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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재생되고 있는 노래, 하동균과 김보아(와 맹지나, 전혜원)이 함께 부른 '다시 사랑한다면' 을 듣고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노래의 가사에서 따온 부분도 군데군데 있구요. 되도록이면 노래, 함께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 소설이지만, 극본의 형식을 하고 있습니다. 독특하지만, 즐겨주세요 :)
-다시 사랑한다면-
#프롤로그.
여자, 어깨에 맸던 핸드백을 바닥에 내던진다.
남자, 지친 표정으로 머리에 손을 갖다 댄다.
여자 : (격앙된 목소리로) 야, 됐어. 관둬! 나도 너 이제 지긋지긋해!
남자 : (질린 표정으로) 그만 좀 해.
여자 : (흥분해서) 그래, 그만 하자. 이렇게 지지고 볶는 것도, 우리 사이도!
남자, 어이가 없다.
여자 : (여전히 높은 목소리로) 그만 하자며! 말 그대로, 관두자고!!
남자 : (아연한 기색으로) 그래, 마침 잘 됐다. 헤어지자.
여자 : (눈에 눈물이 고인다) 뭐? (눈가를 옷 소매로 문지른다) 하. 알겠어. 그래! 헤어져!
여자, 바닥의 가방을 집어들고 돌아선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거칠게 걷는다.
길 끝으로 멀어진 여자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남자, 담배를 꺼낸다.
남자 : (씁쓸한 목소리로) 잘 됐어. 잘 된 거야.
남자, 하늘을 빤히 쳐다본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어둡다.
#1. 음식점
멀쩡한 얼굴의 여자, 친구 네댓 명과 떠들면서 음식점 안으로 들어온다. 테이블에 앉아 제일 먼저 메뉴판을 펼치는 여자.
옆에 남자 후배가 앉자 말을 건다.
여자 : (메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현우야, 뭐 먹을래?
일동, 동작을 멈추고 여자에게 시선이 쏠린다.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에 여자, 눈을 들어 친구들을 살핀다.
여자 : (의아하게) 왜?
작게 한숨을 쉬는 여자의 친구.
친구 : (한심하단 어투로) 걘 정훈이야.
여자 : (당연한 얘길 한다는 듯 친구를 보며) 알아. (다시금 의아하게) 그게 뭐? 왜?
후배 : (조심스럽게) 선배 방금, 절 현우라고 불렀어요.
순간 굳는 여자. 그러나 웃으며 손을 젓는다.
여자 : (웃음을 섞어) 에이, 설마.
여자, 고개를 메뉴판으로 돌린다. 시선을 떼지 않는다. 잠시 정적.
여자 : (작은 목소리로) ···정말?
친구 : (나무라듯) 그래, 이 등신아. (한숨 섞인 말투로) 에휴, 저거···
여자 : (후배에게) 미안해, 정말. 말이 헛나왔어. (하하 웃는다) 나 왜 이러냐...
친구 : 그걸 정말 몰라서 묻냐, 멍충아.
여자, 멍하니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친구들, 각자의 대화에 열중하고 여자는 혼자 생각에 빠진다.
#2. 길거리
남자, 친구와 통화하며 길을 걷고 있다.
남자 : (흔쾌히) 좋아, 시간 널널해.
[친구 : 진짜 괜찮지? 그럼 금요일로 잡는다!]
남자 : 그래.
[친구 : 근데 너 회 싫어하지 않나? 장소가 어쩌다 보니 횟집이다, 야.]
남자 : (의아하게) 나 회 안 싫어하는데?
[친구 : 그래? 근데 왜 맨날 횟집에서 모이면 안 왔냐?]
남자 : (피식 웃는다) 이선영이 싫어했던 거지, 난 괜···
남자, 순간 말을 멈추고 길 건너편의 한 여성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다.
귀에서 떨어진 수화기에선 친구의 물음이 울리지만 남자는 그 여성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마치 아는 사람을 발견한 것처럼 다가가려다 멈칫, 선다.
