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서있는 큰 나무베기 도전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시월 스무닷샛날
간밤에는 정말 요란스러운 날씨였다.
비가 꽤나 거세게 내리고 천둥, 번개가 합세하고
돌풍이 불어제꼈으며 그것도 모자라는지 거기에
잠시였지만 우박까지 마구 쏟아지는 것이었다.
우르르꽝꽝~!!!
번쩍번쩍~!!!
후드득 흐드득~ ~!!!
톡톡톡~ 탁탁탁~!!!
오늘 아침은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꽤나 거세다.
기온은 겨우 영하 5도에 머무는데 느끼는 추위는
장난이 아니다. 낯짝이 시렵고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듯한 느낌이다. 바람없는 날, 영하 15도의
기온에서 느끼는 그런 추위라고 할까? 정말이지
바람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겨울날에 이 정도의
기온, 이 정도의 추위는 별 것도 아닌데 호들갑을
떨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는 아직까지 멀었는데...
그러고보니 오늘이 절기상 스물한 번째 절기로
큰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의 대설(大雪)이구나!
절기상으로 그렇다고 하더라도 눈소식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눈은 치우는 것이 힘들어서...
이른 아침 일어나면 곧바로 밤새 1시간에 5분씩
돌리던 보일러 작동을 멈추고 난롯불부터 지핀다.
심야전기요금이 장난 아니다. 거의 폭탄수준이다.
우리는 그나마 송변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겨울에는 엄청나다. 23년전 정부의 권유로 인해
심야전기 보일러를 설치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전기요금을 올려 지금은 거의 혜택없이 일반전기
요금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의 시책이 연결성이
없는 것, 국민들 특히 서민들을 기만하는 이러한
정책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
모닝가든 땔감나무 꺼내기 사흘째가 되는 어제는
한시간 가량 아랫쪽에서 크고작은 나무를 꺼내고
나르느라 꽤 힘이 들었다. 그래도 점점 쌓여가는
나무더미에 위안을 받아 힘든 줄 모르고 자꾸만
발걸음이 널부러져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꺼내고 날랐을까? 문득 고사목(枯死木)
두 그루를 베어야겠다고 했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솔직히 키가 큰 나무, 밑둥이 굵은 나무를 베는 건
아직 서툴고 위험하여 가능한 하지않는다. 며칠전
언덕배기의 꽤 큰 고사목 한 그루를 엔진톱으로
베어낸 다음에 자신이 붙었다고나 할까?
엔진톱을 꺼내 연료를 채워 들고 내려갔다. 작은
낙엽송 한 그루는 금새 베어 자빠뜨렸다. 그런데
큰 낙엽송 고사목은 비탈진 곳으로 삐뚤어져서
그 상태로 자르면 틀림없이 아랫쪽으로 자빠질
것 같아 머리를 굴렸다. 밧줄을 가져와 옆나무와
연결을 했다. 그쪽으로 자빠지게 하기 위해서...
밑둥을 조금 자르고 나서 삼각형으로 잘라냈다.
그리고 반대편을 엔진톱으로 조금씩 베어나갔다.
어느 정도 틈이 생기면서 서서히 쓰러지기 원한
방향으로 자빠졌다. 두 번째의 도전도 성공했다.
프로 수준인 멘토 아우가 나무베는 것을 보면서
배웠지만 실제로 하려니 많이 망설지게 되는 것,
그래도 언제까지 마을 아우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이라서 혼자 큰맘먹고 도전해 본 것이다.
자빠뜨린 나무는 매고 올라올 수가 있을 만큼의
크기로 잘라야 한다. 갑자기 날씨가 좋지않아서
그 일은 미뤄야만 했다. 오늘 마저하려고 한다.
비록 큰 나무를 베긴 했으나 엔진톱 사용은 아주
위험한 작업이라 늘 긴장하며 조심스레 다뤄야
하기에 자만하지말고 조심하자고 다짐을 했다.
'지혜의 마중물, 문단의 새바람'
촌부를 문학의 길로 안내한 푸른문학이 추구하는
바람이고 목표이다. 계간으로 발간하는 푸른문학
2023 겨울호가 출간되어 이 산골에 도착했다.
반갑고 감사하게 받았다. 2017년 수필가 등단
이후 지금껏 택배로 받아 읽고 서재에 꽂혀있는
푸른문학은 늘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말라는 듯
촌부를 격려하고 있다. 창간호부터 이번 겨울호
까지 모두 다 소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하여 작품활동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촌부의 작품은 없다.
그렇지만 문우님들의 주옥같은 직품을 읽으며
마음도 추스리고 작품활동의 계기로 삼아야겠다.
편집하고 발간하시느라 수고하신 이은별 대표님,
임재구 부대표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푸른문학 문우님들 문운 창대하심과
건필하시기를 빌며 열렬히 응원하는 마음이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촌부님
조심 또 조심 하세요
오늘도 사랑 넘치는 하루 엮어 가세요
쉬엄쉬엄
조심하며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서있는 큰 나무 베기의
성공을,
특히 홀로서기로
해내셨음을
축하드립니다.
뿌듯하시겠어요
조심조심~
늘 조심하시길요.
고르지 못한
겨울 날씨
감기도 조심요.
엔진톱을
꽤 오랫동안
사용을 했지요.
서있는 나무 말고
그냥 토막내는 것만...
한 단계 업그러이드입니다.ㅎㅎ
감사합니다.^^