 걸 알아서
뭐라 말도 못 하고 맞고만 있는 내가 싫었다.
"거기 뭐하는 거야?!!! 너희 누구야?! 이시아!!!!!!!!!!"
"제... 제길... 신우다... 야 튀어!!!"
"야! 다들 찢어 져서 뛰어!!!"
"거기 다들 못서?!!! 너희들 다 뒈졌어!!! 시아야!!! 이시아 괜찮아?!!!"
"으윽... 시... 신 우.....?"
"이시아! 너 괜찮아?!!! 씨발 그 년들 누구야?!"
"...신우야.........."
신우야... 와 줘서 고마워.....
사실은 나 너 기다리고 있었는 지도 몰라...
네가 멋지게 나타나서 날 지켜줄 것 같아서...
"시아? 시아야! 너 왜 울어? 젠장... 많이 아프냐?"
너무 안심이 되서.....
네가 내 곁에 있다는게 너무 안심이 되서...
"시아야! 젠장..... 울지마라... 너 우는거 보기 싫다....."
신우야... 이젠 나 네가 없으면 안 되나봐...
내가 많이 모자라는거 아는데도
널 놔주고 싶진 않아.....
"신우야... 아얏... 살살... 살살 붙여..."
"으이그... 이렇게 아플꺼면 그냥 도망치지 왜 그걸 다 맞고 있어?"
"그... 그러니까 그게..."
"이시아 졸라 둔해..."
"이씨... 니가 기다리라고 했잖아!!!"
"..... 내가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린 거냐.....?"
"........................."
"젠장... 그렇다고 바보 같이 그걸 다 맞고있냐...?
보니까 하이힐 신은 계집애도 있던데...
이 멍 든거 좀 봐... 제기랄....."
"........................."
"넌 어디 눈만 잠깐 떼면 무슨일이 생기냐?
아무튼 시한 폭탄이 따로 없다니까?
너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꼭 붙어 있어라.
너 고등학교만 졸업 하거든 내가 데리고 산다."
"에에.........."
으앗... 우가 한말 때문에 또 얼굴이 붉어 졌다.
사람이 많은 데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떻해...
"또 빨개 졌다. 크큭... 아무튼 귀엽다니까? 이제 집에 가자."
"으응..... 어엇...?"
어엇...? 왠 우산이지?
"그... 우산 설마....."
"아아... 이거? 후훗... 왜? 감동 했냐?"
"너 그거 길 가던 사람한테 뺏었지?"
'콩'
"넌 내가 그 정도로 밖에 안 보이냐?"
'어'
난 가까스로 이 말을 삼키고 우가 살짝 쥐어 박은 머리를 문질렀다.
그럼 어디서 난 거지...?
..........혹시 주은거....................?
"또 무슨 생각 하냐? 편의점에서 사 왔어."
이 근처엔 편의점이 없는데 설마.....
그 먼 곳 까지 비를 맞으면서 갔다 온 거야...?
아까 발견 하지 못 한 우의 물에 빠진 새앙쥐 같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물론 비에 젖어도 멋있긴 했지만 감기 걸리면 어쩌려구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는거야?
난 괜찮은데... 그냥 택시 타고 가면 되잖아...
"너 어쩌려구 그 비를 다 맞으면서 우산 사 왔어?
여기서 편의점이 얼마나 먼데?!!!
너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떻하려고?
그냥 택시 타고 가도 되잖아....."
"택시 타기 싫어서 사온거다."
"왜? 바로 여기 앞에서 택시 잡을수 있는데..."
"너랑 더 오래 있고 싶어서... 너 나랑 데이트 할 때
비오면 비를, 눈오면 눈 맞을 준비나 해라.
쿠쿡... 날씨 안 좋다고 데이트 취소 절대 안 할 테니까..."
"헤엑.........."
오늘따라 우가 더 착해진(?) 듯 했다.
이런 느끼한 말도 하고...
진짜 감기 걸렸나.....?
진짜 걸어갈 생각 이였어...?
