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흥사단의 대간팀에 고민 끝에 참여한다.
작년엔가 재작년엔가 철수 형이 대간한다고 나더러 참여해 보라고 할 때
못하겠다고 했었는데, 동양이 같이 하자고 몇번 말한다.
그의 산걸음을 아는지라 걱정도 되지만, 나의 편한 산걸음에 변화를 주고도 싶어 안가본 산에 참여한다.
나의 도시락을 챙겨주기 위해 일부러 광주로 와 잠못자고 새벽부터 일어나
날 태워다 주는 바보에게 미안해 다른 방안을 찾아야겠다 생각하며 비엔날레 주차장에 7시 2분 전에 도착한다.
동양이 파랑색의 솔라티를 막 주차하고 있다.
동양과 처음처럼만 알고 모두 모르는 이들이지만 따뜻하게 환영해 준다.
날 모함해 열명이다. 여성도 3명이 있다.
뒷좌석 끝에 앉아 있는데 옆 안선생이 페북 신청을 했다며 말을 건다.
61년생들이 6명이라고 한다. 나도 61년생들과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차는 강천산휴게소에서 연료를 넣고 함양휴게소 한번 쉰다.
거창읍을 지나 고개를 올라 덕산재에 차를 멈춘다.
언젠가 와본 듯하다.
윤회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고 산을 오른다.
쌀랑하다. 잎없는 참나무 숲의 오르막이 계속이다.
바닥은 녹기ㅣ 시작해 질척인다.
처음처럼은 날듯 사라지고 동양을 따라 부지런히 걷는다.
정대장은 꼿꼿이 서서 후미를 지킨다.
폭포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 처음이 기다리고 있다.
숨 한번 돌리고 지그재그를 오르는 길에 녹지 않은 단단한 눈도 만난다.
11시 쯤이 되니 대덕산 너른 정상에 닿는다.
11시가 되가고 있다.
동양 처음과 사진을 찍고 있으니 햇빛과 후미가 금방 도착한다.
소주 한잔 하자고 배낭을 벗는데 점심을 먹어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침이 일렀으니 점심을 빨리 먹기로 한다.
바람을 피해 자릴 옮기다가 헬기장 벼골 위에 자릴 잡는다.
반찬이 걸다. 술도 여럿이 나온다.
술이 들어가자 내가 비장으로 가져 온 싸구려 연태주도 나누고 만다.
한시간 정도 은성한 점심을 먹고 완만한 내리막을 간다.
앞길의 펑퍼짐한 초점봉과 건너편 삼봉산을 보니 분명 와 본 산이다.
내 카페를 찾아보니 19년에 에이스 따라왔다.
초점산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이다.
잎깔나무 사이 지나 생태터널이 보이는 포장도로 길가 수퍼에 들어간다.
나이든 남자 주인은 기계에 시동을 걸다가 막걸리 두병과 잔만 준다.
우리 안주를 꺼내 막걸리를 마신다.
다시 새로운 산행 시작 기분으로 삼봉산으로 오른다.
초지를 지나 산으로 접어드니 또 힘들다.
고갤 숙이고 숨에 따라 발걸음을 세며 몸을 끌어 올린다.
북사면에 여전히 눈은 남아 있다.
앞서가는 동양의 걸음을 부러워하며 따라 능선에서 쉰다.
후미들이 힘들게 밧줄을 잡고 올라오고 있다.
삼봉산 봉우리 암봉에 햇빛이 먼저 서서 날 찍어준다.
덕유산 설천봉 활강장에 하얀 눈이 보인다.
주변의 산이름을 지난 산행에서 들은 듯한데 잊었다.
난 바위를 오기로 오르고 일행은 사진을 찍고 아래로 지나간다.
동양과 처음은 차를 가지러 간다고 짧은 순간 사라지고 없다.
택시를 불러 덕산재에 가 끌고 올 시간이 많을 듯해 걸음을 늦춘다.
내게 남은 술을 다 비우고 쉰다.
뼈재에서 왼쪽으로 밧줄을 따라 잠깐 내리니 아스팔트다.
백두대간생태교육관은 닫혀 있다.
모두 배낭을 벗고 먼지를 턴다.
난 주변을 돌며 모노레일 정거장에도 올라본다.
한참 후 동양이 차를 끌고 왔다.
4시에 산행을 끝내고 목욕을 하던 일정이 한 시간 이상 늦어져 바로 광주로 온다.
매곡동인지 현대병원 뒤 금모래에 가 국밥을 먹는다.
저녁식사비를 내가 내겠다고 큰소리하며 동양에게 카드를 주니
정대장이 안된다며 10만원만 결재한다.
취해 택시를 잡으러 길로 서니 아래에 버스 정류장이 보여 간다.
26번이 금방 오는데 차는 빙빙 돈다.
바보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더니 나의 뒷쪽에서 나타나 놀래킨다.
술에 취해 또 밥을 달라 하니 비벼주며 술도 같이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