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움을 느끼며, 안승호[19번]는 눈을 떴다.
코를 찌르는 듯한 매케한 냄새…
반쯤 버스 의자 손잡이에 걸쳐져 널브러진 그가 일어서니 보이는 것은 죽은듯이 자고있는 학급 클레스메이트들의 모습.
' 이상하네? 다 자고 있잖아 ? '
물론 수학여행을 가면서 잠에 드는 학생들도 많았지만, 다 잠자고 있지는 않았다.
게다가 고등학생쯤 되면 수학여행을 가는데 잠자는 사람이 없다시피 했을텐데…
의아해하는 안승호가 일어서자, 산소마스크를 쓴 운전사와 같이 산소마스크를 쓴, 교복을 입은 한 남자가 보인다.
' 산소마스크…ㅡ? '
순간, 머리가 깨질듯한 느낌과 함께, 밀려오는 졸음의 욕구를 느끼며 안승호는 다시 잠들었다.
────────────────────────────────── 「 남은인원 : 41명 」
-_- 홍성미[42번]은 다나구요 =ㅁ=;; 박정아[26번]은 쥬얼리, 유수영[31번]은 슈 ㅇ_ㅇ;
_「배틀로얄」─02. " 축하드려요☆ 여러분들의 반이 제 3회 배틀로얄법 적용 학급으로 지정되었답니다☆ "
" 안승호! 일어나봐! 야! "
귀를 뚫을 것 같은 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에 안승호[19번]는 눈을 떴다.
자신은 책상에 앉혀져 있었다. 알지못하는, 처음보는 교실에서.
" 어…? 야, 우리 수학여행 온 거 아니었냐? "
갑자기 일어서서, 자신을 깨운 김동완[1번]에게 묻는 안승호.
김동완 또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
학생들은 모두, 원래 학교의 자기 자리에 앉아서 자고있거나, 일부는 깨어있었다.
어떻게된거지? 안승호는 아직도 상황판단이 되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 딸깍!
갑자기, 스위치를 누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어두웠던 교실의 불이 켜지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러분ㅡ☆ 안녕하세여ㅡ☆ "
10명쯤 되는 군복을 입은, 장총을 든 남자들과 함께 귀엽게 웃으며 등장하는 한명의 소년.
단정한 교복차림에 고 2라고 하기엔 조금 큰 키, 그는 모두가 알고있는 사람이었다.
" 이재원…! 수학여행 오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
한 소년이 소리쳤다.
귀여운 소년, 즉 이재원군은 특유의 싱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아녜요, 수학여행☆
자자, 저는 이제부터 서울 특별시 창조고등학교 2학년 3반의 담임이 될 이재원이라고 해여☆ "
생글 웃는 이재원의 모습에 다들 황당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이재원이 조용한 학급을 둘러보더니, 입을 연다─
" 축하드려요☆ 여러분들의 반이 제 3회 배틀로얄법 적용 학급으로 지정되었답니다☆ "
생글 웃으며, 정말 축하한 듯 박수까지 치는 이재원.
천진난만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있다.
상황파악을 한듯, 윤계상[12번]이 갑자기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친다.
" 말도안돼! 이재원. 너, 장난치는거지?! 웃기는 소리하지마!
너도 우리반인데, 배틀로얄법 지정학급이라면 넌 왜 그렇게 좋아하는건데?! 미쳤냐? "
갑자기 뛰쳐나와 이재원의 멱살을 쥐는 윤계상.
이재원은 멱살을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소를 짓고있었다─
" 그야,ㅡ 저는 오늘부터 이 반의 담임이기 때문이죠☆
저희 아버지가 교육부장관이란건 다들 아시죠?☆
제가 친히 이렇게 부탁했어요☆ "
갑자기, 싱글싱글 웃던 이재원군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한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온걸까, 멱살을 쥐고있던 자기보다 덩치가 큰 윤계상을 밀쳐내어버린다.
─콰당!
교실 바닥을 뒹구는 윤계상,
" 제발, 서울특별시 창조고등학교 2학년 3반을 배틀로얄법 지정학급으로 만들어 달라고☆ "
교탁에 다가가, 무언가를 집어오는 이재원.