난 지금 걷고 있다...
어디를?
.....빗길을..........
"신우야 여기가 우리집이야..."
"그래?"
"...으응.........."
..........그러면서 왜 날 붙잡은 손을 안 놓아 주는 건데...?
난 살짝 당황해 하며 자연스레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신우가 내 손을 더 세게 쥐고 못 빠져 나가게 했다.
으아... 나 또 얼굴 빨개진 것 같아...
벌써 어두워 져서 다행이다...
"..........그냥 갈꺼냐...?"
"에에.....으왓!!!"
'Chu'
신우는 날 끌어 당겨서 내 입술에 살짝 베이비 키스를 하고 떨어 졌다.
으앗... 창피해...
난 붉어진 얼굴로 또 고개를 푹 수그렸다.
"쿠쿡... 간다!"
신우는 그제야 내 손을 놓고 날 대문 안 으로 밀어준 다음에
긴 다리로 휘적 휘적 걸어 갔다.
난 나도 모르게 우의 뒤통수에다 대고 소리쳤다.
"다음엔 일기 예보 보고 우산 꼭 챙겨 올께!!!"
"풉... 크하하하하 오케이!!!"
아마 나도 모르게 신경 쓰였나 보다...
아... 창피해라...
"신우!!!!!!!!!!"
"왔냐?"
"헥헥... 겨우 시간 맞췄네... 안 늦었으니까 밥 안 사도 되지...?"
"피식... 알았다 이 둔탱아..."
우린 벌써 12월 14일의 초 겨울을 맞고 있다.
벌써 내년이면 우리도 대학생이 되는거다.
벌써 2년이나 지났다니...
참 세월 빠른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우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시작이 분홍빛이 였다면 지금은 붉은빛...?
"헤엣... 근데 우야 너 또 살 빠졌어..."
"...어.....?"
"또 살 빠졌다구... 너 어디 아픈거 아냐?"
"아냐."
"이상해... 요새 말수고 줄어 들었고..."
"..........아니라니까..."
"병원에 한 번 가 봤어?"
".....응..."
"병원에서 뭐래?"
"....................아무 이상 없데.........."
"진짜.....?"
".....응.........."
"그래..... 대신 아프면 꼭 말 해."
"...응. 우리 어디 갈까.....?"
"음... 우리 스티커 사진 찍으러 가자!"
"피식... 그래....."
"우아 진짜? 사진 찍는거 싫어 했잖아?"
"뭐... 이참에 하나 찍어 두는것도 나쁘지 않다 싶어서....."
"그래! 가자!!!"
오늘 따라 더 밝게 행동 했다.
나쁜 꿈을 꾸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불안해 져서 이러는 건지도 모른다.
2년이 거의 다 되어 가게 사귀면서 왜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신우가 내 곁을 떠나는 일이 없기를.....
스티커 사진기 기계 속으로 들어간 우리는
심플한 배경을 선택하고 사진을 찍었다.
첫 사진은 신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찍었고
두번째 사진은 내가 신우 이상하게 나와라 라고 하는 바람에
신우가 나를 쥐어 박으며 장난 치는 장면이 찍혔다.
세번째 사진에선 신우가 내 볼에 키스를 했고 난 또
동그란 눈으로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요즘 스킨쉽을 너무 자주 한다니까...?
"헤에... 사진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다."
"...........예쁘게 나올 꺼야..."
"우아... 어떻게 알았어?"
"그야 내가 잘 생겼으니까..."
"피잇.......... 왕자병....."
"쿡... 두장 씩 가지면 되는 거지...?"
"응."
우린 사진을 나눠 가지고 시내를 걸었다.
그때 신우가 어느 자그만 물품 샾 안에
남색의 심플한 공책을 보고 들어가더니 그 공책을 샀다.
"에... 우야 그 공책 가지고 뭐 하게...?"
"쿡..... 비밀."
"피잇... 별로 안 궁금하다 뭐..."
"삐졌냐?"
"칫 삐지긴 누가 삐졌다고 그래?"