[친구 : ···야! 왜 그러냐니까?]
남자 : (멍하니) ···아, 아니야. 뭐라고 그랬냐?
통화를 건성으로 하며 건너편에서 액세서리 가판대를 살펴보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눈을 가늘게 뜨고 본다.
머리핀을 들고 친구에게 보여주며 웃는 모습이, 여자와 겹친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다시 보니 다른 사람이다.
남자, 허탈하게 웃는다.
내레이션(남자) : 또다. 헤어진 그 날부터, 길에 그녀와 닮은 여자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만약 맞아도 말도 못 걸 거면서, 순간 다가서고 만다. 중증이다.
#3. 옷가게
여자, 블라우스를 붙들고 점원과 흥정을 한다.
여자 : (엄포를 놓듯이) 이거, 솔직히 만원은 깎아주셔야 돼요. 옆 동네에선 삼만원에도 판다고요.
점원 : (곤란한 얼굴로) 손님, 저희도 그러고 싶은데, 진짜 딱 정가로 나와서요.
여자 : (간절하게) 언니, 제발요. 진짜, 깎아주시면 꼭 살 건데. 저 이거 진짜 입고 싶은데, 사만 팔천원은 너무 비싸요.
이번에 깎아주시면, 다음 번에 돈 생기면 꼭 이리로 다시 올게요.
점원 :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잠시만 기다리세요.
카운터로 간 점원, 이것저것 뒤적이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통화를 마치고 여자 쪽으로 다시 온다.
점원 :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님, 그럼, 사만 사천원에 드릴게요.
여자 : (화색이 돌며) 정말요? 우와, 고맙습니다!!!
(금세 표정을 바꿔) 근데, 깎아 주시는 김에, 사천원만 더 깎아서 딱 네 장으로 깔끔하게 하면, 안 될까나...
점원 : (기가 차다는 듯 웃더니) 사만 삼천원. 더 이상은 안 돼요.
여자 : (손으로 2를 만들며) 사만 이천원!
점원 : (체념한 듯) 알겠어요, 사만 이천원. 그 대신, 다음번에 꼭 다시 와요.
여자 : (기쁜 얼굴로) 네! 아우, 진짜 고마워요. 꼭 올게요.
여자가 싱글벙글 웃으며 옷을 내밀자 점원이 카운터로 가져가 계산을 한다. 여자, 카드를 건네주고는 휴대폰을 꺼낸다.
내레이션(여자) : 아싸, 육천원이나 깎았네. 현우한테 자랑해야지. 아마 그게 뭐가 그렇게 좋냐고 놀리겠지만.
여자, 단축번호 1번을 누른다.
휴대폰 화면에 「지정되지 않은 단축번호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내레이션(여자) : 아. 우리, 헤어졌지.
여자, 휴대폰을 가방에 도로 집어넣고 웃는 얼굴로 쇼핑백을 받아든다.
뒤돌아 나오는데, 눈물이 핑 돈다. 손을 눈가에 갖다대고 꾹꾹 누른다.
내레이션(여자) : 방금, 또 한 번 헤어진 기분이다.
휴대폰을 다시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여자.
여자 : (웃으며) 그래, 미영아. 나야. 밥 먹었어? 응, 있잖아, 내가 지금 옷값을 얼마나 깎았는지 아니? 그래. 왕창 깎았어.
응? 아니야····
여자,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간다.
#4-1. 커피전문점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는 남자.
남자 : 아메리카노 하나, 녹차라떼 하나요.
점원 : 아메리카노, 녹차라떼 둘 다 작은 사이즈로 하시겠습니까?
옆에 함께 서 있던 남자의 일행, 남자를 톡톡 친다.
일행 : (황당한 표정으로) 전 카페모카 마실 건데요···
(점원에게) 카페모카로 바꿔주세요. (다시 남자에게) 녹차라떼라니, 취향 독특하네. 전 여친이 좋아하기라도 했나 보죠?
