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6월 27일 목요일 (연중 12주간)
제일권
시편 2편
1 어찌하여 나라들이 술렁대는가? 어찌하여 민족들이 헛일을 꾸미는가?
2 주님을 거슬러, 그 기름 부은 자를 거슬러: 세상의 왕들은 들썩거리고, 왕족들은 음모를 꾸미며
3 “이 사슬을 끊어버리자!”, “이 멍에를 벗어버리자!” 한다마는
4 하늘 옥좌에 앉으신 야훼, 가소로워 웃으시다가
5 드디어 분노를 터뜨려 호통치시고, 노기 띤 음성으로 호령하신다.
6 “나의 거룩한 시온산 위에, 나의 왕을 내 손으로 세웠노라.”
7 나를 왕으로 세우시며 선포하신 주님의 칙령을 들어라.
“너는 내 아들, 나 오늘 너를 낳았노라.
8 나에게 청하여라. 만방을 너에게 유산으로 주리라. 땅끝에서 땅끝까지 너의 것이 되리라.
9 저들을 질그릇 부수듯이 철퇴로 짓부수어라.“
10 왕들아, 이제 깨달아라. 세상의 통치자들아, 정신을 차려라.
11 경건되이 주님께 예배드리고, 두려워 떨며 그 발아래 꿇어 엎드려라.
12 자칫하면 불붙는 그의 분노, 금시라도 터지면 살아남지 못하리라.
그분께 몸을 피하는 자는 모두 다 복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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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나라들이 술렁대는가? 어찌하여 민족들이 헛일을 꾸미는가?’
시편 2편은 이런 부르짖음으로 시작합니다.
보통 이 시편을 메시아에 대한 예언시 중에 가장 명료하게 메시아에 대해 노래했다고 말합니다. 주님의 기름 부음 받은 이는 다윗의 후손에서 나올 것이고, 주님께서 거룩한 산 시온에 세운 임금이 될 것이라는 노래입니다.
장차 오실 메시아에 반대하는 세상 통치자들은 주님이 온 세상의 주권자임을 깨닫고, 주님께 순종해야만 진노를 면할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그분께 의지하여 사는 사람은 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노래합니다.
시편 1편과 오늘 시편 2편은 시편 전체의 서론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시편의 대문 역할을 한다고도 하죠. 1편과 2편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참 행복의 길은 주님의 가르침과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사는 것과 고난을 당하면 그분께 피신하는 것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인은 주님과 그분께 기름 부음 받은 메시아의 뜻을 거스르는 것 즉 그분을 거역하는 것이 세상의 통치자들이 하는 일이라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들의 행태를 가소로워하시다가, 교만이 더 강해질 때는 진노하신다고 노래합니다.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를 권력과 힘의 논리로 생각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우리는 오늘 이렇게 묵상합니다.
1편에서 복 있는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묵상하고 새기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사실은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그렇게 살도록 힘쓰는 사람은 교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의 왕 노릇을 하려는 자, 교만하며 으스대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진정한 힘과 영적 권위를 인정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세상의 권력과 인간이 만든 논리와 해결 방식에만 집중하지 말고, 조금 더 넓고 깊은 인식의 눈을 열어 주시기를 청합시다. 왕이 될 자격이 없는 자가 왕 노릇 하려는 교만과 방종이 우리 가운데 없는지 헤아리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세상의 이치로 보면 여기 우리는 보잘것없고, 힘없는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다스리시고 이끄시는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가장 귀하고 중요한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눈으로 우리 주변을 살펴야 하겠습니다.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하느님께 얼마나 귀하고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늘 깨닫고
감사하며 살도록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사는 사람이 다른 이들 또한 존중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나와 조금 다른 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존중하며 귀를 기울이며 사는 모습이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새겨봅니다.
“너는 내 아들, 나 오늘 너를 낳았노라.”
이 뜻을 깨닫고 감사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