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관련 TV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분리불안으로 인해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 또는 집에 엄마와 같이 있어도 항상 엄마를 확인하는 아이의 행동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리불안은 먼저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를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 분리-개별화
유아들은 공생단계로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인 발달속도에 맞추어 분리-개별화 과정을 거치면서 심리적 탄생이라는 이차적 탄생을 성취해나갑니다. 이러한 이차적 탄생이 아이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아의 심리적 탄생은 엄마와의 분리됨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때문에 Rollo May는 진정한 탄생은 심리적인 탯줄을 끊었을 때 이루어진다고 본 것입니다. 엄마의 모체로부터 영양을 공급받고 의존상태에 있는 상태는 출생 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출생 이전에는 당연하거니와 출생 후에는 아이 자신의 잠재성을 계발하는 데 있어서 엄마와의 의존과 융합 관계는 극복되어야 할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잠재성이라는 역량을 펼쳐지기 위해서는 엄마와의 분화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잠재성 펼치기는 한 개인의 교유한 개성이 펼쳐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엄마와의 융합과 의존상태는 심리적인 탯줄이 아직 연결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Rollo May는 진정한 자아 탄생은 이러한 심리적 탯줄을 끊어야지만 모체에서 아기가 육체적 분리를 이루듯, 아이와 어머니 간의 심리적 분리가 일어나 독립적 개인이 된다고 본 것입니다.
>> 분리불안
분리불안이란 이러한 심리적 탯줄 끊기의 어려움입니다. 정체성 혼란 역시 이러한 분리불안으로 인해 얻어진 실존적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분리불안은 어머니의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유아가 자기 자신과 세계를 인식하는 지각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에 관한 인식을 해나가는 과정과 같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안정적으로 확립되기 위해서는 유아와 어머니 상호 간의 소통적 신호 관계가 확립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아와 어머니의 반복적이 안정적인 관계 패턴은 이러한 의사소통적 신호 체계가 성립됩니다.
유아와 어머니의 상호관계가 공통의 경계 안에 있으나 동시에 분리된 존재로써의 분명한 경계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의사소통적 신호 체계와 경계에 대한 공통 그리고 분리 인식은 아이에게 분리에서 오는 불안을 견디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체계가 교란될 때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의 예측이 어려울 때, 안정을 위한 상호 간 신호 체계가 불분명할 때 분리는 두려운 양상이 되는 것입니다.
분리불안은 멸절 불안과는 다릅니다. 멸절 불안은 상상 속의 불안한 환상이 완전한 현실처럼 경험되는 것입니다. 멸절 불안은 유아 구강기적 경험에서 오는 것으로 무의식적인 불안입니다.
멸절 불안은 매우 가학적이고 박해적입니다. 이는 죽음 충동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망상적이고 편집적인 상태입니다. 강력하고 통제되기 어려운 대상 경험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경험에 대한 구강유아의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신병의 모태가 되는 불안 경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아가 외부 대상을 좋은 젖가슴과 나쁜 젖가슴이라는 분열된 대상 상태로 경험하면서, 나쁜 젖가슴에 의한 공격에 대한 반응입니다.
분리불안이 이러한 멸절 불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분리불안은 멸절 불안과는 다릅니다. 그것보다는 불안의 강도가 덜하며, 충분히 의식적일 수 있고,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공생적 관계의 맥이 끊어지는 경험으로 이것이 세계에서 흥미가 아니고, 대상에의 안정적인 애착 상태가 아니라면 매우 불안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유아의 불안을 이해한다는 것은 원 대상의 불안을 이해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즉 어머니의 심리 정서적 상태가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머니의 불안 상태는 아이의 불안 상태에 직접적입니다.
밀러는 어머니가 아동이 발육하는 데 필요한 것을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엄마의 불안함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불만족스러운 제공물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엄마의 신체와 기타 제공되는 것이 불안 하다면 불만족스러워지고, 아이는 자신의 욕구가 충족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쩌면 더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받긴 하지만 그것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불안은 아동에게 전달됩니다. 이렇게 엄마의 불안을 먹은 아동은 어머니의 공생적 관계를 맺는 데 장애가 될 것입니다.
어머니 자체가 충분히 분화된 상태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라면 아이의 분리 움직임에 큰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머니 스스로 정체성과 분리된 존재로서의 아이의 정체성 혼란은, 상호 경계 미분화를 뜻합니다.
