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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미학]
"사랑해 강이나."
"그래? 그럼 죽어."
"야..너 진짜...."
"정한빛. 내가 말했지? 사랑한다는말 함부로 하지말라고. 그리고 나한테 사랑한다, 좋아한다 이딴 말하지마. 역겨우니까."
세걸음 정도를 사이끼고 마주보고 있는 두남녀.
한빛이 한발 다가서자 이나가 두걸음 물러선다.
언제나 이랬다.
자신에게 다가오는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이나는.. 한걸음 다가가면 두세걸음씩 달아났다.
그러다 보니 2년을 알고지낸 (솔직히는 한빛이 일방적으로 쫒아다닌) 동안 그 세걸음의 거리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왜 너만 몰라?"
"나한테 이러지마."
"내가 널사랑한다고!!"
"내가...널 사랑하지않아."
미친듯이 소리지르는 한빛에 대한 연민보다 자기보호에관한 본능이 더큰건지 두발자국 더 물러나 버린다.
"제발 강이나."
간절한 한빛의 목소리에 흔들릴법도 하건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그렇듯 '미안'하단 말뿐.
처음엔 이런 자신의 사랑을 원망했었다.
특별히 예쁘지도 않고 애교나 귀염성 따윈 찾아보기힘든 이나에게 뭐가끌려 2년을 쫓아다닌건가하는 의문도 들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끝에 나온 결론은 하나였다.
그래도 이나를 사랑한다는것.
"바라만...보는것도 싫니?"
"....부담스러워."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이나의 얼굴엔 아무 감정도 실려 있지않다.
그런 이나에게 따듯한 미소를 바라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눈을 맞추고 이야길하고 싶다고 느끼는 한빛..
그러나 이내 포기한듯 한숨을 푸욱- 내쉰다.
"미안하다...그래도...나 너 포기 못한다...니맘은 내가 돌려 세울수도 있는거니까..."
"...2년동안 안됀게...20년이 지난 다면 됄꺼라고 생각해?"
비웃음 섞인 어조.
하지만 그속에 담긴 말은 제발 나좀 잊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말이란걸 알기에 한빛은 씁쓸히 웃기만한다.
그런 한빛을 외면 하고는 돌아서 버린다.
늘 그래왔듯 온다간다 한마디의 인사도 없이..
"진짜...내가 죽으면 날 봐줄꺼냐...?"
이나가 사라진 자리에서 허ㅌ탈한듯 중얼거리는 한빛의 머리가 바람에의해 흐트러진다.
'딩동댕동. 댕동딩동'
"야. 또 차였냐?"
"차이긴 무슨..."
쉬는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교실로 들어온 한빛.
심란한듯한 얼굴의 한빛이 재밌는건지 그의 친구들이 그의 주변에 몰린다.
"야. 강이나는 안됀다닌까?"
"안돼면 돼게할꺼야. 처음엔 오기였는데...이젠 사랑이다."
"미친..야 그년도 독종이지만 니 새끼도 존나 독종이다."
"....이제 알았냐?"
"얌마 정신차려. 강이나 그 기집애 전남친 왜죽었는지 아냐? 너 그거 알면 그년한테 오만가지 정 다떨어질껄?"
장난으로 시작한 내기에 진심을 비추기 시작한 한빛이 걱정된건지 하준이 슬슬 걱정된다는듯 이나에게서 그를 떼내려고 한다.
장난치고 꽤 오래 지속됐던 장난이기에 겁이나는건지 생각나는대로 마구 뱉어낸다.
"야 그년 취미가 남자 죽이기야. 알아? 너 임마 죽어 그러다!!"
"....상관없어."
"허..참..이새끼 완전 홀렸구만?"
"....나좀 잘랜다. 깨우지마라."
하준의 말이 듣기 싫은건지 눈과귀를 막으며 책상에 고갤 묻는다.
남자...죽이기가 취미라...
하준이 마구지껄인 말을 되뇌이며 이나의 시린 표정을 떠올린다.
2년동안 제대로 본적없는 그녀의 눈동자는 얼마나 예쁠까라느생각이들며 그녀가 웃었으면 좋겠다는 바보같은 생각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스스로가 어이가 없었는지 피식- 한숨섞인 웃음을 뱉어낸다.
사랑하는데...그거면 다됄줄알았는데...
지금껏 자기가 사랑했던여자들은 모두 그녀들이 다가왔었고 예쁘고 귀여운 여자들에게 둘러 쌓여지내다보니 왠만큼이쁘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이번경우는 제가 먼저 다가갔는데도 거절당했다.
그리고..그뒤도 2년이란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그녀의 대답은 여전히...NO..
사실 애초부터 장난이 아니였다.
친구녀석이 가리켰던 이나의 모습은 마친 작은 고양이 같았다.
사람의손에 길러지고 사람에의해 버려진 들고양이.
그래서 끌렸던걸까...?
내기를 핑계삼아 다가갔지만 그 작은 고양이는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않았다.