"풉... 하여간..... 나중에 알게 될 꺼야..."
나중에 알게 될 꺼라고 말하는 우가 왠지 슬퍼 보여서 난 또 분위기를 돌리려고
다른 애기를 하며 열심히 화제를 돌렸다.
그런 눈빛 하지마...
그런 눈빛 하면 내가 불안해 지잖아..........
"으아앗!!!"
화제를 돌리는데만 너무 집중한 나는 또 길을 턱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
옆에 있어 신우가 잡아 주지 않았으면 난 지금쯤 이 흙탕물에 엉덩이를 박고
진흙으로 팩을 하고 있겠지... 그것도 전신 팩을...
"으이그... 어쩐지 오늘은 잠잠 하더라..."
"피잇..... 나도 맨날 이러는 건 아니다..."
"그래도 거의 맨날 이러잖아...
이래 가지고 우리 금붕어 나 없으면 어쩔려고 그려냐...?"
"그...금붕어?"
"그래 금붕어."
"이씨... 내가 왜 금붕어야?!!!"
"덜렁대고 둔한게 꼭 너 같잖냐 쿠쿡..."
"이씨... 그리고 니가 왜 없는데?"
"...................."
"니가 계속 옆 에서 지켜주면 되 잖아?"
또... 또 불안해 지잖아...
제발 아무 말 이라도 좀 해줘.....
".......... 이시아... 내일 만날래.....?"
"내일.....?"
"응....."
"알았어.........."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집에 도착해 있었다.
신우는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려는 내 팔을 잡았다.
"이시아....."
"응? 왜? 신우야...?"
"... 이시아... 이시아.........."
"왜? 왜 자꾸 불러..."
"사랑해."
긴장이 탁 풀려 버렸다.
신우의 말 한마디에 오늘 불안 했던 거
긴장 했던거 하나하나가 다 풀려 버렸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신우에게 말했다.
"...나도.....나도 사랑해....."
"하아... 이시아... 정말 미치도록 사랑한다..."
"나도 그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한다 이시아....."
"나도 사랑해 신우야..."
신우의 말에 나도 녹아들듯 고백했다.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당당했다.
누가 뭐래도 널 사랑하는 내 마음에는 자신 있으니까...
"헤어지자."
"....................뭐.....?"
내가 잘못 들은 거지?
내가 생각 하는 그런거 아니지...?"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
내 바람을 깨뜨리는 청천 벽력 같은 소리...
"헤어지자."
".....시...신우야..... 장난 치지마....."
"넌 지금 이게 장난으로 보이냐?"
"신우야... 너 왜 그래.....?"
"헤어 지자고."
"화.....났어.....?"
"후우..... 이시아... 나 화 안 났어...
처음부터 내가 너 가지고 논 거였어.
내말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네가 재미있었거든.
그런데 이제 질렸다."
"시... 신우야..... 거짓말 치지마....."
나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믿을수 없어 이건 거짓말이야...
그냥 이건 장난...?
내 생일 이라서 깜짝 놀래켜 주려고...?
그럴리 없다는 건 나도 잘 안다.
내 생일은 이미 두달 전에 지나 갔는걸.....
"난... 매달리는 여자 졸라 싫어 한다. 더 이상 짜증 나게 하지 마라..."
"거짓말... 거짓말 이잖아!!!!!"
"하... 거짓말.....? 난 거짓말로 이런짓 안 해.
우리 다시는 마주치지도 말자. 이제 니가 역겨워."
"..........지금 그 말... 진심이야.....?"
"그래. 처음부터 넌 장난감 이였어."
"....................장난감...이라도 좋아..."
".....뭐..........?"
"지켜 주지 않아도 돼.........."
"....................."
"다 잘 할께 피해 안 가게 할께....
다신 질질 짜지도 않을꺼고 막 잔소리 하지도 않을께....."
"....................................................
.....................................미안............."
너... 진심이구나.....
헤어지기 전 에는 그 말 안하기로 했는데...
진심 이였구나..... 정말 진심이였어.....