#4-2. 회상
여자 : (음료를 한 모금 마시고 행복한 표정으로) 음~ 역시 이 맛이야!
남자 : (웃으며) 맛있냐?
여자 : (음료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인다) 완전. 너도 먹어볼래? (컵을 남자에게 들이민다)
남자 : (고개를 뒤로 빼면서) 난 됐네요.
여자, 그런 남자를 보며 깔깔 웃는다. 남자, 여자를 따라 웃음이 번진다.
#4-3. 다시 현재
일행, 쟁반을 들고 자리로 향한다. 남자, 그 뒤를 따라 자리에 앉는다.
카페모카를 물끄러미 응시한다.
#5. 여자의 집.
터덜터덜 방에 들어온 여자, 불을 켜고 바닥에 쇼핑백을 던져두고는 침대 위로 풀썩 엎어진다.
시트에 얼굴을 묻은 채로 가만히 있는다.
내레이션(여자) : 생각하지 말아야지. 다 잊었으니까.
여자 : (얼굴을 묻고 있어 웅얼거리며) 나, 다 잊었으니까.
몸을 일으키더니 마음을 다잡듯 뺨을 찰싹 때리고는 외투를 벗어 건다.
양 팔을 걷은 여자, 이불을 탁탁 털고 바닥의 옷가지를 건다.
어질러진 책상을 보고, 다가가 정리를 시작한다. 필기구를 가지런히 꽂고 한켠에 쌓여 있던 책들을 책꽂이에 꽂는데,
책장 사이에서 뭔가 툭 떨어진다. 집어드는 여자. 남자와 찍은 사진이다.
내레이션(여자) : 다······ 잊었다.
천천히 쓰레기통에 사진을 버리는 여자.
#6-1. 남자의 방.
남자, 방을 쓸고 있다. 쓸다가 침대와 벽 사이에 떨어진 종이조각을 발견한다.
주워 뒤집어 본다. 여자가 쓴 편지다. 첫머리에 축! 200일! 이라고 써 있다.
#6-2. 회상.
지금보다 앳되 보이는 남자, 침대 위에 누워 편지를 읽으며 즐거워 한다.
#6-3. 이어서 회상.
역시 앳된 모습의 여자와 마주앉아 있는 남자.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자 : (풀죽은 목소리로) 어디 있는지 결국 못 찾았어. 미안···
여자 : (장난스런 말투로) 뭐가 그렇게 미안해. 됐어, 집안 어딘가 있겠지. (다정하게) 다시 써줄게. 또 써주고, 또 써주고
그럴게. 걱정 마. (환하게 웃으며) 만약 나중에 그거 찾으면, 서로 비교해 봐도 재밌겠다.
#6-4. 현재.
가만히 침대에 걸터앉는 남자. 편지를 손에 쥐고, 허공을 응시한다.
#7-1. 여자의 방.
여자, 사진을 도로 꺼내 손으로 만져 본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내레이션(여자) : 넌 다 잊었는데. 너와의 기억은 도저히 못 잊겠다. 잊을 수가 없다···
사진 위에 눈물이 떨어지면 손으로 문질러 닦고, 또 떨어지면 또 닦고, 또 닦는 여자.
사진 속 남자의 찌푸린 미간을 어루만진다.
여자 :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인상 펴고 찍자 그랬잖아, 바보야··· 니 사진은 이거 하나 뿐인데···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여자. 흐느낀다.
#7-2. 남자의 방.
편지를 읽어내리는 남자. 씁쓸한 한숨을 내쉰다.
내레이션(남자) : 다 버린 줄 알았는데, 하나 남아 있었다.
다 읽은 남자, 끝의 사랑한단 말을 손으로 가만히 쓴다.
내레이션(남자) : 이거 하나, 버리질 못했다.
얼굴을 손으로 쓰는 남자. 고개를 푹 숙인다. 편지를 꼭 쥐자 구겨진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외투를 걸쳐 입고는
서둘러 방을 나선다.