어떤 압력을 넣어도 꿋꿋하다 싶을정도로 도도하고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그녀에게 처음에 호기심을 보이던 친구녀석들은 하나둘 입맛을 잃은건지 제입맛에 맞는 여자애들을 찾아나섰고 한빛혼자만 꿋꿋이 이나의 곁을지켰다.
그결과 가벼운 대화정도는 할수있는 사이가됐다.
그래도 경계심 많은 작은 고양이는 제이름외엔 낯선 남자에게 아무것도 알려주려고하지않았으며 그 남자에관한것도 알려고하지않았다.
갖고 싶어...강이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가지고 싶어지는여자.
하지만 절대 닿지않는 여자.
그래서 더 안달나는 여자.
잔다고 친구를 뿌리쳐놓고 계속 그생각만 했다.
어떻하면 이나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줄수있을지를...
'딩동댕동 댕동딩동'
마지막 수업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교실은 순식간에 텅 비워졌다.
교실에 남은건 한빛과 그의 친구들.
"야. 정한빛. 여자나 소개받아라."
"그래. 너 하준이 여친 친구 소개받아. 강이나 그기집애보다 훨씬 예쁘고 싹싹해."
"필요없어."
아예 작정을한건지 대놓고 강이나보다 낳은 여자앨 소개받으라고 말하는 그의 친구들.
그런 친구녀석들의 말이 불쾌한건지 미간을 구기며 빈가방을 둘러맨다.
"어디가!!!"
"차이러간다."
"저..미친새끼..어휴..."
친구녀석들의 걱정어린 말이 들리지만 애써 못들으척 교실을 빠져나온다.
이나가 혹시나 먼저 가버렸을까봐 성큼성큼 걸어가는 한빛.
먼저 가진않은건지 신발장앞에서 신발을 꺼내는 이나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직 있었네."
"....."
"데려다 줄게 강이나."
"나도 집찾아 갈수있어."
"누가 모르냐? 가자."
'타악'
무심결에 이나의 손을 잡은 한빛의 손을 이나가 맵게 쳐낸다.
자신의 행동에 놀란 한빛이 이나의 행동에 한번더 놀란다.
"가까이오지말라고 했다."
"미안하다."
"제발 나좀 내버려두면 안돼???!!! 왜자꾸 이러는건데!!!"
한빛의말에 더이상 못참겠다는건지 소리를 버럭 지른다.
2년이라는 시간이 길었다고 생각했던 한빛의 생각을 깨버린 이나의 행동에 한빛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해진다.
"말했잖아...나...너"
"제발...그만좀 하면 안돼? 나 정말 힘들어!!! 남자 잡아먹는다고!! 이번엔 너라고!!!그런 얘기들이 날얼마나 힘들게 하는줄아니??!! 그러니까!!!나 좋아하면 제발 이쯤에서 그만해줘."
갑작스런 이나의 발악에 흠칫한다.
그동안 한빛을 귀찮아 하긴했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인적이 없던 이나였기에 더 놀란건지 뒤로 물러선다.
"그래...그렇게...뒤로가...니가 왔던만큼...그대로...뒤로가..."
체념조의 말에 가슴이 찌르르 아파오지만 선뜻 다가가 달래줄수 없다는걸 아는 한빛이 이나를 물끄러미 바라만 본다.
"강이나.."
"그리고...이젠 내앞에 나타나지말아줘...부탁할게..."
고개를 숙인 이나가 낮게 말한다.
더 이상의 접근은 허락안해.
경고성의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버리는 한빛.
그런 한빛을 잠시 바라보더니 달려가버린다.
빗속으로.
비가오고있다.
하얀 입김이 나올정도로 시린 겨울날에 겨울비까지 흩뿌려진다.
"그래. 잘차였냐?"
".....소개...빋는다."
"올~ 왠일이냐? 맘 바뀐거야?"
하준이 방글방글 웃으며 묻는데 아무런 대답도 않한다.
소개 받으려는이유..역시 이나이기에..
.
.
.
"흐으윽...왜...왜갔어!!! 등신아!!!! 그렇게 가면 좋니??!! 너가고 나면 나 편할줄알았냐고!!!!"
강변에서서 비를 맞은채 울부짖는 이나.
왜...간거야...이지온..
누가...먼저가래...
사랑하면....곁에있어줘야지...가면 어떡해...
차가운비가 온몸에 스며 드는데도 주저 앉아 엉엉 울기만한다.
이나가 숨을 쉴때마다 공중에 하얀 입김이 얼어 붙는다.
하얗게 얼어붙은 입김만큼이나 시린 마음.
입술이 파리해져갈수록 눈가는 뜨듯해진다.
"흐으...나 힘들어...지온아...나도 거기 가면 안돼? 사랑하는데...아직도 너 사랑하는데...이제 나 여기 있을이유 없는데...그러니까...나도 너있는데 가면 안돼?"
흐느끼며 강가쪽으로 겁없이 내려가는 이나를 낚아채는 누군가...
"너...."
"죽지마."