" 그리고─ 자리이탈 하면 안되요,… 자리이탈 하면☆ "
이재원의 오른팔에 들려있는 것은─ 권총.
─타앙!
방아쇠를 잡아당김과 동시에, 정확하게 윤계상의 머리를 관통하는 총알.
놀란듯이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윤계상의 심장은 멈춘다.
잠시의 정적. 이재원이 생긋웃으며 말을 잇는다.
" ─이렇게 된답니다☆ "
" 꺄, 꺄아아악ㅡ!! "
누구일까? 한 소녀의 비명소리를 시작으로 여학생들이 비명을 지른다.
─탕, 타앙!
그러나, 이재원의 옆에있던 군인들의 위협사격으로 금방 멈추는 비명.
몇몇 여학생들의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떨리고 있다.
" 자자, 여러분들☆ 이제 규칙설명 해야죠☆ "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윤계상의 시체를 옆에두고 웃으며 서있는 이재원.
항상 귀엽고, 생기발랄하며 가끔씩 어리버리하기도 했던 이재원이 왜 이렇게 잔인하게 변해버린건지.
" 으흠,─ 눈치못챈거 같은데─☆ 여러분의 목을 보세요☆ "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을 만져보는 안승호.
쇠로 된 것 같은, 은빛으로 빛나는 차가운 목걸이가 목에 장착되어있다.
목을 조를 듯이 달라붙은채로.
이 목걸이를 차고있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안승호는 목이 갑갑해져옴을 느낀다.
" 완전방수 특수합금으로 된 퍼펙트한 재질의 100% 신기종☆
절때 빠지지 않죠☆
배틀로얄법 시행 후 3일동안 학생들은 모두 이걸 끼고 있어야 해요☆
심장박동을 체크해서 살아있는지 아닌지를 중앙통제소인 이 학교로 보내줄뿐만 아니라☆ "
잠시 말을 끊는 이재원. 그들을 한번 둘러본 다음. 조심스럽게 말한다.
" 금지구역에 있는 사람, 명령에 불손하는 사람, 억지로 목걸이를 빼려는 사람들을☆
이 학교에서 전파를 역으로 보내서 "펑!"하고 목걸이가 자동폭파하도록 만들죠ㅡ☆ "
'펑!'하는 이재원의 효과음에 깜짝 놀란듯,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던 몇몇 학생들이 목걸이에서 손을 뗀다.
그 행위들을 즐기는 듯 혼자서 킥킥거리던 이재원의 왼팔이 들려짐과 동시에,
무언가가 날아가더니 전진과 떨어진 1분단의 한 여학생의 이마에 맞는다.
'분필인가?'라고 생각했던 안승호는, 잠시 멈추어있는 조혜리[40번]의 이마에 꽂혀져 있는 단검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잠시 미동없이 책상에 앉은 그대로 있던 조혜리는 이마에 칼을 박은 채 그대로 그녀의 오른쪽에 있는 이진[35번] 에게로 쓰러진다.
이진이 하이소프라노의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 꺄아악─!! "
" 이진양?☆ 당신도 죽고싶은가 보죠?☆ "
이재원의 말을 듣고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다시피 하는 이진.
얼굴이 매우 창백해보인다.
이재원이 말을 잇는다.
" 아아ㅡ☆ 저는 다 듣고 말았어요☆
「재수없어, 이재원새끼」라고 하는걸요☆
선생님에게 재수없다니, 새끼라니☆ 가슴이 아픈걸요☆ "
능글거리며 비꼬는 이재원. 평소와는 확실히 다르다.
" 아아, 선생님이 친구 두명이나 죽여버리다니☆
여러분도 재미있는 배틀로얄에 참가하고 싶으시다면 친구와 떠들면 안되겠죠?☆ "
그가 자지러지게 웃는다.
안승호를 비롯해서 이재원과 친했던 학생들은 분노한 듯 그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 「 남은인원 : 39명 」
첫댓글 헐헐헐 ㅡㅡ... 뭐이딴법을 제정하고그러지 참..ㅎㅎ 흠칫하다
ㅋㅋ 담편 기대기대 짱잼서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