그 진심 정말 웃긴다.....
웃겨서..... 너무 웃겨서 찢어질 것 같아...
너무 웃겨서 눈물이 다 나네...
"할말 없으면 나 먼저 간다. 더 이상 여기 앉아 있기 싫다."
".......... 신... 우야.........."
"...................."
"..... 잘 가...................."
신우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다시 대답 없이 걸어 나갔다.
잘가... 잘가 신우야..........
나를 사랑 한다던 네 마음에 대한 미련 보낼께...
하지만 내 사랑은 못 보내겠다...
정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머리는 아니라고 외치는데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다.
어제 까지만 해도 사랑 한다고 애절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너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워...
그 말도 다 거짓말이였니...?
그 눈빛도 다 거짓 말이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 후 벌써 몇일이 지났다.
난 몇일간 제대로 먹지도 않고
학교도 가지 않고 방에만 박혀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질 않아서..........
"한희야.........."
"시아....? 이시아!!!!! 이시아 너 어디야? 학교도 안 나오고 무슨 일 있었어?
너 왜 그래? 목소리가 많이 갈라지잖아!!! 어디 아파...?"
"한희야... 나 좀 데리고 나가 줘....."
"시아...? 후우..... 알았어 금방 갈께 기다려....."
'탁'
난 힘없이 폴더를 닫았다.
일주일간 방 안에만 있는게 답답하다.
일주일만에 한희에게 전화를 해서
나갈 채비를 했다.
한희도 걱정 많이 해 준듯 했다.
그동안 폰을 꺼놔서 연락도 안 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불구하고 나에게 와준다는 한희가 너무 고마웠다.
몆 분 안 되서 한희가 내 방문을 노크 했다.
내가 문을 열자 마자 헬쑥해진 모습에 놀란 듯 했지 만
아무것도 묻지 않아 주었다.
한희는 나를 근처 노래방으로 데려가 줬다.
소리지르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 준 것 같았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 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 오리다-
가시는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 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 오리다-♪
나는 마야의 진달래 꽃을 악을 쓰듯 불렀다.
옆 에서 한희는 말없이 내 악을 쓰는 노래를 들어 줬다.
나는 이제 어느 정도 기분이 풀어져서 한희와 집에 가고 있었다.
한희가 집 앞에서 나를 불러 세웠다.
"시아야... 너 신우랑 무슨일 있었지...?"
".............................."
"후우... 신우도 학교 안 나왔어 몆 일간....."
"..........신...우가.....?"
"그 자식... 너 울리지 말랬더니..."
"한희야... 나 괜찮아.......... 한희야... 나 술 좀 사줘.........."
[Night Hours]
난 한희와 술집에 와서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기 시작 했다.
술을 마시는 이유.....? 아무 이유 없다.
그냥 마시고 싶어서... 평소에 술도 잘 못하지만 그저 마시고 싶었다.
잊어 버리고 싶진 않았다. 신우가 없으면 나는 이제 안 되니까.
지금 이라도 신우가 돌아 올것만 같다.
한희는 이런 내 기분을 이해 했는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래서 신우 그 자식 어떻게 됐다고?!!!"
신우란 말에 귀가 몽롱 했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도 모르게 옆 테이블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신우 형 병원에 입원 했데요...
제길... 그 돌팔이 의사 씨발... 형... 얼마 남지 않았데요...
치료 못한데.... 제기랄....."
"뭐.....?"
한희도 저 말을 들었는지 눈이 동그래 졌다.
난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신우 그 자식... 우리 한테 말도 안 하고 갈 생각이 였던 거야...?"
"씨발... 그자식 졸라 잘난척만 하더니..."
"말도 안 돼. 그 자식이 아프다고? 개 같은 소리 하지마.
그 자식은 저승사자를 때려 눕히고 라도 살아 날 인간이야..."
지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저번에 본적있는 신우의 후배가 하는 말에 낮이 익은 신우의 친구들이 말했다.
아니... 그 보다...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지금... 뭐라고 했어.....?