>> 아이의 정체성 형성은 어머니의 상태와 매우 밀접합니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형성하고 유지하고자 하는데 이는 엄마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입니다. 도리어 어머니가 아이에게 매달리며, 아이가 원할 때가 아닌 엄마가 원할 때 언제든 아이를 통제하거나 안아 줍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안정되면 아이를 멀리합니다. 또 다른 경우는 아이가 자신에데 다가올 때 기뻐하며 보상하고, 분리하려 하면 처벌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독립적인 모습을 볼 때 엄마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가 어머니에게 순종적이고 유약한 모습을 보일 때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이는 양상들은 어머니의 불안한 상태가 아이에게 전달되는 모습이고, 이러한 상태일 때 아이는 갖가지 분리에 대한 불안을 보이게 됩니다.
Winnicott은 아이의 홀로 있을 수 있음은 하나의 성취된 능력으로서, 그러한 능력은 누군가가 곁에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신뢰할 만한 부모 대상 경험이 내재화되어 분리를 견디고 과도한 불안에 함몰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 획득되었을 때, 함입된다는 공포 없이 같이 있을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정체성 형성은 이러한 공포를 통과한 성과물입니다. 타자와의 분리 그러면서도 타자와 함께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Winnicott이 말하는 홀로 있을 수 있고 동시에 누구와 더불어 있을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정체감 획득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분리불안 심한 우리아이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까요?
첫째, 적응력의 개인차를 인정합니다.
유치원은 아이가 낯선 얼굴을 접하면서 맨 처음 시작하는 사회생활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입학이 아이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란 점을 인정해야합니다.
입학과 더불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분리불안증이므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심하게 불안감을 나타냅니다. 과거에는 초등학교 입학 때 이런 증상이 많았지만 요즘엔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서 흔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이런 아이는 불안감으로 자다가 자주 깨거나 잠들기 힘들어하는 수면 장애를 보인다"고 말합니다. 또 아침만 되면 ''배가 아프다'',''머리가 아프다''는 등 여기저기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유치원에서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며 매달리는 아이도 많습니다.
이때 빠른 적응을 유도한다며 아이를 유치원에 혼자 두고 사라지는 부모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아이의 뇌리에는 ''유치원(학교)=절대 가기 싫은 곳''이란 나쁜 인식이 심어져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따라서 처음 1주에서 1개월 정도는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등교하는 등 낯선 상황에서 아이가 ''안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아이가 힘들어할 때 ''이럴 땐 이렇게'' 하는 식의 일반론을 적용 시키기보다 아이의 성격, 개성, 환경 등을 고려해 편안한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입학식 전 아이와 함께 유치원을 찾아 미리 구경도 시키고, 담당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며 친근한 인상을 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둘째, 사회생활 적응법을 일러줘야 합니다.
입학 전 또래와의 원만한 생활을 위해선 어릴 때부터 ''친구에게 양보하기'', ''물건 주고받기'' 등 공동생활에 필요한 기본 덕목을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에게 ''내게 소중한 물건은 친구에게도 소중하며, 남의 물건에 대해선 상대방의 양해를 분명하게 얻은 뒤 사용해야 한다''고 교육해야 합니다.
또 ''내가 양보할 때 친구도 내게 뭔가를 양보한다''는 사실도 반복해 들려줘야 한다는 것. 부모가 아이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등의 말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본보기를 보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초등학생에게는 담임 선생님이나 학교는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합니다. 즉 학교에서는 ''이러면 혼난다''는 식의 엄포를 놓기보다 ''선생님은 나를 돌봐 주는 사람'', ''학교는 새로운 곳을 배우고, 또래와 어울리는 재미있는 장소''란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수업은 정해진 시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학습을 하는 등 유치원생활보다 규율이 엄격합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제시간에 등교하기, 수업시간에 딴짓 안 하기, 숙제하기 등 기본적인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단 이때 아이의 숙제 등을 도와는 주되 대신하지는 말 것. 또 매사에 강제성을 띠지 말고 귀찮더라도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반복 설명해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셋째, 부적응 아이는 전문가 상담을 받도록 합니다.
개학 후 한두 달이 지났는데도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할 때, 또 학습시간에 유난히 ''튀는 아이''로 지적을 받을 때, 집에서 이전과 다른 엉뚱한 행동이 눈에 띌 땐 속히 소아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단체 학습이라는 힘든 상황에 노출되면 아이에게 잠재해 있던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릴 땐 ''그저 부산하다''고 느낄 정도지만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불안증도 심해지면 수면 장애뿐 아니라 낮 시간 활동에도 지장을 줍니다. - 중앙일보 기사인용
문헌출처: 1) 자기분화의 촉진을 위한 상담 효과에 관한 연구-아동의 증상 완화 및 부모의 자기분화와 양육 태도의 변화에 대해-,호서대학교 대학원,목회상담학 전공,이상미,2019
2) 중앙일보 기사인용-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홈페이지
http://1004pr.co.kr/kccp/bbs/board.php?bo_table=602&wr_id=5&sfl=wr_subject&stx=%EB%B6%84%EB%A6%AC%EB%B6%88%EC%95%88&sop=and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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