#7-3. 여자의 방.
여자, 어느덧 목이 메어지도록 운다.
내레이션(여자) : 그립다. 그립다. 혼자란 건 너무 슬프다. 네가 너무 그립다.
계속 내 손을 적시는 눈물처럼, 널 향한 마음이 자꾸 새어 나온다.
#7-4. 밤의 거리.
남자, 어디론가 급히 향한다. 길가에 서서 택시를 잡으려 하지만 잡히지 않는다. 포기하고 뛰기 시작한다.
버스에 올라타 숨을 몰아쉰다. 창 밖 풍경이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내레이션(남자) : 내가 어떻게, 널 잊을 수 있다 생각했을까.
버스에서 내려 주택가로 뛰어들어간다.
#7-5.
우는 여자, 어딘가를 향해 뛰는 남자가 번갈아 비친다.
내레이션(여자) : 사랑한다. / (남자) : 사랑한다.
내레이션(여자) : 처음부터. / (남자) : 아직까지도.
(여자, 남자) : 네가 없는 내가 너무 낯설다.
#8. 여자의 방
가슴에 손을 얹고 울음을 멈추는 여자, 눈물을 훔치며 일어나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둔다.
그걸 빤히 보다가 또 울컥해 사진을 엎는다. 뒷면에 써 있는 영원히 함께하잔 문구를 보고 또 다시 울음이 터진다.
흐느낌을 참아보려 입을 막는다.
내레이션(여자) : 너와 사랑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일 먼저, 꼭 껴안아 주고 싶다.
그 다음엔, 사랑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사랑할 것이다. 이렇게 아플 일 없게, 온 가슴을 다해 너를 사랑할 것이다.
여자, 휴지를 집어들어 얼굴을 닦는다. 무심코 창가를 내다본다. 골목길은 어둑해지고, 가로등이 켜져 있다.
멍하니 밖을 쳐다본다. 골목 끝에서, 한 남자가 뛰어온다.
여자 : (자기도 모르게) 현우처럼 뛰네··· (헛웃음을 지으며) 현우가 여기 있을리가 없지.
돌아서던 여자, 급하게 다시 창가에 가까이 서서 바깥을 살핀다.
#8-2. 여자의 집 앞 골목
남자, 호흡을 고르며 불 켜진 창문을 쳐다본다.
내레이션(남자) : 네가 보고 싶다. 아니, 보고 싶지 않다. 두렵다.
나 없이 잘 있단 말이 사실이라면 어쩌지. 날 보고 아무렇지 않으면 어쩌지.
난 네가 있을 방 창문을 보는 것만으로 이렇게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
서성이는 남자. 마른세수를 한다.
#8-3. 여자의 방.
남자를 알아본 여자, 막을 틈도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훔친다.
여자 : (울먹이며) 바보야, 여길 왜 왔어, 나 같은 거 뭐가 이쁘다고···
창 밖의 남자에게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여자 : 거기서 여기가 가까운 것도 아니잖아, 어쩌자고 왔어···
여자, 얼굴을 손으로 가린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나무람을 중얼거린다.
여자 : 저기서 추운데 뭐하는 거야··· (작은 목소리로) 얼른 가.
#8-4. 여자의 집 앞.
남자, 고개를 더 들어 하늘을 본다. 별이 하나도 없는 흐린 밤하늘을 가만히 쳐다보는 남자.
내레이션(남자) : 그래도, 보고 싶다.
다시 창문으로 시선을 옮기는 남자. 곧 바닥으로 고개를 떨군다.
내레이션(남자) : 그래도, 아프진 말았으면 좋겠다. 날 기억해 아프다면, 차라리 잊고 웃는 게 낫다.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는 건, 너보다 내가 더 잘 아니까.
천천히 돌아서는 남자.
#9. 여자의 집 앞.
여자 : (애써 울음을 참으며) 야, 정현우! 너 어디 가!