"형..... 형수님......."
"지금 뭐라고 했어?!!!!!"
"그... 그게..."
한희는 굳어 버려서 나를 말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니 그 전에 내가 나라고 믿을수 없을 정도로
빠른 동작으로 그들 앞에 섰다.
신우의 친구들과 후배들은 내 등장에 무척이나 놀란 것 처럼 보였다.
"지금 신우가 어떻게 됐다고?!!!"
"그게....."
"야..... 됐어 이제 형수님도 알아야 돼.
형수님 그게.......... 신우 형이... 뇌종양..... 이래요....."
"....................뭐..........?"
"형이... 형수님 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형이 형수님이랑 헤어 졌다고..... 형 형수님이랑 깨지고 사라졌어요....."
"..........거...짓말.........."
"아니요. 진짜예요... 저도 미쳐 버리겠다고요!!! 병원에서 형 없어 졌다고 막 찾고...
씨발... 의사 새끼가 가망없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여서...
형이 어차피 죽을건데 마지막 소원 이루고 싶다고...
어디 갔는지도 몰라... 그냥 사라졌어요...
형수님 슬프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시고..."
".....신...우가.....?"
".............................."
"시아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한희가 나를 불렀지만
나는 한희의 말을 들을 새가 없었다.
신우를 찾아야 돼.....
신우..... 지금 비오는데 대체 어디 있는거야.....
나는 신우랑 헤어진뒤 나도 모르게 항상 손에 쥐고 있던 우산을 들고
우산을 쓸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왔다.
신우야......
.....널 끝까지 믿지 못해서 미안해..........
..........네 사랑을 끝까지 믿지 못해서 미안해..........
...하아.....난 끝까지 너한테 미안해 하는 구나...
너 살아서 나한테 고맙다는 소리 들어줘야 될것아냐?
.... 나도... 너한테 고맙다는 소리 듣고 싶다 말이야.....
너 이대로 사라지면 내가 가만 안 둬.....
네가 저번 크리스마스때 그랬잖아...
다음 크리스마스도 함께 하자고...
너 대체 어디있는거야....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븐데.....
난 한참을 빗속을 찾아 헤멨다.
눈은 아니였지만 겨울이라서 그런지
비가 무척이나 차가웠다.
난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홀딱 젖은 몸으로
그를 찾아 다녔다......
순간 번쩍하고 기억이 났다...
세번 우연으로 만나면 운명이래.....
내가 신우에게 들었던 말..........
내가....... 빗속의 한 슬퍼 보이는 남자에게 했던말.....
다음에 또 만나자고... 세번 만나면 운명이라고...
그게... 너였니 신우야?
또... 너 한테 미안한 일 생겨 버렸네...
넌 항상 날 기억하고 있었는데
난 널 잊어 버렸네.....
강가에서... 내 동생 신아가 죽었을 때...
너무 슬퍼서 비를 그냥 맞으며 너무 슬픈눈으로
강을 응시하는 남자가 보였다.
난 나도 모르게 그남자 곁으로 다가가서 우산을 씌워 주었다.
남자는 놀라 보이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 봤다.
나는 뒤에 우산을 세우고 그 남자처럼 빗길에 앉아 버렸다.
젖은 길에 앉아 이미 옷이 다 젖어 버렸지만
우산은 왠지 그 남자와 나를 이어 주는것 같아 거둘 수 없었다.
남자는 아무말 없이 강을 응시했다.
나는 우연이 세번이면 운명이라는 말을 했다.
남자의 시선이 느껴 졌지만 나는 강을 응시했다.
그 후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할때 한 검은 차가 우리차를 막아섰다.
나는 검은 차의 창문을 응시했다.
갑자기 그 차 창문이 내려가더니 그차에 타고 있던 강가에 앉은 남자가 말했다.
'한 번 남았다. 또 보자.'
... 라고... 넌 끝까지 기억해 주었구나...
내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강가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강가의 비를 맞으며 섰다.
이 곳에 오면 신우가 있을줄 알았는데.....