"놔."
언제온건지 흠뻑젖은채로 이나의 손을 잡고 있다.
거칠게 반항해도 놓지않는손.
비장한 표정으로 이나의 눈을 응시하자 새까만 눈동자에 한빛이 담긴다.
"나...너 사랑한다고. 강이나."
"....."
이전엔 선뜻 죽으리고 하지 못하는 이나.
죽음으로서 보이라고하면 정말 강에 뛰어들것 같았기에 가만히 그의 사랑고백을 듣고만 있다.
"...사랑한다고..강이나."
"나도...사랑해..."
".....!!!"
뜻밖의 이나의 말에 놀란건지 잡은손을 살짝놓는다.
그러자 이나의 입에서 나온 잔인한말.
"강이나는!!!!!! 이지온을...사랑해!!!!!"
그러고는 말릴새도 없이 강가로 뛰어든다.
12월의 강물은 찬정도가 아니라 시릴텐데도 점점더 깊은곳으로 걸어들어간다.
강가에서 이지온이 이나를 부르기라도하는것처럼 점점더 깊은곳으로.
"강이나!!!"
한참을 넋 놓고 있던 한빛이 이나가 사라지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강으로 달려든다.
"강이나!!!!!!!!!!!!!!"
이미 사라진 그녀를 애타게 불러보지만 그녀는 사라진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된건지 주저앉아 흐느낀다.
자신의 어리석은사랑이 이나를 힘들게 했다는 자책감과함께 자신때문에 이나가 죽은것같은 죄책감에 한참을 울던 한빛이 붉어진 눈을 들어 멍하게 강가쪽을 바라본다.
"이나야...강이나..."
'사랑한다면...죽어. 정한빛'
이나의 목소리가 귓가에 멤도는건지 멍한 얼굴로 강가에 뛰어든다.
사랑하니까...
죽어서도 그녀여야만하니까.
결국 그녀에게 보여주기위한 선택을한다.
그녀가 사라진 곳에서...그녀와 함께 지낼수있길바라며..
[살인의 미학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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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살인의 미학'이라고 한 이유는 이나가 스스로를 죽인것도 살인이고 한빛이 죽은으로 가게된것역시 이나가 원인을 제공한거니까 '살인의 미학'이라고 한거랍니다.^^
아..그리고 저~ 하고 싶은 말이있어요~ 저만 느끼는건지 모르겠는데요~ㅜㅜ
요새 인소닷 단편방이 좀 침체된 느낌이예요..ㅠㅠ
제가 비록 1주일에 한번정도 들어오지만...ㅠㅠ
조회수에비해 댓글이 적어서 비결을(?)배우고자 댓글많은 분들 글을 간간히 읽는데요~!
음....너무 인맥에 치중된 느낌이예요. 모두 그렇다는건 아니예요. 좋은 작품덕에 댓글 많은분도 봤어요~!
좋은인연맺으셔서 소통으로서 그럴수도 있지만...ㅜㅜ 저같이 인맥없는 작가들은 속상해요..ㅠㅠ
힘들게 쓴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아는사람이면 좋겠지만...
저같은 경우엔 작가지망생이다보니 경험도 쌓고 비판을 수렴할생각으로 글을 올리는건데...ㅠㅠ
댓글 수가 낮아서 자꾸...슬럼프가..ㅠㅠ
그렇다고 인맥 넓은걸 비난하는건 아니예요~ 여기에 몰래읽고 가는 그림자 독자분들도 많으시니까요..ㅠㅠ
다만...너무 인맥에 치중하시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좋은 작품도 많구, 서로가 독자이자 작가들이니까요~ 서로 독자로서 작가로서 역할을충실히 이행했으면 좋겠어요.
전 그냥 개인적의견 을 말한거니까 너무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지 말아주세요~
댓글은 센스가아니라 매너랍니다~!^^
첫댓글 오오.....살인의미학이란 제목의 그런뜻이.......그래도 이나가 한빛이 좀 받아줬음 좋은데 ㅠㅠㅠ 너무 새드에여 ㅠㅠㅠ............새드를 싫어하는 독자라 그런거겠죠? 그래도 제목도 신선하고 , 괜찮았어여 ><
ㅎㅎㅎ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할따름입니다~!^^
언냐~~~~~~~~난이번소설이막살인하는..그런건줄ㅋㅋㅋㅠㅠ슬프다ㅠㅠ역시언냐소설짱!!!!
난매너녀?ㅋㅋ댓글썻으니까ㅋㅋ언냐다음편연재도ㄱㄱ빨리오셩
ㅎㅎ울히고마웡~!!ㅎ빨리 써가지고 와야겠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ㅎ제가 새드를 사랑하는지라...제 취미이자 특기(?)가 주인공 죽이기랍니다 ㅠㅠ
아름다운 살인인건가, 사랑이 낳은 살인인건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ㅎ 이런 글 사랑하죠 >.<
ㅎㅎㅎㅎ전 님같은 독자님들을 사랑합니당~!!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