남자, 걸음을 멈춘다.
여자, 남자 쪽으로 뛰어온다. 남자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여자 : (남자의 팔을 잡으며) 너 왜 이렇게 말랐어. 밥 제대로 먹고 다니는 거 맞아? 또 아침 안 먹지.
그리고 추운데 이렇게 얇게 입고 오면 어떡해. 아직 쌀쌀하니까 잘 입고 다니란 말이야.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삼킨다) 동아리엔 또 왜 안 와. 애들이 다들 얼마나 걱정하는지···
남자, 여자를 세게 끌어안는다.
여자 : ···알아?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10. 여자의 집 앞.
남자, 여자를 안은 팔에 힘을 준다.
남자 : (잠긴 목소리로) 이선영.
여자 : 여긴 왜 왔어, 일, 이십분 거리도 아닌데···
남자 : (낮은 목소리로) 선영아.
여자 : ···왜.
남자 : (애타게) 선영아.
여자 : 왜.
남자 : (금방이라도 꺼질 듯 작게) 선영아···
아픔을 참아내는 것 같은 남자의 목소리에 여자, 감정이 복받친다.
여자 : (울먹이며) 왜, 바보야.
대답없이 더 꼭 끌어안는 남자. 여자, 안긴 채로 남자의 얼굴에 손을 뻗는다.
여자 : (나무라듯) 잘 지낸다며 얼굴은 이게 뭐야···
남자 : 이거··· 꿈 아니지.
여자 : (조용히) 꿈이야.
그 말에 남자, 화들짝 놀라 여자를 품에서 떼어내고 샅샅이 살핀다.
그 모습에 여자, 눈물 맺힌 눈으로 웃으며 남자를 꼭 껴안는다.
여자 : 뻥이야. 이런 것도, 꿈에 있었어? 없었지?
멍하니 있던 남자,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여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여자, 남자의 등을 토닥인다.
내레이션(여자) : 왜 이제서야 알게 됐을까.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줄 사람, 그게 너라는 걸.
왜 몰랐을까, 내가 너를 이렇게 사랑한다는 걸.
#에필로그 - 커피전문점.
남자, 카운터에서 주문한다. 여자는 한 편으로 비켜서서 커피 매뉴얼을 읽어보고 있다.
남자 : 아메리카노 하나, 녹차라떼 하나요.
지나가던 여자, 지난번에 남자와 함께 왔던 여자다.
女 : (반가워하며) 어! 또 녹차라떼 시켜요? (놀리듯) 옛 여자가 좋아했던 거, 자꾸 여자들한테 시켜주지 말라니까?
독한 남자네.
여자, 조용히 남자를 쏘아본다. 남자, 여자의 눈치를 보며 女의 말을 무시하려 한다.
여자 : (남자에게 눈을 고정하고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한다) 옛. 여.자.가 좋아했던 거요?
女 : (여자의 존재를 이제서야 알아차린듯 놀라며) 어머! 죄송해요···
여자 : 전 여자친구도 좋아했나보죠? (남자를 향해 방긋 웃는) 이거 진짜 우연이네, 나랑 좋아하는 게 같다니···
女 :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정말 죄송했어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여자, 자기 테이블로 돌아가는 女를 흘깃 보더니 남자에게 낮게 속삭인다.
여자 :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누구니?
남자 : (쩔쩔매며) ···그냥 잠깐·····
여자 : 스타일 괜찮네~ 쟤한테 내 얘기했나 보다?
남자 : 아냐! 어쩌다 보니 실수로···
여자 : 실수는 무슨····· (표정을 굳힌다) 이 바람둥이 자식.
남자 : (발끈한다) 왜 얘기가 그렇게 돼!
여자 : (장난스럽게, 짐짓 토라진 표정으로) 바람둥이. 카사노바.
남자 : 야, 너 진짜, 그 때 상황이···
여자 : (깐죽대며) 뭐? 왜?