그 때와 똑 같아... 찬 비와 강가...
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는 것을 느끼며 강가를 벗어 나려고 했다.
눈물이 시야를 흐렸다.
'빠앙-'
"꺄앗!!!"
'끼이이익- 퍽!'
순간 내 몸이 앞으로 휘청이며 듣기 싫은 쇠소리가 귀를 울렸다.
난 놀라서 순간 뒤를 돌아 보았다.
급정거한 차 옆엔 이미 머리를 치였는지 피가 철철 흐르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치일 뻔 한 나를 밀치고 대신 치인 것이다.
차는 이미 남자의 상태를 보고 도망 쳐 버린지 오래였다.
"시.....신우..........?"
"쿨럭! 하... 하여간... 금붕어라니까... 큭..."
"우야!!!!! 신우!!!!!!!!!!"
"이...시아..... 쿨럭..."
"신우야!!!!! 너 왜 그랬어?!!! 그냥 병원에 있지...
너 끝까지 사람 미치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지켜... 크윽..... 지켜 주고... 싶었다..."
"신우!!! 말 더 이상 하지마! 구급차... 구급차를..."
난 떨리는 손으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번호을 더듬거리며 누르려는데 신우가 힘겹게
손을 올려 폰을 내렸다.
"어...차피 나 어...얼마 안 남았어... 쿨럭..."
뜨거운 피를 쏟아내며 신우가 힘겹게 말했다.
"신우야... 흐윽... 내가 다 잘못 했어...
그러니까 가지마... 다시는 매달리지도 않을께...
일어나란 말이야!!!!! 너 왜 이러고 있어..."
"시아야... 쿨럭... 이시아... 시아야..."
"신우야... 나 여기 있어... 나 옆에 있으니까 제발 가지마..."
"쿨럭... 이시아... 존나 사랑한다...... 미치... 도록... 사랑한다....."
"나도... 나도 사랑해 신우야.... 사랑해..... 사랑해......."
"12시... 넘었다.... 큭.... 선...물....."
신우는 작은 열쇠를 나에게 건냈다.
나는 그 열쇠를 꾹 손에 쥐었다.
"나도... 흑..... 선물..."
나는 피가 흐르는 신우의 뜨거운 입술에 살짝 내 입술을 갖다 대었다.
"쿨럭... 고맙다... 쿨럭 이시아....."
"나도 고마워... 모든게 다 고마웠어..."
"너... 나 없 다고 ... 막 나 따라 온다고 그러면 안 돼..... 내가 허락 안해 줄꺼야....."
"우리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만나서 더 예쁜 사랑 하자....."
"쿡... 쿨럭... 우린 운명이니까... 다시 만날수 있을꺼야..."
"신우야..... 신우..... 사랑해..... 사랑해..... 내 운명아... 사랑해....."
"이시아..... 쿨럭 시아야... 메... 리 크리스... 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신우야....."
신우의 고개가 옆으로 떨어졌다.
나는 옆에 있던 우산을 펴서 신우의 옆에 앉았다.
난 신우를 품에 안고 눈을 감았다.
신우야..... 사랑해..........
신우는 결국 날 따라가게 해주지 않았다.
뒤늦게 한희와 신우의 후배와 친구들에게 발견된 나와 신우는
구급차에 실려갔고 나는 살아났지만 결국... 신우는.....
오늘 신우를 화장해서 강가에 뿌렸다.
풀린 동공으로 강을 응시하고 있을때
우의 후배가 나에게 말을 했다.
"형수님..... 이거... 신우형이 형수님께 드리라고...
그런데 이 상자가 잠겨 있어서....."
"..........이거.....?"
나는 손에 꼭 쥐고있던 열쇠를 꺼냈다.
후배는 살짝 놀란듯 했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상자를 받아들어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저번에 우리가 시내에 갔을 때 산 남색 공책이 있었다.
난 첫 번째 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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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아와 스티커 사진을 찍었다.
제길... 요즘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걸 느낀다.
빌어먹을 그 의사 자식... 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단다.
이시아... 놔 주기 싫은데... 네가 아픈게 더 싫다.....
하필 죽어 버린 삼촌이랑 같은 병인 뇌종양 이란다.
이시아... 사랑해... 정말 미치도록 사랑한다...
내일 차라리 나 만난다고 하지 말지...
나 내일 너 아프게 해야 하는데... 난 네가 우는거 보기 싫은데...
내일 너 놔 줘야 하는데..... 너한테 심한 말 하기 싫은데...
이시아... 널 부를 때마다 대답해 주는 이 목소리도 마지막 이겠지...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시아.......... 미치도록 사랑한다 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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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아에게 헤어지자고 말을 했다.
모진 말을 한건 난데... 상처 준 것도 난데.....
왜 내 마음이 더 아프냐.... 눈 물이 날것 같다.....
마치 칼로 도려 내는것 같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뇌종양 보다 더 아팠다.
시아를 욕한 내 입을 아무리 그게 진실이 아니 였다고 해도 너를 욕한 내 입술을
잘라내 버리고 싶었다. 너에게 막 말을 한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이시아..... 나같은 자식 잊어버려... 니가 거짓말 일꺼라고 소리치는 순간
거짓말 이라고 말하고 널 안아 버리고 싶었다..... 정말 힘들다... 죽어가는 내몸보다
슬퍼하는 너를 보는게 더 아프다..... 오늘 집에 와서 네 이름을 불렀다.
이시아..... 이시아..... 이시아..... 이시아..... 이시아..... 백번이 넘게 불렀는데
오늘은 왜 답이 없냐... 내 이름을 불러주는 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사랑해 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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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얼마 안남은 인생 내가 하고 싶은거를 하다 죽고 싶다...
이시아... 널 끝까지 지켜 주다 죽고 싶다...
제길... 나 같은 자식이 대체 뭐라고 그렇게 아파 하는 거냐?
매일 밤 네 방문 앞에서 기다렸다. 왜 그렇게 아픈건데...?
내가 이렇게 아프면 너라도 행복 해야지...
오늘도 늦게 까지 꺼지지 않는 불을 보며 난 담배를 피웠다.
쿡... 담배 피면 더 빨리 뒈진다 는데...
우리 금붕어 나중에 이거 읽고 우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너 우는건 싫지만 억지로 참는건 더 싫으니까 조금만 울어 줘라...
그럼 나 우리 다시 만날 날 기다릴 때 까지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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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 종일 방에 불이 꺼져 있었다.
너... 어디 아프거나 그런거 아니지...?
몆일 째 그러고 방 안에서만 박혀 사는 널 보는게 더 힘들다.
점점 기억을 잃어 가고 있다. 젠장... 너와의 기억은 하나도 잊고 싶지 않은데...
잊지 않으려고 네 이름을 몆 번이나 불렀다.
추억을 하나 하나 일기장에 적었다.
기억이 점점 사라져 크리스마스란 말을 기억해 내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너와 함께 보내고 싶다.
그 때까지 내 몸이 버텨 줄수 있을까...?
그깟 뇌종양 따위 내게서 너의 추억을 뺏아가지 못하도록
난 또 네 이름을 미친듯이 부르고 있다... 사랑한다... 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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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뭔지 까먹을 뻔 했다.
네가 내 이름을 불러 줬으면 좋겠다.
언제까지나 너의 목소리에 담긴 내 이름을 기억할수 있기를...
내 이름이 가물가물 하지만 왜 네 이름은 선명하게 기억날까...?
널 머리로 기억하지 않고 심장으로 기억해서 널 잊지 않을 꺼다.
사랑한다 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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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크리스 마스 이브이다.
시아가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몆일 만에 본 너의 모습은 왜 이렇게 야위어 보일까?
하루에도 몆 번씩 스티커 사진에서 보았던 너의 모습 보다
더 작아 보였다. 달려 가서 안아주고 싶을 만큼...