남자 : (여자를 바라보다 피식 웃는다) 됐다.
여자 : (궁금한듯) 왜? 왜!
남자, 쟁반을 들고 빈 자리로 향한다, 여자, 남자 뒤를 졸졸 쫓아가며 이유를 캐묻는다.
그러나 남자가 얘기해줄 것 같지 않자 그냥 녹차라떼를 집어든다.
여자 : (음료를 마시며) 칫, 치사하긴.
남자 : (웃으며) 진짜 그거 맛있긴 하냐?
여자 : (남자에게 불쑥 내민다) 먹어 볼 거냐고~
남자 : (고개를 뒤로 빼 피한다) 됐어, 됐어!
여자, 깔깔 웃는다. 남자도 예전처럼 여자의 웃음을 따라 환하게 웃는다.
다시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가기만을 바라는 것은 바보같은 상상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상상보다 더 바보같은 현실도 존재한다.
점차 무뎌져 가던 사랑을 헤어지고 나서야 깨닫는 것 같은 일들 말이다.
그렇기에 사랑은 언제나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그래도 행복하게 만든다.
미안하단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 만든다······
그러니 우리, 지금 사랑하고 있든, 사랑을 찾고 있든, 사랑을 잃었든, 더 많이 사랑하자. 더 늦기 전에···
다시 사랑한다면 (Feat.김보아,맹지나,전혜원) - 하동균
좋은 일들이 있을 때 너의 이름 부를 때
다 잊었다고 믿을 때 니 사진 한장이 눈에 띌 때
하얀 내 눈물이 흐를 때 작은 내 손을 적실 때
누군가 보고 싶을 때 혼자인 사실이 서글퍼질 때
멀리 왔어도 나 그때로 돌아가 날 사랑했던 시간 속에
*하루도 하나도 잊지도 못한채로 난 널 그리워해 아직
또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다가와도 나 널 사랑할께 많이
너와 닮은 사람 만날 때 너와 같은 향기 스칠 때
너를 꼭 안는 꿈꿀 때 그 꿈이 짧아서 아쉬울 때
한숨이 눈치 없이 나올 때 자꾸 니 생각이 커질 때
왜 난 니 집 앞에 있는지 너의 방 안이 궁금한지
이미 난 늦었지만 그때로 돌아가 니 곁에 살던 시간 속에
*하루도 하나도 잊지도 못한채로 난 널 그리워해 아직
또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다가와도 나 널 사랑할께 많이
내 이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사랑해란 말 보다도 먼저 미안해 말할께
내가 사랑할 그 사람 또 나를 사랑해 줄 사람
왜 이제서야 너라는 걸 아는지
나처럼 하나도 잊지도 못 할 때면 난 뒤돌아 갈께 다시
또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오기 전에 널 너를 사랑 할께 많이
하루도 하나도 잊지도 못한채로 너를
또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다가와도 널 사랑할께 많이
미안해 늦기 전에 내 맘 깊은 곳에 그 말을 할께
널 사랑해 더 늦기 전에
나 이제 널 아프게 하는 일 없을거란 거 믿어줄래
가사 출처 : Daum뮤직
첫댓글 우왕~~~사랑의 힘은 대단한가봐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사랑을 해 보고 싶네요ㅎㅎ
와 진짜 재미있게 읽었어요 울기도 하고.. 아 정말 잘 읽고갑니다 완전 잘쓰시는데요? 감동이에요 원래 하동균씨를 좋아해서 그런가 이노래 너무 좋아요 너무너무 잘 보고갑니다 다음에도 건필해주세요 완전 잘 읽고갑니다
고맙습니다! 노래 정말 좋죠^^ 잘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해요ㅎㅎ 다음에 또 뵈었으면 좋겠네요!
한번 훑어보고 '으억 언제다읽지?'하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그생각을 했던 제가 이해가 안갈정도로 너무 재미있네요.
다음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ㅎㅎㅎ 기대해주신 것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