내일이 크리스마스다. 너와 함께 보내고 싶지만 그건 내 욕심 이겠지...?
네가 너의 친구와 술집에 들어 갔을땐 밖에서 하염 없이 기다렸다.
아직도 나 못 잊고 있는거야.....?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며 뛰쳐 나왔을때 나의 이름이 그렇게 좋게 들릴 수가 없없다.
나를 찾아 비를 맞으며 뛰어다니는 네 모습에 지금 숨어만 있는 내가 너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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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이시아
이시아... 네가 이 글을 읽을떄 쯤이면 난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
널 만나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할수 있을까...?
하아... 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말하고 싶다.
메리... 크리스 마스..... 사랑한다 이시아.....
거기서 멋진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건 좋지만 여기 와서도
바람피면 죽는다. 그남자 지옥으로 보내 버릴 테다.
참! 너 강가 에서 나 만났던거 기억나냐?
우산을 씌워 주며 운명에 대해 말 할때 부터 아니 아마 널 처음 본 순간 부터
네게 빠져 버렸나 보다..... 그 후 네 차랑 박을 뻔 해서
창가를 보니 네가 앉아 있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우연히 학교에서 만났을때 난 역시 우린 운명 일꺼라고 생각했다.
우린 운명이니까... 다시 만날꺼야.....
그래도 지금 너 나 따라오면 안 받아 줄꺼다.
너 막 나 따라온다고 그래도 너 여기 못 오게 할꺼야.
음... 정 내가 보고 싶다면 너도 나를 위해서 일기를 써주면 오게 해주지.
정확히 21900일 만큼 쓰면 오게 해줄께...
21900일 만큼 다 쓰기 전엔 못 오게 할 꺼야.
이시아... 할 말이 많은데 지금 다 말하면 다음에 못 만날거 같아서 안 할래.
나 잊어 버리면 죽는다? 쿠쿡... 그렇다고 너무 아파하지도 말고... 기억만 해 주라...
사랑한다... 사랑해... 사랑해... 이시아... 사랑한다.....
By.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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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바보 신우....
내가 널 잊을리가 없잖아.....
21900일 후면..........
60년후잖아......
나보고 80살이 되서야 너 따라 가라고...?
어떻게 참아... 벌써부터 너 보고 싶은데...
사랑해... 사랑해.... 신우야 사랑해...
다시 만날 때 까지 안녕.....
우리는 운명이니까...
다시 만날꺼야...
나는 그 후에 다시 밝아졌다.
하지만 이미 심장이 멈춰 있다는 사실은 아마 한희도
다른 사람들도 눈치 챘을것이다.
그래도 신우가 행복하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네 말대로 다른 남자 만나는건 안 되겠더라...
사랑해..... 사랑해 신우야..........
60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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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일기를 쓰게 되네...
신우씨 나 드디어 당신이 말했던 만큼의 일기를 다 썼어요...
참... 이 말투도 어색해서 안 되겠다.....
신우야..... 드디어 너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긴 시간이 지났어...
지금 마지막 일기를 쓰고 있어...
무섭지 않아... 행복해...
곧 너를 만나게 되겠지.....
혹시 너 천국에 천사들이 예쁘다고 바람 난 건 아니겠지.....?
헤헷..... 나 지금 너무 설랜다?
사랑해... 사랑해 신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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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 알고 있었다. 일기를 쓰면서...
멈춰 버린 내 심장이 긴 기다림이 끝나자 마자 터져 버린 것을.....
피가 흐르는 심장을 잡고 마지막 일기를 쓴다...
아프지 않아... 따뜻하다.....
일기를 쓴 후 난 심장이 완전히 멈춰져가는것을 느끼고
내 마지막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에서 서서히 눈을 감았다.
사랑해..... 사랑해 신우야.....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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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쿠로입니다.
꽤 오래전에 쓴 글이라서 많이 허졉하네요 ㅠ_ㅠ
걍 올립니다. 친구가 주문(?)한대로 적어서 그닥 제취향은...
무튼 그럼 모두들 이쁜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